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한국은 반도체,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세계적 강국으로 인정받지만, 지난 수십 년간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1% 내외에 머무르며 정체되어 왔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현시점에서 한국의 소프트웨어 존재감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2024년 기준 약 1.2%)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정부와 대기업이 하드웨어 투자에 집중하는 한편, 클라우드, 운영체제(OS), 데이터베이스 등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의 기초 인프라 구축에는 소홀했다는 ‘패배주의’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2.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황과 구조적 한계
2.1. 글로벌 점유율과 시장 규모
• 낮은 점유율: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가트너 등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 점유율은 수십 년간 1% 내외에 머무르고 있으며, 2024년 기준 약 1.2%로 추정됩니다. 이는 이탈리아, 스페인, 브라질 등 일부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며, 경제 규모에 비해 극히 낮은 수치입니다.
• 시장 성장의 한계: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패키지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 부문으로 구성되지만, 국내 기업들은 주로 전통적인 구축형 SW에 의존하고 있어, 구독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의 전환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IDC와 SW정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SW 시장은 전체적으로 파편화되어 있으며, 외산 SW에 의한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는 구조를 보입니다.
2.2. 산업 구조와 ‘패배주의’ 문화
• 하드웨어 중심 투자:
한국 정부와 대기업은 오랜 기간 동안 하드웨어와 제조업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왔습니다. 이로 인해 소프트웨어 R&D나 기초 인프라에 대한 투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정부 예산에서 AI 관련 및 소프트웨어 기반 연구개발(R&D) 예산은 전체 예산의 극히 일부(약 0.27%)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 패배주의적 인식:
“소프트웨어 패배주의”라는 표현처럼, 정부와 업계는 과거 성공 경험에 안주하여 “어떻게든 하드웨어가 해결해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왔습니다. 이로 인해 운영체제,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베이스 등 핵심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와 연구가 부진했습니다.
• 시장 파편화와 표준화 부재:
국내 SW 시장은 수많은 중소기업이 각자의 분야에 특화된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대형 플랫폼이나 범용 소프트웨어 생태계 형성에 장애가 됩니다. 국가 차원에서 표준화된 기술과 API, 생태계 구축이 미흡하여,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SW 시장과 경쟁하기 어렵습니다.
3. AI 산업 경쟁력과 인재 문제
3.1. AI 성숙도와 경쟁력 평가
• BCG ‘AI 성숙도 매트릭스’ 평가:
미국, 중국, 캐나다, 싱가포르, 영국 등 일부 선도 국가에 비해 한국은 ‘AI 안정적 경쟁국가’에 머무르고 있으며, AI 운영 환경 평가에서는 35위로 매우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연구개발(R&D)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AI 기술을 운영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와 생태계가 미흡함을 반영합니다.
• 인공지능 모델 및 응용 개발의 부진:
글로벌 초거대 AI 모델(LLM) 보유수에서 한국은 미국, 중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으며, AI 응용 개발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가 부족합니다. 이는 정부와 민간이 AI 소프트웨어 자체 개발보다 외국 빅테크와의 협력에 의존하는 현상이 기인합니다.
3.2. 인재 유출과 교육 문제
•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
OECD 및 SPRi(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AI 인재 유출국’으로 분류될 만큼 우수한 AI 연구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대학 교수와 연구원들이 정년 후에도 연구와 강의를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해외 기관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 교육 시스템의 미흡:
초·중·고 및 대학 수준에서의 소프트웨어와 AI 교육은 형식적이고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코딩 교육 시수가 매우 제한적이며, 실무에서 필요한 심도 있는 AI 알고리즘, 데이터 처리, 클라우드 기술 등의 교육과정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3.3. 정부 및 민간 투자 격차
• 국내 투자 부족:
미국은 AI, 클라우드,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민간과 정부가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AI 생태계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정부의 R&D 지원과 민간 투자 규모가 미국 및 중국에 비해 매우 부족하며, 특히 기초 소프트웨어 인프라와 AI 기술 자립을 위한 투자가 미흡합니다.
