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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Tech 정보

AI를 통한 신약 개발 가속화: 현황과 심층 분석

by 지식과 지혜의 나무 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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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신약 개발 프로세스 개요


신약 개발은 일반적으로 타깃 물질 발견 → 후보물질 발굴/최적화 → 전임상 시험 → 임상 1~3상 → 인허가의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전체 과정을 완료하여 시판 허가를 받기까지 평균 10~15년이 소요되며  , 비용도 실패한 연구들을 포함하면 평균 수십억 달러(약 수천억수조 원)**에 달합니다  . 각 단계에서 많은 후보들이 탈락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예를 들어, 임상 1상에 들어간 신약 후보물질이 최종 승인에 이르는 확률은 약 **7.9% (10개 중 1개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 전임상 단계까지 고려하면 초기 연구 단계에서 발견된 **수천수만 개의 화합물 중 최종 신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한 개 미만일 정도로 실패율이 높습니다 . 특히 임상 개발 단계에서는 90% 이상이 실패하고 , 통계적으로 신약 하나를 출시하기 위해 평균 5,000~10,000개의 물질을 탐색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각 단계별로 걸리는 시간과 성공률도 차이가 큽니다. 타깃 발굴 및 후보물질 탐색에 수년이 걸리고, 전임상에 약 1년, 임상 1~3상에는 6~8년 이상이 소요됩니다. 실제로 **임상 단계만 평균 95개월(약 8년)**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 아래는 전통적 신약 개발 과정의 주요 단계와 소요 시간의 개략적인 정리입니다:

단계 전통적 소요 시간 (평균) 특징 및 성공률
타깃 발굴 수개월 ~ 수년 질병 관련 유망 표적(단백질 등) 탐색 및 검증
후보물질 탐색 수년 (리드 발굴·최적화) 수천~수만 개 화합물 스크리닝하여 리드 화합물 도출
전임상 시험 ~1년 세포 및 동물실험으로 유효성·독성 평가
임상 1상 ~2년 소수 건강한 피험자 대상 안전성 검사 (약 60% 성공)
임상 2상 ~3년 환자 대상 초기 유효성 검사 (성공률 ~30%)
임상 3상 34년 대규모 환자 대상 확증적 유효성 검증 (성공률 ~60%)
규제 승인 12년 승인 심사 (전체적으로 임상 시작부터 승인까지 ~8% 성공)

(상기 수치는 평균적인 추정치이며 질병 분야나 프로젝트에 따라 변동됨)  

이처럼 전통적인 신약 개발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고 높은 실패 위험을 동반합니다 . 개발 과정에서 작은 향상이나 시간 단축도 누적하면 큰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제약업계는 오랫동안 생산성 향상 방법을 모색해왔습니다 . 최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입이 주목받고 있으며, 아래에서 단계별로 AI가 미치는 영향과 사례를 살펴봅니다.

AI의 신약 개발 단계별 영향

타깃 발굴 단계에서의 AI 활용

신약 개발의 출발점인 질병 관련 표적(Target) 발굴에서 AI는 방대한 생물학 데이터로부터 유망한 표적을 식별하는 데 기여합니다. 전통적으로 연구자들은 문헌 조사와 실험을 통해 표적을 찾아왔으나, AI는 유전체 정보, 논문, 특허, 임상 데이터 등을 지식 그래프나 딥러닝으로 분석하여 인간이 놓칠 수 있는 숨은 연관성을 발견합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BenevolentAI사는 자사의 AI 시스템으로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바리시티닙(baricitinib)**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 경로를 차단할 수 있음을 몇 주 만에 예측했고, 2020년 초 이를 근거로 해당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신속히 제안하였습니다 . 이 제안은 실제로 임상시험으로 이어져 코로나 환자 치료에 효과를 보여주었고, 후에 긴급사용승인까지 얻어 AI 기반 **신약 재창출(drug repurposing)**의 성공 사례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러한 사례처럼 AI를 통한 타깃 발굴은 새로운 표적 발굴뿐만 아니라 기존 약물의 신규 적응증 발견에도 활용되며, BenevolentAI, Atomwise, Insilico Medicine 등은 AI로 질병-표적 관계를 분석하여 다수의 후보 표적을 도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신 AI는 단백질 구조 예측 능력을 통해 표적 발굴을 돕고 있습니다. DeepMind의 AlphaFold2가 단백질 3D 구조를 정확히 예측함으로써 수많은 질병 표적 단백질의 입체구조 정보를 공개했고, 연구자들은 이를 활용해 표적의 작용 부위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0년에 AlphaFold가 인간 단백질들의 구조를 대량으로 예측한 것은 구조생물학의 큰 혁신으로 평가되며 , 구조 정보가 없던 표적에도 구조 기반 신약 설계 접근을 적용하게 해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AI는 표적 선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초기 연구 방향을 최적화하여, 잘못된 표적 선택으로 인한 개발 실패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후보물질 탐색 단계에서의 AI 활용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는 AI가 방대한 화합물 공간을 신속히 탐색함으로써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합성 가능한 수많은 화합물 중에서 실험으로 활성을 확인해야 했지만, AI를 활용하면 컴퓨터 상에서 가상 스크리닝과 예측 모델링을 통해 유망 화합물을 미리 선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Atomwise사는 딥러닝 기반 AtomNet 플랫폼으로 가상화합물 120억 개를 단 2주 만에 스크리닝하여 표적 단백질에 결합할 것으로 예측된 200개 후보를 추려냈고, 이 중 몇 개를 합성/실험하여 **4개월 내에 새로운 작용 화합물(hit)**을 발견한 사례가 있습니다  . 이처럼 AI 기반 가상 스크리닝은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시험하던 막대한 실험을 컴퓨터로 대체하여 속도를 수백 배 이상 높이고 비용을 절감합니다.

