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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산업

2025년 1~7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심층 분석

by 지식과 지혜의 나무 2025.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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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 하락 원인 분석


2025년 들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했지만,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2025년 1~7월 전 세계 전기차(EV, PHEV, HEV 합계) 배터리 총사용량은 약 590.7GWh로 전년 동기 대비 35.3% 증가하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 그러나 같은 기간 한국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16.6%에 불과하여 전년 대비 4.5%p 하락하였습니다 . 아래 그래프에서 중국 기업들의 약진과 비교한 한국 기업들의 상대적 규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5년 1~7월 글로벌 EV 배터리 사용량 Top 8 기업 (단위: GWh). 중국 기업(CATL, BYD, CALB, Gotion 등)은 빨간색, 한국 기업(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은 파란색, 일본 기업(파나소닉)은 보라색으로 표시.  

이러한 점유율 하락의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을 들 수 있습니다:
• ① 글로벌 시장 대비 성장 속도 둔화: 한국 3사는 판매량을 늘렸음에도 시장 평균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2025년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각각 4.4%, 10.7% 증가했지만, 글로벌 평균 성장률(37% 이상)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 그 결과 두 회사 모두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여, LG에너지솔루션은 9.4%로 내려앉았고 SK온 역시 3.9%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 특히 삼성SDI는 유일하게 사용량이 감소(-8.0%)하여 점유율이 4.7%에서 3.2%로 급락하였습니다 . 시장 전체의 폭발적 성장에 발맞춘 물량 확대에 실패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순위도 하락하였는데, 삼성SDI는 글로벌 순위가 전년 6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습니다  .
• ② 주요 고객사 판매 부진: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성장은 주로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에 크게 의존하는데, 주요 고객사들의 실적 부진이 한국 업체 점유율 하락의 직접적 요인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SDI의 최대 고객인 BMW의 EV 판매 둔화로 삼성SDI의 상반기 배터리 공급량이 전년 대비 5.9% 감소했습니다 . SK온의 경우 주 고객인 현대차그룹(아이오닉5, EV6)이 페이스리프트 후 판매량을 소폭 회복했고, SK온 배터리를 탑재한 폭스바겐 ID.4/ID.7 등의 판매도 견조하여 SK온 사용량은 늘었지만 , 이 증가세 역시 시장 평균에는 못 미쳤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GM(쉐보레), 기아, 폭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2025년 상반기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아 전기차 판매 호조, 쉐보레 이쿼녹스/블레이저/실버라도 EV 출시 확대 등이 LG측 물량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 즉 삼성SDI는 유럽·미국 고급차 OEM 부진으로 역성장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일부 고객 호조로 소폭 성장하여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 ③ 중국 시장 부재와 기술 트렌드 대응 미흡: 한국 배터리 3사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입지가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는 지역적 한계가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자국산 배터리 육성 정책과 과거 사드 사태 이후 중국 시장 진출 실패로, 한국 업체들은 2025년에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내수 EV 시장의 과실을 거의 얻지 못했습니다. 반면 중국계 기업들은 내수 성장에 더해 해외 공급까지 늘리며 점유율을 급격히 확대했습니다 . 기술 측면에서도 최근 글로벌 시장이 고성능보다는 가격경쟁력 위주의 LFP 배터리를 선호하는 추세에 한국 기업들은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전통적으로 한국 기업들은 에너지밀도가 높은 삼원계 NCM 배터리 기술에서 우위를 점해왔으나,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성능 격차를 줄이며 빠르게 부상하였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대형 단셀 및 셀투팩(Cell-to-Pack) 등 설계 혁신으로 LFP 배터리의 밀도 한계를 보완하고 가격을 낮추어 글로벌 표준을 바꾸는 중입니다 .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GM과의 합작법인에서 저가 LFP 배터리 생산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시장 변화에 뒤늦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 한국 업체들도 2025년경부터 LFP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착수하였으나, 이미 중국과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요컨대 고객사 구조와 지역 전략, 기술 포트폴리오 면에서 한국 3사가 직면한 불리한 여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 한국 업체들은 성장세에는 올라탔지만 그 속도가 글로벌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한참 못 미친 상황이며, 점유율 방어를 위해 신속한 전략 수정이 요구됩니다  .

