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위성 사진으로 내려다본 홋카이도의 모습. 홋카이도는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4개의 주요 섬 중 하나로,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큰 섬이자 행정 구역상 도(道)이다 . 도청 소재지는 삿포로시이며, 남쪽으로는 혼슈 섬의 아오모리현과 쓰가루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혼슈와는 해저 세이칸 터널로 연결되어 있고, 북쪽으로는 러시아 사할린섬(캇카린)과 소야 해협을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다 . 홋카이도 섬의 면적은 약 77,984km²로 일본에서 혼슈에 이어 두 번째로 크며, 이는 남한 면적의 약 7분의 9(약 78%)에 해당한다 . 행정구역인 홋카이도 도 전체 면적은 약 83,424km²로 일본 국토의 약 20%를 차지하며 인구는 약 501만 명(2025년 4월 기준)으로 인구 밀도는 60명/㎢ 정도에 불과하다  . 서쪽으로 동해(일본해), 동쪽으로 태평양, 북동쪽으로 오호츠크해에 접해 있어 해양에 둘러싸여 있다 .
홋카이도는 섬 중앙에 에조 산계로 불리는 산맥들이 남북으로 뻗어 있고 다이세쓰산, 아칸산 등의 화산 지대가 형성되어 있다. 최고봉은 해발 2,291m의 아사히산이며, 화산 지형으로 인해 곳곳에 온천이 발달해 있다  . 산지를 제외하면 광대한 평야와 삼림, 습지가 펼쳐져 있는데, 특히 서부 이시카리 평야와 동부 도카치 평야 등은 홋카이도의 주요 농업 지대를 이룬다. 국토의 22%에 달하는 넓은 삼림을 보유하여 풍부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며, 아시아에서는 드물게 **불곰(밤곰)**이 서식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 시레토코, 구시로 등의 지역에는 원시에 가까운 생태계가 남아 있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시레토코, 2005년 등재)으로 지정되었고 , 다수의 국립공원과 자연보호구가 홋카이도의 풍부한 생태계를 보전하고 있다.
홋카이도는 일본 다른 지역에 비해 한랭한 기후로 유명하다. 위도가 높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섬 대부분이 냉대 습윤 기후(Dfa/Dfb) 지역에 속하며 겨울에 매우 추운 날씨를 보인다 . 겨울철에는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찬 대륙풍이 동해를 건너와 많은 눈을 가져오기 때문에 전 지역이 폭설 지대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린다  . 10월경 첫눈이 내리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을 정도로 겨울이 길다 . 반면 여름철에는 일본 본토와 달리 장마와 태풍의 영향이 적고, 비교적 서늘하고 건조한 날씨를 보여준다 . 연평균 습도가 낮고 일조량이 풍부하여, 맑은 하늘 아래 드넓은 대지와 호수, 습지가 펼쳐지는 홋카이도의 자연경관은 매우 아름답다 . 이러한 기후와 자연 덕분에 홋카이도는 겨울철 스키 등의 동계 스포츠와 여름철 트레킹,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이 발달해 있다 .
역사
홋카이도 지역에는 구석기 시대 이후 인류가 거주해왔으며, 조몬 시대부터 수렵과 채집을 중심으로 한 원시 문화가 이어져 왔다. 혼슈 등 본州와는 달리 선사시대에 대규모 전쟁이나 야요이식 농경이 일어나지 않아 비교적 평화로운 부족 사회가 형성되었다고 전해진다 . 기원후 7세기 무렵까지도 이 지역은 속조몬 문화라 불리는 독자적인 생활양식을 유지하였으며, 13세기경에 이르러 혼슈에서 건너온 야요이인들의 영향과 북방 오호츠크 문화의 융합을 배경으로 고유의 아이누 문화가 확립되었다 . 아이누족은 독자적인 언어와 풍습을 가진 원주민으로서 오랫동안 홋카이도(당시 에조치로 불림) 전역에 거주하며 어로와 수렵, 교역을 통해 생활했다.