뿐만 아니라 **생성형 AI (Generative AI)**의 등장으로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약물 설계도 가능해졌습니다. **생성적 적대신경망(GAN)**이나 강화학습을 활용한 모델이 지정한 특성에 맞는 새로운 화학 구조를 창출해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과거에 없던 혁신적 구조의 후보물질을 설계합니다. Insilico Medicine사는 2019년 생성모델을 이용한 신약 설계 챌린지를 수행하여, **섬유증 관련 표적 단백질(DDR1)**에 결합하는 6개의 신규 분자 구조를 21일만에 생성하였고 그 중 1개 리드 화합물을 46일만에 동물실험으로 검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이는 기존에는 수년 걸릴 일을 불과 수주로 단축한 사례로, AI가 화합물 발굴 속도를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Exscientia의 경우에도 AI 알고리즘과 인간 화학자의 지식을 결합한 “Centaur Chemist” 시스템으로 최적화를 진행, 전통적으로 몇 년 소요되는 후보물질 디자인 작업을 몇 개월로 단축한 바 있습니다.

AI는 다중 목표 최적화에도 유용합니다. 신약 후보는 효능뿐 아니라 독성, 용해도, 대사 안정성 등 여러 요구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데, 머신러닝 모델이 이러한 특성을 예측해주면 화학자들은 더 적은 실험으로 이상적인 분자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AI 모델은 단 7개의 화합물을 합성·테스트하는 과정만으로도 표적 활성이 확인되는 유망 화합물을 찾아냈고, 추가적인 AI 설계로 나노몰라 수준 활성의 개선된 후보를 도출해내기도 했습니다 . 이렇듯 후보물질 탐색 단계에서 AI는 막대한 화합물 공간을 걸러주고, 새로운 화합물을 제안하며, 필요한 합성·실험 횟수를 크게 줄여 전체 개발 일정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전임상 연구 단계에서의 AI 활용

전임상 단계에서는 AI를 통해 실험 계획을 최적화하고 안전성 예측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신약 후보를 동물에 투여하기 전에, 머신러닝 기반 독성 예측 모델을 사용하면 간독성, 심장독성 등 잠재적 부작용을 조기에 발견하여 위험한 후보를 걸러낼 수 있습니다. 또한 약물의 ADME 특성(흡수, 분포, 대사, 배설)이나 물리화학적 안정성을 예측함으로써, 전임상 실험 설계 시 적절한 용량과 제형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인실리코(in silico) 예측은 과거에는 실험을 통해서만 얻었던 정보를 단계 이전에 미리 판단하게 해 주어, 전임상 단계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AI는 실험 데이터 분석에도 활용됩니다. 예컨대 이미지 인식 AI를 이용하면 조직 병리 슬라이드나 세포 이미지에서 미묘한 변화도 정량화하여 처리함으로써 약효나 독성의 징후를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보틱스와 결합된 AI 실험 플랫폼은 in vitro 실험과 분석을 자동으로 수행하면서 실시간으로 실험 조건을 최적화하여, 전임상 연구를 고속으로 반복개선(iteration) 하는 것을 가능케 합니다. 이러한 기법들은 아직 발전 중이지만, Recursion Pharmaceuticals와 같이 자동화 실험과 딥러닝을 접목하여 표현형 스크리닝을 대규모로 수행하는 기업도 등장했습니다.

다만 전임상 단계 이후의 동물실험은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워, AI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을 합니다. 즉, AI로 후보물질을 잘 선정하더라도 반드시 실험을 통해 확인해야 하며, 규제당국도 실험 결과 데이터를 중시하기 때문에 AI 예측만으로 전임상을 생략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전임상 단계에서 효율성과 예측력을 높여, 더 나은 후보가 임상 단계로 진입하도록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임상시험 설계 및 준비 단계에서의 AI 활용

임상시험 단계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가장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부분으로, AI는 이 단계에서도 효율화와 성공률 향상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먼저 임상시험 설계에 AI를 활용하면 방대한 과거 임상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적의 임상 프로토콜을 제안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군에서 약물이 가장 효과적일지, 필요한 피험자 수는 몇 명일지, 적절한 복용량과 투약 간격은 어떻게 정할지 등을 머신러닝으로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습니다. 과거 실패한 임상들의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은 실패 확률이 높은 설계를 피하도록 조언해줄 수 있고, 이를 통해 임상 시험이 처음부터 더 견고한 가설과 설계에 기반하여 시작되도록 합니다.