2.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 확대 배경 및 경쟁력 비교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약진은 2025년 상반기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글로벌 상위 10위권 기업 중 6개가 중국 업체일 정도로, 중국 기업들은 내수를 넘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 1~7월 누적 기준 세계 1위 CATL(닝더스다이)은 221.4GWh를 출하하여 37.5%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했고, 2위 BYD(비야디)는 105.0GWh로 17.8%를 차지하며 두 회사만으로도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 3위 LG에너지솔루션(9.5%)을 제외하면 4위 CALB(중국, 4.4%), 5위 SK온(4.2%), 6위 파나소닉(일본, 3.6%), 7위 거션(Gotion, 중국), 8위 삼성SDI, 9위 EVE(중국), 10위 SVOLT(중국) 순으로 중국계 기업들이 상위권을 휩쓸었습니다  . 특히 CATL과 BYD는 전년 대비 각각 34%, 52%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 12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

중국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 기술력 향상, 거대한 내수 시장,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 등이 있습니다:
• 기술 경쟁력 측면: 중국 업체들은 한때 에너지밀도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제는 LFP 배터리 기술을 중심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가 필요 없고 제조 단가가 낮아 동일 용량 대비 약 30% 저렴하며 , 수명과 안전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습니다.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와 CATL의 셀투팩(Kirin Battery 등) 기술은 LFP 배터리의 공간 활용과 안전성을 크게 높인 대표 사례입니다. 그 결과 중국은 저가 LFP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배터리 가격 주도권을 확보했습니다 . 한편 중국 기업들도 하이니켈 NCM 배터리 개발을 병행하여 고급차용 배터리 기술에서도 빠르게 따라잡는 중입니다. CATL은 테슬라와 BMW, 벤츠 등에도 NCM 계열 배터리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고 ,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한 46파이 원통형 셀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나트륨이온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연구에서도 중국 선두 기업들이 앞서나가고 있어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 가격 및 생산 역량: 규모의 경제와 수직계열화로 인한 원가 경쟁력은 중국 업체들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중국은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리튬, 니켈, 흑연 등의 정제·가공에서부터 셀 제조까지 완비된 공급망을 국내에 구축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2024년 한때 배터리 원자재 공급 과잉으로 리튬 가격이 2015년 수준으로 급락하고 배터리 팩 가격이 20% 이상 하락하는 등 가격 환경이 호전되자 , 중국 배터리의 가격 우위는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치열한 경쟁으로 중국 내 배터리 업체들의 마진은 낮지만 제조 효율과 생산량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해, 동등 성능의 배터리를 한국·일본 대비 훨씬 낮은 단가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 여기에 중국 정부의 보조금 및 세제 지원, 저리 자금지원도 한몫하여 공격적인 증산 투자가 가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CATL, BYD 등은 연간 수백 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충하며, 대규모 주문에 대응할 수 있는 막대한 공급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 내수 시장 기반: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산업 성장에는 거대한 자국 내수 EV 시장이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중국은 세계 신규 전기차 판매의 약 60%를 차지할 만큼 최대 시장이며 , 2025년 상반기에도 중국 내 EV 판매 호조로 CATL, BYD 등의 설비가 풀가동되었습니다. BYD의 경우 자체 전기차에 자사 배터리를 전량 탑재하는 수직계열화 모델로, 중국 내수 판매 급증에 힘입어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대비 142.9% 급증하며 글로벌 5위권에 올랐습니다  . 이렇게 내수에서 확보한 막대한 물량은 단가 인하와 기술 피드백 선순환으로 이어져 다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구조입니다. 한편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전기차 보급 정책(보조금, 판매 쿼터 등)으로 국내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안정적인 내수 수요를 기반으로 R&D와 생산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 해외 수출 전략: 중국 업체들은 최근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CATL은 테슬라, BMW, 폭스바겐 등 미국·유럽 주요 완성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입지를 다졌고 , BYD는 전기차 완제품을 유럽 등에 수출하여 현지 판매를 늘리는 동시에 배터리 사업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유럽에서 BYD 배터리 사용량이 6.9GWh로 전년 대비 260.7% 폭증하는 등 중국산 배터리가 비중국권 시장에서도 빠르게 존재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 중국 기업들은 한편으로 미국, 유럽의 현지 생산 거점 확보에도 나서고 있는데, CATL은 독일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며, 헝가리・인도네시아 등에도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비야디(BYD) 역시 해외 배터리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CALB와 거션(Gotion)은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와 합작 또는 공급계약을 맺어 글로벌 고객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전략으로 중국 업체들은 자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상승시켜, 2025년 1~5월 기준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중국계 5개 업체의 점유율 합계가 39.2%에 달했습니다 . 이는 중국 배터리 산업이 더 이상 내수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계 공급망을 장악해나가는 추세임을 보여줍니다.