일본 역사에서 홋카이도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에도 시대까지 에조치는 아이누 원주민의 땅으로 간주되어 일본의 통치는 남부 오시마 반도 일대에 한정되었다 . 17세기 이후 마쓰마에번이 아이누와의 교역을 독점하면서 남단에 거점을 구축하였으나, 그 외 지역에는 모가미 도쿠나이나 마미야 린조 같은 탐험가들이 조사를 시행하는 정도였다 . 에도 후기에는 일본인 이주가 증가하며 아이누족과의 분쟁이 종종 발생했고, 1669년 샤쿠샤인의 난과 같은 원주민 봉기가 일어나기도 했다. 메이지 유신 직후인 1869년, 신정부는 에조치를 정식으로 일본에 병합하고 행정구역 명칭을 **홋카이도(北海道)**로 제정하였다 . 이어 개척사를 설치하여 대대적인 개척과 이주 정책을 펼침으로써 홋카이도의 일본인 이주가 급격히 늘었고, 아이누인들은 토지를 빼앗긴 채 동화정책에 의해 전통 문화를 상실해 갔다 . 19세기 말까지 홋카이도 대부분이 일본의 지배하에 편입되어 본격적인 개척 시대를 맞이하였다.
20세기에 들어 홋카이도는 북방 개발과 산업 발전의 중요 거점이 되었다. 1900년대 초에는 어업과 농업이 번창하고, 석탄 같은 자원 채굴 산업도 발전하여 일본 근대화에 기여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당시 소련군의 홋카이도 상륙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실제 점령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대신 인근 남사할린과 치시마 열도가 소련에 넘어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전후에는 본토로부터의 이주가 계속되고 도시화가 진행되어, 1960~70년대에 삿포로와 기타 주요 도시의 인구가 크게 성장했다. 1972년 삿포로 동계 올림픽이 아시아 최초의 동계올림픽으로 개최되어 , 홋카이도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스키 점프 등 동계 스포츠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배출되고, 삿포로가 국제적인 겨울 도시로 발전하였다. 한편 아이누인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와 권리 신장이 논의되어, 2008년 일본 의회가 아이누족을 선주민(원주민)으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2019년에는 일본 정부가 최초로 아이누족을 법률상 원주민으로 인정하는 아이누신탁추진법을 제정하여 문화 계승 지원을 명문화했다 . 이러한 노력으로 같은 해에 홋카이도에 국립 아이누 박물관과 공원(우포포이)이 개관하는 등 아이누 문화 보존과 공존을 향한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오늘날 홋카이도는 풍부한 자연과 독특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일본의 중요한 지역으로 자리잡았다.
인문 (언어와 주민)
홋카이도에는 약 5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일본 전체 인구의 약 4% 정도를 차지한다. 면적 대비 인구가 적어 인구밀도는 ㎢당 60명 정도로 일본에서 가장 낮은 편이며, 광활한 농촌 지역에는 인가가 드문드문 있는 전원 풍경이 펼쳐진다 . 도내 인구는 대부분 도시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특히 도청 소재지인 삿포로시 인구가 약 195만 명으로 압도적이다. 삿포로시는 홋카이도 인구의 약 37%를 차지하여 도내 최대 도시이고, 두 번째로 큰 아사히카와시(약 34만 명)는 삿포로의 18% 수준에 불과하다 . 그 밖에 하코다테시(약 25만 명), 오비히로시·구시로시(15만 명 정도) 등이 주요 도시이지만, 삿포로 하나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다. 전체적으로 少子高齢화와 인구 유출로 인한 감소 추세에 있어, 1990년대 중반 약 570만 명이던 인구가 현재는 500만 명 안팎까지 줄어들었다. 젊은층의 대도시권(특히 도쿄 방면) 이주와 낮은 출생률로 인해 농어촌 지역부터 지역 소멸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지방 활성화가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
