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중심 정리
영호충 (令狐沖)
화산파(華山派)의 대사형(大弟子)으로 《소오강호》의 주인공이다. 고아였던 영호충은 어려서부터 화산파 장문인(掌門人) 악불군(岳不羣)의 문하에서 자랐고, 악불군의 딸 **악영산(岳靈珊)**과 남매처럼 지내왔다  . 쾌활하고 의협심이 강하며, 권위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도덕이나 체면보다 의리를 중시하는 인물이다 . 처음에는 사부의 신임을 받아 장차 악영산과 결혼하여 화산파를 이끌 후계자로 기대받았으나, 음모에 빠져 내공을 모두 잃고 억울하게 누명을 써 화산파에서 파문당한다 . 이후 정파와 사파의 다툼 속에서 갖은 위험에 처하지만 뛰어난 검술 실력과 굳은 정의감으로 역경을 헤쳐 나간다. 우연한 계기로 화산파의 은둔 고수 풍청양(風淸揚)에게서 무공 절학 독고구검(獨孤九劍)을 전수받아 검술의 경지에 오른다 . 한때 악영산을 연모하였으며, 그녀와 임평지의 혼인으로 실연을 겪고 떠돌던 중 임영영(任盈盈)을 만나 진정한 반려로서 사랑하게 된다. 사부였던 악불군의 배신과 음모를 목격하면서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하며, 끝내 악불군의 야망을 좌절시키고 무림의 분쟁을 종식시킨다. 최후에는 세속의 권력을 내려놓고 임영영과 함께 강호를 떠나 자유롭게 방랑하는 삶을 선택한다 .
임영영 (任盈盈)
일월신교(日月神敎) 교주 임아행(任我行)의 외동딸로, 작품의 여주인공이다. 아버지 임아행이 행방을 감춘 후 부하 동방불패(東方不敗)가 교주 자리를 찬탈하였지만, 성고(聖姑)라 불리는 임영영은 전 교주의 딸로서 여전히 일월신교 교도들과 많은 사파 무림인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 그녀는 어릴 적부터 혹독한 환경에서 자라 세상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편이며 무공 또한 뛰어나지만, 남녀간의 정서에 있어서는 수줍음을 타는 어린 아가씨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 음지에서 활동하는 뛰어난 전략가이기도 하여, 변장과 책략으로 영호충을 여러 차례 구해준다. 특히 영호충이 중원 정파에게 오해받아 중상을 입고 곤경에 처했을 때, 임영영은 자신을 소림사(少林寺)에 인질로 바치는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그의 목숨을 구해낸다 . 또한 ‘성고’라는 신분을 숨긴 채 노파로 가장하여 영호충의 곁을 지키고 내공 치료를 주선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 . 그녀는 아버지 임아행의 탈출을 도와 동방불패를 타도하고 일월신교의 권좌를 되찾는 데 공헌하지만, 권력에는 집착하지 않고 3년 뒤 상문천(向問天)에게 교주 자리를 물려준다 . 최종적으로 영호충과 혼인한 뒤에는 둘이서 속세를 떠나 소오강호 (笑傲江湖)’의 선율을 연주하며 강호의 속박을 벗어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간다 .
악불군 (岳不羣)
화산파의 현 장문인이자 영호충의 사부이다. 그는 학식 있고 점잖은 군자검(君子劍)으로 불리며 한때 무림에서 덕망 높은 대인배로 추앙받았다 . 악불군은 제자 영호충을 친아들처럼 아끼고 신임하는 듯 보였으나, 실상은 위선적인 야심가로서 내면에 탐욕과 질투심을 감추고 있었다 . 처음에는 정파의 존엄과 정의를 강조하며 점잖은 태도를 보였으나, 권력과 무림 최고 비급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차츰 본색을 드러낸다. 그는 오악검파 통합을 노리는 숭산파(嵩山派) 좌냉선(左冷禪의 책략에 대응하는 척하면서도, 내심으로는 희대의 비급 벽사검보(辟邪劍譜)를 손에 넣고 무림을 제패하고자 음모를 꾸민다. 제자인 영호충이 독고구검을 익혀 자신보다 뛰어난 검술을 보이자, 영호충이 벽사검보를 몰래 차지했다고 의심하여 그를 멀리하고 결국 파문해 버린다 . 이후 악불군은 영호충에 대한 연민이나 師弟정마저 버리고, 벽사검보를 훔쳐 스스로 벽사검법(辟邪劍法)을 연마한다. 그는 그 대가로 스스로 자궁(自宮)(스스로 거세)을 하는 극단도 불사하며 막대한 무공을 얻지만, 인간성은 더욱 삐뚤어져 간다  . 말미에는 자신의 사위 임평지마저 제거하려 하고, 오악검파 동맹의 고수들을 함정에 몰아 서로 죽이게 하는 등 악행을 일삼다가 영호충과의 최후 대결에서 패배한다. 비구니 의림의 일격에 최후를 맞이하며, 스스로 ‘정파’의 가면을 쓴 채 추락한 위선자의 말로를 보여준다 .
악영산 (岳靈珊)
악불군의 외동딸로 화산파의 소사매(小師妹)이다. 어릴 적부터 영호충과 함께 자라난 악영산은 영호충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연인이자 동생 같은 존재였다 . 활발하고 총명하지만 다소 응석받이 기질도 있어 ‘찡찡이’로 불리며 영호충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정작 악영산 본인은 영호충을 친오빠처럼 여기고 따랐을 뿐, 남녀간 정으로 인식하지는 않았다 . 그녀는 나중에 화산파에 새로 들어온 미남 청년 임평지(林平之)에게 마음을 빼앗기는데, 임평지의 단정하고 성실한 모습이 때론 장난스럽고 자유분방한 영호충과 대조되어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 악영산은 결국 임평지와 사랑에 빠져 혼인한다. 그러나 이 결합은 순수한 사랑뿐 아니라 악불군과 임평지 각자의 의도가 깔린 관계였다 . 악불군은 딸을 통해 임평지를 견제하고 이용하려 했고, 임평지 또한 복수의 야망을 위해 악영산을 자신의 계획에 이용한다 . 영호충은 이러한 사정을 모른 채 배신감과 실연에 괴로워하지만, 정작 악영산 본인도 행복을 얻지 못한다. 그녀는 남편 임평지가 복수심에 눈멀어 자신을 멀리하고 아버지 악불군마저 음험한 계략을 꾸미자 큰 혼란과 고통을 겪는다. 청성파(靑城派) 등과 얽힌 혈투 속에서 임평지는 끝내 악영산마저 희생양으로 삼고 칼로 그녀를 찌르는 극악무도함을 보인다 . 사랑했던 남편의 손에 치명상을 입은 악영산은 죽기 직전까지도 임평지를 걱정하며 영호충에게 그의 목숨을 거두지 말 것을 눈물로 부탁하고 세상을 떠난다 . 악영산의 비극적인 최후는 정파와 사파의 대립 속에 개인의 행복과 사랑이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임평지 (林平之)
복건성(福建省) 복주(福州)에서 복위표국(福威鏢局)이라는 거대 표운업 가문의 도련님으로, 어려서부터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 교육을 잘 받은 준수한 청년이다. 그러나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무술 비급 벽사검보(辟邪劍譜) 때문에 청성파 우두머리 여창해(余滄海)의 습격을 받아 일가가 몰살당하면서 그의 운명이 급변한다  . 가까운 친족들이 모두 살해당하고 부모마저 악인들에게 포로로 잡힌 임평지는 간신히 탈출하여 화산파에 몸을 의탁한다. 화산파 장문인 악불군은 복위표국 멸문의 비밀을 탐색하는 한편, 임평지의 외모와 재능을 높이 사 여제자로 받아들인다  . 임평지는 화산파에서 무공을 수학하며 악영산과 함께 수련하는 동안 그녀와 연정을 키워 결혼에까지 이른다 . 그러나 이 혼인은 임평지의 철저한 복수 계획의 연장선에 불과했다. 임평지는 집안 몰락의 원흉인 청성파를 멸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자신의 장인 악불군조차 속이고 이용하는 냉혹함을 보인다 . 그는 우연과 집념이 겹쳐 벽사검보를 손에 넣는 데 성공하고 몰래 벽사검법을 연마하여 막강한 고수가 된다 . 그 과정에서 규화보전(葵花寶典) 계열 무공의 비밀에 따라 스스로 거세까지 단행함으로써 인간적인 따뜻함과 남성성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 임평지는 마침내 자신이 갈망하던 복수를 이루지만, 그 대가로 두 눈이 멀고 자신의 아내 악영산까지 잃는다  . 모든 복수가 끝난 뒤 그는 체포되어 평생을 암흑 속 감옥에서 보내는 처지가 되며, 자신의 야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이중인격자의 비극적 말로를 맞는다  .
동방불패 (東方不敗)
일월신교의 현 교주로, 이름처럼 “동쪽의 무적자”로 불리는 절대 고수이다. 본래 임아행의 측근이었으나 야심을 품고 주군을 배신하여 교주 자리를 빼앗았다. 동방불패는 환관이 남긴 무공 비급 규화보전(葵花寶典)의 비밀을 깨닫고 이를 완벽히 수련함으로써 무림 제일 고수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 규화보전의 수련에는 “휘검자궁(揮劍自宮)”, 곧 스스로 거세해야 한다는 가혹한 조건이 따르는데, 동방불패는 그 희생까지 감수하며 막강한 힘을 손에 넣었다 . 이후 그는 흑목애(黑木崖)에 본거지를 두고 일월신교를 철권통치 하는데, 부하들에게 독약이 든 알약을 먹여 해독제를 미끼로 충성을 강요하는 등 잔혹하고 엽기적인 수법을 일삼는다 . 동방불패는 강력한 무공과 두려움 없는 카리스마로 정파와 사파 모두에 군림하지만, 결국 복귀한 임아행 일행과 영호충에 의해 토벌된다. 최후의 결전에서 그는 바늘 하나만 가지고 임아행, 영호충, 상문천을 압도하는 절정 무공을 선보였으나, 애첩 양연정(楊蓮亭)에게 집착하는 약점을 임영영에게 간파당해 한순간 빈틈을 보였고 그 틈을 노출한 대가로 패배하여 생을 마감한다 . 소설 속 동방불패는 등장 분량은 적지만, 정파 최고의 위선자 악불군과 대비되는 절대강자로서 권력의 무상함과 성별(性別)의 초월 등 여러 상징성을 지닌 인물이다.
