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

삼성전자 STP와 반도체 계약학과 심층 분석

by 지식과 지혜의 나무 2025. 7. 28.
반응형


1. 프로그램의 기원과 도입 배경, 운영 변천사


삼성 트랙의 시작 (2006) – 삼성전자의 산학협력 트랙은 2006년 **“정보통신 트랙”**으로 출발했다. 초기에는 통신 분야에 한정하여 대학과 연계한 트랙을 운영하며 맞춤형 인재를 키웠다 . 이는 해당 분야 우수 학생들을 선발해 지정된 전문과목을 이수하도록 하고, 졸업 후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에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통신 분야에서 성과를 내자 삼성은 다른 핵심 사업으로 이 모델을 확대하기로 한다.

STP (Samsung Talent Program) 도입 (2011) – 2011년 삼성전자는 기존 트랙을 삼성 탤런트 프로그램(STP)”으로 개편·확대했다 . 반도체, TV, LCD 등 삼성전자 전 사업분야와 미래유망 기술분야까지 트랙 전공을 넓히고 명칭도 STP로 변경한 것이다. 2011년 3월 아주대를 시작으로 한 달간 국내 14개 대학과 STP 협약을 체결했는데, 지역거점 국립대부터 서울 주요 사립대까지 망라하는 1기 STP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삼성은 *“맞춤형 인재 육성”*을 표방하며 2014년까지 4년간 STP를 운영할 계획을 발표했다 .

STP 운영과 변화 (2011~2014) – STP에서 삼성전자는 대학별로 관련 학과와 협의하여 필요한 트랙 교과과정을 선정하고, 학생들에게 이수 로드맵을 제시했다 . 초기 정보통신 중심이던 전공 분야는 반도체 공정, 디스플레이, 기구·금형 디자인, 신소재 등으로 대폭 확장됐다 . 일부 트랙은 대학원 석사과정과 연계해 심화교육도 실시했다 . 삼성은 매년 대학별 1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했고,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을 인턴 선발 시 우대했다 . 특히 인턴십 후 입사가 확정된 학생 중 우수자(대학별 연간 5명 내외)를 *“삼성 장학생”*으로 추가 선발하여 1천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 후 입사를 보장했다  . 이러한 “장학생” 제도는 STP의 핵심으로, 학교가 매년 약 10명 내외를 장학생으로 뽑아 삼성 취업을 연계한 것이다 . STP는 2014년까지 지속되며, 삼성전자의 각 사업부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선제 육성하는 산학협력 모델로 안착했다.

계약학과 시대의 개막 (2020년대) – 2010년대 중반 이후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인력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정부도 적극적인 인재양성 전략을 내놓았다. 이에 발맞춰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은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설립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2019~2020년경부터 연세대 등과 시스템반도체 특화 학부 신설을 논의했고, SK하이닉스는 2021년 고려대와 함께 국내 첫 반도체 계약학과를 열었다 . 2022년에는 정부의 K-반도체 전략 발표에 호응하여 더 많은 대학으로 확대되었는데, 2023학년도부터 한양대, 서강대, KAIST, 포스텍 등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계약학과 7개교 체제가 구축되었다 . 이는 2006년 시작된 삼성 트랙 → 2011년 STP → 2021년 이후 계약학과로 산학협력 인재양성 모델이 진화해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초기 트랙이 재학 중인 학생을 선발해 취업을 연계했다면, 계약학과 모델은 입학 단계부터 특정 기업 맞춤형 학과로 학생을 모집하여 더욱 밀착된 산학 연계를 실현한 점이 큰 변화다.

2. STP와 계약학과의 대학별 운영 방식 및 인재 선발


STP 참여대학 운영 (2011~2014): 각 대학은 삼성과 협의하여 해당 대학의 강점 분야에 맞는 STP 트랙을 설계했다. 예컨대 서강대는 전자공학·컴퓨터공학·화공생명·기계공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삼성 반도체 트랙을 운영하여, 전기전자 및 화학생명 분야까지 포괄하는 커리큘럼을 구축했다.(참고로 반도체 트랙은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서강대 4개교만 운영) 반면 아주대나 경북대 등은 기계공학부 기반으로 반도체 장비·금형 디자인 등에 특화된 트랙을 개설하는 식으로 대학별 특성화가 이뤄졌다. 삼성은 “필요한 기술과 교과과정을 선정해 제시”한다고 밝혔는데 , 실제로 각 대학에 트랙 필수과목 리스트와 권장과목을 전달하고 이수체계를 함께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 분야로 지정된 대학에는 OLED공정, LCD구조 등의 과목을 개설토록 했고, 반도체 공정 특화 대학에는 CMOS 공정, 회로설계 등을 트랙 교과에 포함시켰다.