위의 요소들을 종합하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기술+가격 경쟁력, 막대한 내수 규모,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 전략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여 한국 기업들의 상대적 입지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아래 표는 한국과 중국 배터리사의 경쟁력 요소를 비교 요약한 것입니다:

비교 항목 한국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중국 주요 기업 (CATL·BYD·CALB 등)
세계 시장 점유율 (’25.1~7월) 16.6% (전년 대비 –4.5%p 하락) (상위 10위 내 3개사) ~68% 추정 (상위 10위 중 6개 기업 차지)CATL 37.5%, BYD 17.8% 등 
주요 판매 시장 북미, 유럽 중심 (중국 시장 진출 미미)미국 IRA 대응 현지공장 건설 중  중국 내수 시장 압도적 1위 (’24년 세계 EV수요 60%) + 신흥국·유럽 등 해외 시장 급속 확장 
기술 및 제품 포트폴리오 하이니켈 NCM 삼원계 배터리 강점 (에너지밀도 우위)주로 파우치/원통형 셀 위주LFP 배터리 개발 착수 (양산은 2025~2026년 예정) LFP 인산철 배터리 주도 (원가·안전성 우위) 각형 셀 및 CTP 등 구조 혁신 선도NCM 배터리도 병행 개발 (글로벌 완성차 공급) 
가격 경쟁력 원가 부담 높음: 핵심 광물 대부분 수입 의존대량생산 규모 아직 제한적→ 제품 단가 중국 대비 높음 규모의 경제 극대화: 연간 수백 GWh 생산능력자국 공급망으로 소재 조달 비용 저렴→ 글로벌 최저 수준의 kWh당 단가 
사업 모델 배터리 셀 전문 생산, 완성차와 합작법인 다수고객사 주문에 따른 B2B 공급 위주 완성차와 배터리 수직계열화 (BYD 등) 글로벌 OEM 다수에 직접 공급 (CATL 등)
해외진출 전략 미국/유럽 현지 합작공장 설립으로 대응 원자재 확보 위해 광산 투자, 장기계약 추진 해외 공장 신설 (독일, 아시아 등) 및 합작 투자신흥국 공략, 유럽 OEM과 협력 강화 

표: 한국 vs 중국 배터리 기업의 경쟁력 비교 요약 (2025년 상반기 기준)