임아행 (任我行)
일월신교의 전(前) 교주이자 임영영의 아버지이다. 나, 내 뜻대로 행한다”는 이름처럼 임아행은 자기 욕망에 충실하고 호탕한 성격의 소유자다. 한때 일월신교를 강력하게 이끌던 카리스마적 지도자였으나, 동방불패의 배신으로 권좌를 빼앗긴 뒤 행방불명된다 . 사실 그는 동방불패에게 사로잡혀 서호(西湖) 밑의 비밀 감옥에 갇혀 지내고 있었다. 임아행은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야망을 버리지 않고 탈출을 벼르며 자신의 무공 흡성대법(吸星大法) 완성에 집념한다. 이 흡성대법은 상대의 내공을 흡수하여 자기 힘으로 만드는 마교의 금지기술로, 임아행은 이를 연마해 엄청난 내력을 축적하였으나 부작용으로 건강을 해친 상태였다 . 후에 충복 상문천과 우연히 감옥에 들어온 영호충의 도움으로 탈옥에 성공한 그는 강호에 복귀하여 자신을 몰아낸 동방불패에게 복수하고 교주 자리를 되찾는다 . 임아행은 자신의 딸 임영영과 영호충의 관계를 알고 두 사람을 맺어주려는 의도를 보이는데, 사실 이는 영호충을 일월신교로 끌어들여 이용하려는 계산이었다 . 영호충이 끝내 그의 제안을 거절하자 크게 실망하지만, 악불군의 배신과 오악검파 붕괴 등 혼란한 국면에서 다시 한 번 영호충에게 손을 내밀기도 한다. 최후에는 오악검파와 정파 고수들이 자중지란으로 몰락한 틈을 타 무력을 통한 무림 제패를 꿈꾸나, 이미 중증이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뜻을 이루지 못한 채 급사한다 . 임아행은 죽기 전 임영영에게 교주 직위를 물려주며 딸의 행복을 빌어주고 눈을 감는다. 그의 삶은 권력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은 마교 교주의 전형이지만, 딸에 대한 부성애만큼은 끝까지 간직한 인물로 묘사된다.
기타 인물
• 상문천(向問天): 임아행의 심복으로서 충직하고 용맹한 무인이다. 임아행 탈옥을 위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영호충과 의형제를 맺는 등 활약한다 . 임영영에게는 삼촌 같은 존재로, 영호충이 자신을 구해준 은혜를 갚고자 여러 번 도와준다 . 임아행 사후 일월신교의 새 교주로 추대되며, 훗날 임영영과 영호충이 강호를 떠난 뒤 교단을 안정적으로 이끌게 된다 .
• 의림(儀琳): 북악 항산파(恒山派)의 젊은 비구니로, 영호충에게 은연중 연모의 마음을 품고 있다 . 한때 사매들과 길을 가다 색마에게 납치되었다가 영호충에게 구출된 인연이 있다 . 이후로도 영호충을 짝사랑하며 그의 안위를 걱정하지만 끝내 마음을 전하지는 못한다. 최후의 화산 결전에서 의림은 악불군과 싸우던 영호충을 돕기 위해 검을 휘둘러 악불군에게 치명상을 입히며, 자신이 흠모하던 영호충을 구해낸다 .
• 유정풍(劉正風) & 곡양(曲洋): 각각 남악 형산파(衡山派) 장문인과 일월신교의 음양곡(陰陽谷) 장로로, 속한 진영은 정파와 사파로 다르지만 음악을 매개로 깊은 우정을 나눈 두 사람이다. 둘은 함께 금(琴)과 소(蕭)를 합주하여 협주곡 소오강호를 완성할 정도로 마음을 통했지만, 정파의 편견과 숭산파 좌냉선의 탄압으로 함께 목숨을 잃는다 . 죽기 직전 두 사람은 자신들의 우정의 결정체인 소오강호 악보를 영호충에게 건네주며 정파와 사파를 초월한 우정의 가치를 부탁한다 . 이들의 일화는 작품의 제목이자 핵심 상징인 ‘소오강호’ 곡에 얽힌 사연으로서, 강호에서 정邪 대립을 초월한 우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
• 남봉황(藍鳳凰): 오독교(五毒教)의 교주로, 임영영을 따르는 여자 무림인이다. 독물을 잘 다루는 남봉황은 영호충이 치명상을 입었을 때 해독과 치료를 돕는 등 여러 면에서 영호충과 임영영을 거들어준다 . 그 역시 사파 인물이지만 영호충의 인간적 매력에 호의를 느껴 끝까지 협력하는 조력자로 등장한다.
사건 순서 중심 연대기
다음은 《소오강호》의 주요 사건들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 연대기이다. 각 사건의 배경, 원인과 결과를 따라 이야기 흐름을 상세히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복위표국 멸문 사건: 복건성 복주의 무림 표국인 임가(林家)는 대대로 전해온 비급 벽사검보로 명성이 높았으나, 이를 노린 청성파 여창해의 음모로 화를 입는다. 임평지가 우연히 주점에서 시비에 휘말려 청성파 무사를 죽인 일을 빌미로 청성파 장문인 여창해가 복위표국을 급습하여 임가 식솔들을 연달아 살해하고 가보(家寶)를 강탈하려 한다 . 그 과정에서 임평지의 부모 임진남 부부가 청성파에게 사로잡히고 가문은 사실상 멸문당한다 . 비극의 이면에는 복위표국이 그렇게 허망하게 당할 수밖에 없었던 숨겨진 내막, 즉 임가의 벽사검보에 대한 무림의 탐욕이 있었다.
2. 임평지의 구출과 화산파 합류: 포로로 끌려가던 임평지는 길가 주막의 늙은 주인과 어린 소녀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탈출한다. 알고 보니 이들은 평범한 노인과 손녀가 아니라 화산파의 노덕약(勞德諾)과 악영산이 변장한 것이었다 . 악불군은 미리 제자들을 파견해 임가 주변을 정찰하고 있었고, 노덕약과 악영산이 임평지를 구해낸 것이다. 가족을 잃고 의지할 곳 없어진 임평지는 이들의 인도를 받아 화산파가 모여 있는 형산성(衡山城)으로 향한다. 악불군은 청성파의 악행에 분개하여 임평지를 화산파 제자로 받아들이고 보호를 약속한다 . 이로써 임평지는 화산파 문하에 몸담으며 새로운 삶의 전기를 맞는다.
3. 유정풍 금분세수(洗手) 사건: 때마침 남악 형산파의 세력가 유정풍이 무림 은퇴식을 연다 하여, 형산성에는 오악검파를 비롯한 각파의 무림 인사들이 운집해 있었다 . 은퇴 의식인 ‘금盆洗手’가 거행되려는 순간, 항상 강호 대형 행사에 끼어들어 화를 일으키는 변수가 나타난다. 우선 북악 항산파의 젊은 비구니 의림이 악인 전백광(田伯光)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사실 이는 영호충이 의림을 구하려다 전백광과 시비가 붙은 일이 발단이었다 . 영호충과 전백광의 싸움에 태산파와 청성파 제자들까지 휘말려 작은 소동이 있었고, 전백광은 결국 달아났다. 구조된 의림은 자신을 구해준 이가 화산파 영호충임을 증언하며, 영호충이 아직 살아있음을 주변에 알린다  (당시 영호충은 앞서 전백광과의 싸움에서 입은 상처로 생사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4. 두 가지 악보와 협주곡 ‘소오강호’: 한편, 화산파 영호충은 전투 중 큰 부상을 입어 어느 기녀원의 별채에 숨어 요양 중이었다. 그를 구해준 의문의 소녀 곡비연(임영영의 가명)은 정체를 숨긴 채 영호충을 간호한다 . 이런 상황에서 형산성 유정풍의 은퇴식 본행사는 시작조차 못 하고 커다란 비극으로 바뀐다. 오악검파 중 최강 세력을 자랑하는 숭산파 좌냉선이 나타나, 유정풍이 사실은 마교 일월신교의 곡양과 몰래 교류해왔다고 폭로한다 . 정파의 체면을 중시하는 좌냉선은 이를 문제삼아 다수의 숭산파 고수를 이끌고 유정풍 일가를 무력 진압한다. 유정풍의 가족과 제자들이 무참히 몰살당하고 그 역시 위기에 처하자, 숨죽이고 지켜보던 일월신교의 음양곡 장로 곡양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 친구 유정풍을 구해내지만, 곧 둘은 사방에 포위된다 . 숭산파의 추격으로 유정풍의 딸과 곡양의 손녀 등 관련 인물들이 죽임을 당하고 막다른 순간이 닥치자, 남악 형산파의 장문인 막대선생(莫大先生)(모대)이 기습 출현하여 숭산파 고수 비빈 등을 처단한다 . 가까스로 한숨 돌린 유정풍과 곡양은 더 이상의 도피가 무의미함을 깨닫고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둘은 준비해 온 거문고와 단소로 합주곡 소오강호를 마지막으로 함께 연주한 뒤 동반 자결한다 . 운명적인 두 사람은 임종 직전 자신들의 합작 악보 소오강호를 곁에 있던 영호충에게 건네주며 정파와 사파를 뛰어넘는 우정의 의미를 그의 가슴에 새긴다 . (참고로 이때 연주된 ‘소오강호’라는 곡 제목이 곧 소설의 제목이 되었는데, 피리(蕭)와 거문고(琴)의 화합으로 강호의 속박을 비웃는다는 뜻을 담고 있어 정파와 사파의 모호한 대립을 상징한다 .)