환자 모집에도 AI가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임상시험은 적합한 환자를 모집하는 데 수개월~수년이 걸리기도 하는데, 전자의료기록(EMR)이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자연어 처리와 패턴 인식으로 분석하면 지원 요건에 맞는 환자를 신속히 선별할 수 있습니다. 일부 병원과 제약사는 AI를 활용해 환자 매칭 속도를 수배 이상 높이고 환자들의 시험 참여율을 예측함으로써 모집 효율을 개선했습니다. 또한 환자 모니터링에도 AI를 도입하여 임상 중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고 이상 신호를 조기에 감지하기도 합니다.

**가상 임상시험(Virtual Trial)**이나 디지털 환자 시뮬레이션도 AI의 도움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임상 데이터로 **가상 대조군(synthetic control arm)**을 만들어 새로운 약을 시험할 때 일부 환자를 가상 대조군과 비교함으로써 플라시보 투여군을 줄이거나 임상 설계를 유연하게 하는 시도가 있습니다. 이는 환자 모집 부담을 낮추고 윤리적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방법이 공식적인 규제 승인 절차에 완전히 편입된 것은 아니어서, 현재로서는 보충적 데이터로 간주됩니다.

중요한 것은 임상 단계의 근본적인 시간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AI로 설계를 최적화하고 적합한 환자를 찾더라도, 약물의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관찰하려면 일정 기간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몇 주 만에 임상시험을 끝낼 수는 없으며, 환자의 경과를 1~2년 추적하는 과정 자체는 AI로 대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AI는 임상시험의 준비와 운영 효율을 높이고 일부 기간을 단축하지만, 전체 임상 기간을 극적으로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제약사들은 AI를 활용해 임상 성공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실패 시 손실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며, 임상시험 관리 시스템, 데이터 분석 등에 AI를 통합하는 추세입니다.

신약 개발에 활용되는 주요 AI 기술과 원리

신약 개발 분야에서 활용되는 AI 기술은 다양하며, 각각의 원리와 역할이 다릅니다. 대표적인 기술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단백질 구조 예측 (예: AlphaFold) – 딥러닝을 이용해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입니다. AlphaFold2는 2020년 단백질 접힘 문제를 거의 해결하여, 수분 내에 단백질 구조를 원자 단위 정확도로 예측해냈습니다. 이로써 연구자들은 X선 결정법이나 NMR 없이도 표적 단백질의 입체구조와 활성 부위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구조 기반 신약 설계가 크게 활성화되었습니다. AlphaFold는 인간 단백질을 포함해 수백만 개의 단백질 구조를 공개했고, 구조 정보가 없던 표적에 대한 약물 설계의 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 현재 제약사들은 AlphaFold 예측 구조를 활용해 약물-표적 결합 모델링, 리간드 도킹 등을 수행하며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 생성형 AI (Generative AI) – 생성적 모델을 활용해 원하는 특성을 지닌 새로운 화합물 구조를 창출하는 기술입니다. GAN(생성적 적대 신경망), VAE(변이형 오토인코더), 강화학습 등의 기법이 사용됩니다  . 예를 들어 모델에 “표적 단백질 X에 강하게 결합하면서 인간에게 무독성인 분자”라는 목표를 주면, 그 조건을 만족하도록 상상해낸 가상 분자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성 AI는 인간의 화학 직관을 넘어 방대한 화학 공간을 탐색하며, 전례 없는 혁신적 구조의 후보물질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Insilico Medicine, Exscientia 등의 기업은 자체 개발한 생성 AI로 수백만 개의 구조를 생성·평가하여 최적의 신약 후보를 찾아내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의 도입으로 신약 설계 단계의 소요 시간과 비용이 대폭 감소하고, 더욱 창의적인 후보물질 탐색이 가능해졌습니다.
• 분자 시뮬레이션과 AI 통합 – 물리학 기반 시뮬레이션(예: 분자동역학, Monte Carlo 시뮬레이션 등)은 약물-표적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계산하지만 계산 비용이 매우 높습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이러한 시뮬레이션을 가속화하거나 대체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딥러닝 모델이 단백질-리간드 결합 포즈와 에너지를 예측하도록 학습되어 가상 도킹의 성공률을 높이고 점수를 개선합니다. Atomwise의 AtomNet은 단백질 구조와 화합물 구조를 입력받아 결합 확률을 예측하는 합성곱 신경망 모델로, 전통적 도킹 기법보다 정확하게 결합여부를 판별하여 가상 스크리닝 효율을 높였습니다 . 또한 AI가 양자계산 결과를 근사하여 분자의 전자구조나 반응성을 예측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어, 고전적 계산화학과 AI의 융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AI는 인 silico 분자 모의실험을 더 빠르고 똑똑하게 만들어 주어, 실험으로 검증할 후보를 정밀하게 추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 머신러닝 기반 예측 모델 – 신약 개발 전 단계에 걸쳐 다양한 속성을 예측하기 위해 지도학습 모델들이 활용됩니다. (Q)SAR 모델이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예측 알고리즘은 과거 실험 데이터를 학습하여 새로운 분자의 활성, 독성, 물성 등을 추정합니다. 예를 들어, 수천 개 화합물의 간독성 데이터로 훈련된 신경망 모델은 새로운 화합물이 간독성을 유발할 확률을 예측해줘, 개발 초기에 위험한 후보를 배제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모델은 분자의 용해도, 막 투과성, 대사 효소에 대한 안정성 등을 한꺼번에 예측하여 약물로서 성공 가능성을 점수화하기도 합니다. 제약사들은 이러한 다중 특성 예측 AI를 활용해 후보물질을 평가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며, 인간 전문가의 경험에 의존하던 부분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식 그래프나 **자연어 처리(NLP)**를 통해 방대한 생물의학 정보를 학습한 AI는 질병-표적-약물 간의 인과관계를 추론해 신약 개발 전략 수립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以上의 기술들은 개별적으로도 강력하지만, 실제 신약 개발 현장에서는 이들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예를 들어, AlphaFold로 예측한 구조에 생성 AI를 적용해 신약 후보를 설계한 후, 시뮬레이션/예측모델로 활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AI 파이프라인이 구축되고 있습니다  . 이러한 다각적 AI 활용을 통해 신약 개발의 여러 병목을 동시에 개선함으로써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AI 신약개발 기업 및 사례 분석

