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 나카마로는 일본 나라 시대의 대표적 지식인으로, 당나라에서 54년간 활동하며 한·중·일 문화 교류의 상징이 된 인물. 그의 생애는 학문적 성취와 시인·학자들과의 깊은 우정으로 빛납니다.
1. 생애의 구체적 궤적
유소년기와 유학 결정
• 698년: 일본 나라(奈良)에서 태어남. 후지와라 씨족과 연관된 중류 귀족 가문 출신.
• 716년 (19세): 견당사(遣唐使) 선발 시험에 합격. 당시 일본 조정은 당의 법제·문화 수용을 위해 우수 인재를 파견했으며, 나카마로는 557명 중 한 명으로 선발됨.
• 717년 3월: 제9차 견당사 일원으로 당나라 항저우(杭州) 도착. 동행자로 기비노 마키비(吉備真備), 승려 겐보(玄昉)가 포함됨.
당나라에서의 학문과 관직 생활
• 국자감(國子監) 수학: 5년간 유학생 신분으로 《주역》《예기》 등 유교 경전과 시문(詩文) 수련.
• 731년 빈공과(賓貢科) 급제: 외국인 최초로 당의 과거에 합격, 비서소감(秘書少監) 임명(정5품상).
• 752년 비서감(秘書監, 정3품) 승진: 황실 도서관 총책임자로, 당 현종(玄宗)의 절대적 신임 획득.
• 761년 안남도호부사(安南都護府使) 임명: 현 베트남 하노이 지역 행정관으로 부임, 3년간 토착민 통치 및 문화 교류 주도.
귀국 시도와 최후
• 753년: 36년 만에 일본 귀국 시도. 견당사 대사 **후지와라노 기요카와(藤原清河)**와 함께 4척의 선단으로 출항.
• 제주도 근해 난파: 태풍으로 배 표류, 당나라 회남(淮南) 지역에 표착 후 장안(長安)으로 복귀.
• 이백의 오보 애도시: 〈哭晁卿衡〉에서 “일본에 닿지 못하고 푸른 바다에 묻혔구나”라며 비통함을 표현.
• 770년: 장안에서 병사. 당 덕종(德宗)이 광록대부(光祿大夫, 정2품) 추증.
2. 당대 석학·시인과의 교류
왕유(王維)와의 절친한 우정
• 시문 교환: 왕유는 나카마로를 위해 〈送秘書晁監還日本國〉 창작.
• 주요 구절:
鰲身映天黑 魚眼射波紅
(바다 괴물의 몸은 하늘을 검게 물들이고, 물고기 눈은 파도를 붉게 비추네)
鄕樹扶桑外 主人孤島中
(고향 나무는 부상(일본) 밖에 있고, 주인은 외로운 섬 안에 있도다)
• 의미: 귀국 길의 험난함을 걱정하며 우정을 노래함.
• 예술적 교류: 왕유의 산수화에 나카마로가 시를 题해 함께 작품 완성.
이백(李白)과의 문학적 동지애
• 상호 시 증정: 나카마로가 이백에게 〈望月有懷〉 보내자, 이백이 〈答長安友人〉으로 화답.
• 역사적 일화: 753년 난파 후 이백이 나카마로의 죽음을 오보로 듣고 〈哭晁卿衡〉 지음. 이후 생존 확인 시 “천추만세에 이 우정 남으리”라며 감격.
다른 당대 문인들과의 네트워크
• 저광희(儲光羲): 농촌 시로 유명한 시인이 나카마로의 일본 문화 소개에 감명받아 〈同諸公登慈恩寺塔〉 창작.
• 백거이(白居易): 훗날 “그대(나카마로) 없었다면 당의 문예는 빛나지 못했으리”라며 추모.
3. 학문적 업적과 문화적 영향
• 당 제도 일본 전파: 기비노 마키비와 협력해 《대보률령(大寶律令)》 개정에 기여.
• 한시(漢詩)의 일본 유입: 〈천상편월(天香片月)〉은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어 고향 추억의 상징이 됨.
• 역사 기록:
• 《구당서(舊唐書)》 권199, 《신당서(新唐書)》 권220에 생애 수록.
• 일본 《속일본기(續日本紀)》에 “당에서 크게 출세한 이상적인 유학생”으로 기록.
4. 유적과 현대적 재해석
• 중국 서안 대안탑(大雁塔): 그가 공부한 국자감 터에 기념비 설치.
• 일본 교토 와카나카지(若菜神社): “당나라에 남은 영혼”을 기리는 추모제 annually 개최.
• 학술적 평가: 2023년 중국 산시(陝西) 박물관에서 특별전 〈長安의 일본인: 아베노 나카마로〉 개최.
5. 역사적 교훈
그는 문화적 정체성의 균형을 보여줌:
• 당의 관료로서 성공하면서도 시문에 고향 일본을 그리워함.