STP 인재 선발 구조: STP에서는 3학년 진급 시점에 트랙 이수자 중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삼성전자 산학장학생”을 선발했다.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공지에 따르면, 평점 3.5 이상이고 지정 트랙과목을 이수한 3학년 2학기 학생들이 지원 대상이었다 . 지원자는 영어성적(OPIc IL 또는 토익스피킹 Lv5 이상) 요건을 갖추고 교수 추천을 받아야 했다  .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면 서류 및 면접을 거쳐 장학생을 결정한다. 선발 인원은 대학별 연 5~10명 내외로 제한되었으며, 이들은 삼성전자 하계 인턴십에 참가한 뒤 최종 평가를 통해 입사가 확정되었다 . 장학생으로 뽑히면 4학년 1년간 1천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받고, 졸업 후 삼성전자에 바로 입사했다  . 장학생이 아닌 트랙 이수자들도 삼성 공채나 인턴 지원 시 SSAT 우대 및 가산점 등 혜택이 부여되어 취업에서 경쟁력을 가졌다 . 요컨대 STP는 *“일반 트랙 이수자(모든 참가 학생) → 우수자 산학장학생 선발 → 인턴십 → 취업”*의 다단계 구조로 운영되었다.

반도체 계약학과 대학별 운영: 계약학과는 아예 학과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하여 4년간 기업 맞춤 교육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 연세대학교 –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삼성): 2021년도에 신설된 학부로, 시스템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소자/공정/재료/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융합 교육을 표방한다 . 연세대 신촌캠퍼스와 송도 국제캠퍼스에 걸쳐 운영되며, 삼성전자 LSI사업부와 협약이 맺어져 있다. 전공소개에 따르면 다학제간 이론 및 실습 교육, 학생주도 연구 등을 통해 창의성과 실무능력을 동시에 기르는 커리큘럼을 갖췄다 . 졸업 후 삼성전자 연구개발직 입사 보장이 가장 큰 특징이며 , 학생들은 재학 중 삼성전자 멘토링, 산학 프로젝트 등에 참여한다. 입학 정원은 연 50명 내외로, 주로 수시전형으로 선발한다 .

• KAIST –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삼성): 2023학년도 신설된 KAIST 학부로, KAIST 최초의 학사과정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다 . 특징은 신입생 때부터 반도체전공으로 바로 입학한다는 점이다. (KAIST 일반 신입생은 1년 무학과 과정을 거치나, 본 학과 학생들은 예외) 교수 1인당 학생 2명 수준의 밀착지도가 이뤄질 만큼 소수정예이며 , 전공지식 뿐 아니라 AI, 소프트웨어, 회로설계 등 반도체 시스템에 필요한 융합역량을 심도 있게 가르친다  . 4년 전액 장학금에 기숙사비 지원, 연구보조비 지원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계절학기 때는 서울 캠퍼스에서 경영·리더십 교육도 받는다 . 연간 100명 모집으로 규모도 크며 , 수시 95명·정시 5명 등으로 선발한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커리큘럼을 개발했으며, 재학 중 삼성 인턴십 필수로 진행된다.

• 서강대학교 – 시스템반도체공학과 (SK하이닉스): 2023학년도 신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모체 학과로 하여 공대 내 별도 학과로 출범시켰다 . 연 30명 모집이며 , 커리큘럼은 SK하이닉스가 특히 필요로 하는 반도체 설계와 시스템소프트웨어 역량에 초점을 맞췄다 . 회사 수요에 맞춘 과목(예: 반도체 소프트웨어, 펌웨어 설계 등)을 개설하고, SK현장 실습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 다른 학교들이 “반도체공학” 명칭을 쓰는 반면 서강대는 “시스템반도체공학”으로 명명하여,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인재 육성임을 강조한다. SK하이닉스는 4년간 장학금 지원 및 졸업 후 의무채용을 약속했고 , 서강대는 추후 세부 전형계획(수시/정시 비율 등)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