Insilico Medicine 사례

Insilico Medicine은 AI를 신약 개발 전주기에 적용하는 선도 기업으로, 생성형 AI와 생물학 AI 플랫폼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이 기업은 2019년 세계 최초로 AI가 설계한 신약 후보물질을 동물실험까지 검증한 성과를 발표하여 주목받았습니다 . 해당 사례에서 Insilico는 **강화학습 기반 생성모델(GENTRL)**을 활용해 섬유증 관련 표적 단백질 DDR1의 신규 저해제 후보를 단 46일 만에 설계 및 검증해냈습니다 .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이 속도는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고, AI의 가능성을 입증한 이정표로 평가되었습니다.

Insilico는 이러한 기술력을 실제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확장하여 다수의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PandaOmics라는 AI 시스템으로 질병 표적을 발굴하고, Chemistry42라는 플랫폼으로 화합물을 생성·최적화하는데, 이 내부 AI 엔진을 활용해 **섬유증 신약 후보(ISM001-055)**를 18개월 이내, 단 $260만 달러의 비용으로 도출한 바 있습니다  . 이는 전통적인 방식의 4.5년, $6.74억 달러에 비해 기간은 1/3, 비용은 1% 수준(99% 절감)으로 달성한 결과입니다  . 이렇게 찾아낸 후보물질 ISM001-055는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로 개발되어 2021년 임상 1상에 진입했고, 2023년에는 임상 2a상에서 폐기능 개선 등 긍정적 결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 Insilico는 현재 31개의 신약 프로그램을 공개했으며 이 중 9개는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아 임상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 이러한 진전은 AI 설계 신약이 단계적 검증을 넘어 중기 임상에서 효능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입니다.

Insilico의 사례는 AI를 풀스택(full-stack)으로 활용한 성공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AI로 질병 관련 새로운 표적을 제시하고, 생성 AI가 분자를 설계, 이를 합성하여 실험으로 검증하는 사이클을 인간 전문가와 병행하면서, 전통적인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진행합니다  . Insilico의 CEO는 “AI가 과거엔 의심받았지만 이제는 주류로 가고 있다”고 언급하며,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하여 AI 신약개발을 더욱 확장하고 있습니다 . 또한 2022년에는 미 HSBC로부터 $1억의 펀딩을 확보하고 본사를 미국 보스턴으로 이전하는 등 ,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Insilico Medicine의 성과는 AI가 신약 개발의 시간·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도 유효한 후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여, 업계 전반에 AI 도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scientia 사례

영국의 Exscientia는 신약 설계에 특화된 AI 기업으로, 세계 최초의 AI 설계 신약의 임상 진입을 이끈 주역입니다. 이 회사는 2020년 일본 스미토모 다이닛폰(Sumitomo Dainippon Pharma)과 공동 개발한 DSP-1181을 통해, 처음으로 AI가 설계한 신약 후보가 임상 1상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 DSP-1181은 강박장애(OCD) 치료제로 개발된 화합물로, Exscientia의 알고리즘이 모노아민 수용체에 작용하는 최적 구조를 도출했고 합성 및 전임상 시험을 거쳐 일본에서 임상시험 승인을 받기까지 단 12개월 미만이 걸렸습니다 . 이는 일반적으로 4~5년 걸리는 초기 연구기간을 1년 이하로 단축한 것으로 , Exscientia 측은 **AI와 화학자의 협업(“Centaur Chemist” 접근)**을 통해 가능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성과는 업계에 AI 신약의 **“세계 최초 임상 진입”**이라는 이정표로 기록되었고, Exscientia는 이어서 2021년 **면역항암제 후보(EXS21546)**를 AI로 설계하여 임상에 진입시킴으로써 첫 번째에 이어 두 번째 AI 신약 임상 진입 기록을 세웠습니다  . 해당 약물은 A2A 아데노신 수용체 길항제로, AI를 활용한 설계 시작 후 8개월 만에 임상 후보를 선정한 사례였습니다 .