5. 목고봉 등장과 임평지 부모의 죽음: 임평지는 화산파 문하에 들어온 뒤에도 사로잡힌 부모 걱정으로 마음이 불안했는데, 마침내 부모가 감금된 곳을 알아내어 영호충과 함께 구출 작전을 시도한다. 임평지의 부모 임진남(林震南) 부부는 무림의 악인 목고봉(木高峰)에게 붙잡혀 있었는데, 목고봉 역시 벽사검보에 욕심을 내어 임씨 부부를 협박하고 있었다 . 영호충은 재치롭게 사부 악불군의 이름을 빌려 목고봉을 위협함으로써 간계를 부려 그를 쫓아버린다 . 그러나 임진남 부부는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끝내 영호충의 품에서 눈을 감는다. 숨을 거두기 전 임진남은 영호충에게 무언가 귓속말로 유언을 남기는데, 이는 훗날 벽사검보의 비밀과 관련해 영호충에게 커다란 짐이 된다 . 임가 부부의 죽음으로 임평지는 가문을 멸한 원수들에 대한 복수를 맹세하며 그 증오를 더욱 불태운다.
6. 영호충의 면벽 수련과 비밀 동굴 발견: 화산파로 복귀한 악불군 일행은 유정풍 은퇴식의 참극과 임평지 입문의 여파로 뒤숭숭하다. 악불군은 사건 도중 영호충이 전백광 같은 사파 인물과 어울려 교류한 일을 문제삼아, 그를 벌하는 뜻으로 1년간 화산의 사과애(思過崖) 동굴에 들어가 면벽수행할 것을 명한다 . 영호충은 한동안 동굴에서 자숙하며 지내는데, 그 사이 소사매 악영산은 새 제자 임평지와 점점 가까워져 연애 감정을 키워간다 . 악영산을 마음에 두었던 영호충은 질투와 소외감에 괴로워하다가, 어느 날 악영산과 검술 대련을 하던 중 실수로 그녀의 애검까지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고 만다 . 죄책감과 분노로 혼자 괴로워하던 영호충은 동굴 벽을 주먹으로 치며 화풀이하다가 우연히 숨겨진 비밀 동굴을 발견한다 . 동굴 안에는 과거 어떤 사람들이 갇혀 지내며 남긴 듯한 기이한 벽화들이 빼곡했는데, 놀랍게도 오악검파 각 문파의 대표 검법들이 모두 파훼(破毁)되어 있는 그림이었다 . 즉, 화산파를 포함한 다섯 명문 검파의 검식 하나하나가 어떻게 깨질 수 있는지 상세히 묘사된 것이었다. 이것을 본 영호충은 큰 충격을 받는다. 자신이 평생 옳다고 믿어온 화산파 본문의 무공이 허망하게도 일개 벽화에 의해 전부 무력화되어 있는 광경은 그의 무림관을 뒤흔들었다 . 면벽 기간 중 악불군이 잠시 그를 찾아와 검법을 시험해보는데 동굴에서 본 내용을 떠올린 영호충이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악불군은 크게 꾸짖고 돌아간다 .
7. 풍청양과 독고구검 전수: 영호충의 면벽 수행이 막바지로 접어들 즈음, 느닷없이 전백광이 사과애까지 쳐들어와 영호충을 강제로 납치하려 든다 . 영호충은 그 배후가 누구인지 추궁하지만 전백광은 끝내 밝히지 않은 채 영호충을 끌고 가려 한다. 영호충은 1년 면벽 명령을 채우지 못해 사문에 먹칠할까 두려워 갖은 꾀를 써보지만 중상을 입은 몸으로 역부족이다. 그 순간, 어디선가 화산파 선배 고수 한 사람이 나타나 전백광을 단숨에 제압한다. 그 노고수는 다름아닌 화산파 검종(劍宗)의 은둔 고수 풍청양(風淸揚)이었다 . 풍청양은 영호충에게 화산파의 오래된 비밀과 검종과 기종의 분파 역사 등을 알려주고, 한평생 고독하게 연마해온 최강의 검술 독고구검(獨孤九劍)을 전수한다 . 영호충은 풍청양으로부터 검에는 정해진 초식이 없고, 무(無)초식이 유(有)초식을 이긴다는 깨달음을 얻으며 독고구검 아홉 가지 검식을 배워들인다. 이로써 비록 내공은 없지만 영호충은 무적에 가까운 검술 실력을 갖추게 되고, 훗날 중원 제일 검객”이라 불릴 초석을 다진다 .
8. 화산파 내분 조짐 – 육선호 사건: 풍청양이 사라지고 면벽 수련이 끝나갈 무렵, 화산파에 뜻밖의 위기가 찾아온다. 한때 파벌 싸움으로 쫓겨났던 화산파 검종의 고수들이 좌냉선의 사주를 받아 화산파 본산에 침입해온 것이다 . 그 선두에는 본래 악불군의 사사 brother이자 검종 중진이었던 인물이 있었는데, 영호충은 사제들을 지키기 위해 막 독고구검을 익힌 솜씨로 그와 맞선다. 그러나 싸움 도중 영호충은 실수로 진검 대신 주변의 빗자루를 집어드는 바람에 어이없이 패배하여 심각한 내부상을 입는다 . 가까스로 악불군 등이 합세해 적을 쫓아냈으나, 막 최고의 검술을 얻어 청년 고수로 도약하려던 영호충은 심각한 부상과 함께 또 다른 시련을 맞게 된다. 영호충의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달려든 이는 다름 아닌 강호의 기인들인 도곡육선(桃谷六仙) 형제들과 불계대사(不戒大師)였다. 그들은 영호충을 살리겠다며 각자 자신의 내공을 강제로 주입하는 무리수를 두었고, 그 결과 서로 다른 여섯 갈래의 진기가 영호충의 장체를 교란하여 오히려 그의 몸을 폐인으로 만들어버린다 . 불계대사는 사실 의림의 친부로서 딸을 구해준 영호충에게 은혜를 갚으려 했고, 도곡육선은 전백광 다음으로 파견된 납치조였는데 일이 꼬여 오히려 영호충을 돕게 된 셈이다 . 어쨌든 이들야매 치료로 영호충은 일곱 갈래 뒤죽박죽 내공이 몸속에 남는 바람에 내공 운용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고, 명의의 진단으로는 시한부 목숨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된다 .
9. 영호충의 누명과 파문: 영호충이 중상을 입고 의식을 잃어 있는 동안, 화산파에서는 또 다른 소란이 일어난다. 화산파 육사제 육대유(육후아)가 무엇자 익명에게 살해당하고, 화산파 내공 비급인 자하신공(紫霞神功) 수련서가 통째로 사라진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 범인은 악불군의 둘째 제자 노덕약이었지만, 당장은 증거가 불충분하여 의심은 영호충에게 향한다. 모두가 잠든 사이에 육사제가 죽었고 그 시각 깨어있던 사람이 영호충뿐이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영호충은 앞선 내상과 복합 내공 후유증으로 정신이 혼미하여 제대로 해명을 못했고, 악불군은 섣불리 판단을 내리지는 않지만 속으로 큰 실망과 의구심을 품는다. 바로 그 무렵 숭산파 좌냉선이 꾸민 두 번째 습격이 벌어진다. 여행 도중 화산파 일행이 하룻밤 머물던 약왕묘(藥王廟)에서, 정체를 숨긴 채 따라온 숭산파 자객들이 한밤중 기습을 가한 것이다 .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내공을 잃고 몸져누워 있던 영호충이 홀연히 나타나, 독고구검의 현란한 검술로 적들을 상대한다. 그는 일격에 검종의 최고수를 물리치고, 숨겨둔 송곳으로 15명의 적 고수 눈동자를 내리찔러 일거에 전세를 뒤집는다 . 영호충의 활약으로 화산파는 간신히 목숨을 건지지만, 그의 검법이 스승 악불군을 능가할 만큼 급성장한 사실은 모두를 경악케 한다 . 악불군은 영호충이 어디선가 벽사검보를 입수해 몰래 수련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한다 . 설상가상으로 악불군은 영호충이 몸까지 폐인이 되어 더 이상 쓸모없다고 여겨 냉담하게 대하고, 다른 제자들도 그를 멀리하게 된다 . 화산파 내에서 영호충은 사실상 왕따가 되어 심신 모두 고독한 나날을 보낸다.
10. 낙양 금도왕가에서의 오해: 계속되는 숭산파의 위협에 불안을 느낀 악불군은 문파의 안전을 위해 화산을 떠나 임평지의 외가(外家)인 낙양(金刀王家)으로 피신하기로 한다 . 낙양에 도착한 화산파 일행은 임평지의 외조부 댁에서 환대받으며 휴식을 취한다. 이 시기 악영산과 임평지는 이미 연인이 되어 있었고, 둘은 시종 다정하게 지내며 달콤한 신혼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를 지켜보는 영호충은 상심한 나머지 자포자기 심정으로 매일 술에 취해 지내며 자기파괴적인 태도를 보인다 . 그런데 어느 날 화산파 도장에 큰 소란이 일어난다. 벽사검보 도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누군가 악불군의 짐을 뒤져 벽사검보를 훔쳤다는 것이었는데, 결정적인 증거물로 영호충이 지니고 있던 ‘소오강호’ 악보가 벽사검보로 오인되어 발견된다 . 사실 영호충의 품속에 있던 것은 곡양과 유정풍이 남긴 음악 악보였지만, 벽사검보의 존재에 혈안이 되어 있던 사람들은 이를 무술 비급으로 착각했다. 이로 인해 영호충은 모처럼 스승과 사매들 앞에서 결백을 주장해볼 새도 없이 벽사검보 도둑으로 몰리고 만다 . 다행히 녹죽항(綠竹巷)의 노인과 그 노파가 낙양에 나타나, 영호충이 지닌 악보가 무공 비급이 아닌 거문고 악보임을 증명해준다. 두 사람은 자리에서 직접 악보의 곡조 ‘소오강호’를 연주해 보임으로써 영호충의 누명을 벗겨주고, 영호충에게 값비싼 고가의 단금(短琴)을 선물로 남긴다 . 이 의문의 노인과 노파는 실은 임영영의 부하들이자 곡양의 지인으로, 임영영의 지시를 받아 영호충을 도우러 온 이들이었다. 영호충은 자신을 이해해주는 이들이 나타나자 감격하고, 화산파 동료들에게까지 외면받은 처지에서 녹죽옹 노인과 노파에게 깊은 소속감을 느낀다 . 이후 그는 그들과 함께 단금 연주법을 배우며 한동안 낙양에서 상심을 달랜다.
