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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약 평생 복용해야하는지

by 지식과 지혜의 나무 2025.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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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령대 및 기저 질환에 따른 혈압약 평생 복용 권고


고혈압은 만성 질환으로 한 번 진단되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며, 많은 환자들이 평생 약물치료를 받게 됩니다 . 특히 고령 환자나 당뇨병, 만성 콩팥병 같은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혈압 조절의 중요성이 더욱 크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중단 없이 지속할 것이 권고됩니다. 실제로 대한고혈압학회 지침에서는 최근 임상 연구들을 근거로 고령 환자를 포함한 고위험군에서 더욱 적극적인 혈압 강하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의 경우 혈압을 적어도 140/85 mmHg 미만으로 낮춰야 하며, 심혈관질환이 있는 당뇨 환자에서는 130/80 mmHg 미만까지도 고려하도록 권고합니다. 만성 신장질환(CKD) 환자에서도 혈압 조절을 통해 신장 기능 악화를 막고 심혈관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여, 단백뇨가 없다면 140/90 mmHg 미만, 단백뇨가 동반되면 130/80 mmHg 미만을 목표로 치료하도록 제시됩니다. 이처럼 고령이거나 당뇨·신장질환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들은 혈압약을 중단 없이 평생 복용하면서 혈압을 관리하도록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 다만 고령 환자에서는 지나친 혈압 강하로 인한 부작용도 주의해야 하므로, 이완기 혈압 70 mmHg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개별화된 목표를 정하는 등 임상적으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한편, 젊은 연령의 고혈압 환자나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초기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이 정상화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의료진은 우선 생활습관 교정을 시도하고 경과를 볼 수 있으며, 체중 감량이나 식습관 개선 등을 통해 혈압이 충분히 떨어지면 약물 없이도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고혈압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고, 초기에는 괜찮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다시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2. 혈압 안정 후 약 중단 조건 및 최신 연구 결과


혈압약을 일정 기간 복용하여 혈압이 안정된 경우, 임의로 약을 끊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약물 감량이나 중단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연구와 지침이 있습니다. 대한고혈압학회 2018 지침에 따르면, 여러 해 동안 혈압이 잘 조절되고 생활습관 개선이 이루어진 환자에서는 담당 의사의 판단 아래 약물의 용량을 줄이거나 종류를 줄이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때도 서서히 감량해야 하며, 약을 줄인 뒤 최소 3개월 간격으로 잦은 검진을 통해 혈압이 다시 오르는지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약을 줄였을 때 고혈압이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전략의 성공률과 위험에 대해 데이터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024년 발표된 STOP-트라이얼에서는 표적 장기 손상이 없고 한두 가지 저용량 혈압약으로 혈압이 잘 조절된 환자를 선별하여 약물 중단을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약 33%의 환자는 1년 동안 약 없이도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 2명 중 1명꼴로 혈압이 다시 상승하여 약물 재개가 필요했습니다. 또한 1년 내 뇌졸중 발생 같은 심각한 사례도 일부 보고되어(중단군 중 1명) 무조건적인 중단은 위험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고령(8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OPTIMISE 임상시험에서는, 다약제를 복용 중인 환자에게서 한 가지 약제를 감량해도 12주간 150 mmHg 미만의 혈압 유지율이 기존치료와 거의 차이 없음을 보여주어 단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안전성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 연구 결과가 곧바로 장기적인 약 중단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약물 중단은 매우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합니다.

요약하면, 혈압이 오래도록 안정적이고 생활습관 변화로 고혈압의 원인이 개선된 일부 환자에서 의학적 감독하에 약물 감량을 시도할 수 있지만, 반드시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재치료 대비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약 중단 후 다시 혈압이 오르는 경향이 있어 결국 평생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최신 지견입니다.

3. 혈압약 종류별 복용 지속 여부 차이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작용기전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며(예: ACE억제제, ARB,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이뇨제 등), 약물 종류에 따라 장기간 복용 여부를 판단하는 고려사항에 차이가 있습니다. ACE억제제와 ARB 계열은 고혈압 환자에서 1차적으로 널리 쓰이는 약물로,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을 줄이고 신장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등의 추가 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뇨병이나 단백뇨가 있는 환자, 심부전 환자에서는 ACE억제제/ARB를 장기 복용하면서 장기 보호 효과를 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약물들은 대개 부작용이 없으면 계속 복용하며, 복용 초기에 크레아티닌이 다소 상승해도 기준치 대비 30% 이내의 상승과 혈중 칼륨 5.5 mEq/L 미만 수준이라면 중단하지 않고 지속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임신 시에는 기형 유발 위험 때문에 ACE억제제/ARB는 즉시 중단해야 하는 등 특정 상황에서는 예외가 있습니다.

베타차단제는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지만 다른 적응증이 있는 경우에 특히 유용한 약물입니다. 협심증(협심통)이나 심근경색 후 관리, 부정맥 또는 맥박수가 높은 젊은 환자 등에 베타차단제가 좋고, 이런 경우에는 해당 심장 문제의 2차 예방을 위해 평생 복용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그러나 단순 고혈압만 있는 환자에서 베타차단제는 다른 약제들에 비해 뇌졸중 예방 효과가 떨어지고 대사 부작용(혈당 및 지질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최근 가이드라인에서는 일차 선택약물로 우선 권고되지 않습니다. 특히 고령 고혈압 환자에서 아테놀올 등의 베타차단제는 뇌졸중 예방에 열등하다고 보고되어 권장되지 않으며, 비만이나 당뇨위험이 있는 환자에서 이뇨제와 베타차단제를 함께 쓰면 당뇨 발생 위험이 올라가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심장질환 동반 없이 단순 고혈압으로 베타차단제를 복용 중인 경우, 다른 약제로 변경하거나 감량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고령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약제 감량 연구에서 낮은 용량의 베타차단제를 중단해도 단기적으로 혈압 상승이 거의 없었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는 베타차단제가 해당 환자군에서는 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베타차단제를 오래 복용한 환자는 갑자기 중단 시 반동성으로 맥박수가 급증하고 협심증 악화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천천히 감량해야 합니다.

