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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산업

2028년, 한국의 마지막 보루 D램 왕좌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시기

by 지식과 지혜의 나무 2026.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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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켜온 D램 왕좌가 2028년 중국 CXMT(창신메모리)의 도전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6년 2분기 세계 D램 매출에서 한국 두 기업이 차지한 비중은 64.3%. 시장의 절반을 훨씬 넘게 움켜쥐고 있었다. 하지만 시나리오에 따라 이 숫자는 2028년 42.5%까지 낮아질 수 있다. 21.8%포인트 하락이다. 반면 CXMT는 32.0%로 1위에 오르고, 삼성전자 24.0%, 마이크론 23.3%, SK하이닉스 18.5%가 뒤를 잇는 구도가 그려진다.

물론 이는 확정된 미래가 아니지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시나리오다.

먼저 증설 속도가 심상치 않다

SemiAnalysis가 2026년 6월 내놓은 D램 웨이퍼 생산능력 증가분 추정치를 보자. 단위는 만 장/월.

기업 2026년 2027년 2028년 3년 누적

CXMT 8.5 7.0 8.0 23.5
삼성전자 1.5 5.0 11.0 17.5
마이크론 3.0 9.0 11.5 23.5
SK하이닉스 6.0 6.0 9.0 21.0

CXMT는 3년 내내 꾸준히 증설을 이어가며 누적 23.5만 장을 확보한다. 삼성전자는 17.5만 장, SK하이닉스는 21.0만 장에 그친다. 한국 두 기업을 합쳐도 CXMT 한 곳의 누적 증설량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CXMT는 허페이와 상하이 생산시설을 확장해 2028년 말 월 50만 장 규모의 웨이퍼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D램 시장을 흔들어놓을 물량이다.

2028년, 여러 증설이 겹치는 해


2028년은 주요 기업의 신규 시설과 증설 효과가 겹치는 시기다.

마이크론은 아이다호 ID1과 대만 퉁뤄 시설을 2027년 중반부터 돌리고, 2028년 말에는 아이다호 ID2와 일본 D램 증설 시설까지 가동한다. 삼성전자는 평택 P5를 2028년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고, SK하이닉스는 용인 첫 공장 클린룸 개장을 2027년 2월로 앞당겼다.

모두가 생산능력을 쏟아내는 해. 그 한복판에서 CXMT가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것이다.

32%의 의미


CXMT가 2028년 D램 매출 32%를 차지한다면, 이는 단순한 순위 변화가 아니다.

한국 두 기업의 합산 점유율이 64.3%에서 42.5%로 낮아진다. 같은 시장 규모라면 두 기업의 D램 매출이 33.9% 줄어드는 것에 해당한다. 3분의 1이 사라진다.

시장이 성장하면 매출은 버틸 수 있다? 점유율 42.5%의 기업이 가격을 주도하기는 어렵다. 가격 협상력은 점유율에서 나온다. 점유율을 잃으면 가격도, 이익도, 투자 여력도 약해질 수 있다.

이미 중국에 밀린 산업들 — D램만의 문제가 아니다


D램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이 세계 1위를 지키던 산업들이 중국에 하나둘 자리를 내줬다.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2차전지. 삼성SDI는 CATL에 크게 밀렸다. 2026년 1~3월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삼성SDI 점유율은 7.4%에서 4.5%로 반년 만에 반토막 났다. 사용량은 27.7% 감소했고, 글로벌 순위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같은 기간 CATL 점유율은 33.8%로 세계 1위를 굳건히 지켰다. 한국 배터리 3사 합산 점유율은 37.6%에서 27.2%로 10.4%포인트 하락했고, CATL과 BYD의 합산 점유율은 39.6%에서 44.6%로 확대됐다.

스마트폰. 샤오미, OPPO, 비보, 화웨이, 아너, 전음 등 중국 브랜드가 2026년 1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65% 이상을 차지했다. 세계에서 두 대 중 한 대 이상이 중국 폰이다. 삼성은 저가용 폰 판매량에 기대어 개별 기업 기준으로 간신히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의미가 퇴색된 감이 없지 않다.

디스플레이. 한국은 LCD 시장에서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세계 1위였다. 지금은 완전히 뒤집혔다. 중국의 대형 디스플레이(LCD·OLED) 점유율은 2020년 43.5%에서 2025년 65.0%로 급증했고, 올해는 67.3%까지 오른다. 한국은 같은 기간 20.4%에서 11.0%로 반토막 이하로 추락했다. LCD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67%다. 한국은 LCD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했고, 중국에서 LCD 패널을 사다 쓰는 신세가 됐다.

태양광. 한국 안방은 이미 중국에 내줬다. 국내 태양광 셀 시장에서 중국산 점유율은 96.1%. 국산은 3.9%로 처참하게 밀렸다. 모듈도 중국산이 69.3%를 차지하며 국산(30.7%)을 두 배 이상 앞선다. 6년 전인 2019년 국산 모듈 비중이 78.4%였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멸에 가깝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중국이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철강. 중국은 세계 철강 생산의 52%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다. 2026년 4월에도 8,363만 톤을 생산해 세계 1위를 유지했다. 2위 인도(1,380만 톤)의 6배가 넘는다.

화학. 한국 석유화학은 원료 확보에 발이 묶여 NCC 가동률을 낮추는 사이, 중국은 석탄·메탄올 기반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을 잠식했다. 중국의 에틸렌 수출은 전월 33톤에서 4,270톤으로 100배 이상 급증했고, 메탄올도 3배 이상 확대됐다. 중국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2019년 2,626만 톤에서 2025년 5,823만 톤으로 6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가전.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 5대 가전 전 품목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질렀다. TV는 중국 36.1% 대 한국 30.6%, 냉장고는 중국 41.7% 대 한국 15%, 세탁기는 중국 41.4% 대 한국 14%, 에어컨은 중국 64.5% 대 한국 6%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 합산 점유율(25%)이 삼성전자와 LG전자 합산(24%)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한국 경제에 무슨 일이 생기나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목숨줄이다. 2025년 전체 수출 7,097억 달러 중 반도체가 1,734억 달러, 24.4%다. 이게 흔들리면 연쇄 충격이 올 수 있다.

· 수출과 무역수지: 중국이 국산 메모리로 갈아타면 한국산은 팔리지 않는다. 해외시장에서도 중국산과 가격 전쟁을 벌여야 한다. 무역흑자가 흔들릴 수 있다.

· 기업이익과 세수: 판가가 내려가면 이익률이 무너진다. 연구개발 재원이 마르고 법인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

· 설비투자와 협력업체: 투자가 멈추면 장비·소재·부품·건설업체의 수주가 끊긴다.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

· 금융시장과 소비심리: 대표 기업의 성장 기대가 꺾이면 증시가 흔들리고 가계 자산이 녹는다. 소비가 얼어붙을 수 있다.

점유율 하락과 가격 하락이 동시에 오면 부담은 훨씬 커진다. 두 개가 겹치는 순간 한국 경제는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

2028년은 한국에 꽤나 현실적인 변곡점

중국의 추월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CXMT의 32% 매출 점유율은 웨이퍼 공급 기준 17% 전망보다 훨씬 강한 가정에 기반한다. 그러나 한국 기업이 지켜온 높은 점유율과 수익성이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는 전제 역시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

2차전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태양광, 철강, 화학, 가전. 한국이 세계 1위를 지키던 산업들이 하나둘 중국에 자리를 내줬다. 이제 남은 건 메모리 반도체뿐이다. 그 마지막 보루가 2028년에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한국 기업이 지켜온 64.3%의 점유율과 높은 수익성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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