11. 오패강 결사의 모임: 악불군은 낙양에서 한숨 돌린 뒤 제자들을 이끌고 다시 북상한다. 그러나 화산파 일행이 탄 배는 순탄히 나아가지 못하고, 항해 도중 수상한 좌도 무리들이 잇따라 나타나 “영호공자(令狐公子)”, 즉 영호충을 찾는다 . 항간에 퍼진 소문과는 달리 영호충이 정파에서 쫓겨난 외로운 몸임을 알게 된 사파 군웅들은, 오히려 그를 마교에 대항할 호걸로 여기며 동정심과 호의를 보인다. 악불군 일행이 이를 마뜩찮게 여기는 가운데, 각종 기이한 좌도 인물들이 배를 따라붙어 영호충을 향해 충성을 맹세하거나 치료를 도우려는 소동이 벌어진다 . 급기야 오패강(五霸岡) 기슭에서는 수십 명의 사파 군웅들이 대거 모여 영호충을 깜짝 주인공으로 떠받드는 연회를 벌인다 . 사실 이 모임은 임영영이 영호충을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은밀히 조직한 행사였다. 한편 무리 중 살인명의 평일지(平一指)라는 천하명의가 영호충의 상태를 진맥한 뒤, 몸 안에 섞인 일곱 갈래의 진기를 보고 “가망 없다”는 진단을 내린다 . 바로 그때 어디선가 상문천(임아행의 심복)이 “임영영 성고의 명을 받들라”는 신호를 보내자, 모여 있던 군웅들은 일시에 흩어지고 만다 . 소동이 끝난 뒤 술기운에 잠이 들었던 영호충이 깨어나 보니, 오패강 언덕에는 사람 그림자 하나 없이 텅 빈 상태였다. 심지어 화산파 사부 악불군과 사매들마저도 조용히 떠나버린 후였다 . 영호충은 자신이 모두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큰 허탈감에 빠진다.
12. 의문의 노파 정체 – 임영영의 등장: 인적이 사라진 오패강에는 단 한 사람, 바로 녹죽항의 노파(임영영의 변장)가 남아 있었다. 그녀는 모두 도망친 가운데 혼자 남아 영호충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 노파는 영호충을 임시 호위무사로 고용하겠다며 함께 길을 떠난다 . 여행 도중 사파 무리들이 영호충을 노린다는 구실로 소림사 고수 4명이 노파를 공격해오자, 노파는 흑목애 계열의 살벌한 무공으로 그들을 차례로 살해한다 . 하지만 곧 소림사 방장 방생대사(方生)의 반격을 받아 노파 역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쓰러진다 . 영호충은 쓰러진 노파를 부축해 길가 호숫가에 이르는데, 달빛에 비친 노파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란다. 분장 화장이 일부 지워지며 드러난 그녀의 진면목은 다름 아닌 절세의 미모를 지닌 소녀였던 것이다 . 게다가 그녀가 구사한 무공을 보아 마교 흑목애와 관련이 있음이 분명했다. 이때 주변에 잠복해 있던 사파 무인들이 모습을 드러내어 노파에게 달려드는데, 이들은 모두 오패강에 모였던 좌도 방회(傍派) 인물들이었다. 사파 군웅들은 그녀를 성고(聖姑)”라 부르며, 영호충에게는 “이 아가씨가 영호충 도령을 마음에 들어한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 뜻을 받들기 위해 연회를 열었던 것”이라고 귀띔한다 . 그제서야 영호충은 자신을 도와준 노파의 정체가 바로 마교 교주의 딸 임영영임을 깨닫는다. 임영영은 몸이 악화되어 혼수상태에 빠진 영호충을 가까운 의술의 명산인 소림사로 데려간다. 그리고 소림사 방장 방증대사에게 영호충을 치료해주면 기꺼이 소림의 포로가 되겠다고 제안하며, 자신의 몸을 바쳐 영호충을 구한다 . 이렇게 해서 영호충은 소림사로 옮겨져 장기간 치료를 받게 되고, 임영영은 영호충의 완치를 위해 소림에 자진 감금된다. 한편 화산파 악불군은 이미 각 문파에 공문을 보내 “영호충은 화산파에서 파문되었으니 더 이상 화산 제자가 아니다”라고 선언해 버렸다 . 영호충은 의식을 회복한 후 자신이 소림사에 있다는 것과 사문에서 축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에 빠진다 . 명망 있던 정파에서 추방당해 정도(正道)의 기린아에서 하루아침에 낙오자가 된 현실은 영호충을 깊은 허무감에 빠뜨린다. 소림 방장은 영호충에게 몸을 완전히 낫게 할 비전 역근경(易筋經) 수련을 제의하지만, 영호충은 속세와 인연을 끊겠다는 심정으로 그 호의를 거절하고 사찰을 떠난다 .
13. 영호충과 임아행, 상문천의 결의: 소림사를 홀로 내려온 영호충은 죽기를 각오하고 무작정 강호를 떠돌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다수의 무리에게 쫓기던 한 사내를 구해주게 되는데, 그가 바로 일월신교의 광명좌사 상문천이었다 . 상문천은 자기 목숨을 구해준 영호충에게 감탄하여 의형제를 맺고, 그를 이끌어 어떤 밀실로 향한다.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항주의 한 고산매장(孤山埋藏)으로, 그 지하에는 거대한 옥로 감옥이 숨겨져 있었다 . 상문천이 “치료를 받게 해주겠다”며 영호충을 데리고 들어간 그 감옥에는 사실 일월신교 전 교주 임아행이 갇혀 있었다. 이는 상문천과 임영영이 꾸민 계략으로, 영호충을 이용해 임아행을 구출하려 한 것이었다. 감옥 속에 봉인된 임아행은 상문천의 등장에 편법을 써서 영호충과 자리를 맞바꾼다. 즉, 영호충을 순식간에 기절시킨 뒤 자기 대신 감옥에 가두고 본인은 탈출한 것이다 . 영호충은 아무것도 모른 채 임아행이 갇혀있던 감옥에 홀로 남겨진다. 감옥 벽에는 임아행이 수십 년간 새겨놓은 흡성대법 운용 법문이 글로 남아 있었고, 영호충은 기절한 와중에도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체득하게 된다 . 오패강에서 각기 다른 고수들의 내공이 뒤섞여 폐인이 되었던 영호충은, 아이러니하게도 임아행의 흡성대법을 무의식중에 익힘으로써 몸 안에 뒤엉켜 있던 이질적인 내공들을 흡수·분산시켜 건강을 회복한다 . 며칠 후 임아행은 약속대로 돌아와 영호충을 감옥에서 구해준다. 임아행은 탈출하자마자 다시 교주 자리를 되찾을 야심을 드러내며 영호충에게 동행을 권한다. 심지어 자신의 딸 임영영과 혼인시켜 주겠다는 제안까지 하며 회유하지만, 영호충은 정중히 거절하고 물러난다 . 그래도 의협심 많은 영호충은 의형제 상문천과 임아행의 청을 완전히 외면하지 못하고 그들과 행동을 함께하게 된다.
14. 벽사검보 쟁탈전 – 복귀한 악불군의 음모: 한편 영호충이 소림사에 머무는 동안, 사부 악불군은 은밀히 복건성으로 내려가 임가 표국 멸문 사건의 수습에 나선다. 악불군은 청성파에게 쫓기는 임평지를 제자로 거두었던 본래 목적대로, 임씨 집안의 벽사검보를 손에 넣으려 하고 있었다 . 임아행 일행과 합류한 영호충은 악불군의 행적을 쫓아 복건으로 향한다 . 마침내 복위표국 옛 집터에서 수십 명의 무림인들이 모인 가운데 벽사검보 쟁탈전이 벌어진다. 임평지 가문의 오래된 옛 집에서는 벽사검보가 숨겨져 있던 비밀이 드러나는데, 수많은 사람이 탐내던 그 비급은 가문의 가보 칼집 속에 암호 형태로 숨겨져 있었다. 현장에 있던 복수의 세력이 뒤엉켜 다투는 중 영호충이 우연히 벽사검보 원본을 손에 넣는 데 성공한다 . 영호충은 이 귀중한 검보를 의리로써 임평지에게 돌려주려 하지만, 그 순간 적의 반격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정신을 잃는다 . 혼란한 사이 누군가 영호충의 품에서 벽사검보를 빼돌려 도주하고, 영호충이 깨어났을 때는 검보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뒤였다 . 사실 이를 훔쳐간 것은 다름 아닌 사부 악불군이었다. 악불군은 제자의 목숨을 구하는 척하면서 검보만을 챙겨 몰래 사라졌고, 이후 은밀히 그 내용을 수련하기 시작한다 . 한편 영호충이 흡성대법까지 익혀 몸을 회복했다는 사실이 각 문파에 알려지며 그의 입지는 더욱 난처해진다 . 정파 인사들은 영호충을 “마교에 물든 배신자”로 간주하고 경계하게 되었고, 화산파 사제 간의 사이는 완전히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진다 . 영호충은 상심하나, 이때 남악 형산파의 장문인 막대선생(莫大)이 홀연히 나타나 정신이 번쩍 드는 충고를 해준다 . 막대선생은 “그대가 왜 영영(임영영)을 잊고 지내는가?”라고 꾸짖으며, 영호충이 가까이 있어준 임영영의 진심을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 영호충은 부끄러움과 동시에 임영영에 대한 감사와 애틋함을 되새기며 새로운 결의를 다진다.