3. 2025년 상반기 전 세계 배터리 사용량 증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2025년 1~7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35% 이상 급증한 것은 EV 산업 전반에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수요의 폭발적 확장은 한편으로는 시장 규모 확대와 기술 발전을 촉진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공급망 안정성과 원자재 수급 측면의 새로운 과제를 부각시킵니다.
• 전기차 보급 가속과 산업 성장: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의 37% 이상 증가(상반기 504.4GWh 기준) 는 전기차 판매가 그만큼 빠르게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각국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과 소비자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EV 시장의 고속 성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수요 확장 자체는 배터리 업계에 큰 호재로,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앞다투어 설비 투자를 늘리고 생산 캐파 증설에 나서고 있습니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라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총 수요는 1TWh에 육박하고 2030년에는 3TWh 이상으로 5년 새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입니다 . 시장 파이의 급속한 확대는 기술 개발 투자 여력을 높이고 배터리 단가 인하를 통해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개선시키는 선순환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 공급망 안정성과 과잉/부족 이슈: 수요 급증에 대응하여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은 급박하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은 현지 생산 및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이는 2025년 상반기에도 진행 중인 추세입니다 . 미국은 IRA에 따라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소재 조달과 생산을 늘리려 하고, 유럽도 원산지 규정과 배터리 패스포트 제도 등을 통해 공급망 투명성과 지역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변화 속에서 각국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사는 공급망 다변화와 장기 계약으로 안정적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한편 2024년25년 현재 배터리 셀 생산능력이 수요 증가를 앞질러 일시적 공급과잉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조사에 따르면 202324년 리튬, 니켈 등 배터리 금속 공급이 일시 과잉을 이루면서 가격 하락과 재고 증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 실제 2022년 말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리튬 가격이 2024년에 80% 이상 급락하여 2015년 수준으로 내려앉는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안정되었습니다 . 이는 배터리 셀 평균 가격(kWh당 단가)을 2024년에만 20% 이상 떨어뜨려 전기차 제조원가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냈습니다 . 원자재 가격 안정과 배터리 제조 단가 하락은 단기적으로 전기차 판매 확대를 더욱 견인할 수 있는 긍정적 요인입니다. 다만, 지나친 가격 하락은 광산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장기적 공급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 예를 들어 현재 리튬 가격 급락으로 일부 신규 광산 개발이 취소되면, 2030년경 다시 리튬이 구조적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 따라서 단기적인 공급 과잉과 장기적인 공급 안정성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것이 업계의 숙제가 되고 있습니다.
• 원자재 수급 및 가격 변동 영향: 배터리 수요 증가는 필연적으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원자재 수요 폭증으로 이어져 광물 시장의 변동성을 키웁니다. 20212022년 EV 시장 초호황기에 리튬, 코발트 가격이 폭등하여 배터리 업계에 큰 부담이 되었으나, 앞서 언급했듯 20232024년에는 증산으로 가격이 하향 안정되었습니다 . 수요 확대 국면에서 적기 공급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어 전기차 배터리 가격도 지속적으로 내려갈 수 있지만, 만약 투자 정체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갈 경우 가격 폭등과 공급망 리스크가 재발할 수 있습니다. 즉, EV 배터리 시장의 급성장은 원자재 확보 경쟁을 심화시키고, 각국 정부와 기업이 핵심 광물 확보 전략을 국가적 의제로 삼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미국, 유럽 등은 리튬과 희토류 등을 전략비축하거나 호주, 아프리카 등 산지 국가와의 자원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배터리 제조사들은 원료 확보를 위해 광산 지분투자, 장기구매계약, 재활용 기술 개발 등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향후 수요 확장에 대비해 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으며, 약 10년 뒤부터는 재활용을 통한 2차 자원 공급이 원자재 수급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정리하면, 2025년 상반기 배터리 수요 급증은 시장 확대의 호재인 동시에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습니다. 배터리 업계는 폭발적 수요에 대응하여 증산과 비용 절감을 달성했지만, 원부자재 공급망의 불안정성, 정책 환경 변화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 이러한 환경 변화는 업계 재편과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쳐, 미래 전략 수립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다음 섹션에서 자세히 다룸).