Exscientia의 플랫폼은 고도화된 의약화학 지식과 AI 디자인을 결합한 것이 특징입니다. 후보물질을 발굴할 때 수십만 개의 화합물을 무작위로 합성하는 대신, AI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최적의 화합물부터 합성하여 필요한 합성 횟수를 줄이는 전략을 취합니다. CEO인 Andrew Hopkins는 **“우리는 원하는 약물 프로파일에 맞춰 매우 엄격한 목표를 세우고 AI를 활용해 단기간에 그 목표에 부합하는 후보를 찾았다”**고 밝혔는데 , 실제로 DSP-1181 개발 시 평균의 5분의 1 이하 수준의 화합물 합성만으로 임상 진입이 가능했습니다. Exscientia는 이러한 데이터 드립(data-driven) 설계를 통해 약물의 특이성 향상(오프타겟 부작용 최소화)과 뇌 penetrance 조절 등의 까다로운 목표도 동시에 달성했다고 보고했습니다  .

Exscientia는 다수의 대형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AI 신약 개발을 추진해왔습니다. 로슈, 화이자, 바이엘 등과의 협업 외에도, 스미토모와는 추가적인 신경정신과 질환 신약 연구, 그리고 **BMS(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와는 면역항암제 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또한 2022년 **나스닥 상장(IPO)**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였고, **Sanofi(사노피)**와는 2022년 AI 신약 개발 협력을 확대하여 최대 $100M 규모의 연구 계약을 맺었습니다 . 이처럼 Exscientia는 산학연 및 제약사와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AI 신약 혁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2022년 초에는 최초 사례였던 DSP-1181의 임상이 예상만큼의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여 개발이 중단되었다는 소식도 전해져, AI 설계 신약도 임상 단계의 검증을 통과해야만 진정한 성공임을 일깨워주었습니다. 그럼에도 Exscientia의 여러 AI 설계 신약들(면역항암제 등)이 현재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더 높은 성공률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업데이트: 2024년 말 Exscientia는 미국의 Recursion에 인수 합병되어, Recursion의 플랫폼과 결합한 더욱 거대한 AI 신약 개발 기업으로 재편되었습니다 .)

Atomwise 사례

Atomwise는 딥러닝 기반 약물 가상스크리닝 분야의 개척자로, 2012년경 세계 최초로 신경망을 활용한 신약 발굴 플랫폼 AtomNet을 선보인 기업입니다. 이 회사의 강점은 구조 기반의 초고속 가상 검색으로, 합성 가능성이 있는 3조 개 이상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AI로 탐색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Atomwise는 학계와 산업계에 걸쳐 600개 이상 표적에 대한 775건 이상의 공동 연구를 수행하며 , 다양한 질환 분야에서 히트 물질을 발굴해왔습니다. 예컨대 앞서 언급한 Hansoh Pharma와의 협력에서는 불과 4개월 만에 난치성 암 표적에 대한 새로운 히트 화합물들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 이 과정에서 120억개 화합물을 AI가 2주만에 스크리닝하여 가능성을 압축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 또한 Atomwise는 2015년 자사의 기술로 에볼라 바이러스 억제에 효과를 낼 수 있는 후보물질을 며칠 만에 도출하여 실험실 검증까지 진행한 바 있는데, 이 역시 전통적 방식으로는 수개월~1년 걸릴 작업이었음을 감안하면 AI의 잠재력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Atomwise의 비즈니스 모델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파트너십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대형 제약사들이 자체적으로 시도하기 어려운 신규 표적 연구에 대해 Atomwise와 협업하거나, 학계의 신생 바이오텍이 Atomwise의 플랫폼을 활용해 초기에 유망 물질을 얻는 식입니다. 이러한 접근으로 Atomwise는 다수의 공동 벤처를 설립하고 라이선스 딜을 성사시켰습니다. 2020년에는 시리즈 B 투자로 $1.75억을 유치했고 , 2022년에는 Sanofi와 최대 $12억 규모의 AI 신약 개발 파트너십 계약을 맺는 등 , 단일 기업으로서는 거대한 딜들도 이끌어냈습니다. Sanofi는 이 협력을 통해 Atomwise의 AtomNet 플랫폼으로 5개의 표적을 탐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계약금 $2000만과 개발·매출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 합계 $10억 등이 제시되어 AI 기술의 가치를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