홋카이도의 주민은 대부분 일본인이며 사용 언어는 표준 일본어이다. 개척 시기에 혼슈 각지에서 이주민이 모여들었기 때문에, 홋카이도 방언은 도호쿠(동북) 지방 사투리를 바탕으로 여러 지역 방언이 섞인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예를 들어 홋카이도 방언에서는 감탄사 *「난다べ(なんだべ)」*나 *「-다べ(~だべ)」*와 같은 표현이 사용되는데, 이는 동북지방 방언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또한 아이누어에서 유래한 어휘도 일부 남아 있으며, 지명의 경우 홋카이도 전역에 아이누어 유래 지명이 매우 많다 . 예를 들어 삿포로(札幌)는 아이누어 삿포로펫(satporopet)에서 온 말로 “건조하고 큰 강”이라는 뜻이고, 네무로(根室)는 “바구니”를 뜻하는 *“니무로(nimoro)”*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러한 지명들은 아이누 민족의 오래된 생활 터전과 문화를 오늘날에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홋카이도 주민의 종교 분포는 일본의 다른 지역과 유사하여 불교와 신토 신앙이 주류를 이룬다. 다만 홋카이도의 개발사가 짧아, 본州처럼 전통 사찰이나 신사가 많은 편은 아니다. 개척 시기 이주민들 중에는 기독교 선교사나 서구인도 일부 포함되어 근대 교육과 의료에 영향을 주었으며, 그 흔적으로 삿포로에는 일본 최초의 개신교 교회당 터나 외국인 묘지 등이 남아 있다. 한편 아이누족은 전통적으로 애니미즘에 기반한 신앙을 가졌으며, 곰을 신성한 신(カムイ, kamuy)으로 섬기는 곰맞이 의식(이오만테)과 같은 독특한 종교 의례를 행해왔다. 오늘날 홋카이도에 거주하는 아이누계 주민은 수만 명 규모로 추정되나, 동화정책의 영향으로 대부분 일반 일본인과 동화되어 생활하고 있다. 최근 아이누의 언어와 종교, 예술을 부흥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어, 아이누어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전통 춤 공연 등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등 문화적 다양성이 주목받고 있다.
경제
홋카이도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경제 규모를 가진 지역으로, 2019년 기준 홋카이도의 지역내총생산(GRP)은 약 20.5조 엔(약 1,880억 달러)에 달하며 전국 47도도부현 중 상위 7~8위권에 해당한다. 산업 구조는 제3차 산업(서비스업)이 약 7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일본 평균에 비해 제1차 산업(농림수산업) 비중이 높고 제2차 산업(제조업) 비중은 낮은 편이다 . 홋카이도는 일본의 식량 기지라 불릴 만큼 농업과 수산업이 발달해 있는데, 일본 전국 경작지의 4분의 1이 홋카이도에 집중되어 있다 . 광활한 평야와 냉랭한 기후를 활용한 농업 생산량은 일본 최고 수준으로, 쌀, 밀, 감자, 옥수수, 콩 등의 곡물과 양파, 호박 등의 채소, 유제품(우유), 소고기 등 다수 품목에서 전국 1위 생산량을 기록한다 . 또한 삼림 자원이 풍부하여 일본 목재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고, 주변 삼면의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어업을 통해 어획량 역시 일본 최대를 자랑한다 . 홋카이도 연안에서는 게, 연어, 명태, 가리비 등의 수산물이 많이 잡히며, 특히 게(게살)와 연어알(イクラ), 성게(우니) 등 고급 해산물은 홋카이도의 대표 특산품으로 국내외로 수요가 높다 .
한편 제조업은 농수산물의 식품 가공 산업과 목재·제지, 기계 조립 등 몇몇 분야가 중심을 이룬다. 삿포로시는 맥주 제조로도 유명하여 1876년 설립된 삿포로 맥주 양조장이 있으며, 현재도 맥주, 유제품, 제과 등 식품산업이 지역 경제의 큰 축을 차지한다. 무로란과 도마코마이 등의 공업도시에는 제철소, 석유 정제, 자동차 부품 공장 등이 입지해 있다. 그럼에도 전체 산업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 홋카이도의 1차 산업과 3차 산업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 .
