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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vs. 부루펜: 우리 집 약상자 속 두 진통제, 언제 어떻게 쓸까?

by 지식과 지혜의 나무 2025.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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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지끈거릴 때,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날 때, 혹은 운동 후 근육이 쑤실 때. 우리는 무심코 약상자를 열어 진통제를 찾습니다. 그 안에는 보통 두 종류의 약이 자리 잡고 있죠. 바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대표적으로 타이레놀)과 '이부프로펜' 성분의 약(대표적으로 부루펜, 애드빌)입니다.


두 약 모두 효과 좋은 진통제이자 해열제이지만, 사실은 작용 방식부터 효과, 주의해야 할 점까지 생각보다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마치 드라이버에도 십자(+)와 일자(-)가 있듯, 상황에 맞는 '연장'을 써야 문제를 더 쉽고 안전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은 우리 집 상비약의 양대 산맥,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의 모든 것을 속 시원하게 비교 분석해 드립니다.

1. 가장 큰 차이점: '소염(消炎)' 기능이 있고 없고


두 약을 구분하는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바로 '염증을 가라앉히는(소염)' 기능의 유무입니다.
* 이부프로펜 (소염진통제): 해열 + 진통 + 소염 3가지 기능을 모두 갖춘 '만능 일꾼'입니다. 그래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라는 긴 이름으로 불리죠. 몸에 상처가 나거나 감염이 생기면 그 부위가 붓고, 아프고, 열이 나는데, 이 모든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막아줍니다.
*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 해열 + 진통 2가지 기능에 집중하는 '전문가'입니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는 거의 없거나 매우 미미합니다. 대신 통증 신호가 뇌로 전달되는 과정을 조절해 통증을 덜 느끼게 하고, 뇌의 열 조절 중추에 작용해 열을 내리는 데 뛰어난 효과를 보입니다.
이 '소염' 기능의 차이가 어떤 상황에 어떤 약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2. 그래서 언제, 어떤 약을 먹어야 할까? (상황별 맞춤 가이드)


통증의 원인과 양상에 따라 더 효과적인 약이 다릅니다. 아래 상황별 가이드를 참고해 보세요.

✅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 더 좋은 경우


염증과 관련이 적은 통증이나 위가 약한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권장됩니다.
* 단순 두통, 감기몸살로 인한 발열: 염증보다는 통증과 열 자체가 주된 증상일 때 효과적입니다.
* 공복 상태일 때: 위장 장애 부담이 적어 빈속에 복용해도 비교적 안전합니다.
* 위가 약하거나 위장 장애 병력이 있을 때: 소염진통제(NSAIDs)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속 쓰림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 6개월 미만 영아의 해열: 생후 4개월부터 사용 가능하며, 6개월 미만 아기에게는 이부프로펜보다 아세트아미노펜이 먼저 권장됩니다.
* 임산부: 임신 중에는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이부프로펜보다 아세트아미노펜이 더 안전한 선택으로 여겨집니다.

✅ 이부프로펜(부루펜)이 더 좋은 경우


통증의 원인이 '염증'과 깊은 관련이 있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 목감기(인후통), 편도선염, 중이염: 목이 붓고 아픈 것은 염증 때문이므로, 소염 기능이 있는 이부프로펜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근육통, 관절통, 허리 통증(요통): 근육이나 관절의 염증으로 인한 통증 완화에 1차 치료제로 사용됩니다.
* 생리통: 생리통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해 통증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 염증을 동반한 치통: 잇몸이 붓는 등 염증이 동반된 치통에 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3. 부작용,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간 vs 위장)
두 약은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신체 부위가 다릅니다. 이 점을 알아두는 것이 안전한 약 복용의 핵심입니다.
* 아세트아미노펜의 급소는 '간(Liver)'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에서 대사되는데, 과다 복용 시 'NAPQI'라는 독성 물질이 생성되어 간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해진 용량과 복용 간격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성인 기준 하루 최대 4,000mg을 초과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음주 후 숙취 해소를 위해 아세트아미노펜을 먹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지친 간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심각한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이부프로펜의 급소는 '위장(Stomach) & 신장(Kidney)'
   이부프로펜은 통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뿐만 아니라, 위벽을 보호하는 프로스타글란딘까지 억제합니다. 이로 인해 속 쓰림, 위염, 심하면 위궤양이나 위장 출혈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식사 후에 복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또한, 장기간 복용 시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주의해야 합니다.

4. 우리 아이 열 날 때, 해열제 교차복용은 어떻게?


아이의 열이 한 가지 해열제로 잘 떨어지지 않을 때, 엄마들은 '교차복용'을 고민하게 됩니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은 작용 계열이 다르기 때문에 교차복용이 가능합니다.
* 교차복용 방법:
   * 먼저 한 종류의 해열제(예: 아세트아미노펜)를 정량 복용합니다.
   * 2~3시간이 지나도 열이 38.5도 이상으로 떨어지지 않고 아이가 힘들어하면, 다른 계열의 해열제(예: 이부프로펜)를 정량 복용할 수 있습니다.
   * 그다음부터는 각 약의 최소 복용 간격을 지킵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4~6시간, 이부프로펜은 6~8시간)
* 주의사항:
   *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맥시부펜 등)은 같은 계열이므로 절대 교차복용하면 안 됩니다.
   * 교차복용은 응급 상황에서 활용하는 방법이며,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열이 계속되면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한눈에 보는 아세트아미노펜 vs 이부프로펜
| 구분 | 아세트아미노펜 (타이레놀 계열) | 이부프로펜 (부루펜 계열) |
|---|---|---|
| 종류 | 해열진통제 | 소염진통제 (NSAIDs) |
| 주요 기능 | 해열 + 진통 | 해열 + 진통 + 소염 |
| 추천 상황 | 단순 두통, 발열, 위가 약한 사람 | 염증 동반 통증 (인후통, 근육통, 생리통) |
| 복용 시점 | 공복에도 가능 | 식후 복용 필수 |
| 주요 부작용 | 간 독성 (과다 복용, 음주 시 위험) | 위장 장애, 신장 부담 |
| 소아 사용 | 생후 4개월 이상 | 생후 6개월 이상 |
| 임산부 사용 | 비교적 안전 (1차 선택) | 주의 필요 (특히 임신 후기) |
결론: 내 몸의 '경고등'에 맞는 약을 선택하는 지혜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은 모두 오랜 기간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훌륭한 약입니다. 어느 것이 무조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 몸이 보내는 통증의 신호가 어떤 종류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약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염증 없이 열나고 머리가 아플 땐 위장 부담이 적은 아세트아미노펜을, 목이 붓고 근육이 욱신거리는 염증성 통증에는 이부프로펜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그리고 어떤 약을 선택하든, 제품 설명서에 명시된 용법과 용량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부작용을 피하고 안전하게 효과를 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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