• 기술·인프라 생태계 부재:
중국은 AI 반도체, 자체 운영체제, 클라우드 인프라 등 전방위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인재 양성 시스템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미국은 민간 주도의 혁신 문화와 연구 네트워크를 통해 AI 분야에서 지속적인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러한 경쟁 환경 속에서 단편적이고 파편화된 투자로 인해 전체적인 생태계 구축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4. 미국·중국과의 전략적 비교
4.1. 미국의 AI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
• 민간 주도 혁신:
미국은 혁신적인 스타트업 문화와 세계적 연구기관, 대학이 밀집해 있어 AI와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릅니다. 또한, 민간 투자와 대규모 연구개발(R&D) 예산을 통해 AI 반도체, 클라우드, 운영체제 등 기초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인재 확보와 연구문화:
미국은 우수 AI 연구자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적극 유치하고, 이들을 위한 안정적인 연구 환경과 경쟁력 있는 보상 체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 풀을 유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AI 기업들이 계속해서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4.2. 중국의 AI 전략과 생태계 구축
• 국가 주도의 전면적 투자:
중국은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과 대규모 예산 투자를 통해 AI 기술 전반에 걸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화웨이, 텐센트, 알리바바 등 대기업들은 독자적인 운영체제와 AI 칩(예: 어센드 910B), 클라우드 인프라를 개발하여 기술 자립을 이루고 있으며, 정부는 “대중창업 만중창신” 등 정책으로 소프트웨어 및 AI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 인재 양성과 연구 협력:
중국은 칭화대, 베이징대, 저장대 등 명문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AI 인재를 대량 배출하고 있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연구 지원과 인재 유치를 추진합니다. 또한, 최근 DeepSeek와 같이 비교적 소규모 팀이지만 혁신적인 AI 모델을 개발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중국 내 AI 기술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5. 한국 소프트웨어 및 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대응 방안
5.1. 기초 소프트웨어 인프라 및 기술 자립 투자 확대
• 클라우드,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 등 기반 기술에 집중 투자:
글로벌 AI 시대에는 AI 알고리즘만큼이나 이를 지탱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중요합니다. 정부는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 등 기초 기술에 대한 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관련 기술의 국산화를 촉진해야 합니다.
• 민간 투자 유도 및 산학연 협력 강화: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에 대해 정부가 직접 지원하거나, 벤처캐피털과 연계하여 대규모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대학, 연구소, 기업 간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5.2. 인재 양성 및 유출 방지 대책 마련
• 교육과정 개편 및 실무 중심 교육 강화:
초·중·고 및 대학 교육 과정에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이론뿐 아니라 실무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코딩 교육 시수 확대뿐 아니라, AI 알고리즘,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 등 최신 기술을 반영한 교육 과정이 필요합니다.
• 국내 연구 환경 개선 및 경력 개발 지원:
정년 이후에도 연구와 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을 방지해야 합니다. 연구비 지원, 장기 연구 프로젝트, 기업과의 산학협력 프로그램 등 다양한 경력 개발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3. 시장 구조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 표준화와 생태계 통합 추진: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이 파편화되어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표준화 작업과 산학연·정부·민간 간 협력을 통해 통합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외산 SW에 의존하는 현 구조를 타파하고,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 시장에 어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해외 진출 지원 정책 강화:
국내 SW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와의 협력을 통해 해외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합니다. 특히 SaaS 전환 지원, 해외 네트워크 구축, 인증·계약 관련 규제 대응 지원 등이 필요합니다.
• 디지털 주권 강화 전략: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단순히 기업 실적 문제를 넘어 국가의 디지털 주권과 직결됩니다. 해외 빅테크에 의한 시장 지배와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 기술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국가 안보 및 경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6. 결론
한국은 오랜 기간 하드웨어 중심의 성공 신화를 쌓아왔지만, 소프트웨어와 AI 분야에서는 ‘패배주의’적 인식과 구조적 투자 부족, 파편화된 시장 구조, 인재 유출 등의 복합적 문제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각각 민간 주도의 혁신 문화와 정부 주도의 종합 생태계 구축을 통해 AI 및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앞서나가고 있으며, 이들의 전략은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인재 양성, 인프라 확충, 생태계 통합 등 다면적 접근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은
1. 기초 소프트웨어 인프라 및 AI 기술 자립을 위한 투자 확대,
2. 체계적이고 실무 중심의 교육 및 연구 환경 개선,
3. 시장 구조 개선과 해외 진출 지원을 통한 글로벌 생태계 구축,
4. 그리고 디지털 주권을 강화할 수 있는 종합적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러한 종합적이고 다층적인 접근이 실행될 때, 한국은 AI 및 디지털 전환 시대에 자립적 경쟁력을 갖추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다양한 국내외 자료(예: IITP, 가트너, OECD, IDC, SPRi, ZDNet Korea 등)와 심층 분석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으며,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AI 경쟁력 약화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 방안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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