서비스 산업 중에서는 관광업이 단연 두드러진다. 시원한 여름 기후와 풍부한 자연을 즐기려는 피서 관광객, 그리고 아름다운 설경과 겨울 스포츠를 체험하려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 홋카이도는 2019년 일본 지자체 브랜드 조사에서 관광 만족도 1위를 기록할 만큼 관광 경쟁력이 높으며 , 관광객들의 숙박, 레저, 쇼핑 수요가 지역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외에도 홋카이도는 러시아와 가까운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대외 무역에서도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소련·러시아와의 교역 창구로서 구시로, 오타루 등의 항만이 이용되었으며, 최근에는 신선 식품을 동남아 등에 수출하는 등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사회
도시 구조: 홋카이도는 인구의 도시 집중도가 뚜렷하여, 거의 모든 분야의 중심지 기능을 삿포로시가 맡고 있다. 도 전체 500만 인구 중 약 40%가 삿포로 도심권에 거주하고 있고, 경제·행정·교육 등의 인프라도 삿포로에 밀집해 있다. 삿포로시는 도내 유일한 정령지정도시로 대도시권을 형성하며, 그 외에 아사히카와시, 하코다테시 두 곳만이 중핵시(중규모 도시)로 지정되어 있다 . 이들 세 도시 외에 대부분 지역은 소규모 시정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79개에 달하는 시정촌들이 광범위한 면적에 흩어져 있다. 농촌 지역의 인구 밀도가 극히 낮아, 마을 외곽으로 나가면 거대한 밭과 목초지 사이로 포장된 직선 도로가 끝없이 이어지는 홋카이도 특유의 풍경을 볼 수 있다 . 이러한 광활하고 개방적인 지역 특성 때문에 홋카이도의 주민 생활양식도 본州의 도시 생활과는 다소 다르다. 주민 1인당 자동차 보유 대수가 많아 자가용 교통의 비중이 높고, 도시간 이동거리가 길어 광역 행정·의료·물류 체계 등이 발달하였다.
인프라: 홋카이도는 현대적 교통·통신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으나 지리적 여건상 난관도 있다. 혼슈와 홋카이도를 연결하는 세이칸 해저 터널은 1988년 개통되어 철도 이동을 가능케 했으며, 2016년에는 홋카이도 신칸센이 개통되어 혼슈 아오모리현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역까지 고속철도가 운행 중이다. 신칸센은 2030년대에 삿포로까지 연장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도 내에는 삿포로를 중심으로 한 철도망(JR 홋카이도)이 깔려 있으나, 수요 부족으로 일부 지방 노선은 폐선되는 등 어려움도 있다. 도로 교통은 비교적 편리하게 정비되어 있어, 고속도로가 삿포로-아사히카와-분호 등 주요 도시를 연결하고 각 지구별 국도가 확충되어 있다. 공항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삿포로 인근의 신치토세 공항은 도쿄 등지와 하루 수십 편의 항공편이 오가는 일본 유수의 바쁜 공항이다. 그 밖에 아사히카와, 하코다테, 구시로 등지에도 거점 공항이 있어 항공 교통이 발달하였다. 항만은 무로란, 오타루, 하코다테, 도마코마이 등이 주요 무역항으로 기능하며, 사할린과의 페리 운항(왓카나이-코르사코프선) 등 국제항로도 운용된 바 있다.
사회 문제와 삶의 질: 앞서 언급한 대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홋카이도 사회의 큰 문제이다. 농촌 지역부터 젊은층 유출로 공동체 유지가 힘들어지며, 행정 구역 통합이나 이주 촉진 등 다양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한편 삿포로 등 도심 지역은 인구 감소가 완만하고 생활 인프라가 잘 구비되어 비교적 삶의 질이 높은 편이다. 삿포로시는 대도시에 비해 주거비가 저렴하고 공원이 많아 쾌적하며, 치안과 교육 수준도 양호하다고 평가받는다. 홋카이도 전체적으로는 겨울의 혹독한 날씨와 난방비 부담 등의 어려움이 있으나, 여름의 시원한 기후와 청정한 자연환경은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요소이다. 