15. 소림사 영영 구출 대전: 한편 임아행은 동방불패에게 빼앗긴 교주 자리를 탈환하고자 움직임을 본격화한다. 그는 딸 임영영을 소림사에서 꺼내오기로 결심하고, 상문천을 비롯한 부하들과 더불어 소림 방장에게 청을 넣는다. 소림은 마교 인물인 임영영을 쉽사리 풀어주지 않았고, 정파 3대 고수와의 3대3 대결을 제안한다. 임아행은 이 도전에 응하여 자신의 편 3인(임아행, 상문천, 임영영)과 정파 3고수가 결투를 벌이기로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정파와 사파의 수많은 인물들이 소림사로 몰려들고, 영호충 또한 임아행의 권유에 마지못해 조력자 자격으로 동행한다 . 소림사에서 열린 공개 대결은 그야말로 무림의 정수들이 한데 모인 큰 승부였다. 앞선 두 차례 대결에서 임아행과 상문천이 각각 상대를 눌렀으나, 세 번째 대결에서 임영영이 정파 대표로 나선 인물에게 밀리게 된다 . 이때 임아행은 비장의 수로 영호충을 투입한다. 영호충은 마침내 무대에 올라 정파 최후의 고수와 맞서 싸우는데, 놀랍게도 그 상대는 다름 아닌 사부 악불군이었다 . 악불군은 이미 벽사검법을 몸에 익힌 상태라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예리한 검공을 펼쳤다. 영호충은 차마 스승과 적대하고 싶지 않았으나, 임영영을 구하고 악불군의 악행을 막기 위해 결심을 다잡고 검을 뽑는다 . 독고구검의 변칙적인 공세와 날카로운 통찰력은 벽사검법의 허점을 찌르며 악불군을 압박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영호충은 악불군의 검을 쳐내고 승리를 거둔다 . 이 과정에서 악불군은 허둥지둥 도망치려다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는다 . 영호충은 쓰러진 옛 스승을 마주하자 차마 죽이지 못하고 “다시는 악행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 뒤 놓아준다 . 이렇게 해서 임영영은 무사히 소림사를 나와 자유의 몸이 되고, 임아행은 숙원의 딸 구출을 이룬다. 임아행은 영호충에게 마지막으로 일월신교에 들어와 자신의 뒤를 이어줄 것을 제안하지만, 영호충은 예의상 거절한다 .
16. 영호충의 항산파 장문인 취임: 소림사 대전 직후, 북악 항산파(恒山派)의 비구니 장문 정한사태와 정일사태가 누군가의 음모에 희생되어 잇따라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 항산파는 영문도 모른 채 수장이 공석이 되는 위기에 처한다. 정한사태는 죽기 전에 유언으로 뜻밖의 인물을 후임 장문으로 지목했는데, 그가 바로 영호충이었다 . 항산파의 젊은 비구니들은 당혹스러웠으나, 마교와 정파 사이에 선영호충의 인간성을 믿고 그의 추대를 받아들인다. 이렇게 하여 영호충은 비구니들로만 구성된 항산파의 장문인이라는 이례적인 자리에 오르게 된다 . 스스로도 “방탕한 탕아(蕩兒)가 비구니들의 우두머리가 되다니!” 하고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는 정한사태의 유지(遺志)를 존중하여 장문인 역할을 수락한다 . 항산파 새 장문인의 취임식은 썰렁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각지에서 수많은 사파 인물들과 임영영 일행이 축하하러 몰려와 성황을 이룬다 . 심지어 소림 방장 방증대사와 무당파 충허도인까지 참석하여, 숭산파 좌냉선의 야심을 저지하는 데 영호충을 활용하고자 은근히 회유책을 쓴다 . 영호충은 이 자리에서 정파와 사파의 허례를 모두 실감하며, 오직 자신만의 정도를 걷겠노라고 마음먹는다.
17. 동방불패 토벌: 한편 임아행은 숙적 동방불패와의 최후 결전을 준비한다. 임아행 부녀와 상문천, 그리고 항산파 장문인 신분의 영호충은 힘을 합쳐 흑목애의 일월신교 본산으로 쳐들어간다 . 동방불패는 이미 규화보전을 극한까지 연마한 상태라 손에 쥔 한 자루의 바늘과 수실을 무기로 네 사람을 상대로 압도적인 전투력을 보인다 . 영호충과 임아행은 연합해서도 속수무책으로 몰렸고, 상문천은 치명상을 입는다. 그렇게 모두가 죽음을 각오한 순간, 임영영이 동방불패의 약점을 간파한다. 그녀는 동방불패의 애인이었던 양연정을 붙잡아 목에 칼을 들이댄다 . 동방불패는 그제야 크게 동요하며 움직임이 흐트러지고, 바로 그 틈을 타 임아행과 영호충이 합공하여 동방불패에게 중상을 입힌다. 독이 든 바늘을 전신에 맞은 동방불패는 절벽 아래로 떨어져 사라진다. 임아행은 마침내 숙적을 제거하고 교주 위상을 되찾지만, 동방불패의 무공 경지가 자신보다 높았음을 인정하고 착잡해한다. 싸움 뒤 임아행은 동방불패가 열람하던 규화보전 잔본을 발견하는데, 그 첫머리에 적힌 만약 수련하려거든, 먼저 스스로 궁해질지어다”(欲練此功,必先自宮)라는 구절을 읽고 음울하게 웃는다 . 이로써 일월신교 내분은 일단락되고, 임아행은 교주 권좌에 복귀한다. 그러나 이 승리 또한 새로운 혼란의 불씨를 남겨두었으니, 바로 규화보전과 한 쌍을 이루는 벽사검법의 비밀이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18. 오악검파 합병 음모 – 숭산 정상 회의: 숭산파 좌냉선은 오래전부터 오악검파 다섯 문파를 병합하여 스스로 오악맹(五岳盟)盟主가 되려는 야심을 품고 있었다. 여러 차례 암약으로 타 문파를 약화시키던 그는, 때가 왔다 판단하고 마침내 숭산에서 다섯 문파의 대표들이 모이는 숭산대회를 소집한다 . 명분은 다섯 검파의 화합을 도모한다는 것이었으나, 실상은 각 문파를 흡수해 새로운 통합 문파를 만들고 자신이 그 수장이 되겠다는 계획이었다. 영호충은 항산파 대표 자격으로, 악불군은 화산파 대표로, 임평지는 형산파 막대선생의 배려로 형산파 대표 신분(사실상 청성파 몰살 복수의 공로자 자격)으로 대회에 참석한다. 좌냉선은 대회 직전부터 각 문파 수장들을 회유하고 협박하여 표면적으로 동의서를 받아낸 상태였다. 그러나 막상 회합이 시작되자 영호충이 “오악검파 합병은 숭산파의 음모”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다. 또한 회의 중 영호충은 오랜만에 만난 사매 악영산과 함께 검무(劍舞)를 추듯 겨루다가, 그녀의 칼을 스스로 받아 부상을 입는다 . 이는 악영산과 화해하고픈 영호충의 호의 표시였지만 주변에는 괴이한 장면으로 비쳤다. 혼란한 와중 좌냉선은 “이미 합병 동의는 끝났다”며 기정사실화를 선언하고 스스로 오악맹주로 등극하려 한다 . 그때 의외의 인물이 뛰쳐나와 그를 가로막는다. 바로 악불군이었다. 악불군은 홀로 숭산파의 음모를 규탄하며 좌냉선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좌냉선은 여전히 합병에 반대하는 화산파 장문인을 제거할 속셈으로 그의 도전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 대결에서 좌냉선은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다. 악불군이 이전과 차원이 다른 신묘한 경공과 검법으로 좌냉선을 압도해버린 것이다 . 악불군은 벽사검법을 익힌 후 시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어 있었고, 눈을 부시는 검기를 이용해 좌냉선을 실명시켜버린다 . 결국 좌냉선은 두 눈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악불군이 승자를 자처하며 새 오악맹주로 추대된다. 그러나 영호충과 임영영은 악불군의 변화에 의심과 섬뜩함을 느낀다 . 한때 존경받던 군자검이 동방불패를 방불케 하는 무공을 선보이자, 둘은 악불군이 벽사검법을 손에 넣었음을 직감하고 경악한다.
19. 임평지의 복수와 악영산의 죽음: 숭산대회 직후, 청성파를 비롯한 복수의 숙적들이 모인 틈을 타 임평지가 오랜 원한을 풀기 시작한다. 이미 벽사검법을 익혀 막강한 임평지는 자신의 철천지원수 청성파 여창해와 목고봉 등을 차례로 찾아내 복수의 칼날을 휘두른다 . 유혈이 낭자한 싸움 끝에 여창해와 목고봉은 모두 임평지에게 살해당한다. 그러나 목고봉이 마지막 발악으로 뿌린 독물(毒物)을 맞아 임평지의 두 눈도 멀게 된다 . 부모의 원수를 갚는 데 성공했지만 앞이 보이지 않게 된 임평지는, 이제 새신랑임에도 불구하고 아내 악영산을 냉대하며 점차 괴물 같은 모습으로 변모한다 . 악영산은 남편이 복수에 집착한 나머지 자신에게조차 등을 돌리자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한편 영호충은 두 사람의 불행을 지켜보며 가슴 아파하지만, 남의 가정사에 간섭할 처지는 못 되어 괴로워한다 . 이를 안타깝게 여긴 임영영이 영호충을 수레에 태워 임평지 부부의 뒤를 몰래 쫓아간다 . 어느 한적한 곳에서 임평지와 악영산 부부는 심각한 말다툼을 벌이는데, 몰래 숨어 지켜보던 임영영은 이때 두 사람의 대화로부터 중대한 비밀들을 알아낸다 . 첫째, 악불군이 복건 임가에서 영호충이 기절한 틈을 타 벽사검보를 가로챘고 이미 그 내용을 통달했다는 사실. 둘째, 임평지 또한 자신의 집안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벽사검보를 기어코 찾아내어 스스로 연마했다는 사실이다 . 결국 악불군과 임평지 두 사람 모두 환관의 무공을 익히기 위해 스스로 환관이 되는 극단적 선택을 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 이때 악불군의 사주를 받은 화산파 배신자 노덕약이 등장하여, 임평지에게 “당신의 장인은 이미 벽사검법의 위력으로 오악맹주까지 되었으니, 이제 눈 먼 임평지 당신과 좌냉선이 힘을 합쳐 맞서 싸우자”고 부추긴다 . 복수심 외에 아무 감정도 남지 않은 냉혹한 임평지는 자신의 눈을 멀게 한 장인이자 벽사검법 경쟁자인 악불군을 증오하며 이에 동조한다. 그는 자신의 부인 악영산마저 거추장스럽게 느껴, 노덕약과 좌냉선에게 충성을 증명한다는 명목으로 악영산을 칼로 찌른다 . 악영산은 임평지의 품에 쓰러지며 절명한다. 임평지는 곧장 좌냉선의 은신처로 떠나버리고, 남겨진 악영산은 끝내 적막하게 숨을 거둔다. 멀리서 이를 지켜본 임영영은 오열하며 영호충에게 이 모든 사정을 전한다.
