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서막: 다시 시작된 관세 전쟁의 그림자
2025년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정책이 다시금 국제 경제를 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의 재선 캠페인 과정에서 다시 부상한 고율 관세 정책은, 단순히 중국을 겨냥한 보호무역주의를 넘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 기업들에까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터프츠대 크리스 밀러 교수는 ‘칩 워(Chip War)’의 저자로서 반도체 산업의 지정학적 긴장 구조를 가장 예리하게 분석해온 인물이다. 최근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수익성 악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국 AI 패권의 약화 가능성 등 다양한 충격파를 일으킬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 글에서는 해당 인터뷰의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의 전략적 생존방안, 그리고 정부와 기업의 대응 전략을 심층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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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율 관세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재편 시나리오
트럼프가 언급한 고율 관세 대상에는 반도체뿐 아니라 이를 활용한 전자제품 전반이 포함되어 있다. 스마트폰, 서버, PC 등은 모두 반도체가 핵심 부품으로 작동하는 고부가가치 산업군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수입 관세가 높아질 경우, 소비 감소 → 반도체 수요 감소 → 한국 기업 수익성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제품의 경우, 관세는 직접적인 비용 부담이 되어 판매량 자체를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주요 전자 및 반도체 제조기업의 실적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의 정책이 단기적 보호주의에 머무르지 않고, 공급망 자체의 재편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 동남아시아 및 중국 내 생산기지 → 미국 또는 미국 우방국으로 이전 유도
• 반도체 설계-생산 분리된 글로벌 체계 → 블록화 가능성 (미국-일본-한국 vs 중국-동남아-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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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AI 패권과 관세 정책: 미국의 양날의 검
밀러 교수는 특히 고율 관세가 AI 인프라 확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AI 서비스는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구동되며, 이는 GPU, 서버, 전원 장치, 냉각 시스템 등의 정밀 기술 집약적 부품들에 의해 구축된다.
이들 부품 중 상당수가 한국, 대만, 일본에서 생산되어 미국으로 수출되는데, 관세가 부과될 경우 단가가 상승하여 미국 내 AI 기업들의 경쟁력이 하락하게 된다. 이는 트럼프의 보호주의가 오히려 자국 산업의 미래 전략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가 싱가포르를 경유해 중국 딥러닝 스타트업 ‘DeepSeek’에 흘러들어갔다는 의혹도 언급된다. 이는 공급망의 비공식 경로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며, 밀수 방지, 국제 협력, 그리고 정책적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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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위기: 중국의 기술 추격과 경쟁 심화
트럼프의 관세 이전에도 한국 반도체 산업은 구조적인 위기를 겪고 있었다. 밀러 교수는 그 핵심을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과 이에 따른 전방위적 경쟁 심화로 분석한다.
중국은 이미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조선, 메모리 반도체 등 전 산업군에서 한국 기업과 정면 대결을 벌이고 있다. 특히 장비·소재·설계 역량까지 내재화하는 ‘중국형 반도체 자립 전략’은 한국 기업에게 중장기적 위협이 되고 있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전통적 D램, 낸드 중심의 메모리 강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AI 중심 기술 전환과 고부가 통합제품 개발 없이 현재 경쟁력을 유지하긴 어렵다.
https://valuable12.com/entry/2025-글로벌-스마트폰-점유율-순위-제조사별-국적별
2025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순위 제조사별 국적별
최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국적별 순위 • 중국: 약 63% • 미국: 약 19% • 대한민국: 약 18%중국은 여러 제조사(샤오미, 오포, 비보 등) 덕분에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미국(애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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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AI 전환과 기술 독립: 한국 기업의 생존 전략
밀러 교수는 한국의 반도체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집중해야 할 분야로 AI 반도체, 메모리-프로세서 통합 기술,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제품군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성능 향상이 아닌, 아키텍처 수준의 혁신을 요구하는 방향이다.
• HBM (High Bandwidth Memory) + GPU 연동
• PIM (Processing-In-Memory) 기술 상용화
• AI inference 전용 반도체 개발 (예: 삼성의 Mach-1, 하이닉스의 AICS)
뿐만 아니라 플랫폼화된 반도체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구글 TPU, 애플 M 시리즈처럼, 특정 응용분야에 특화된 전용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스택의 동시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 제조기업에서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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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산업정책의 전환: 정부가 해야 할 일
기술 독립은 기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밀러 교수는 인재 양성을 가장 핵심적인 정부 역할로 지목한다. 다음과 같은 방향성이 필요하다.
• 반도체 고급인력 양성을 위한 융합교육 확대 (EE + AI + 재료 + 통신)
• KAIST, UNIST, GIST 중심의 국가 차원 R&D 컨소시엄 강화
• 반도체 소부장 기업 육성 자금 및 세액 공제 강화
• 글로벌 유수 반도체 기업(ASML, ARM 등)과의 공동연구센터 설립
한국 정부는 단기적 보조금보다도 지속가능한 기술 인프라 구축을 우선시해야 하며, 미국, 일본, EU와의 기술동맹 전략화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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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지정학 속 기술전쟁의 교훈: 동맹과 독립 사이의 줄타기
트럼프식 관세정책은 단순히 경제 문제를 넘어, 지정학적 선택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선택해야 할 것은 단순한 줄서기가 아닌, 자국의 기술적 자율성과 협력적 개방성의 균형이다.
이는 곧 ‘경제안보’의 시대에 한국이 얼마나 독립적인 기술 기반, 협력적인 외교 전략, 다변화된 시장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가에 따라 산업의 존속 여부가 결정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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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결론: 혁신만이 살 길
크리스 밀러 교수의 일갈처럼, 한국 반도체 산업이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는 기술 혁신이다.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낡은 제조방식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대신, AI 시대를 대비한 고부가가치 제품, 기술 독립성 확보, 글로벌 협력 속의 자립 전략이 절실하다.
• ‘칩 워’는 끝나지 않았다.
• 새로운 냉전은 기술 전쟁의 모습으로 다시 찾아왔다.
• 이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혁신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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