실제로 홋카이도는 일본 국내 여론조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지역 1위로 꾸준히 선정되고 있다. 2024년 조사까지 16년 연속으로 “가장 매력적인 지방” 1위를 차지했는데, 경관과 먹거리, 관광자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거주 선호도 역시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 이처럼 홋카이도는 외부인에게도 인기 있는 지역이며, 주민들 또한 고향에 대한 애착도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자리 등의 문제로 행복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되기도 하는 등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 . 전반적으로 홋카이도는 풍요로운 자연과 개척사로 형성된 독특한 지역 정체성을 가지고, 쾌적하고 매력적인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교육
홋카이도에는 도 전체에 걸쳐 다양한 교육 기관이 분포해 있다. 특히 고등교육 부문에서, 홋카이도는 7개의 국립 대학을 포함하여 총 37개 대학(국립 7, 공립 5, 사립 25)과 34개의 단기대학, 5개의 고등전문학교를 보유하고 있다 . 주요 대학으로는 삿포로시에 본교를 둔 홋카이도대학교(1876년 개교, 구 삿포로농학교)와 교원 양성에 특화된 홋카이도교육대학교, 공과 분야의 무로란공업대학교와 기타미공업대학교, 상경계의 오타루상과대학교, 축산·농업 특화의 오비히로축산대학교, 의학 분야의 아사히카와의료대학교 등이 있다 . 이들 국립대학은 각 전문 분야에서 지역 거점 역할을 하며, 홋카이도대학교의 경우 옛 제국대학 계열의 명문대로서 전국적인 연구 중심 대학으로 명성을 가지고 있다. 그 밖에도 삿포로시를 중심으로 호카이학원대학교, 삿포로의과대학교, 도오대학 등 다수의 사립 대학들이 소재하여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홋카이도의 초·중등 교육 체계는 일본 전국과 동일하게 6-3-3-4 학제로 운영된다. 전 지역에 걸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고르게 분포해 있고, 고등학교는 시마다 중심지에 설치되어 있어 학생들은 통학버스나 기숙사를 이용하기도 한다. 삿포로 등 도시 지역의 학교는 학급 규모나 입시 경쟁률 면에서 전국 평균 수준인 반면, 농어촌의 소규모 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통폐합이 진행되는 추세이다. 홋카이도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위원회는 원격지 학교 학생들을 위한 ICT 교육과 원격 수업 등을 도입하여 교육 격차를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홋카이도에는 농업, 수산업, 공업 등 특성화 고등학교와 전문학교가 많아 지역 산업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연구기관으로는 홋카이도대학 부설 연구소들(예: 전자과학연구소, 북방문화연구센터 등)과 농업시험장, 임업시험장, 수산종합연구센터 등 정부·도 운영 연구소가 곳곳에 설치되어 지역 개발과 과학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문화
홋카이도의 문화는 전통적으로 아이누 문화와 개척 이후 유입된 일본문화가 융합된 형태를 보인다. 아이누족은 북방의 독자적 민족으로서 고유한 언어와 신앙, 예술을 발전시켰는데, 이들의 문화는 홋카이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축이다. 아이누의 전통춤과 음악, 공예 등은 구전으로 전승되어 오다 근대화 과정에서 급격히 쇠퇴했으나, 최근 들어 복원 노력이 활발하다. 특히 아이누의 전통 무용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독특한 리듬의 춤과 뭇쿠리(입으로 연주하는 작은 하프), 톤코리(현악기) 연주 등의 예능으로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 . 이러한 공연은 홋카이도 각지의 아이누 민족촌(예: 아칸코탄 아이누 마을)이나 우포포이 국립아이누박물관 등에서 관람할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도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누의 전통 공예로는 나무 조각과 자수, 문양 직조 등이 유명하며, 곰이나 올빼미를 새긴 목각 인형, 아이누 문양이 새겨진 옷과 천은 홋카이도의 인기 있는 문화 상품이다. 아이누어 지명이 많이 남아 있는 것처럼, 아이누의 세계관과 자연에 대한 존중은 현대 홋카이도인들의 정서 속에도 일부 남아 있다.
