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용(金庸)의 무협소설 『협객행(俠客行)』(1965년)는 당나라 시인 이백의 동명 시에서 제목을 따왔으며, 이야기 속에서 이 시가 무공 비급으로 활용된다  . 작품은 명나라 어느 시기를 배경으로 전개되며 , 기이하면서 낭만적이고 철학적인 색채가 짙은 무협 동화 같은 분위기가 특징이다. 주인공은 불교·도가·묵가의 기질을 두루 갖춘 인물로 그려지며, 이야기 전체는 무명의 고아 소년 시파천(石破天)의 운명적인 여정을 통해 ‘진정한 정체성’과 ‘참된 의협정신’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
주요 등장인물 및 관계
• 석파천(石破天) – 소설의 남자 주인공. 본명은 **석중건(石中堅)**으로, 어릴 적 양모 매방고(梅芳姑)가 이름을 ‘개잡종(狗雜種)’이라 지어 키웠다 . 커서 길거리 떠돌이 고아가 되어 오랑캐 도살업자로 몰린 뒤, 스스로 ‘구잡종(狗雜種)’이라 칭하며 어머니와 애견을 찾아 헤맨다  . 영리하고 성품이 온후하며 무공 자질이 뛰어나지만, 글을 몰라 문맹이라는 설정이다  . 중반부에 설명 되듯, 그는 매방고 밑에서 자란 채 자신의 정체를 모르고 자랐다가 후일 자신의 친아버지인 석청(石清)과 쌍둥이 형제임이 드러난다  .
• 석중옥(史中玉) – 장락(長樂)帮 수장 출신의 소년으로, 석청·민유 부부의 친아들이다 . 생김새는 석파천과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 형제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 . 어렸을 때 설산파의 백자재(白自在) 문하에서 백아수를 범하려다 실패, 협박에 못 이겨 절벽에서 뛰어내린 뒤 장락帮의 수장이 된다. 평소 음탕하고 교활하여 ‘호색과 허영의 화신’으로 악명이 높다  . 한때 잡악열(雜惡令)이 두렵다며 잠적하였다가 후반부에 등장하며, 최후에는 석파천에게 누명을 벗긴다.
• 백아수(白阿绣) – 설산파(雪山派) 거사 백자재의 손녀이자 백자재의 제자 백완검(白萬劍)의 딸이다  . 온화하고 지혜로우며 석파천과 깊은 애정을 나눈다. 여러 오해 끝에 석파천과 연인이 된다  . 소설 중반까지 성폭행을 당했다는 누명을 쓰고 석중옥을 미워하지만, 진실이 밝혀지면서 석파천과 사랑으로 맺어진다.
• 정당(丁当) – 석중옥의 애인으로, 정(丁)씨 가문의 여성이다 . 처음에는 석파천을 형인 석중옥으로 착각하여 혼인 절차를 치르지만, 나중에 진실을 알고도 석중옥에 대한 사랑을 지킨다 . 결국 소설 결말에서 석중옥과 함께 모천애(摩天崖)에서 사연객과 동행하며 여생을 보낸다.
• 사연객(謝烟客) – 거칠고 괴팍한 성격의 노장(老掌)으로, ‘협객도의 수호자’ 모천거사(摩天居士)라 불린다 . 무공이 절정에 달한 고수이나 반쯤 광인 같은 면모도 있다. 과거에 은혜를 입은 사람 3명에게 각기 한 장식(玄鐵令)을 주며, 그 소지자가 원하면 한 가지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맹세했다. 우연히 석파천이 장락帮의 빵 속에서 한 장의 현철령(玄鐵令)을 얻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 사연객은 석파천에게 《염염공(炎炎功)》이라는 극도로 위험한 내공을 잘못 가르쳐 그를 죽이려 했으나, 돌연변이가 겹치며 그의 내력이 급성장한다  . 이후 소설 말미에는 자신의 약속(현철령의 이행)을 풀기 위해 등장하며, 결말부에 석중옥을 가르치게 된다.
• 석청(石清) · 민유(閔柔) – 장락帮의 창시자이자 쌍검을 쓰는 부부 고수로, 석중옥과 석파천의 부모이다 . 정의롭고 도량이 넓은 이들 부부는 석중옥의 행실로 인해 오해하던 석파천이 사실 남편의 쌍둥이 아들임을 뒤늦게 알게 된다. 소설 말미에 석청 부부가 매방고에게 살해당한 정황이 밝혀진다.