Atomwise의 성공 요인은 **“AI + 화학 + 병렬실험”**의 조화에 있습니다. 딥러닝이 예측한 상위 후보들에 대해 화학 및 생물 전문가들이 신속하게 합성 및 실험 검증을 진행하여, 실패-성공 사이클을 대폭 단축합니다. 과거 같으면 몇 년이 걸릴 히트 발견과 검증이 몇 달 안에 가능해짐으로써, 파이프라인에 더 많은 표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tomwise는 현재 500개 이상의 활성 R&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400여 개 표적에서 80개 이상의 유효 히트를 확보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 이는 전통 제약사가 수십 년에 걸쳐 이루는 결과를 훨씬 빠른 속도로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규모의 경제와 속도의 경제를 모두 추구하는 AI 신약 개발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Atomwise를 비롯한 이런 플랫폼 기업들은 기술 자체의 수익화에 초점을 맞추기에, 스스로 의약품을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향후 이러한 AI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어떤 표적은 AI로 찾고, 어떤 약물은 AI로 설계했다는 식의 성공 사례들이 대중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로, 이 외에도 BenevolentAI(AI로 바리시티닙을 재창출하여 COVID-19 치료에 기여), Recursion Pharmaceuticals(세포 이미지 기반 AI 신약), Schrödinger(물리모델+ML 융합 신약설계) 등 다수의 기업들이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뛰어들어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고 있습니다.)

AI 도입에 따른 정량적 성과: 성공률, 시간 단축, 비용 절감

AI를 도입한 신약 개발은 이미 여러 지표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 소요 시간 단축, 합성·실험 규모 축소, 개발 비용 절감 측면에서 두드러지는데, 주요 사례들의 성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례 (기업) AI 활용 성과 및 개선 효과
Insilico (섬유증 신약) AI로 타깃 발굴부터 후보물질 도출까지 18개월, 비용 $260만에 완료 (전통적 평균 4.5년, $6.74억 대비 기간 1/3, 비용 0.4%) 
Insilico (DDR1 저해제) 21일만에 6개 신규 분자 설계, 46일 만에 유효 후보 확보 및 동물실험 검증 
Exscientia (DSP-1181) 12개월 미만에 후보물질 설계·합성 완료 → 임상 1상 진입 (전통적 탐색 기간 ~4.5년의 약 1/5 수준) 
Exscientia (면역항암제) 8개월 만에 차세대 A2A 길항제 후보 도출 및 전임상 진입 
Atomwise + Hansoh (암 표적) 120억 개 화합물 2주간 가상 스크리닝 → 4개월 내 혁신적 히트 화합물 발견  
BenevolentAI (Drug Repurposing) 수주 내 AI로 코로나19 표적 인사이트 도출 → 수개월 내 기존 약물 임상 진입 

이러한 수치들은 AI가 초기 연구 단계에서 수년 걸리던 일을 수개월~1년 수준으로 앞당기고, 필요 자원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Insilico 사례의 경우 비용 99% 절감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는데,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알고리즘의 결합으로 가능했습니다  . Exscientia와 Insilico 모두 합성한 화합물 수를 기존의 1/5~1/10 이하로 줄였다고 보고되고 있어, 이는 실험실 업무량 감소와 연구 인력 효율화로 이어집니다. 또한 Atomwise의 예에서 보듯,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수십억~수조 개 화합물 탐색이 현실화되면서, 히트 발견 확률이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성공률 측면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아직 AI 설계 약물이 최종 승인을 받은 사례는 없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 개발된 약물들이 임상 단계에서 높은 확률로 실패해온 것과 대비하여, AI로 설계된 후보들은 좀 더 높은 품질로 임상에 진입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Exscientia는 AI가 약물의 특이성과 적합성을 높여 임상 성공 가능성을 개선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 Insilico는 AI 후보물질들이 전임상 독성시험에서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60개의 AI 활용 신약 프로그램 중 15개 이상이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으며 , 그 중 다수가 임상 1상을 통과하여 2상으로 진행 중입니다. 향후 몇 년 내에 AI 설계 신약이 실제 승인에 도달한다면, 임상 성공률 개선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될 전망입니다.