한편 개척 이후 이주해온 일본인들이 가져온 혼슈 각지의 문화도 홋카이도에서는 독특하게 전개되었다. 홋카이도 개척민들은 전국 각현 출신이 섞여 있었기에, 특정 지역의 전통보다 다양한 문화 요소가 혼합되었다. 이로 인해 홋카이도에는 새로운 축제나 예술 형태가 탄생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매년 6월 삿포로에서 열리는 YOSAKOI 소란 축제는 고치현의 요사코이 춤에 홋카이도 어부들의 민요인 소란 부시를 접목해 1992년 시작된 현대 민속축제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며 홋카이도의 대표 여름 축제가 되었다. 또한 매년 2월 삿포로에서 개최되는 삿포로 눈 축제는 홋카이도를 상징하는 겨울 축제로서, 1950년에 지역 고교생들이 오도리 공원에 눈조각을 전시한 것이 기원이다 . 눈 축제는 이후 시민들과 자위대까지 참여해 규모가 커졌고, 2019년 제70회를 맞는 동안 세계 각국에서 약 2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국제적인 행사로 발전하였다 . 이 축제에서는 거대한 눈·얼음 조각상과 빛으로 장식된 환상적인 설경을 선보여, 겨울철 홋카이도의 문화적 볼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홋카이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역사적으로 전통 예능이나 사무라이 문화의 축적이 적은 대신, 서구 현대문화의 수용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이루어졌다. 메이지기 삿포로농학교에 부임했던 윌리엄 S. 클라크 박사의 영향으로 기독교 정신과 근대 교육이 전파되었고, 그의 유산인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유명한 격언은 홋카이도 개척자 정신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또한 홋카이도는 맥주, 유제품, 양식조리 등 근대 서양문화가 뿌리내린 장소이기도 하다. 삿포로 맥주는 독일 양조 기술을 도입해 탄생한 일본 최초의 양조맥주 브랜드이고, 낙농업을 통한 치즈·버터 제조 기술도 홋카이도에서 발전했다. 이런 배경으로 홋카이도 사람들은 신문물과 새로운 트렌드에 비교적 개방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홋카이도는 겨울 스포츠 문화가 활성화되어, 스키 점프, 크로스컨트리, 컬링 등 동계올림픽 종목에서 일본 대표 선수들을 다수 배출하였다. 프로 스포츠 팀으로는 일본 프로야구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본거지: 삿포로)와 J리그 축구팀 콘사돌레 삿포로, 프로하키팀 홋카이도 레드스타즈 등이 지역 연고로 활약하며 지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관광
홋카이도는 일본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여행지로, 사시사철 다양한 매력을 선사한다. 광대한 대자연과 독특한 문화, 풍부한 미식 자원을 바탕으로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풍성하여 관광 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다. 아래에 홋카이도의 주요 관광 요소들을 분야별로 정리한다:
• 도시 관광: 홋카이도의 중심도시 삿포로는 세련된 도시 환경과 관광 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찾는다. 삿포로에서는 오도리 공원의 분수대와 삿포로 TV타워, 일본의 현존 목조시계로 유명한 삿포로 시계탑, 구 벽돌양조장을 개조한 삿포로 맥주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다. 겨울에는 앞서 언급한 눈 축제가 열려 도시 전체가 거대한 눈 조각 전시장이 되며, 활기찬 스스키노 번화가의 눈빛 거리도 명물이다. 남부 항구도시 하코다테는 이국적인 역사 풍경과 야경 명소로 유명하다. 하코다테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백만불 야경은 일본 3대 야경 중 하나로 꼽히며, 별 모양의 옛 요새 고료카쿠 공원과 메이지 시대의 서양식 건물이 늘어선 모토마치 거리에서는 일본 최초 개항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서부의 운하도시 오타루는 낭만적인 오타루 운하와 석유램프가 흔들리는 석식창고가 거리로 인기 있으며, 오타루 오르골당과 유리공예 체험 등 예술적인 즐길 거리도 제공한다. 이 밖에 아사히카와, 오비히로, 구시로 등 각 지역 거점 도시들도 특색 있는 축제와 지역 미식으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 자연 관광: 홋카이도의 자연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특히 동부의 시레토코 반도 일대는 2005년 홋카이도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야생의 생태계와 빼어난 절경을 간직하고 있다 . 시레토코에서는 운이 좋으면 갈색곰, 여우, 바다표범 등 야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고, 겨울철에는 유빙이 바다를 뒤덮는 장관도 볼 수 있어 드리프트 아이스 크루즈 체험이 인기이다. 중앙부의 다이세쓰산 국립공원은 일본 최대 면적의 국립공원으로, 해발 2천 미터급의 산들이 연봉을 이루는 일본의 지붕이다. 이곳에서는 여름철 고원 등산과 트레킹, 가을철 단풍, 겨울철 스키와 온천 등 계절마다 색다른 자연을 즐길 수 있다. 7~8월이면 홋카이도 중부 후라노와 비에이 지역이 형형색색의 라벤더 꽃밭과 구름다랗게 펼쳐진 농촌 풍경으로 뒤덮여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특히 후라노의 팜 토미타 농장의 라벤더 밭과 비에이의 패치워크 풍경은 사진 명소로 유명하다. 이와 함께 동부 쿠시로 습원은 일본 최대의 습지로, 천연기념물인 두루미의 서식지이며 습원을 가로지르는 노롯코 열차와 카누 체험으로 생태 관광을 할 수 있다. 그 밖에 아칸 호수(말씀드린 마리모로 유명)와 마슈 호수(안개호수의 신비로움), 토야 호수(호반 온천과 불꽃놀이 축제) 등 수많은 호수 명소들이 있어, 푸른 숲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휴양을 즐길 수 있다.