20. 화산 동굴 결전과 악불군 최후: 악불군은 오악맹주가 된 후 곧바로 자신의 야심을 실행에 옮긴다. 그는 화산 뒷동굴에서 발견된 오악검파 벽화 무공을 미끼로 삼아, 오악검파 각 문파 고수들을 화산으로 유인하는 함정을 판다 . 악불군은 “화산파 선인이 남긴 무공 비급이 발견되었으니 공개하겠다”라고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이에 혹한 무림 각파의 고수들이 약속된 날 화산으로 모여든다. 악불군의 안내로 그들은 하나둘 영호충이 면벽수행 중 발견했던 그 비밀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 일정 인원이 동굴에 들어서자 악불군은 바깥에서 동굴 입구를 폭파하여 봉쇄해버린다 . 그러고는 “그 안에 갇힌 이들 중 독고구검의 비밀을 먼저 차지하는 자만이 살아 나갈 수 있다”며 이간질하는 목소리를 던져 넣는다. 캄캄한 동굴 안에서 사파와 정파를 막론한 수십 명의 무림인들이 서로를 경계하며 대치하는 아비규환이 벌어진다 . 한편 영호충과 임영영도 악불군을 추격하다 동굴 안에 갇히고 만다 . 특히 동굴 안에는 칼날 같은 예리한 청력을 지닌 두 맹인, 좌냉선과 임평지가 있어 어둠 속에서 영호충과 임영영을 집요하게 공격해온다 . 영호충은 눈이 보이지 않는 적들을 상대하기 위해 과거 독고구검을 전수받을 때 보았던 **형광 석골(螢光石骨)**을 활용한다. 그는 동굴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일월신교 고인의 유해에서 뿜어나는 인광(燐光)에 착안하여 그 뼛조각을 휘둘러 빛을 밝힌 뒤, 맹인 적들을 제압한다 . 결국 좌냉선과 임평지는 모두 영호충에게 패배한다. 영호충은 임평지를 죽이진 않고 두 다리를 절단하여 다시는 악행을 못 하도록 영구적으로 무력화한다 . (이는 죽기 전 악영산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기도 하다 .) 동굴 안에 고립된 무림인들은 서로 불신하고 다투는 사이에 큰 사달을 일으키고, 그 결과 상당수가 동귀어진하며 오악검파 동맹은 사실상 붕괴한다 .
마침내 영호충과 임영영은 극적으로 동굴을 빠져나오지만, 바깥에서는 악불군이 마지막 덫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악불군은 탈출하는 이들을 일망타진하려 하였으나, 이미 내상이 쌓이고 내공까지 고갈된 상태였다. 영호충은 악불군과 정면으로 맞서 독고구검과 흡성대법으로 그의 벽사검법을 완벽히 봉쇄한다 . 악불군은 끝까지 간계를 부려 영호충의 정신을 흐트러뜨리려 하지만, 그 순간 동굴 안에서 함께 탈출한 비구니 의림이 나타나 악불군의 등을 향해 비수 같은 검을 꽂는다 . 결국 악불군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며, 벽사검법을 손에 넣어 무림을 제패하고자 했던 오악맹주의 야망은 산산이 부서진다 . 악불군의 아내 영부인(寧中則)*은 남편의 추악한 실체와 딸의 죽음에 절망하여 스스로 자결하고, 그녀의 유해는 딸 악영산 곁에 함께 묻힌다 . 이로써 화산파 가문 역시 사실상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21. 엔딩 – 강호와의 이별: 악불군의 죽음과 함께 오악검파 연합은 와해되고 정파 내부의 분쟁은 막을 내린다. 때마침 흑목애에서 새롭게 세력을 수습한 임아행이 부교주 상문천과 함께 화산에 등장한다 . 그는 정파 진영의 괴멸을 목격하고는 맹비난하며, 남은 항산파 비구니들까지 모조리 쓸어버리겠노라고 예고한다 . 그러나 임아행은 이미 중병으로 수명이 다한 터라, 분노가 극에 달한 순간 뜻밖에도 중풍으로 쓰러져 그 자리에서 생을 마감한다 . 임아행의 급서는 악인은 악인끼리 멸망한다는 인상을 남기며 강호에 허탈감을 안긴다. 임영영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일월신교의 새 교주가 되지만, 아수라장이 된 무림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정파와 마교 간 화친을 주선한다 . 임영영의 설득으로 쌍방은 휴전을 맺고 더 이상의 보복전을 중단한다. 이후 3년간 임영영은 교주로서 교단을 안정시키고 아버지의 숙원이던 무림 통일 야망을 포기한 채, 자리를 상문천에게 물려준다 . 영호충과 임영영 두 사람은 마침내 모든 강호의 시비에서 벗어나 사랑을 이루어 혼인한다 . 그들은 영웅호걸의 지위도 마다하고 세상을 등져 숨어 살며, 그저 거문고와 피리로 ‘소오강호’ 곡을 합주하면서 자유와 평온을 만끽한다 . 한편, 살아남은 사람들의 뒷소식이 에필로그로 전해진다. 화산파를 배신했던 노덕약은 인과응보로 원숭이들의 장난감 신세가 되었고, 인간성을 잃은 임평지는 서호 아래 지하 감옥에 영원히 갇혀 살아가는 벌을 받는다 . 세월이 흘러 강호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오고, 정파와 사파의 무의미한 대립도 점차 희미해진다. 영호충과 임영영의 전설적인 이야기는 *笑傲江湖”(소오강호)라는 곡조와 함께 강호 인들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게 되었다.
주제 중심 분석
소오강호는 표면상의 모험담 이면에 다양한 주제를 함축하고 있으며, 무협 장르를 통해 인간사의 모순과 이상을 그려낸 작품이다. 주요 주제들을 중심으로 작품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정파와 사파의 모순
이 소설은 정파(正派)와 사파(邪派)의 선악 구도가 얼마나 위선적이고 모호한 것인지를 일관되게 보여준다. 표면적으로 무림의 정의를 표방하는 정파 인물들이 실제로는 사파 못지않게 탐욕과 음모에 찌들어 있음을 영호충의 시선을 통해 드러낸다  . 예컨대 청렴결백한 척했던 악불군은 정파의 이름 아래 온갖 비열한 계략을 벌였고, 숭산파 좌냉선은 마교 척결을 명분 삼아 동료 정파들까지 집어삼키려 했다 . 반면 사파라 불린 일월신교 측 인물들 중에도 임영영이나 상문천처럼 의협심과 인간미를 지닌 이들이 많았다  .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소오강호 (笑傲江湖)’라는 곡은 정파와 사파 두 사람이 우정을 나눈 합주곡으로, “강호(江湖)의 속박을 웃어버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 이는 곧 正과 사(邪)의 대립은 애매한 것이라는 작품 주제를 상징한다 . 실제로 영호충은 정파와 사파의 경계에 선 인물로서, 양측 모두의 모순을 체험한다. 끝내 그는 진정한 정의란 편 가르기가 아니라 인간 그 자체의 선의를 지키는 것임을 깨닫고, 강호의 부조리를 비웃으며 속박에서 벗어난다.
무림 권력의 허망함
소설은 무림 패권을 둘러싼 다툼이 얼마나 덧없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지를 보여준다. 각 세력의 수장들은 저마다 최고의 비급을 손에 넣고 무림을 통일하고자 혈안이 되지만, 그 욕망은 결국 커다란 희생만을 남긴 채 허망하게 무너진다. 좌냉선은 오악검파를 강제로 합병하려다 되레 실명한 채 추락했고, 악불군은 벽사검법을 손에 넣고도 끝내 제 욕망의 덫에 걸려 죽음을 맞았다 . 마교 교주 임아행 역시 권좌를 되찾았지만, 복수와 야망을 채 이루기도 전에 병사하고 만다 . 무엇보다 오악검파 연합의 최후는 권력 투쟁의 허무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악불군의 계략으로 화산 동굴에 갇힌 오악맹 고수들은 서로 불신한 나머지 동귀어진을 벌였고, 당대 명문세가였던 오악검파는 자중지란 속에 스스로 몰락했다 . 그토록 탐냈던 절대무공들 – 규화보전, 벽사검법 등 – 도 결국 그 소유자들에게 파멸만 안겼다. 작중 인물 중 유일하게 권력과 비급에 연연하지 않은 영호충만이 행복을 얻는 결말은, “득도(得道)보다는 득인(得人)”, 곧 무공이나 권세보다 사람답게 사는 도리를 지키는 것이 참된 길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자유에 대한 열망
소오강호에는 속세의 규율과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웃음 짓는 삶에 대한 동경이 곳곳에 흐르고 있다. 영호충은 숱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사부나 정파의 권위에 맹종하지 않고 자기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자유인으로 그려진다 . 특히 작품의 상징인 ‘소오강호’ 곡은 강호 세계의 온갖 속박을 초탈하여 자유를 노래하는 선율이다 . 곡을 함께 완성한 유정풍과 곡양은 정파·사파 구분 없이 진정한 벗으로서 마지막 순간까지 웃으며 죽음을 맞이했다 . 영호충과 임영영 또한 최종장에서 모든 권력을 내려놓고 자유로운 음유 생활을 선택함으로써, 세속적 속박을 뛰어넘는 이상향을 구현한다  . 김용은 이를 통해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외적 지위나 힘이 아닌, 자아의 자유와 정신적 해방임을 설파한다. 작품 전반에 깔린 호쾌한 주정(酒精神)과 풍자적 웃음, 그리고 笑傲江湖(소오강호)라는 제목 자체가 이러한 자유에의 열망을 함축한다.
