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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방문하면 보통의 사람들은 디자인 전시나 외관 건축미, 동대문 쇼핑타운 쪽으로만 발길을 옮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화려한 동선의 대각선 건물 너머, 잘 알려지지 않은 복합문화공간 **‘던던(DUNDUN)’**에는 의외로 조용하고 정갈한 식사가 가능한 숨겨진 명소가 자리 잡고 있다. 오늘 소개할 **‘호우초(回味初)’**는 그 ‘던던’ 안에 위치한 프리미엄 스시 전문점이다.
방문 시점은 일요일 오전 11시경. 쇼핑 인파가 몰리기 전 시간대여서일까, 혹은 위치적 은둔성 때문일까. 대형 몰 특유의 북적임 없이, 조용하고 정돈된 분위기에서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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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던던? DDP 본관이 아니다 – DDP 외부의 ‘프리미엄 복합공간’
일반적인 방문자라면 DDP의 곡선형 건축물 내부만을 DDP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호우초가 위치한 ‘던던’은 DDP의 대각선 건물, 즉 전통시장 방향이 아닌 청계천변 반대편 방향에 따로 존재하는 공간이다.
이 건물은 과거 ‘롯데피트인(Lotte Fitin)’으로 운영되던 쇼핑몰을 리뉴얼한 것으로, 2024년 리오픈 후 ‘던던’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디자인은 유사하게 모던하지만, 내부는 푸드코트처럼 넓고 개방적이며 동시에 브랜드별 매장이 반독립형으로 자리잡아 있어, 푸드코트의 장점과 단독매장의 장점을 모두 갖춘 형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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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오스크부터 메뉴 구성까지 – 친절함과 직관의 조합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대형 전자메뉴판은 시인성이 좋다. 메뉴는 크게 런치 정식, 디너 정식, 식사류, 단품 사이드로 나뉘며, 대표 정식류는 스시+우동, 돈카츠+우동, 산나물비빔밥, 회덮밥 등이다.
가격대는 9,000원~19,000원 선으로, 위치 대비 꽤 합리적이다. 프리미엄 스시라는 명칭이 무색하지 않게 플레이팅, 구성, 맛의 완성도가 높은 점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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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 감상 – ‘딱 적당한 밥상’이 주는 정서적 만족감
총 3가지 세트를 주문했다. 각각의 트레이에 정갈하게 담긴 구성과 직관적인 배열이 눈을 먼저 만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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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스시정식 (13,900원)
첫 인상부터 ‘고급’스러웠다. 어설프게 대중화된 스시가 아니라, 스시 자체에 집중한 정갈한 구성이다.
• 9~10종류의 생선초밥이 마블 무늬 접시에 담겨 나오며, 연어, 참치, 광어, 문어, 계란, 장어, 맛살, 단무지롤 등으로 구성.
• 초밥의 밥은 찰기가 좋고 식초향이 과하지 않으며, 생선류의 선도 또한 신선하다.
• 별도 간장과 와사비를 섞어 찍어먹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입맛 조절이 용이하다.
함께 나오는 사누키 우동은 적당히 두꺼운 면에 가쓰오 국물 기반. 유부와 나루토, 쑥갓 등의 고명이 올라가 있어 국물 맛의 조화가 좋다. 양도 성인 기준으로 ‘적당’하며, 부담 없이 곁들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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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돈카츠+우동 정식 (12,900원)
돈카츠는 고기 두께가 예상 이상이다.
• 고기의 질감이 살아 있고, 너무 얇지도 않으며, 육즙을 머금은 채로 튀겨져 있다.
• 튀김옷은 얇고 바삭하며 기름의 느끼함은 거의 없다.
• 사이드로 제공되는 데미그라스 소스는 진하지 않고 살짝 감칠맛을 주는 수준으로 설계되어 있어 좋았다.
동반되는 우동 구성은 스시 정식과 동일하다.
별도 제공된 밥도 일본식 흰쌀밥이며, 튀김은 단호박 중심으로 바삭한 식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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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사누키 우동 + 뚝배기 탕 세트 (9,900원)
이 메뉴는 ‘가볍게 따뜻한 국물’을 원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 국물은 맑고 약간의 들깨향과 채소 베이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안에는 고기완자, 두부, 채소, 쑥갓 등이 듬뿍 들어간다.
• 김치, 단무지, 절임양파, 샐러드가 함께 나와 조화를 이룬다.
특히 이 메뉴는 고령층, 해장이 필요한 이, 혹은 다소 피로한 날에 매우 적합한 메뉴로 느껴졌다. 매운맛이 없고, 식사 전후 부담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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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드 메뉴 및 반찬
모든 정식에는 소형 샐러드, 튀김(새우 또는 호박), 절임류 2종(단무지 + 양파), 기본 김치 또는 생강절임이 제공된다.
샐러드는 양배추, 양상추 기반으로 유자 드레싱이 은은하게 감돌며, 튀김은 바삭하고 튀김기름도 신선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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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과 분위기 – ‘DDP’임에도 불구하고 조용하다
가장 놀라웠던 건 **‘주말 낮 11시의 여유로움’**이다.
• 외부 DDP는 이미 관광객과 전시 방문객으로 북적이고 있었지만, 던던 내부는 한산했다.
• 매장 내 조명은 밝고 테이블 간격은 여유가 있으며, 창가석에서는 동대문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다.
• 주문-대기-픽업 동선이 직관적이고 정돈되어 있어 혼밥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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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대비 만족도
• 총 3인 기준, 평균 식사 단가 12,000원 안팎.
• 음식 퀄리티, 플레이팅, 공간 조도, 위생, 분위기 등 모두 고려했을 때 매우 합리적인 수준이다.
• 초밥 한 접시 구성, 돈카츠 완성도, 우동 국물의 깊이 모두 예상 이상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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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 총평
‘호우초’는 DDP라는 공간에 존재하는, 예상 밖의 조용한 만족이었다.
아주 특별한 미쉐린 맛집은 아니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이 가격에 이 정도의 정갈한 식사, 이 정도의 공간감을 가진 매장을 찾기는 쉽지 않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대형 몰이 아닌, ‘현지인처럼 조용하고 천천히 한 끼’를 즐기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곳은 매우 이상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또한 회, 초밥, 일본식 우동, 돈카츠를 한꺼번에 경험해보고 싶은 여행자에게도 좋은 종합 식사 경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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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서울 DDP 맞은편 ‘던던(DUNDUN)’ 8층 내부
⏰ 추천 방문 시간: 주말 오전 11시 ~ 낮 12시
💰 추천 메뉴: 스시 정식, 돈카츠 정식
🌟 총점: 4.5 / 5.0 – 여유로움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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