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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Tech 정보

검색과 클릭에서 ai의 시대로

by 지식과 지혜의 나무 2025.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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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지식 플랫폼의 입지 약화


위키피디아나 네이버 지식인처럼 오랫동안 ‘누구나 물으면 답을 얻을 수 있는’ 집단 지성의 창구로 각광받아 왔던 온라인 지식 공유 플랫폼들이 최근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은 그간 쌓아 온 명성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줍니다. 2022년 11월 챗GPT가 공개된 이후 이용자들은 더 이상 복잡한 커뮤니티 게시판을 뒤지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AI 채팅창에 질문을 입력하는 즉시 답변을 얻을 수 있는 편리함을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챗GPT 공개 이후 변화 가속
미국 개발자 전용 Q&A 플랫폼인 스택오버플로우의 사례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2008년 9월 설립 이래 개발자들 사이에서 ‘성지’로 불리며 매달 20만 건 안팎의 질문과 답변이 오가던 이곳은, 지난해 월평균 게시글 수가 6만5,787건에 달했지만 2025년 5월 1일부터 26일까지는 고작 1만6,207건에 불과했습니다. 불과 반년 만에 75%나 줄어든 이 수치는 플랫폼이 유지해 왔던 공동체 감각과 상호 지식 교류가 AI 편의성에 밀려 빠르게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제로클릭(Zero-Click) 현상의 확산
위키피디아 역시 ‘현대인의 백과사전’이라 불리며 방대한 지식을 제공해 왔지만, 하루 평균 1억6,500만 명이던 방문자는 2025년 3월 1억2,800만 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10억 건이 넘는 트래픽 감소는 정보 접근 자체가 AI 한 번의 대화로 대체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검색 결과를 클릭해 들어가는 기존 흐름이 사라지면서, AI가 중간 단계를 생략해 즉시 답변을 제공하는 ‘제로클릭’ 현상이 웹 생태계 전반에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AI 정보 제공의 한계와 위험
그러나 모든 것이 편리함만으로 치환될 수는 없습니다. AI는 통계·확률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하기에 다수 의견 위주로 응답하며, 미묘한 뉘앙스나 맥락을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치·사회정책처럼 옳고 그름을 깊이 따져야 하는 영역에서는 인간 전문가의 통찰이 필수적입니다. KAIST 김주호 교수는 “AI는 질문 의도까지 파악해 답변하지만, 여러 관점을 균형 있게 제시하기보다는 통계적 다수 의견을 중심에 놓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특성 때문에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위험이 크다”고 강조합니다.



하이브리드 협업 모델의 필요성
향후 지식 공유 플랫폼은 단순히 질문과 답변을 나열하는 기존 모델을 넘어, AI와 인간 전문가가 협업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진화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AI가 1차 답변을 제공하되, 전문가는 그 답변의 신뢰성을 검증·보강하거나 다양한 관점을 함께 제시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용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체계를 재설계해 커뮤니티의 활력을 유지하고, AI에 의존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향성을 상호 검증하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합니다.



수익 모델 전환을 위한 전략
검색·광고 기반의 기존 수익 모델도 재점검이 불가피합니다. 클릭 트래픽을 전제로 한 광고 수익이 감소하는 대신 구독형 프리미엄 콘텐츠, 전문가 멘토링 서비스, 기업 대상 커스터마이징 지식 솔루션 등으로 다각화해야 합니다. 플랫폼이 보유한 전문 지식을 서비스화하여 차별화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책 및 규제 대응 과제
동시에 정부와 공공기관 차원에서는 AI 정보 의존에 따른 사회적·윤리적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가이드라인과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AI 답변의 편향성·저작권 이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공공 정보 접근성을 보장하며, AI와 인간이 함께 작동하는 지식 생태계를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미래 지식 생태계의 관건
결국, 온라인 지식 플랫폼의 미래는 ‘AI가 대답해 주니 굳이 커뮤니티에 묻지 않아도 된다’는 편의성의 늪에서 벗어나, AI와 사람이 함께 지식을 생산·검증·공유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식 공유의 토대 위에 AI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융합되느냐가 곧 플랫폼의 운명을 결정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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