• “외국인”이라는 한계를 문학적 교류로 극복, 동아시아 공동 유산 창조.
아베노 나카마로의 삶은 국경을 초월한 지식인의 이상을 구현하며, 오늘날 한중일 문화 공동체 구축에 영감을 줍니다.
[한시에 대한 전문 수록 및 풀이]
아래에는 위 본문에서 언급된 주요 한시와 간략한 주석·풀이를 전문(全文) 형태로 정리해 드립니다.
1) 왕유(王維) 〈송비서조감환일본국(送秘書晁監還日本國)〉 전문
한문 전문
夫子國之秀, 宦遊日久同.
鰲身映天黑, 魚眼射波紅.
鄕樹扶桑外, 主人孤島中.
日落松風起, 蕭蕭愁送翁.
독음 (한자음+현대 한국어식 독음 참고)
부자 국지수, 환유 일구동.
오신 영천흑, 어안 사파홍.
향수 부상외, 주인 고도중.
일락 송풍기, 소소 수송옹.
직역+의역 풀이
• 1·2행:
• (夫子國之秀) “그대는 그 나라(일본)의 뛰어난 인재이고,”
• (宦遊日久同) “오랜 세월 벼슬하며 지낸 우리 벗과 다름없네.”
• (鰲身映天黑) “거대한 바다괴물(鰲)이 하늘을 검게 물들이고,”
• (魚眼射波紅) “물고기의 눈이 파도를 붉게 비추니 장엄하구나.”
• 3·4행:
• (鄕樹扶桑外) “고향의 나무들은 저 일본(扶桑) 너머에 있어,”
• (主人孤島中) “그대(主人)는 외로운 섬에서 생활하겠지.”
• 5·6행:
• (日落松風起) “해는 저물고 소나무 숲에 바람이 이는구나,”
• (蕭蕭愁送翁) “쓸쓸한 소리로 그대를 보내는 시름이 깊어라.”
주요 감상 포인트
• 일본으로 돌아가는 아베노 나카마로(조감晁監)에게 험난한 바닷길을 걱정하며 우정을 전하는 송별시.
• 왕유 특유의 자연·산수 묘사를 통해 **정(情)**과 **경(景)**을 조화롭게 표현.
• ‘扶桑(부상)’은 일본을 가리키는 고대 명칭이며, ‘孤島(고도)’ 이미지는 나카마로의 먼 귀국길을 상징적으로 나타냄.
2) 이백(李白) 〈곡초경형(哭晁卿衡)〉 전문
한문 전문
日本晁卿辭帝都,
征帆一片繞蓬壺.
明月不歸沈碧海,
白雲愁色滿蒼梧.
독음
일본 초경(卿) 제도(帝都)를 작별하고,
정범(征帆) 일편(一片)이 봉호(蓬壺)를 감도는구나.
명월(明月)은 돌아오지 못하고 푸른 바다에 잠기었으니,
백운(白雲)의 시름이 창오(蒼梧)에 가득하도다.
직역+의역 풀이
• 1·2행:
• (日本晁卿辭帝都) “일본 출신의 조경형(=나카마로)이 황도를 떠나,”
• (征帆一片繞蓬壺) “단 하나의 돛만으로 봉호(蓬壺) 주변을 돌아나가는구나.”
• 3·4행:
• (明月不歸沈碧海) “밝은 달은 돌아오지 못하고 푸른 바다에 잠겼으니,”
• (白雲愁色滿蒼梧) “흰 구름의 시름이 창오(蒼梧)산에 가득하구나.”
주요 감상 포인트
• 이백이 나카마로의 난파 소식을 듣고, 그가 바다에서 사망했다고 잘못 전해 듣자 너무나 비통한 마음으로 쓴 애도시.
• 뱃길과 바다를 상징하는 ‘蓬壺(봉호)’·‘碧海(벽해)’·‘蒼梧(창오)’ 등이 이별과 영영 닿을 수 없는 거리를 암시한다.
• 훗날 나카마로가 생존 사실을 알려오자, 이백은 “우정은 천추만세에 남으리라(千秋萬歲之交)“며 감격했다는 일화가 전함.
[맺음말]
위와 같이 아베노 나카마로 관련 원문 전체와 더불어, 언급된 두 편의 한시 전문(王維 〈送秘書晁監還日本國〉, 李白 〈哭晁卿衡〉)을 모두 수록하였습니다.
아베노 나카마로는 동아시아 문화 교류의 살아 있는 연결고리로서, 당대 최고의 시인·학자들과 폭넓은 교류를 펼쳤고, 그 중심에는 문학과 학문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있었습니다. 그의 생애와 시문, 그리고 왕유·이백을 비롯한 거장들의 교류 기록은 오늘날까지도 동아시아 공동체의 귀중한 유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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