우정과 배신의 반복
강호 세계에서는 우정과 배신이 끊임없이 교차한다. 정파와 사파의 구분을 뛰어넘어 맺은 진정한 우정의 예로 유정풍과 곡양을 들 수 있다. 두 사람은 서로 적대 진영에 속했음에도 생사를 함께 하는 벗이 되어 ‘소오강호’ 악보를 완성했고, 죽음 직전까지도 서로를 믿으며 의리를 지켰다  . 그들의 우정은 영호충에게 큰 깨우침을 주어, 훗날 영호충 역시 임영영, 상문천 등 사파 인물들과도 진심 어린 신의를 나누게 된다. 반면 배신의 예로는 화산파의 노덕약이나 악불군을 들 수 있다. 노덕약은 화산파 동문을 등지고 벽사검보를 노려 사부를 배신했고, 악불군은 자신의 의형제이자 구세주였던 계승자(劍宗) 사숙들을 내쳤으며, 급기야는 가장 아끼던 제자 영호충까지 모함하여 내쫓았다 . 또한 악불군과 임평지는 서로 사위와 장인 관계였지만 벽사검보를 둘러싼 욕망 앞에서 피도 눈물도 없이 등을 지고 서로 제거하려 들었다 . 작품은 이처럼 강호의 의리와 배신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진정한 의리는 신분과 진영을 넘어서는 인간 대 인간의 신뢰에서 비롯됨을 강조한다. 영호충은 수많은 배신을 겪으면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잃지 않았기에, 임영영이나 의림 등 진심 어린 동료를 얻을 수 있었다. 반대로 악불군처럼 위선과 배신을 일삼은 자는 결국 누구의 신뢰도 얻지 못하고 고립되어 파멸한다 . 이러한 대비를 통해 작중 인물들의 인간성의 가치를 드러내고, 독자에게 어떤 관계가 참된 우정이고 어떤 행위가 비겁한 배신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사제(師弟) 간의 갈등
사부와 제자 사이의 충돌은 소설의 주요 갈등 축 가운데 하나다. 영호충과 악불군의 관계는 처음에는 부자(父子)나 다름없을 정도로 돈독했으나, 악불군의 의심과 욕심이 커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는다  . 악불군은 제자인 영호충이 자신을 앞서자 질투와 불안에 사로잡혀 그를 배척했고, 영호충은 스승의 위선과 악행을 목도하고 배신감에 괴로워한다. 결국 소림사 결투와 화산 최후 대결에서 영호충은 눈물로 검을 겨눠 사부의 악행을 막아서는 제자가 된다 . 이는 師道에 어긋나는 비극이지만, 작품은 이를 통해 맹목적 복종보다 옳고 그름에 따라 사제 간에도 맞설 수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화산파의 내분 역시 사제 간 갈등의 연장선이었다. 화산파 검종과 기종의 대립, 노덕약의 배신 등은 사부와 사형들이 신뢰를 잃고 반목한 결과였다. 이처럼 김용은 무림 세계에서도 절대적인 위계는 없으며, 잘못된 스승에 맞서는 제자의 결단 역시 정의의 일부임을 강조한다. 이는 당대 무협소설에서는 이례적으로 사제 윤리의 딜레마를 정면으로 다룬 것이어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호충이 끝내 악불군을 쓰러뜨리면서도 옛정에 그를 죽이지 않고 용서한 장면은 사제 간 인연의 비극성과 여운을 동시에 남긴다 .
사랑과 희생
사랑은 소오강호의 숨은 중심축으로, 여러 형태의 애정과 그에 따른 희생이 그려진다. 영호충과 임영영의 사랑은 정파와 사파라는 장벽을 넘어선 로맨스로서, 둘은 서로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임영영은 영호충을 살리기 위해 소림사의 포로가 되는 희생을 감행했고 , 영호충 역시 사부의 적대나 세간의 비난을 무릅쓰고 그녀를 끝까지 지키며 선택했다. 둘의 헌신적 사랑은 각자의 자유와 행복을 쟁취하는 힘이 되었고, 마지막에는 강호를 등지고 함께 은둔하는 결단으로 이어진다 . 반면 악영산과 임평지의 사랑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악영산은 임평지를 위해 아버지와 사제의 인연까지 저버렸지만, 정작 임평지는 복수심에 눈멀어 그런 그녀를 이용하고 희생시켰다 . 악영산은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도 남편을 사랑하여 그의 안위를 걱정하며 영호충에게 그의 생명을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 그러나 돌아온 것은 임평지의 배신과 무자비한 살해뿐이었고, 그 결과 임평지 자신도 파멸을 맞았다. 두 청춘 남녀의 파국은 사랑 없는 야망의 허무함을 극명히 보여준다. 또 다른 사랑의 형태로 의림의 짝사랑을 들 수 있다. 의림은 끝내 영호충에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 영호충을 지키기 위해 검을 휘둘러 악불군을 처단한다 . 이는 그녀 나름대로 자신의 사랑을 완성한 행위였다. 이처럼 작품 속 사랑 이야기는 단순한 낭만을 넘어 등장인물들의 선택과 희생을 통해 극적 긴장과 감동을 자아낸다. 김용은 이를 통해 사랑의 힘이 때로는 인간을 구원하기도, 파멸시키기도 한다는 아이러니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영호충과 임영영처럼 서로를 향한 참된 사랑과 헌신만이 험난한 강호 속에서 행복에 이를 수 있음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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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무협 세계관 연대순 작품 순서 가이드 소오강호 신조협려 천룡팔부 의천도룡기
김용(金庸)은 1950~70년대에 걸쳐 15편의 무협 소설을 발표하며 거대한 공유 세계관을 구축했습니다. 각 작품은 독립적인 이야기이지만, 역사적 시대와 무림이라는 공통된 배경을 공유하고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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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권별 요약
소설 소오강호는 한국어 번역본 기준 8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권마다 주요 사건과 전개가 뚜렷하게 구분된다. 아래에는 각 권별 핵심 내용과 반전 요소를 상세히 요약한다. (※ 일부 번역본에서는 초반 임평지 가문의 멸문 사건이 생략되는 등 구성 차이가 있으나, 여기서는 정식 완역본 기준으로 서술한다.)
1권 (프롤로그 – 임가 멸문과 소오강호 악보)
• 임가의 몰락: 복위표국 임평지 일가는 청성파 여창해의 기습으로 멸문당한다. 임평지는 노객과 소녀로 가장한 화산파 노덕약, 악영산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한다 . 부모 임진남 부부는 청성파에게 끌려가고 임평지는 복수를 다짐한다 .
• 형산성 금분세수식: 남악 형산파 유정풍의 은퇴식에 각파가 모이지만, 숭산파 좌냉선이 유정풍이 마교 곡양과 내통했다고 폭로하며 행사를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 유정풍 일가가 살육당하고 곡양과 함께 달아나지만 결국 포위된다. 형산파 막대선생이 나타나 숭산파 자객을 제거하고, 유정풍과 곡양은 마지막으로 합주곡 ‘소오강호’를 연주한 뒤 자결한다 . 죽기 전 그들은 악보를 영호충에게 건네준다 .
• 영호충의 활약과 부상: 한편 참석자 중 항산파 비구니 의림이 색마 전백광에게 납치되자, 화산파 영호충이 그녀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청성, 태산파 인물들과 싸움에 휘말린다 . 영호충은 전백광에게 중상을 입고 의문의 소녀(임영영)에게 구조되어 은신한다. 이후 악불군은 임평지를 화산파 제자로 받아들이고, 부상당한 영호충을 데려와 치료하게 한다 .
• 임진남의 죽음: 악불군 일행은 임평지의 부모를 구하러 나섰다가, 그들을 억류한 목고봉과 조우한다. 영호충의 기지로 목고봉을 쫓아내지만 임진남 부부는 이미 치명상을 입은 뒤였다 . 임평지 부부는 아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숨을 거두며, 임진남은 영호충에게 벽사검보의 비밀과 관련된 마지막 유언을 남긴다 .
• 영호충의 면벽 수련 시작: 화산파로 돌아온 악불군은 영호충이 사파 인물 전백광과 교류한 책임을 물어 그에게 1년간 사과애 동굴 면벽을 명한다 . 악영산은 임평지와 가까워지고, 영호충은 질투와 자괴감에 시달린다 .
2권 (화산파 수련과 음모)
• 비밀 동굴 발견: 면벽 수행 중 영호충은 우연히 절벽 뒤 숨겨진 동굴을 찾아낸다. 그 안에는 오악검파 검식의 허점을 파헤친 벽화들이 가득했고, 영호충은 이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 화산파 본문 무공에 대한 회의가 싹트고, 악불군은 시험 삼아 영호충을 찾아갔다가 그의 태도가 변한 것을 나무란다 .
• 풍청양과 독고구검: 전백광이 다시 습격해 영호충을 납치하려 들지만, 화산파 은거 고수 풍청양이 나타나 그를 물리친다 . 풍청양은 영호충에게 독고구검을 전수하며, 영호충은 최강의 검술 9식을 습득한다 .
• 화산파 내분의 조짐: 좌냉선의 사주로 화산파 옛 검종 고수들이 침입해오고, 영호충은 그들과 싸우다 부상을 입는다 . 이어 나타난 도곡육선과 불계대사가 영호충을 잘못 치료하는 바람에 그의 내공이 뒤엉켜 시한부 상태가 된다 .
• 육사제 피살 사건: 화산파 육사제 육대유가 살해되고 자하신공 비급이 도난당한다. 범인은 노덕약이었으나, 혐의는 영호충에게 돌아가고 악불군은 속으로 영호충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 영호충은 의식이 혼미한데다 증거도 없어 해명하지 못하고 고립된다.
