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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산업

중국은 절대 못따라잡는다는 믿음 : 창신메모리 상장 즈음에

by 지식과 지혜의 나무 2026.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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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창신메모리(CXMT) 상장, 한국 '메모리 강국'의 마지막 불꽃?


얼마 전 창신메모리가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했습니다. 한국 언론은 주로 '아직 기술 격차가 크다', 'HBM은 우리가 앞선다'는 식의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한국 반도체가 정말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한국은 '반도체 생태계의 후반부'에 불과하다


많은 한국인들이 '우리는 반도체 초강국'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 영역(메모리)에서만 통하는 얘기입니다.

반도체 생태계를 보면 설계(팹리스), 소재, 부품, 장비, 파운드리(위탁생산), 패키징, 그리고 메모리 제조까지 다양합니다. 한국은 이 중 극히 '후반부'인 메모리 완제품 제조에 몰빵했습니다. D램과 낸드는 잘하지만, 그 외의 모든 분야는 미국, 대만, 일본, 네덜란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반도체 1위'라는 수식어에 취해 살아온 게 현실입니다.

2. 중국은 '전(全)생태계'를 구비해 가는 중이다


반면 중국은 어떨까요? 중국은 창신메모리를 필두로 D램을 만들면서도, 동시에 SMIC(파운드리), 화웨이(팹리스), 그리고 각종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아직 한국에 못 미치는 부분이 많아 보이지만, 그들은 '조각조각'이 아닌 '하나의 퍼즐'을 맞추고 있어요.

중국은 설계부터 제조, 장비, 소재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생태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단기 수익보다는 5년, 10년 후를 내다보며 각 분야의 퍼즐 조각을 하나씩 제자리에 끼워 넣는 중입니다.

3. DUV 시제작 성공, 이건 '장비'가 아니라 '선언'이다


최근 중국이 DUV(심자외선) 노광장비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국 언론은 'ASML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깎아내리기에 급급하지만, 저는 이 사건을 완전히 다르게 봅니다.

이건 단순히 '노광장비 하나'를 만든 게 아닙니다. 중국은 미국의 EUV 수출 금지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멀티패터닝(다중노광) 공정과 자체 장비 개발로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이는 '우리는 외부 기술 없이도 해낼 수 있다'는 기술 자립에 대한 강력한 선언입니다. 지금은 뒤처져도, 저들이 이 퍼즐을 완성하는 순간 한국의 메모리 공급망은 더 이상 흔들림 없는 기반을 갖게 됩니다.

4. 한국은 '미국 의존형'이고, 중국은 '외생변수에 거의 안 흔들리는' 구조


한국의 메모리 업계는 지금 AI 열풍 덕분에 웃고 있지만, 사실상 실적의 향방이 전적으로 미국 빅테크의 투자와 미국 정부의 정책에 좌우됩니다. 미국이 규제를 강화하면 덩달아 흔들리고, 미국이 보조금을 준다며 손짓하면 바로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완전히 다릅니다. 중국은 미국의 추가 제재라는 '외생변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히려 그 제재를 자립의 디딤돌로 삼고 있습니다. 내수 시장이 워낙 크고, 정부의 일관된 정책 지원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아무리 흔들어도 저들만의 장기 퍼즐을 흐트러뜨리지 않습니다.

5. 한국이 '절대 못 따라잡을' 것 같던 산업들, 모두 중국에 역전당했다


혹시 이 지점에서도 반도체는 다르다, 메모리는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래 한중 경합 산업에서 착각과 현실의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철강: 한때 '포스코' 하면 세계 최고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2025년 상반기 중국 철강 수출의 6%가 한국으로 향했고, 중국산 가격은 한국산보다 약 20% 저렴합니다. 포스코는 2024년 포항 1공장을 폐쇄했고, 현대제철도 포항 2공장을 무기한 가동 중단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의 50% 철강 관세까지 덮치면서 7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전년 대비 26% 급감했습니다.

석유화학: 중국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과잉이 장기화되면서, 한국 업계는 '공멸을 피하기 위한 감산'에 돌입했습니다. 한때 중국은 에틸렌을 3,000만 톤 가까이 수입하던 나라였지만, 이제는 오히려 한국 시장을 위협하는 공급 과잉국이 되었습니다.

스마트폰: 삼성전자는 2025년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9%로 애플(20%)에 밀려 10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프리미엄과 브랜드가치, 수익성의 애플을 차치하고라도, 현재 중국회사들의 글로벌 스마트폰 합산 점유율은 삼성 갤럭시의 거의 3배 수준입니다.

2차전지: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글로벌 점유율은 2025년 36.3%로 전년 대비 7.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16.4%까지 추락했고요. 반면 중국 CATL은 처음으로 점유율 30%대에 진입했습니다. 특히 CATL은 삼성 sdi 점유율의 10배 수준입니다.

가전: 2024년 전 세계 TV 시장에서 수량 기준 중국 TCL·하이센스·샤오미 합산 점유율(31.2%)이 삼성·LG 합산(28.4%)을 역사상 처음으로 앞질렀습니다. 삼성전자 TV 점유율은 2020년 21.5%에서 2025년 16.5%로 하락했고, 로봇청소기는 중국 로보락이 한국 시장 점유율 50%를 돌파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기차: 중국은 2025년 자동차 수출 832만 대를 돌파했고, 그중 전기차 수출은 261만 5천 대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62%까지 치솟았습니다.

통신장비: '중국제조 2025'는 통신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40%를 목표로 삼았고, 실제로 화웨이는 5G 장비에서 글로벌 선두로 올라섰습니다. 한국은 아직 화웨이 장비를 일부 사용 중이지만, 미국 주도의 퇴출 압박 속에서도 화웨이는 자체 OS와 반도체까지 개발하며 생태계를 완성해 가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정말 '다를까?


이 모든 산업이 '한국이 앞서고, 중국이 쫓아오던'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철강, 석유화학, 스마트폰, 2차전지, 가전, 전기차, 통신장비... 한국이 '절대 못 따라잡을' 것 같던 분야에서 하나둘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반도체는 그저 미국의 수출 통제와 기술에 의지한 '백척간두(百尺竿頭)'일 뿐입니다. 지금의 메모리 호황은 AI라는 '쇼티지(shortage, 품귀 현상)'에 기대어 반짝 잘나가는 것에 불과합니다. 미국이 규제를 바꾸거나 AI 투자가 식으면 한국 반도체는 바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중국은 미래를 보고 퍼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한국은 잠시의 영광에 갇혀 자의식 과잉에 빠지지 말고, 지금의 '반짝 호황'이 영원하지 않다는 냉철한 자기 인식부터 가져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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