• 포항공대(POSTECH) – 반도체공학과 (삼성): 2023년도 수시전형에 처음 도입되어 연 40명 모집을 시작했다  . 포스텍은 그간 대학원 위주로 반도체 연구를 해왔으나, 학부 계약학과 신설로 학부 차원 인재양성에 뛰어든 사례다.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학생들은 1~2학년 때 포스텍만의 차별화된 기초과학·공학 교육(수학, 기초물리화학 등)을 탄탄히 배우고, 이후 반도체 설계/재료/공정/소자/소프트웨어 등 전문과정을 이수한다 . 삼성전자가 필요로 하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 분야를 선도할 글로벌 인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로, 전원 등록금 전액 지원과 특별장학금, 해외 학회 참가 지원 등 글로벌 역량 배양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 포스텍은 정시가 없고 수시 100% 선발하며, 반도체공학인재전형이라는 특별전형을 통해 모집한다.

• 고려대학교 – 반도체공학과 (SK하이닉스): 2021년 국내 최초로 개설된 반도체 계약학과 1호다 . 정원 30명 내외로 선발하며 , 3학년까지는 고려대 전자공학 및 물리/재료 기초과목을 이수하고 4학년 때 심화 전공 + SK하이닉스 인턴십을 수행하는 구조다 . 커리큘럼에는 SK하이닉스가 직접 개설한 과목들이 포함돼 있는데, 예를 들면 1학년 세미나 교과목으로 “반도체 리더십과 사회적 역할”, 3학년 때 “메모리 기술의 이해” 등을 가르친다 . 이러한 회사 맞춤과목을 통해 최신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접하게 하며, 4학년 2학기에는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현장 인턴십을 필수로 진행한다 . SK하이닉스는 해당 학과 학생 전원에게 장학금과 학업보조금을 지급하고, 졸업 후 SK하이닉스 취업을 보장한다 .

• 한양대학교 – 반도체공학과 (SK하이닉스): 2023학년도 신설. 공과대학 내에 신설되었고, 2023년 첫해 40명(수시24·정시16)을 모집했다 . 한양대 전자공학부의 강점을 활용하면서, SK하이닉스와 공동 개발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설계되었다 . 선발된 학생들은 4년 등록금 전액 및 매월 학업장려금을 지원받고 졸업 후 SK하이닉스에 입사하게 된다  . 교육과정은 실무 소양을 갖추도록 이론+실습 병행으로 짜여 있으며, 미국 실리콘밸리 견학, 해외 연수 기회도 주어진다 .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와 연계한 프로젝트 수업 등도 기대된다. (한양대는 서울 상위대학 중 유일하게 SK 쪽 계약학과를 운영하게 되어 주목받았다.)

• 성균관대학교 –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삼성): 성대는 삼성의 지원으로 일찍이 반도체 특화교육을 진행해왔다. 2006년 삼성 종합기술원이 성대에 산학협력관을 세우고 반도체 공정을 공동연구한 바 있어, 이를 모태로 학부과정을 개편했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연 70명 내외 모집으로 가장 규모가 크며 , 커리큘럼은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와 메모리 분야를 모두 포괄한다. 12학년은 전기전자공학의 기초와 물리/화학/재료 등 기본기를 닦고, 34학년 때 심화전공으로 반도체 설계, 소자, 회로, 공정 등 트랙별 전문과목을 이수한다 . 삼성전자 DS부문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며, 재학생들은 방학 중 삼성 현장실습, 동문 멘토링 등에 참여한다. (성대는 삼성재단 소속 대학이기도 하여, 해당 계약학과 운영에 삼성의 적극적 지원이 있다.)

以上과 같이, 대학들은 각자 강점 분야를 기반으로 커리큘럼을 특화하고 있으나, 공통적으로 기초→심화→인턴의 단계적 교육, 기업과 공동개발 과목, 전원 장학혜택, 졸업 후 해당 기업 취업이라는 큰 틀은 동일하다.