요약하면, AI 도입의 정량적 효과는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빠르게, 더 많은 유망 후보를 얻는다”**로 집약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선은 제약 산업의 **ROI(투자대비성과)**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며, 궁극적으로 신약 개발 생산성 정체 문제를 타개하는 열쇠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 물론 이러한 성과 수치는 초기 연구 단계에 국한된 것이고, 후속 임상 개발까지 감안한 신약 개발 전주기의 단축 효과는 앞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다수의 기업들이 년 단위의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수백억 원대의 연구비를 절약한 사례를 내놓음에 따라, AI의 실질적 이점은 업계에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규제 및 윤리적 고려사항 그리고 현재 한계점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에 따르는 규제와 윤리적 이슈, 그리고 현재의 한계도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첫째, 규제 측면에서, 신약 개발에 AI를 활용한다고 해서 규제 절차가 간소화되지는 않습니다. 각국의 의약품 규제당국(FDA 등)은 신약의 품질·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입증을 요구하는데, 이는 AI로 설계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즉, AI가 추천한 후보물질이라도 동일한 전임상 독성 시험 데이터, 임상 시험 데이터를 제출해야 하며, 예측 모델의 결과만으로 승인을 받기는 불가능합니다. 다만 규제 기관도 AI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가이드라인이나 검토 전문인력 확충 등을 논의 중입니다. 예를 들어 FDA는 내부적으로 AI 모델을 신약 심사 보조에 활용하는 방안, AI가 생성한 데이터(예: 가상대조군 데이터)의 활용 기준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결국 규제기관 입장에서는 “AI가 만들었다”는 이유로 특별 대우도, 불이익도 주지 않으며, 기존 신약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업계는 명심해야 합니다.

또한 지적재산권(IP) 문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AI가 창출한 화합물의 발명자 인정이나 특허성에 대한 논의가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특허 출원 시 인간 발명자를 기재하는 것으로 사실상 정리되었지만, 미래에 AI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 규정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데이터 라이선스 이슈도 있는데, AI 훈련에 쓰인 데이터의 소유권이나 프라이버시 문제가 불거질 수 있으므로, 제약사들은 데이터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둘째, 윤리적 고려사항으로, AI의 결정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 소재가 언급됩니다. 예컨대 AI가 특정 환자군을 임상시험에서 제외하도록 추천한다면, 그 의사결정 과정이 설명가능해야 하고 차별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AI 알고리즘이 편향된 데이터로 학습되었다면, 잘못된 결론으로 환자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설명가능한 AI(Explainable AI)”가 중요하며, 모델의 예측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인간 전문가가 납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많은 신약 AI 기업들이 전문가와 AI의 협업을 강조하는 이유도, 전문가의 검증과 윤리적 판단을 과정에 포함하여 AI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또 다른 윤리적 이슈는 AI 기술격차로 인한 소외입니다. 대형 제약사나 부유한 국가만 AI를 활용한 신약을 개발하고, 그렇지 못한 쪽은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는 신약 접근성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글로벌 차원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다행히도 많은 AI 신약 플랫폼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제공되어, 비교적 저비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격차를 줄여주고 있습니다.

셋째, 기술적 한계와 현실적 장애물이 존재합니다. 현재의 AI 모델들은 훈련 데이터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는 전혀 새로운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예측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약 개발에서는 때때로 전례 없는 생물학적 발견이 필요한데, AI는 과거 데이터에 의존하기 때문에 혁신적인 가설을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복잡한 인체 생리를 완전히 모델링하지 못하기 때문에, 임상에서의 실패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AI가 제시한 좋은 분자도 인체 내에서는 예상치 못한 대사산물을 만들 수 있고, 복합 질환 환경에서는 효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하이프(hype)**도 경계해야 합니다. 한때 AI만 쓰면 신약 개발 성공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듯한 분위기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아직 사람의 전문 지식과 실험 검증을 대체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점이 중론입니다. 전문가들은 “문제는 AI 자체가 아니라, AI를 다루는 접근법”이라고 지적하며 , 양질의 데이터 투입과 올바른 활용 전략이 없으면 AI도 소용없다고 강조합니다 . 결국 AI는 도구일 뿐이며, 이를 어떻게 통합하고 활용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마지막으로, 임상시험 단계의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남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AI가 초기 단계를 단축해도, 임상 2상·3상은 많은 환자와 시간을 필요로 하며 이를 단축하는 데는 현실적 제약이 있습니다. 팬데믹 상황 등에서 특례적으로 임상 기간을 단축한 사례(예: COVID-19 백신의 신속 개발)가 있지만 , 이는 자금과 행정지원이 총동원된 예외적인 경우였습니다. 일반적인 신약은 장기 안전성 데이터, 대규모 임상데이터를 필요로 하므로, AI로 극복되지 않는 **“시간의 장벽”**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현재 AI의 혜택은 주로 전임상 이전 단계에 집중되어 있고, 후반부 개발은 여전히 개선 여지가 크지 않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종합하면, AI 신약 개발의 규제·윤리·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 전문가와 AI의 적절한 역할 분담, 투명한 알고리즘과 데이터 관리, 규제 기관과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이슈들을 관리하면서도 AI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됩니다. 산업계도 이 점을 인식하여 AI에 대한 과장된 마케팅보다는 실질적 성과와 데이터로 신뢰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 및 산업에 미칠 영향