4. 향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전망


2025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EV 배터리 시장은 여전히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나, 규제 환경의 변화, 지역별 수요 편차, 주요 업체들의 전략 수정, 기술 트렌드 전환 등으로 격동의 재편기를 맞을 전망입니다  . 향후 시장을 좌우할 몇 가지 핵심 요소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4-1. 주요 정책 및 규제 변화


미국에서는 2022년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배터리 산업 지형을 크게 바꾸고 있습니다. IRA는 북미산 배터리 및 소재 사용을 전기차 보조금 지급 요건으로 삼고 있어,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이 속속 미국 현지 공장 투자에 나서게 만들었습니다 .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미국에 신규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고, SK온도 포드와의 합작사를 통해 북미 생산거점 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이처럼 자국 중심 공급망 구축을 유도하는 정책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2024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친환경차 지원 정책이 변동될 가능성(일명 ‘트럼프 리스크’ )도 있어,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도 필요합니다. 현재까지는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 효과와 높은 금리 등의 영향으로 순수 전기차(BEV)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하이브리드(HEV) 판매가 강세를 보이는 추세이며 , 이는 정책 변수들이 시장에 혼재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향후 수년간 미국은 보조금 세부 요건의 조정, 무역정책 변화 등에 따라 배터리 수요와 공급망 전략이 유동적으로 변화할 전망입니다.

유럽연합(EU) 역시 환경 규제와 산업 정책 모두에서 배터리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EU는 2035년 내연차 판매 금지 목표, 점진적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 등을 통해 전기차 수요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2025년을 전후하여 일시적으로 유럽 EV 판매가 둔화되었지만(경제 침체 등 요인),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따라 2025년 이후 서서히 수요가 회복되고 있습니다 . 또한 2023년에 채택된 EU 배터리 규정은 배터리의 탄소발자국 공개 의무, 재활용 원료 의무 사용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하여 지속가능성 요건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생산 단계의 친환경 공정, 공급망 투명성, 리사이클링 체계가 향후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유럽연합은 자국 배터리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 등 외국산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내 배터리 공장(노스볼트, ACC 등) 설립을 지원하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조사 등 무역조치를 검토하는 등 산업 주권 확보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 변화는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유럽 현지화 및 친환경 경쟁력 확보를 핵심 과제로 부여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국 시장이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책적 지원을 유지하며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23년 말로 전기차 보조금을 공식 종료했지만, 전기차 구매세 면제 연장, 전기차 번호판 우대 등 간접 지원은 지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신에너지차 의무 생산제도(NEV 크레딧)를 통해 완성차 업체들이 일정 비율 이상 전기차를 생산하도록 유도, 내수 EV 수요를 방어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자국산 소재 및 장비 사용을 권장하고, 해외 기업의 중국 시장 참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자급률 제고와 기술 보호 정책을 유지할 전망입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은 이미 글로벌화 전략을 가속하고 있어, 향후 중국 정부 정책은 내수 진작보다는 해외 진출 지원 및 첨단 기술 육성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외 지역에서는 인도, 동남아, 중동 등이 새로운 전기차 성장 시장으로 주목받습니다. 인도는 자국 배터리 생산을 위해 대규모 PLI 보조금 정책을 시행 중이며, 동남아 국가들도 완성차 공장 유치를 통해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정책들은 종종 중국이나 한국 기업과의 합작 투자, 현지 생산 의무화 등을 수반하여, 배터리 기업들의 지역별 맞춤 전략 수립이 필요합니다. 결국 향후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각 지역의 정책 요구(현지 생산, 원산지 요건, 친환경 규제 등)에 기업들이 얼마나 기민하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재편될 것으로 보입니다 .

4-2. 지역별 시장 성장 전망


중국: 세계 최대 EV 시장인 중국은 향후 몇 년간 성장률이 다소 완만해질 수 있으나 절대적 규모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일 전망입니다. IEA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전세계 배터리 수요의 60%를 차지했으나, 2030년에도 약 50%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이는 중국 내 EV 보급률이 이미 높아졌음에도, 상용 차량(버스, 트럭) 전동화와 교체 수요 등으로 배터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로 신흥국 전기차 시장을 중국산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어,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완성차와 함께 해외로 대거 수출될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의 배터리 수요 자체는 성장 둔화하더라도,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출하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유럽 등에서 중국산 배터리 및 전기차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면 일부 수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중국 배터리의 세계 공급 확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입니다.