• 약왕묘 습격과 영호충 파문: 숭산파가 보낸 자객들이 밤중에 화산파를 기습하나, 내공 잃은 영호충이 독고구검으로 적들을 격퇴하며 위기를 넘긴다 . 그러나 영호충의 기이한 검법에 악불군은 그가 벽사검보를 손에 넣었을 거라 의심하고, 결국 영호충에게 감시를 붙이고 냉대한다 . 영호충은 사실상 파문된 것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되어 화산파에서 외면받는다 .
• 낙양에서의 누명: 화산파는 신변 안전을 위해 낙양 금도왕가로 몸을 피한다 . 거기서 악영산과 임평지는 연인 사이로 발전하고, 영호충은 실의에 빠진다 . 그러던 중 벽사검보 도난 소동이 벌어져 영호충이 범인으로 몰린다. 그의 품에서 나온 ‘소오강호’ 악보가 벽사검보로 오인된 탓이었다 . 다행히 녹죽항의 노인과 노파(임영영의 부하들)가 나타나 악보의 정체를 증명해 영호충의 결백을 밝힌다 . 이후 영호충은 녹죽옹 노인과 정을 쌓으며 단금 연주를 배우고, 화산 동료들과는 더욱 멀어진다 .
3권 (영호충의 표류와 임영영의 구원)
• 오패강 연회: 화산파는 다시 북행하나, 가는 길마다 사파 군웅들이 나타나 영호충에게 호의를 보인다 . 오패강에서는 수십 명의 좌도 인물들이 영호충을 위해 모임을 열고 치료를 도우려 한다. 살인명의 평일지의 진단으로 영호충의 병세가 가망 없다고 하자, 느닷없이 모두 흩어지고 화산파마저 영호충을 남겨둔 채 떠나버린다 . 영호충은 모두에게 버림받았다는 절망에 빠진다.
• 성고(임영영)와의 조우: 오패강에 홀로 남은 영호충에게 녹죽항의 노파만이 다가와 그를 거둔다 . 노파와 여정을 떠난 영호충은, 자객의 공격 속에서 노파의 정체가 임영영임을 알게 된다 . 임영영은 영호충을 살리기 위해 소림사로 데려가던 길이었고, 영호충은 그녀의 진심에 감격한다. 그러나 소림 고수들의 습격으로 임영영이 부상을 입자, 임영영은 영호충을 소림사에 맡긴 채 스스로 인질로 남겠다고 나선다 . 영호충은 소림사에서 방장 방증대사의 정성 어린 치료를 받아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하지만, 악불군이 자신을 파문했다는 소식을 듣고 실의에 빠진다 . 소림 방장이 역근경 수련을 제의하지만 영호충은 거절하고 사찰을 떠난다 .
• 상문천과 임아행 탈옥: 강호를 방황하던 영호충은 우연히 상문천을 구해주고, 그의 인도로 항주의 지하 감옥에 갇혀 있던 임아행 탈옥 작전에 연루된다 . 영호충은 미끼로 이용당해 임아행을 탈출시키는 대가를 치르지만, 반대로 임아행의 흡성대법을 터득하여 몸의 병을 완치한다 . 임아행은 영호충에게 딸과 혼인을 제안하며 일월신교 합류를 권유하지만 영호충은 거절한다 . 대신 임아행 부녀와 협력 관계를 맺고 동방불패 토벌을 준비한다.
• 복위표국 검보 쟁탈: 악불군은 복건으로 내려가 벽사검보를 손에 넣으려 하고, 영호충도 뒤늦게 이를 추격한다 . 복위표국 옛 집터에서 여러 세력이 얽힌 싸움 끝에 영호충이 벽사검보를 입수하지만, 부상으로 기절한 사이 악불군이 그걸 훔쳐 달아난다 . 영호충은 악불군의 배신에 분노하고, 자신이 흡성대법까지 익힌 사실이 정파에 퍼져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음을 실감한다 . 좌절하던 영호충은 형산파 막대선생의 권고로 마음을 다잡고, 소림사로 임영영을 구출하러 향한다.
4권 (소림 구출전과 항산파 계승)
• 소림사 3대3 대결: 임아행과 상문천은 소림사에 갇힌 임영영을 구출하기 위해 소림 방장과 담판한다. 소림 측은 무림정파 최강자들과 3 대 3 대결을 제안하고, 임아행은 이에 응한다 . 세 번째 결투에서 임영영이 열세에 처하자, 임아행은 영호충을 투입한다. 영호충은 정파 최후의 고수로 나선 악불군과 싸워 그를 제압하고 임영영을 구해낸다 . 악불군은 패배 후 도주하며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는다. 영호충은 옛 정을 생각해 악불군을 놓아준다 .
• 항산파 장문 계승: 소림사 대결 직전, 북악 항산파의 정한사태와 정일사태가 누군가의 음모로 피살된다 . 정한사태는 죽기 전에 영호충을 차기 장문인으로 지명했고, 영호충은 항산파 비구니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유언을 받들어 항산파 장문인에 취임한다 . 취임식에는 사파 군웅들과 임영영까지 찾아와 축하하고, 소림과 무당파 고수들도 방문하여 영호충에게 좌냉선의 음모를 막아줄 것을 은연중에 요청한다 .
• 동방불패와의 전투: 임아행 부녀, 상문천, 영호충은 흑목애로 향해 동방불패와 대결한다 . 동방불패는 규화보전을 익혀 사내임을 버린 존재로, 바늘로 네 사람을 농락한다 . 영호충 일행은 고전하지만, 임영영이 동방불패의 남색 연인 양연정을 협박하자 동방불패가 동요한다 . 그 틈에 임아행이 동방불패에게 중상을 입혀 승리한다. 동방불패는 절벽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고, 임아행은 교주 권위를 되찾는다.
• 규화보전의 비밀: 동방불패가 남긴 규화보전의 서문을 통해 악불군과 임평지가 벽사검법을 익히려 거세까지 했음이 암시된다 . 이는 후일 좌냉선 합병대회에서 현실로 드러난다.
5권 (숭산대회 전야 – 합종연횡)
• 숭산대회 준비: 좌냉선은 오악검파 합병을 공식화하기 위해 숭산에서 대회를 소집한다. 영호충(항산파), 악불군(화산파), 임평지(형산파 막대선생의 배려로 참여) 등이 대표로 참석한다 . 좌냉선은 미리 각 문파 수장들의 동의서를 받아두었으나, 영호충이 공개적으로 합병 음모를 폭로하며 반기를 든다.
• 악불군 vs 좌냉선: 좌냉선은 합병을 선언하며 맹주 자리에 오르려 하나, 악불군이 나서서 그를 제압한다 . 악불군은 벽사검법의 힘으로 좌냉선의 눈을 멀게 하고 새 오악맹주로 떠오른다 . 영호충과 임영영은 악불군의 무공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고 경계한다 .
• 임평지의 복수: 임평지는 악불군 못지않게 벽사검법을 익힌 상태로, 숭산대회 직후 청성파 여창해와 목고봉 등을 차례로 찾아 모두 살해한다 . 마지막에 목고봉의 독수에 노출되어 임평지 자신도 두 눈을 잃는다 .
• 비극의 악영산: 시력을 잃고 복수도 끝낸 임평지는 악영산을 냉대하고 악불군을 증오하는 괴물로 변한다 . 임평지는 노덕약의 권유로 좌냉선과 동맹하고자 자신의 부인 악영산을 찔러 살해한다 . 악영산은 끝까지 임평지를 사랑하여, 죽기 직전 영호충에게 임평지를 죽이지 말라고 부탁한다 .
• 악불군의 음모: 악불군은 동굴 벽화 무공을 미끼로 오악맹 고수들을 화산의 비밀 동굴로 유인한다 . 고수들이 동굴에 들어서자 입구를 폭파해 봉인하고 그들을 가둔다 . 동굴 안에서 정파와 사파 고수들이 서로를 의심하며 대립하고, 결국 살육전을 벌인다 . 영호충과 임영영도 갇히지만, 영호충은 발광하는 뼛조각을 이용해 좌냉선과 임평지를 무력화하고 탈출을 시도한다 .
6권 (최후의 결전 – 화산 동굴)
• 동굴 탈출과 악불군의 최후: 악불군은 동굴 밖에서 기다리다 탈출한 영호충과 임영영을 포획하려 든다 . 영호충은 흡성대법과 독고구검을 활용해 악불군의 벽사검법을 봉쇄하고 맞선다 . 막판에 악불군은 영호충에게 당해 내공을 빼앗기고, 나타난 의림의 칼에 찔려 사망한다 . 악불군 부인 영부인(영중칙)은 남편의 악행을 목격하고 자결한다 . 악불군 부부와 악영산의 묘는 임영영이 마련해준다 .
• 임아행의 죽음: 악불군 사후, 임아행이 일월신교 군사를 이끌고 화산에 도착한다 . 그는 이미 동굴 안에서 오악맹 고수들이 서로 살륙한 현장을 보고 맥이 빠진다 . 분노한 임아행은 남은 항산파 비구니들까지 몰살시키겠다고 선언하지만, 직후 급작스런 발작(중풍)으로 쓰러져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둔다 .
• 엔딩 – 평화와 은둔: 임영영이 일시적으로 일월신교 교주에 복귀하여 정파와 사파의 휴전을 성사시킨다 . 3년 후 임영영은 교주 자리를 상문천에게 물려주고, 영호충과 혼인하여 강호를 떠난다 . 두 사람은 세속의 권력과 분쟁을 등지고 자유로운 은둔 생활에 들어가며, 종종 거문고와 퉁소로 ‘소오강호’의 선율을 합주한다 .
• 후일담: 노덕약은 악행의 대가로 비참한 최후를 맞고(원숭이들의 장난감 신세), 임평지는 서호의 지하 감옥에 종신 유폐된다 .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오악검파는 사실상 해체되고, 무림은 큰 혼란 뒤에 잠시 평화가 찾아온다. 《소오강호》의 이야기는 영호충과 임영영이 강호의 굴레를 벗어나 웃음 짓는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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