• 온천과 휴양: 홋카이도는 화산지대답게 온천 자원이 풍부하여 곳곳에 이름난 온천마을이 있다. 그 중 노보리베츠 온천은 “지옥계곡”이라 불리는 유황 분화구 지대의 원천을 이용한 홋카이도 최대 온천 관광지로, 9종류의 온천수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 노보리베츠 지옥계곡의 뿜어져 나오는 유황 연기와 붉은 지형은 독특한 경관을 이루며, 주변 곰목장에서는 에조불곰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 도남 지역의 조잔케이 온천은 삿포로시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산속 온천지로, 가을 단풍과 계곡미가 아름다워 삿포로 시민들도 즐겨 찾는다. 이 외에도 도토 지역의 아칸 호수 온천, 도호쿠 지역의 소운쿄 온천, 유바리 온천 등 셀 수 없이 많은 온천지가 있으며, 각기 특색 있는 경관과 효능을 자랑한다. 온천과 더불어 리조트 개발도 활발하여, 니세코, 루스츠, 후라노 등지에는 고급 리조트 호텔과 스키장이 결합된 사계절 휴양지가 조성되어 있다. 특히 니세코는 겨울철 파우더 스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 해외 스키어들이 몰리고, 여름철에도 골프와 래프팅 등 액티비티로 인기가 높다.
• 축제와 문화 체험: 홋카이도에는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와 이벤트가 연중 이어진다. 겨울의 삿포로 눈 축제를 비롯해, 6월의 YOSAKOI 소란 축제(삿포로), 8월의 오타루 우슈리유키 축제, 8월 초 삿포로 맥주 축제, 9월의 삿포로 오텀 페스트(가을 음식축제) 등 계절마다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하코다테에서는 8월에 항구 축제와 함께 불꽃놀이가 열려 여름밤을 수놓는다. 아사히카와의 겨울축제, 모노베쓰의 유빙축제, 후라노의 라벤더 축제 등 지역 고유의 자연을 테마로 한 이벤트도 많다. 이 밖에 아이누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각광받는데, 아칸호 아이누코탄 마을에서는 저녁마다 불을 밝히고 아이누 전통무용을 공연하는 이코로 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또한 2020년에 개관한 우포포이 국립아이누박물관에서는 상설 전시와 함께 전통공예 체험, 아이누 음악 공연 등을 운영하여 아이누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를 제공한다.
• 미식 여행: 홋카이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단연 음식이다. 홋카이도는 식재료의 보고답게 신선한 해산물, 유제품, 라멘 등 수많은 미식거리가 유명하다. 특히 게, 성게, 연어알, 가리비 등은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해산물로, 삿포로나 하코다테의 아침시장에 가면 갓 잡아 올린 해산물로 만든 **카이센동(해산물 덮밥)**을 맛볼 수 있다. 도시마다 특색 있는 라멘도 유명한데, 진한 된장 육수에 버터와 옥수수를 얹은 삿포로 미소라멘, 담백한 소금맛의 하코다테 시오라멘, 진한 간장육수에 기름을 띄운 아사히카와 쇼유라멘이 흔히 홋카이도 3대 라멘으로 불린다 . 또한 매콤한 스프에 큼직한 야채와 고기를 넣어 끓인 수프 카레는 삿포로 발상의 향토 음식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 육류 요리로는 양고기를 특제 소스로 구워 먹는 징기스칸(불고기) 요리가 유명하며, 북해도산 젖소로 만든 신선한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도 반드시 맛봐야 할 별미로 꼽힌다. 홋카이도의 차가운 기후가 빚어낸 과일도 일품인데, 특히 달콤한 유바리 멜론과 아삭한 옥수수, 감자, 딸기 등이 유명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런 풍부한 식자재 덕분에 삿포로에서는 매년 가을 오텀 페스트로 불리는 대규모 음식 축제가 열리고, 각 지역에서도 게 축제, 와인 페스티벌 등 먹거리를 주제로 한 이벤트가 개최되어 미식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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