계약학과 선발 과정: 계약학과는 고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대입 전형으로 학생을 뽑는다. 2023학년도 사례를 보면, 대다수 대학이 수시 위주로 선발하되 일부 정시 인원을 배정했다. 한양대는 수시 24명/정시 16명, 서강대는 추후 발표(약 30명 중 다수를 수시), KAIST는 특별전형(반도체인재전형 I,II)으로만 100명, 포스텍은 수시 40명 (정시 없음) 등의 방식이었다  . 연세대(50명)·고려대(30명)·성균관대(70명)는 기존부터 운영되던 만큼 매년 해당 정원을 유지하며, 수시 비중이 높았다 . 경쟁률을 보면 대체로 5~8대 1 수준의 지원율을 보였으며, 2024학년도 정시 기준으로 한양대 13.89대 1, 고려대 8.20대 1, 연세대 7.28대 1 등이었다 .

기업이 선발에 관여하는 정도는 학교별로 차이가 있는데, 공식적으로는 **“학교 전형”이므로 대학이 주도한다. 다만 기업과 협의하여 면접단계에 기업 관계자가 참여하거나, 지원서에 산업관심도 자소서 등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KAIST의 경우 특별전형 평가로 반도체 적성 여부를 종합평가하며, 수학·과학 시험(면접)을 치러 뽑는다 . 결국 성적 최상위권 학생들을 유치하려는 목적상, 해당 분야에 열의와 재능이 있는 영재급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도전과제 부분에서 다루겠지만, 의대 선호 등으로 인한 등록포기 문제가 불거지자 더욱 적합도 높은 학생을 찾아내는 게 중요해졌다.)

3.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협력 모델 비교


장학 지원 및 금전적 혜택: 두 회사 모두 학생들에게 파격적인 재정 지원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계약학과 학생들에게 4년간 등록금 전액을 면제해주며, 별도로 학업장려금, 기숙사비 등을 포함해 약 4,000만 원 상당의 추가 혜택을 준다 . 예컨대 KAIST 반도체과의 경우 학기 중 등록금뿐 아니라 계절학기 수업료, 기숙사비, 연구활동 지원비까지 삼성에서 부담한다 . SK하이닉스 역시 4년간 학비 전액을 지원하고, 매월 일정액의 학업보조금(생활장학금)을 지급한다 . 또한 성적 우수자에게는 추가 장학금을 제공하고, 대학원 진학 시에도 장학 혜택을 이어갈 수 있도록 후속 지원한다 . 요약하면 “전액 장학금 + 알파”라는 점에서는 양사 모두 동일하나, 구체적 항목에서 삼성은 해외교환학생 경비 등 학부 경험 전반을 커버하고, SK는 매월 용돈 형태의 보조금 등으로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없앴다.

채용 조건과 의무근무: 삼성은 계약학과 학생들에게 채용조건형 임을 명문화하여, 졸업 후 삼성전자에 의무 복무기간을 부여한다 . 삼성 장학생으로 선발될 경우 회사로부터 지원받은 기간의 2배에 해당하는 기간을 반드시 근무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 예컨대 34학년 2년간 지원받았다면 입사 후 4년은 의무근무 를 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 지원받은 장학금 및 학비를 반환해야 한다 . SK하이닉스 역시 채용조건형이므로 학생들은 입학 시 졸업 후 SK하이닉스 입사를 조건으로 동의한다. 다만 구체적인 의무근속 연수나 위약 조항은 공개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으나, 통상 5년 수준의 의무 근무를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측도 만약 중도에 이탈한다면 장학금 반환 등의 의무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험 요구 여부: 삼성은 학생들을 정식 채용하기 전에 삼성 공채와 연계된 시험(삼성전자 대여장학생 시험) 통과를 요구한다 . 이 시험은 삼성 공채 필기시험(SSAT)을 대체하거나 축약한 버전으로, 대체로 3학년 때 치러진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별도의 채용시험 언급 없이, *“졸업 후 입사 보장”*을 내세우고 있다 . 실질적으로 SK도 최종적으로는 인턴십 평가와 학점 요건 등을 통해 걸러내지만, 삼성처럼 추가시험을 강조하진 않는다. 이는 삼성의 조직문화상 검증절차를 유지한 것이고, SK는 처음부터 계약학과 선발 단계에서 엄선했으니 별도 시험 없이도 충분하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진로 경로와 커리어: 두 회사 모두 해당 학과 졸업생들을 연구개발 직군으로 채용한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등 삼성 연계 학과의 졸업생들은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 내 회로설계, 소자개발, 공정기술, 소프트웨어 등 연구개발 및 엔지니어 직무로 배치된다 . KAIST의 경우 *“삼성전자 임원, 박사, 창업 등으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고 안내하는데, 즉 초기에는 삼성에 입사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대학원 진학(박사 취득)이나 창업의 길도 열려 있음을 강조한다 . SK하이닉스 측은 졸업생들이 주로 메모리 설계·공정 R&D, 소자개발, 제품기획 등 분야로 갈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소개 자료에 따르면 졸업 후 SK하이닉스 연구원으로 임명되고, 일부는 회사 지원으로 석박사 연계를 하기도 한다 . 즉 **“학사→회사 R&D 입문→필요시 대학원→고급 연구인력”**이라는 경로가 그려진다.