칼슘채널차단제(CCB)는 노인층에서 특히 효과적인 약물로, 혈관 이완을 통해 동맥경화성 고혈압에 잘 듣고 대사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장기간 복용에 적합하며, 다른 약제에 비해 중단했을 때 혈압이 오르는 리바운드 가능성에 대한 연구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연구에서는 고용량의 CCB를 중단한 군에서 수축기 혈압이 평균 5 mmHg 정도 상승하여 혈압조절 악화가 관찰된 반면, 저용량 베타차단제 중단군에서는 혈압 변화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는 CCB계 약물은 지속 복용이 중단 시 혈압 재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혈압 조절을 위해 복용 중이었다면 쉽게 중단하지 않는 것이 좋음을 시사합니다. CCB는 부작용으로 다리 부종, 두통 등이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장기간 사용이 용이한 약제입니다.

이뇨제의 경우 티아지드 계열은 1차 치료제로 널리 쓰이며 저용량에서는 부작용이 드물어 지속적으로 복용해도 안전합니다. 다만 고용량 사용 시 전해질 이상이나 당대사 이상을 초래할 수 있어 보통은 필요 최소 용량을 유지합니다. 이뇨제는 심부전 환자의 부종 조절,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의 체액 조절에도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신기능이 많이 저하된 경우 티아지드보다 고리이뇨제(루프 이뇨제)를 평생 복용해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알도스테론 길항제(예: 스피로놀락톤)는 일반 고혈압에서는 3~4차 약제로 추가해 쓰기도 하지만, 저용량으로 심부전 치료에 장기간 사용되어 생존율을 높이는 중요한 약이라서 해당 적응증에서는 계속 써야 합니다.

정리하면, ACE억제제와 ARB는 특별한 부작용만 없다면 장기 복용을 권장하는 약물이고, 베타차단제는 필요한 적응증이 있을 때만 평생 복용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우선순위가 낮습니다. 칼슘채널차단제와 이뇨제는 고혈압 조절에 핵심적이므로 혈압이 안정적이라 해도 섣불리 끊기보다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각 약제는 환자의 개별 상황에 따른 “필요성 대 부작용” 균형을 고려하여 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4. 국내외 최신 지침 및 전문가 의견


국내외 고혈압 치료 지침들은 모두 고혈압의 장기적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2018년 대한고혈압학회 지침과 2022년 개정사항에서는, 우리나라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미국(ACC/AHA) 및 유럽(ESC/ESH) 권고와 조화를 이루는 목표치와 치료전략을 제시합니다. 이 지침들에 따르면 고혈압은 완치보다는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해야 하며, 생활요법(식이 조절, 체중 감량, 운동 등)을 병행하되 약물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합병증 예방의 열쇠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고혈압학회 지침은 고혈압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혈압 수치 개선뿐 아니라 동반 위험인자를 모두 관리하여 심혈관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당뇨병, 고지혈증 등 동반 질환과 함께 종합적으로 평생 관리할 것을 권고합니다.

국외 전문가 및 학회들도 비슷한 견해를 보입니다. 2017년 미국 ACC/AHA 지침은 고혈압 기준을 130/80 mmHg로 강화하면서 초기부터 생활습관 개선과 필요시 약물치료를 병행하도록 권장하였고, 고혈압은 지속적인 위험인자 관리가 필요한 질환임을 강조했습니다. 2018년 유럽 고혈압학회(ESH) 지침 및 최신 2023년 개정안에서도 고혈압은 평생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 고령 환자라고 해서 일률적으로 치료를 중단하기보다는 상태가 허락하는 한 고연령에서도 치료 지속을 권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심장학회(ESC)는 85세가 넘어도 환자가 치료를 잘 견디고 있으면 혈압약을 계속 복용하여 심혈관 보호 효과를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한 HYVET 연구 등을 통해 80~90대에서도 혈압약 복용 시 뇌졸중 등 합병증이 감소하는 이득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최신 지침은 나이에 상관없이 적절한 혈압조절이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

국내 전문가들도 “혈압약을 한 번 시작하면 대부분은 장기간 필요하지만, 일부 환자는 원인 교정으로 중단할 수도 있다”는 유연한 견해를 제시합니다. 예컨대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 환자가 체중을 크게 감량한 경우 혈압이 정상화되면 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며, 실제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엄격한 생활관리의 유지가 전제되어야 하고,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대부분의 환자에게 고혈압은 돌연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잘 관리하면 합병증을 막을 수 있는 병이므로, 국내외 가이드라인 모두에서 환자 개개인이 평생에 걸쳐 혈압을 관리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결국 약물 복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거부하기보다는, 의학적 근거에 따라 필요한 기간 동안 꾸준히 약을 복용하며 아울러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을 위한 최선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참고 문헌: 국내외 고혈압 진료 지침 및 최신 연구 데이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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