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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복국집 ‘뽁찌’ 리뷰
복어 요리의 성지에서 복을 맞이하다 – 맛, 분위기, 가격 삼박자 딱!
한겨울 속을 달래러 국밥 한 그릇 먹으러 간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 국밥이 복국이라면? 그것도 을지로 한복판에서, 미나리 푸짐하게 얹힌 복국과 복튀김, 복불고기까지 풀코스로 먹는다면?
복어. 이름만 들어도 뭔가 ‘격식’ 있어 보이고, 쉽게 접하지 못할 것 같은 거리감이 있는 재료다. 생명의 위협을 느껴서 복을 피하는 이들도 주변에 있지만, 인생 자체가 복불복이라면 어차피 복(福)은 한 번쯤 먹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을지로에서 조용히 소문나고 있는 복요리 전문점 ‘복국집 뽁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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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분위기 – 복이 숨은 골목의 정취


‘뽁찌’는 종로3가역과 을지로3가역 사이, 예전에 ‘국일관 나이트’가 있었던 골목길 안에 숨어 있다. 지금은 그 국일관도 문을 닫았지만, 이 골목 자체가 예전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핫플이었다고. 지금은 그 자리를 아저씨들의 추억과 을지로 특유의 낡고 투박한 감성이 채우고 있다.
입구 간판은 복어 캐릭터와 함께 “복불고기전문점”이라 큼지막하게 쓰여 있고, 유리문 안쪽으로는 황금빛으로 둘러진 인테리어가 살짝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여긴 데이트 장소보단, “진짜 맛 좀 보러 가자”는 친구나 선배, 아버지 세대와 함께하는 술자리에 더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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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불가의 인기 맛집 – 뽁찌는 부지런한 자에게 복을 준다
이 집은 예약이 되지 않는다. 단골들에게 이미 유명한 집이라 퇴근 시간만 되면 사람들이 몰려든다. 나는 평일 저녁 6시쯤 도착했는데, 벌써 자리가 거의 다 찼고 술기운이 살짝 오른 어르신들 몇 분이 벌써 복불고기와 복국을 앞에 두고 흥겨운 저녁을 즐기고 있었다.
주의할 점 하나! 입구 쪽 자리는 외풍이 좀 들어온다. 추운 날에는 안쪽 자리로 들어가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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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으로 푸짐하게 – 메뉴별 디테일 리뷰
1. 참복 껍질무침 (15,000원)
단골 친구가 망설임 없이 시킨 첫 메뉴. 미나리와 참복껍질을 매콤새콤한 양념에 무친 이 요리는, 딱 보면 양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지만 막상 젓가락질을 시작하면 그 볼륨감에 놀라게 된다. 쫄깃한 복껍질의 식감이 미나리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술이 술술 들어간다. 소주 한 병은 기본으로 비우게 되는 찰떡 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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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복튀김 (20,000원)
비주얼에서부터 시선 강탈. 길게 썬 복어살을 인삼처럼 세워놓은 듯 쌓아낸 모습이 마치 탑 같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탱탱한 식감이 살아 있으며, 기름지지 않고 깔끔하게 튀겨져 있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일반적인 가라아게 스타일이 아닌 독특한 스타일로, 뽁찌만의 시그니처 튀김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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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복불고기 (1인분 22,000원)
뽁찌의 대표 메뉴. 철철복집에서는 숯불에 복을 구워 먹지만, 여기선 돌판에 미나리와 복을 고추장 양념에 볶듯 익히는 방식이다. ‘복 두루치기’ 같은 느낌이다. 간이 센 듯하면서도 지나치지 않고, 미나리의 향긋함이 양념의 무게를 중화시켜준다. 1인분이었는지 2인분이었는지는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먹게 된다. 밥도둑이고 술도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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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은복국 (13,000원)
오늘 먹은 것 중 최고의 메뉴. 하얗고 맑은 국물에 복어살과 미나리가 가득. 첫 숟가락을 들이키는 순간, 입 안에서 국물의 온기와 감칠맛이 퍼지며 “으~~~~흐”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해장용으로도, 술안주로도 손색없다. 특히 복국 한 그릇씩 시켜놓고, 복불고기랑 병행해서 먹는 모습은 단골 어르신들의 정석 루틴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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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볶음밥 (3,000원)
복불고기 먹고 난 후의 남은 양념에 볶아주는 볶음밥.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 아쉽고, 배가 불러도 무조건 시켜야 한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양념 + 밥 + 김가루의 조합은, 마치 ‘후식이 아닌 주식’ 같은 존재감. 다음번엔 꼭 2인분으로 시킬 예정이다. 백종원 스타일로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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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 기타 포인트
• 사장님의 응대도 친절하고, 손님들과 자연스레 이야기도 섞는 정겨운 분위기다.
• 테이블 간 간격은 좁은 편이나 회전율이 빠르다. 30분 정도 기다리면 먹을 수 있는 정도.
• 메뉴판에는 일본어까지 병기되어 있어 외국인 관광객도 꽤 오는 듯하다.
• 미나리 추가는 3,000원. 복불고기 먹을 때 미나리가 많을수록 맛이 배가된다. 필수 옵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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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복이 들어오는 집, 뽁찌”
“고급 요리라는 인식을 깨고, 복을 가볍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곳”
• 맛: ★★★★★
• 가성비: ★★★★☆
• 분위기: ★★★☆☆
• 재방문 의사: 매우 높음!
‘복을 먹으러 뽁찌를 간다’는 말, 이제 실감이 간다. 철철복집이 부담스럽다면, 뽁찌는 그야말로 소주 한 병에 복요리를 즐길 수 있는 완벽한 대안이다. 을지로 특유의 분위기, 복어의 담백함, 그리고 미나리향이 어우러진 한 끼가 필요할 때 꼭 다시 찾고 싶은 집이다.
데이트보다 단골이 먼저 찾는 그런 공간, 앞으로도 이런 골목의 맛집은 변치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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