• 매방고(梅芳姑) – 석파천을 유모처럼 길러준 노파. 과거에 석청을 짝사랑해오다 쌍둥이 아이 중 한 명(석파천)을 납치해 키웠다 . 본래 지저분한 과거가 있으며, 그동안 자신의 사연을 속였다. 소설 막바지에 석파천 일행이 그녀를 만나면서 그녀가 석파천의 양모였음을 알고, 자신이 석파천의 친부모를 살해한 원수임을 깨닫는다 . 충격 속에서 자결하지만, 시신에서 ‘刺宫砂’(출생 문신)가 발견되어 그녀의 죄가 확증된다 .
• 백자재(白自在) – 설산파의 전거사(掌門,‘위덕선생’이라 칭함). 젊을 적 눈 위 벌레 구더기 뱃속 장기를 먹어 내공이 강화되었다. 소설 전반에는 방탕하고 오만하게 악명을 떨치지만, 후반부에 석파천에게 패배하고 참회하여 설산파의 상선벌악령(賞善罰惡令)을 갖고 협객도로 가면서 생을 마감한다 .
• 시소취(史小翠) – 백자재의 부인이자 백아수의 어머니. 아름다운 미녀로, 백자재에게 버림받고 떠돌다가 우연히 석파천을 만난다. 석파천이 밤새도록 눈산 검법을 습득하는 재능을 보고 감탄하여, 紫烟岛에서 **금오파(金烏派)**를 창립하고 그를 제자로 삼아 ‘사억도(史億刀)’라는 호를 부여한다 . 사실상 석파천에게 검법을 전수해 주어 그의 무공 상승에 큰 역할을 한다.
• 정불삼(丁不三) · 정불사(丁不四) – ‘賞善罰惡使者’(선 선집행 무동)로 불리는 정(丁)씨 일족의 장로들. 정불삼(정당의 할아버지)과 정불사(정당의 숙부)로, 각각 하루에 세 명, 네 명 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독특한 수칙을 지닌다. 그들은 무림의 어둠을 바로잡기 위해 협객도로 사람들을 소집한다. 특히 정불사는 석파천과 백아수의 소행을 은밀히 도우며, 마지막에는 백아수의 아버지(白萬劍)를 찾도록 한다 .
줄거리 개요
개시(開場) – 고아 소년의 등장: 이야기의 주인공 석파천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와 개를 찾아 길거리를 떠도는 고아이다 . 그는 자신을 ‘구잡종(狗杂种)’이라 부르며 배고픔에 시달리던 중 해설(海澶)에서 벌어진 한 무림 싸움을 목격한다 . 이때 그는 장락帮의 수장인 석중옥의 부모인 석청·민유 부부와 눈산파의 고수들을 만난다. 한편 “大悲老人”이라는 노인으로부터 점토 인형 속에 숨겨진 무공 비기를 전수받기도 한다. 이후 그는 기이한 사연을 가진 은둔 고수 사연객(謝烟客)을 알게 되고, 함께 모천애(摩天崖)로 가게 된다 . 사연객은 나중에 석파천에게 6년간의 내공 수련을 시킨다. 그러나 그는 겉으로는 선심을 보이는 듯하면서도 실제로는 석파천이 망내부상을 입도록 기술을 잘못 가르친다 .
훈련과 운명적 시험: 석파천은 혹독한 수련 끝에 예상과 달리 견고한 내력을 쌓고 무공이 뛰어나게 성장한다 . 그의 내공은 초인적인 경지에 이를 정도다. 이 무렵 장락帮의 우환이 발생한다. 장락帮 수장 석중옥이 행방불명되어, 다른 이들이 그의 실종을 틈타 권력을 노리기 시작한다. 일란성 쌍둥이인 석중옥과 석파천은 흉터 하나까지 똑같아(소설 중 암시됨) 서로의 대역으로 혼동되기 쉽다  . 석중옥의 부모 석청 부부와 애인 정당은 흉터를 가진 석파천을 보고 그가 석중옥인 줄로 착각한다. 그러나 석파천은 글자를 읽을 줄도 모르고(문맹), 성품도 전혀 달라 이 부부는 그가 큰 병에 걸린 것으로 오해하고 잊어버린다 .
장락帮과 설산파의 갈등: 석중옥이 사라진 뒤 장락帮 내부에는 혼란이 일고, 고문가(顧問) 배해석(贝海石)은 석파천을 석중옥의 대역으로 내세운다. 이에 석파천은 석중옥인 양 설산파의 백자재 등과 대면하고, 백아수와도 엇갈린 우연한 만남을 갖는다. 한편 설산파 사람들은 석파천을 두고 그가 백아수를 모욕하고 도망친 석중옥이라고 오인하며 그를 추격한다  . 하지만 백아수만은 석파천에게서 석중옥과 전혀 다른 결백하고 순수한 면모를 보고 그를 오해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다. 여러 사건을 거치며 백아수와 석파천 사이의 오해는 풀리고, 두 사람은 애틋한 사랑으로 발전한다 .