북미 (미국): 미국은 IRA로 촉발된 현지 생산능력 확충이 20242026년에 집중될 전망입니다. GM-LG (얼티엄셀즈), 포드-SK온 (블루오벌SK) 등 가동을 시작했거나 곧 가동 예정인 대형 공장들이 줄지어 있어, 20252026년에 북미 지역 배터리 생산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20232024년에 고금리와 테슬라 가격인하 공세 등의 영향으로 미국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 2025년 이후 픽업트럭 등 신차 출시와 충전인프라 확충, ZEV 의무판매제 도입 주(州) 확대 등의 요인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BNEF 등 전망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판매는 2025년에 200만 대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고, 이는 배터리 수요 관점에서 글로벌 점유율 약 1015% 수준을 유지하는 규모입니다. 다만 미국 시장은 정책 변수(보조금 요건 강화 혹은 완화)에 민감하며,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 속도에 따라 변동성이 있습니다. 요약하면 북미는 향후 수년간 배터리 공급망 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며, 이로 인한 자급률 상승과 수입 배터리 축소가 예상됩니다. 한국 3사를 비롯한 비미국계 기업들은 미국 공장에서 생산을 늘려 대응하겠지만, 현지 경쟁 구도도 치열해질 것입니다 (GM의 자체 배터리 개발, 테슬라의 4680 셀 내제화 등). 그럼에도 북미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주요 업체들의 전략적 격전지로서 중요성은 더 높아질 것입니다.

유럽: 유럽연합은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큰 전기차 시장이지만, 2024년 일시적인 경기둔화와 에너지 위기 등의 영향으로 EV 판매 증가율이 정체되었습니다  . 그러나 2025년 이후에는 탄소배출 규제 목표 달성을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출시를 대폭 늘릴 계획이어서 수요가 재가속될 전망입니다. 특히 2025~2030년 사이 유럽 주요국에서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 중단 시점에 대비해, 자동차 제조사들은 수십 종의 신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고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수요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 2030년경에는 전세계의 약 20% 안팎을 유럽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공급 측면에서는 노스볼트(Northvolt)를 비롯한 유럽 토종 배터리 기업의 성장이 변수입니다. 노스볼트는 폭스바겐 등의 지원을 받아 2024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프랑스의 ACC, 영국의 브리티시볼트(파산 후 인수재개) 등도 유럽 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 중국, 일본 업체들의 유럽 현지공장 건설도 활발하여, 2025년 이후 헝가리의 삼성SDI 2공장, 폴란드의 LG에너지솔루션 증설, 슬로바키아의 SK온 공장 등이 속속 가동될 예정입니다. 다만 에너지 비용, 인건비 등 제조원가 측면에서 유럽은 아시아보다 불리하여 수익성 확보가 관건입니다. 최근 유럽발 배터리 프로젝트 중 자금난을 겪는 사례도 있어(예: 영국 브리티시볼트의 파산), 유럽 배터리 산업의 자생력 확보 여부가 향후 변수입니다. 종합하면, 유럽은 정책 드라이브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공급은 해외기업 투자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타 지역: 아시아 기타 지역에서는 한국, 일본, 인도 등을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완성차 내수 시장은 크지 않지만 배터리 생산 기지로서 역할을 지속할 것입니다. 한국은 LG에너지솔루션 등이 국내 공장을 증설하고 있으나, 인건비 상승 등으로 향후 증설은 북미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은 파나소닉이 미국 투자에 주력하면서 자국 생산은 정체이지만, 토요타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향후 새로운 배터리 공장을 세울 계획을 밝혀 배터리 생산 재진입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도와 동남아는 EV 초기 단계지만 성장 잠재력이 큽니다. 인도는 타타(Tata)가 2026년 완공 목표로 대형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중국의 CATL도 인도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남아에서는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 전기차 생산 허브를 노리고 있어, 현지 배터리 수요도 증가할 것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니켈 자원을 바탕으로 CATL과 LG에너지솔루션 등의 배터리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며 원료-제조 일체형 클러스터를 구축하려 합니다 . 남미와 아프리카는 주로 리튬 등의 자원 공급지로서 중요하며, 완성차 시장은 작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기차가 확산될 여지가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글로벌 배터리 수요는 지역적으로 다변화되는 추세이며, 향후 신흥시장 수요 증가율이 선진시장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이에 따라 배터리 기업들은 신흥시장 진출 전략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4-3. 주요 업체 전략 변화 및 배터리 기술 전망 (LFP, NCM 등)