AI를 통한 신약 개발 혁신은 향후 제약·바이오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약 60억 달러 이상의 누적 투자가 AI 신약 분야에 이루어졌다는 분석이 있으며 , 투자 열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래 전망과 업계에 미칠 영향을 몇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신약 개발 속도 향상과 비용 절감의 신기준: 만약 현재 임상 시험 중인 AI 설계 신약들이 승인에 이르게 된다면, **“10년, 1조원”**으로 대표되던 신약 개발 공식이 크게 업데이트될 것입니다. 평균 개발 기간이 몇 년 단축되고 비용도 수천억원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이는 제약사의 연구개발 전략에 변화를 줘, 동시에 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희귀질환·소외질환처럼 시장성이 낮아도 AI로 효율화하여 도전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 제약 산업의 R&D 패러다임 전환: AI 도입은 신약 개발을 보다 데이터 중심(Data-driven) 산업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경험과 실험 위주에서, 방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제약사는 데이터과학자, AI전문가, 생물정보학자 등의 인력을 대거 필요로 하게 될 것입니다. 전통적 제약 인력 구조도 변화하여 AI-화학-생물학 간 융합형 인재가 각광받고, 연구 프로세스도 자동화 실험실(Lab automation), 로봇 합성, 클라우드 컴퓨팅 등이 어우러진 하이테크 산업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이는 제약사를 테크기업화하는 경향을 가속화하고, 궁극적으로 신약 개발의 성공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 스타트업과 빅파마의 협력 및 재편: 최근 몇 년간 대형 제약사들은 유망 AI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파트너십 계약을 맺거나 직접 투자/인수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Sanofi-Atomwise (최대 $12억) , BMS-Exscientia, Roche-Insilico, AstraZeneca-BenevolentAI 등의 딜이 그 예입니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빅파마는 AI 기술을 빠르게 내부에 흡수하고, 스타트업은 임상과 상업화 경험을 얻는 윈윈을 추구합니다. M&A도 활발해져, Recursion이 Cyclica와 Valence에 이어 Exscientia까지 인수한 사례처럼, 강력한 AI 플랫폼을 보유한 통합 기업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향후 글로벌 제약사는 AI 역량 보유 여부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며, 주요 파이프라인마다 AI 협력 업체가 참여하는 것이 일반화될 전망입니다.
• 벤처 투자와 생태계 발전: AI 신약 개발 분야에 유입되는 자본은 신약개발 전반에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2021~2022년에만 이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소식이 잇따랐고, 일부 기업은 기업가치 수십억 달러의 유니콘으로 성장했습니다. 예컨대 XtalPi (AI 물질설계, 2021년 $4억 투자 유치), Insilico Medicine (시리즈 C/E 라운드 각각 $2억 이상) 등이 그 예입니다. 또한 중국, 한국 등에서도 AI 신약 기업이 활발히 등장하여 Standigm, Deargen, PharmAI 등의 기업이 자체 플랫폼을 개발 중입니다. 이러한 활황은 학계와의 연계를 통해 AI 신약 개발에 대한 연구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매년 관련 논문과 특허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의료 패러다임 변화: 신약 개발이 빨라지고 효율화되면, 결국 환자들이 혁신 치료제를 더 빨리 접할 수 있게 되는 사회적 이익이 큽니다. 특히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던 희귀질환, 난치질환 분야에서 AI가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준다면, 환자들의 기대 수명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개선을 가져올 것입니다.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개인맞춤의학과의 접목입니다. AI는 방대한 환자 유전체 및 임상 데이터를 다룰 수 있으므로, 특정 환자 아형(subgroup)에 맞는 약물 개발도 용이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미래에 환자별로 최적화된 신약을 설계하는 개념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정밀의료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 산업 경쟁 구도의 변화: AI의 도움으로 신생 바이오텍들도 비교적 적은 인력과 자본으로 신약 개발에 도전할 수 있게 되면서, 전통 제약사와의 경쟁 구도가 다변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형 제약사만이 감당할 수 있던 신약 개발을 작은 AI 전문기업들도 수행할 수 있게 되면, 혁신의 원천이 다양해지고 라이선스 아웃이나 공동 개발 형태로 **열린 혁신(Open innovation)**이 활발해질 것입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신약개발의 저변을 확대하고 더 많은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역동적인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AI는 신약 개발 프로세스의 여러 측면을 변화시켜 개발 기간 단축, 비용 절감, 성공률 제고에 기여하고 있으며  , 이러한 변화는 이제 초기 개념입증 단계를 넘어서 실제 임상 단계에서의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해결해야 할 도전과제가 남아 있지만 , 기술과 경험의 축적으로 차차 극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5~10년은 AI 신약 개발의 본격적인 성과가 등장하는 시기가 될 것이며, 첫 번째 AI 혁신 신약이 승인되면 그 파급효과로 업계 전반의 AI 채택이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AI는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제를 더 빨리 전달하고, 제약 산업을 더욱 혁신 주도형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제약사들은 이제 AI를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도구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를 통한 새로운 “디지털 혁신 신약”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사용된 참고 자료들은 공식 보고서, 학술지, 기업 발표 등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였으며, 각주에 출처를 명시하였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AI와 신약 개발의 융합은 지속적으로 진화 중이므로, 최신 동향을 추적하며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AI와 인간의 조화로운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의 한계를 넘어서는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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