교육 방식 및 커리큘럼 차이: 삼성 협력 학과들은 비교적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에 무게중심이 있다. 과 이름에 “시스템”이 붙은 경우가 많고(연세대, 서강대 등), 커리큘럼에 SoC설계, AI반도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의 과목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외에 파운드리·시스템LSI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반면 SK하이닉스 협력 학과들은 명칭에 “시스템”이 없는 경우가 있고(고대·한양대 반도체공학과 등), 메모리반도체 기술교육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 고려대 커리큘럼에 “메모리 기술의 이해” 과목이 있고 , SK하이닉스 메모리 생산공정 실습 등이 이루어지는 것이 차별점이다. 다만 SK도 최근 AI반도체나 시스템 반도체 영역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서강대처럼 시스템반도체 명칭을 쓰고 설계(Circuit) 및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조하는 학과도 함께 운영한다 . 결과적으로 “삼성=비메모리+종합, SK=메모리+설계”로 방향성이 약간 나뉘지만, 둘 다 종합적인 반도체 엔지니어를 키운다는 큰 틀은 동일하다.

기업 문화와 멘토링: 삼성은 전통적으로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중요시하여, 대학별로 삼성 현업 멘토를 지정해 학생 지도를 하도록 했다 . 예를 들어 연세대나 KAIST 계약학과 학생들에게 삼성전자 임직원이 1:1 멘토가 되어 학업·진로 상담을 해준다. SK하이닉스도 SK-MS(Management System) 문화에 익숙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자연스런 스며듦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 이를 위해 전문가 초청 특강, 임원 멘토링 등을 운영하고 있다  . 삼성은 대기업 문화적응보다는 기술경쟁력 배양 쪽에 방점을 찍는 반면, SK는 “SK 가족 문화에 녹아들 인재” 양성까지 언급하여 기업문화 교육도 의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글로벌 경험: SK하이닉스 협력 모델의 눈에 띄는 요소는 해외 연수 기회다. SK는 계약학과 학부생들에게 미국 실리콘밸리 및 해외 반도체 학회 견학 등을 지원한다 . 실제로 고려대 학부생들이 라스베이거스 CES 등 국제전자쇼 참관, 구글·애플 등 실리콘밸리 기업 방문 프로그램을 가졌다는 보도가 있다 . 삼성도 KAIST 학과생들에게 NYU, 조지아텍 등 해외대 교환학생 파견 경비를 지원한다고 명시해 두었다 . 양사 모두 글로벌 마인드 함양을 강조하지만, SK가 보다 해외 산업현장 견학 성격이 강하고, 삼성은 해외 대학 교류 성격이 강하다는 차이가 있다. 이는 삼성 계약학과 학생들은 장기 교환학기로 해외에서 학점을 이수할 수 있고 , SK는 단기방문이나 학회참가 쪽에 무게를 두는 식이다.

요약: 두 협력모델 모두 학생들에게 경제적 안전망과 확실한 커리어 출발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세부적으로는 삼성 측이 선발시험과 의무근무기간 등 규율이 더 엄격한 편이고 , SK 측이 과정 내 복지와 실무경험 제공을 더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 그러나 큰 틀에서 **“기업 수요 주도형 교육과정 + 전원 장학 + 졸업 즉시 채용”**이라는 산학협력 인재양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양사가 나란히 실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4. 졸업생 취업 현황 및 기업 배치 사례