앞서 살펴본 환경 변화 속에서 주요 배터리 업체들의 전략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배터리 3사는 점유율 하락 위기 속에 포트폴리오 재편과 공급망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모두 LFP 배터리 제품을 2025~2026년부터 본격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여, 기존의 NCM 중심 전략에서 저가형 LFP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 예컨대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테슬라 메가팩에 공급할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준비 중이며, 삼성SDI와 SK온도 LFP 기술 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했습니다. 또한 한국 업체들은 차세대 기술 투자에도 나서고 있는데, 삼성SDI는 고에너지밀도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고,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황 배터리, 실리콘 음극재 등 차세대 소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SK온은 니켈 함량 90% 이상의 하이니켈 NCMA 배터리를 통해 에너지밀도 우위를 이어가는 한편, 코발트 프리 배터리 등 원가 절감형 기술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 배터리 3사는 프리미엄 NCM→중저가 LFP→차세대 전고체로 이어지는 멀티 트랙 전략으로 기술 경쟁력 방어에 힘쓰는 모습입니다.

중국 기업들은 당분간 현재의 LFP 선도 전략을 지속하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돌파구 기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CATL은 2023년에 세계 최초로 나트륨이온 배터리 상용화를 선언하고 일부 전기차 모델에 적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 대비 자원이 풍부하고 저온 성능이 뛰어나 주목받으나 에너지밀도가 낮은 단점이 있습니다. CATL은 이를 LFP와 혼용한 듀얼 배터리 시스템으로 보완하는 등 실제 차량 적용을 앞당길 계획입니다. BYD는 블레이드 배터리의 진화를 거듭하며 LFP 성능 개선을 추구하는 한편, 미드니켈 NCM 등 중간급 원가와 성능을 가진 배터리 개발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은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열관리 기술 등 소프트웨어·팩 단위 혁신에도 투자를 늘려, 셀 기술뿐 아니라 팩단 통합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하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설비 자동화와 AI 품질관리로 생산 효율을 끌어올려, 경쟁사가 단기간 추격하기 어려운 초격차 제조 경쟁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향후 중국 기업들은 정부 지원 하에 광범위한 특허 포트폴리오와 원료 채굴부터 재활용까지 수직계열화 완성을 통해 장기적으로 글로벌 배터리 산업을 주도하려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에너지 밀도 향상과 특정 고객 특화 전략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와의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신형 4680 원통형 셀 공급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4680 배터리는 테슬라가 차세대 모델에 채택한 배터리로, 파나소닉은 2023년 말부터 일본 공장에서 시범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파나소닉은 코발트 프리 NCA 배터리 개발 등을 통해 고급형 EV 시장에서 입지를 수성하려 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사업도 확대 중입니다. 다만 파나소닉의 글로벌 점유율은 2025년 현재 5% 미만으로 축소되어 있고, 신규 투자 여력이 제한된 점이 약점으로 지적됩니다. 일본 완성차 업체인 토요타는 전고체 배터리에 사활을 걸고 2027~2028년 경량 EV에 탑재하겠다고 밝혔는데, 성공 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으나 아직은 기술적, 양산적 난관이 많습니다.