‘현철령’의 약속과 ‘협객행’ 습득: 장락帮 내에서 석중옥이 마주칠 것을 두려워하던 무력 상황이 벌어지자, 최종적으로 석중옥이 나타난다. 하지만 석파천은 그를 대신해 협객도(俠客島)에 올라가 腊八粥(臘八粥) 잔치를 치르겠다고 자원한다 . 문맹인 그는 협객도 벽에 쓰여 있던 이백의 시 『협객행』을 읽을 수 없었으나, 행간의 무공 비밀을 우연히 터득하게 된다. 시문 속 숨은 경공과 내공 수련법을 깨우친 그는 놀라운 속도로 무공을 완성한다 . 이 과정에서 사연객이 주었던 ‘염염공’ 내공도 절묘하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그의 무공을 극치로 이끈다.
진실의 발견과 사연고(賢·宿怨): 한편 석파천과 일행은 정불삼·정불사와 함께 매방고를 찾게 된다 . 이들은 매방고가 사실 석파천의 양어머니였음을 알게 되고, 매방고가 석파천의 친부모인 석청·민유 부부를 살해한 장본인임을 깨닫는다 . 충격을 받은 매방고는 자결하고, 그녀의 유체에서 붉은 문양이 나타나면서 범죄 사실이 확증된다. 이로써 석파천은 자신의 출생과 석중옥과의 관계를 모조리 알게 되며,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게 된다.
클라이맥스 – 협객도(俠客島)의 대집결: 모든 실체가 밝혀질 대규모 사건은 다시 협객도에서 열린다. 설산파, 장락帮 등 무림의 주요 인사들이 **라파절(腊八節)**에 맞춰 섬으로 강제 소집된다. 이는 ‘賞善罰惡使者’라 불리는 의로운 사자들이 벌인 일이다  . 이 자리에 사연객과 백자재도 모습을 드러낸다. 드디어 석파천과 석중옥, 백아수 등의 모든 인물 관계가 드러난다 . 석파천은 친부모의 정체를 확인하고, 자신의 본명이 석중건(石中堅)임을 알게 된다. 즉, 자신이 석중옥의 쌍둥이 동생임이 공적으로 밝혀진다  . 마침내 그는 어릴 적에 받았던 현철령을 이용해 사연객에게 한 가지 소원을 요구한다. 석파천은 누명을 벗기 위해 석중옥을 사연객에게 인도해 처벌하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윽고 사연객은 끈질기게 악행을 일삼던 석중옥을 납치하여 설법이행을 위해 모천애로 데려간다. 석중옥은 끝내 자신의 죄를 뉘우치게 된다.
한편, 백자재는 석파천에게 완전히 패한 뒤 크게 참회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설산파의 《賞善罰惡令》을 스스로 협객도로 가져와 처벌을 받기로 한다 . 덕분에 백자재는 오랜 방랑 끝에 마침내 속죄의 길을 걷는다. 정당은 여전히 석중옥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음을 밝히고, 결국 석중옥 및 사연객과 함께 모천애에서 함께 머무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석파천의 결혼 상대는 소설 속에 명시되지 않으나, 그의 사랑은 백아수에게 고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정황과 후일담에 따르면 석파천은 백아수를 평생의 반려자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 결말부에는 석파천이 바다 위로 돌처럼 뛰어올라 절벽에서 떨어지는 백아수를 구해내어 그 둘의 인연이 완성됨이 묘사되기도 한다. 이로써 모든 인연과 원한이 풀리고, 의협정신이 승리하는 가운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결말(終結): 무모했던 소년은 결국 주체적인 영웅으로 거듭난다. 혼란의 끝에 참된 신분이 확인된 석파천은 영원한 동반자인 백아수와 함께 새 삶을 맞이한다. 한편 정의를 상징하던 사자들은 제 역할을 다하고 사라지며, 악행을 뉘우친 적들도 각자 속죄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렇게 소설은 진정한 정체성과 참된 정의에 관한 메시지를 완결짓고, 의협적인 결말을 맺는다.
【출처】 중국어 위키백과와 WuxiaSociety 등에서 제공하는 『협객행』 줄거리 및 등장인물 정보를 바탕으로 정리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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