STP 출신 취업 성과: 2006년 이후 삼성 트랙 및 STP를 거친 학생들은 대부분 졸업과 동시에 삼성전자 관련 사업부에 입사했다. STP 장학생으로 선발된 인원은 입사 보장을 받았기에, 예컨대 서강대의 경우 2011년 협약 당시부터 매년 10명 내외가 삼성전자에 정규직 입사한 셈이다 . 이들은 각자 트랙 분야에 따라 통신망 사업부, 메모리사업부, 모바일사업부 등 전공 연관 부서에 배치되었다. 실제 사례로, 2013년 고려대 STP 장학생들은 졸업 후 삼성전자 DS부문(메모리 또는 시스템 LSI)에 입사했고, 일부는 삼성전기나 삼성SDS 등 그룹 계열사로도 배치되었다는 후문이 있다. STP 이수자 중 장학생으로 선발되지 않은 학생들도 인턴 우대 혜택 등을 통해 삼성전자나 관련 기업에 상당수가 합격했다. 즉 STP는 *“소수 보장 + 다수 우대”*를 통해 채용모델을 형성했고, 그 결과 수백명의 젊은 엔지니어들이 삼성으로 유입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계약학과 1세대 졸업생들: 계약학과 학부는 2021년에 첫 신입생을 받기 시작하여 2025년경 첫 졸업생을 배출하게 된다. 연세대는 2021학번, 고려대는 2022학번이 1기이다. 현재(2025년 기준) 이들 1기 학생들은 졸업을 앞두고 모두 해당 기업 입사를 예정하고 있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의 경우 첫 졸업생이 될 30명 남짓 전원이 SK하이닉스에 입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졸업생 취업률 100%**를 달성할 것이 확실시되는 셈이다 . 연세대 역시 마찬가지로 1기 졸업생 전원이 삼성전자 DS부문에 **연구원(대리급)**으로 입사하게 된다. 세 학교 모두 *“졸업생 취업 100% 보장”*을 내세워 왔으며 이는 현실화되고 있다 .

기업 내 배치 사례: 기업들은 계약학과 졸업생들을 맞춤 배치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출신을 주로 경기 화성·평택 캠퍼스의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등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비공식 정보). SK하이닉스는 고려대 졸업생들을 이천 본사의 NAND개발, DRAM개발, Solid-State Drive 컨트롤러 개발팀 등으로 나눠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SK 관계자는 *“학부 성적과 인턴 활동을 기반으로 입사 후 부서를 배치한다”*고 밝혔는데 , 이미 학생들의 인턴 평가자료를 확보하고 있어 각자의 강점에 맞는 팀을 지정할 수 있다. 이를테면 메모리 설계 인턴을 우수 성적으로 마친 학생은 DRAM설계팀, 펩(Fab) 공정 인턴을 한 학생은 공정기술팀 이런 식이다.

진로의 다양화: 계약학과 출신은 기본적으로 해당 기업 R&D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하지만, 장기적으로 다양한 길로 나아갈 수 있다. KAIST는 학과 홍보에서 졸업생이 장차 삼성전자 임원이 되거나, 박사 유학, 혹은 창업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실제로 회사에 일정 기간 근무한 후 대학원 진학을 택하는 경우도 지원이 예상된다. 삼성은 학부 졸업생을 바로 회사에 들인 후 社內 대학원 프로그램(예: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연계한 대학원 파견 등)으로 보내 석박사를 취득하게 하는 시나리오도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성적 최상위 졸업생들에게 KAIST 등 국내대학 석사 과정을 풀타임으로 보내고 복귀시키는 장학생 제도를 계획하고 있다 (SK는 이미 현직자 대상 대학원 계약학과들을 다수 운영 중  ). 따라서 학부→회사→대학원→고급연구로 이어지는 탄력적 커리어 경로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장기적으로 전문성을 심화할 수 있게 한다.

취업 외 활동: 일부 졸업생들은 취업 전에 병역의무 이행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남학생 중 병역 미필자는 규정상 입사 전 군복무를 마쳐야 하므로 , 이들은 현역 입대나 전문연구요원 등으로 복무 후 복귀해 입사하게 된다. 예컨대 연세대 1기 졸업자 중 몇 명은 학사장교(ROTC) 복무를 2025~2027년에 하고 2028년에 삼성에 합류하는 식이다.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졸업 직후 바로 회사에 출근하게 된다.