북미의 특이 변수로는 완성차 업체들의 자체 배터리 내재화 시도가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미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자체 4680 셀을 생산 중이며, 2025년까지 생산량을 크게 늘릴 계획입니다. GM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 협업을 하고 있고, 포드도 배터리 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비록 이들이 단기간에 대형 배터리 업체를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배터리 산업의 밸류체인 재편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배터리 기술 트렌드를 보면, LFP vs NCM의 양강 구도가 향후 수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LFP 배터리는 2020년대 중반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40%까지 급등한 것으로 추정되며 , 주로 보급형 EV와 상용차, 에너지저장용 수요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장에서는 LFP가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NCM 계열은 고급 세그먼트와 장거리 주행용으로 특화될 것입니다. NCM도 고니켈화로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코발트 함량을 줄여 비용을 낮추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GM의 얼티엄(Ultium) 배터리는 NCMA에 알루미늄을 도핑해 코발트를 크게 줄였고, 한국 양극재 업체들도 LMR(리튬망간리치) 기술로 고망간 계열 삼원계 등 저코발트 배터리를 개발 중입니다 . 따라서 NCM vs LFP의 경쟁은 결국 가격 vs 성능의 균형점을 찾아갈 것으로 보이며, ‘미드니켈’ 등의 중간 단계 제품도 등장할 것입니다 .

차세대 배터리로는 전고체 배터리가 가장 큰 화두입니다. 전고체는 현행 리튬이온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여 안전성과 에너지밀도를 동시에 개선할 기술로 각국이 개발 중이나, 상용화는 2027~2030년으로 예상됩니다. 토요타, 삼성SDI, 솔리드파워(SolidPower), 콴툼스케이프(QuantumScape) 등 여러 기업이 프로토타입을 선보였지만 수명과 비용, 대량생산 기술 장벽을 아직 완전히 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향후 5~10년간은 기존 리튬이온 체제가 주류를 이룰 것이고, 전고체는 우선 소형 모빌리티나 일부 고급차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다가 2030년대에야 본격적인 전환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CATL이 선도하고 BYD도 개발에 착수한 상태로, 2025~2026년에 저가형 EV 일부 모델에 탑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에너지밀도(Wh/L, Wh/kg)는 LFP보다 낮지만 저온 성능과 충전속도에서 장점이 있고 원가가 훨씬 저렴하여, 향후 이륜차나 초소형 EV, 정지형 저장장치 분야에서 LFP와 경쟁할 수 있습니다. 리튬-황 배터리, 이온급속충전기술, 배터리 Second-life 활용 등도 미래에 영향력이 커질 기술 요소입니다.

요약하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앞으로도 고속 성장세를 유지하되, 각국의 정책 장벽과 치열해지는 기술·가격 경쟁 속에서 시장 판도가 재편될 것으로 보입니다 . 중국 기업들의 공세 속에 한국 배터리 산업은 공급망 독립성과 기술혁신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고 , 미국과 유럽은 자국 생산 인센티브로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배터리 기술 측면에서는 LFP와 NCM 양대 축이 공존하면서 각각 진화하고, 향후 10년간은 점진적인 개선과 원가 절감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고체 등 게임체인저 기술은 아직 시기상조인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소재 공급망 안정, 현지화 생산, 고객사와의 협력 등이 업체들의 성패를 좌우할 것입니다 . 종국적으로, 2030년을 향해 갈수록 전 세계 배터리 수요 3배 성장(3TWh 이상)이라는 거대한 파이를 놓고, 글로벌 완성차 OEM과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술 혁신과 규모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한층 심화될 전망입니다. 지금의 격변기를 거치며 생산능력, 기술력, 원가경쟁력, 그리고 정책 대응력을 고루 갖춘 기업만이 향후 글로벌 배터리 패권을 쥘 것으로 보입니다  .

Sources: 주요 통계와 분석 내용은 SNE리서치 발표 데이터 및 관련 언론 보도【22】【6】, 포커스온경제 해설기사【9】【4】, 아시아경제【11】, IEA Global EV Outlook 2025 보고서【28】 등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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