초기 성과와 반응: 아직 1기 졸업생들이 사회에 본격 배출되기 전이지만, 일부 인턴십 성과를 통해 회사 내부 평가가 이루어진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계약학과 인턴 출신들이 확실히 현업 이해도가 높고 적응이 빨랐다”*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며, SK하이닉스 개발랩에서도 *“바로 투입 가능한 인재”*라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곧 졸업생들이 수습 기간 없이 곧바로 핵심 업무에 배치될 수 있다는 의미이며, 기업 입장에서는 교육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네트워킹과 커뮤니티: 흥미로운 점은, 각 회사의 계약학과 출신들이 하나의 동문 네트워크를 형성할 것이란 점이다. 예컨대 삼성전자 DS부문에는 앞으로 매년 100여 명의 ‘반도체 계약학과 동문’ 신입사원이 입사하게 되므로, 이들이 사내에서 서로 멘토·멘티를 맺거나 정보공유를 활발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같은 학교 출신보다도 더 강한 결속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모두 특별과정을 함께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도 이러한 커뮤니티를 장려하여 조직문화 적응 및 장기근속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요약하면, **계약학과 졸업생들은 사실상 *“예약된 엔지니어”***로서 양대 반도체 기업에 속속 배치될 예정이다. 취업률 100%는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두뇌유출 없는 인재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현업에서 보여줄 성과에 따라 이 산학협력 모델의 성패가 측정될 것이며, 현재까지는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5. 산학연계 프로그램과 국가 산업전략의 연계성


국가 전략과 계약학과 추진: 대한민국 정부는 반도체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종합적인 인재 양성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1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는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핵심인력 양성을 위해 반도체 장비 분야 계약학과 5개 신설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 이는 기업 주도의 계약학과 설립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 것으로, 실제 그 다음해인 2022~2023년에 한양대·서강대·KAIST·포스텍 등 4개교 신규 계약학과가 나와 총 7개교 체제가 된 것은 이 전략의 구현이라 볼 수 있다 . 정부는 계약학과 신설을 위해 필요한 행정절차 간소화(정원 증원 승인 등)를 신속히 해주었고, 일부 예산을 통해 대학 시설 구축이나 실험장비 확보를 도왔다. 예컨대 포스텍 사례에서 교육부가 2022년 말 학과 신설을 승인하며 별도 정원 40명을 배정해준 것이나 , KAIST의 경우 정부가 학과 신설 초기 2년 동안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 등이 알려져 있다 .

정부 예산 및 지원: 직접적으로는 기업이 장학금을 부담하지만, 정부도 간접 예산투자를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반도체 혁신인재양성 사업을 통해 연세대 등 7개 대학에 2022년부터 2030년까지 1천억 원 이상을 투입하며 석박사급 인재양성을 후원하고 있다 . 이러한 투자로 대학의 반도체 교육역량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면, 계약학과 학부생들도 첨단 연구 인프라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한 교육부는 고등교육 혁신지원사업 등을 통해 대학들이 기업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으며, 필요 시 규제 유연화도 적용했다. 실제 고등교육법상 대학의 분교 외 캠퍼스에서 수업이 어려웠으나, 계약학과의 경우 예외적으로 기업 현장 수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령을 유권해석하기도 했다 . SK하이닉스 협약 학과 학생들이 이천 캠퍼스에서 일부 실습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 배경이다. 또한 정부는 전문기술연수생 군특례 등 인력 활용 정책도 조정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생들이 병역특례로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도록 병무청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석사 진학자에 한함).

국책 R&D와의 연계: 산학연계 트랙을 통해 양성된 인재들은 국책 연구과제에서도 활약할 인력풀이다. 정부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을 위한 R&D 예산을 늘리고 있고, 대학-기업 컨소시엄이 이 과제들을 수행한다. 계약학과 학생들은 학부 과정에서부터 이러한 국책 R&D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인턴으로 경험할 기회가 있다. 예를 들어 과기정통부의 *“AI반도체 선도사업”*에 연세대 계약학과 학생들이 연구보조원으로 참여하고, 그 연구 결과를 학점으로도 인정받는 식이다. 이는 곧 *“교육과 연구의 선순환”*을 만들어, 학생들이 졸업 전부터 국가 전략기술 개발에 기여하게 한다. 산업부의 “반도체 산학융합 연구센터” 사업 등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계약학과 교수진과 학생들이 함께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청년 취업 및 일자리 측면: 정부 정책 목표 중 하나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다. 계약학과는 대학 정원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기업이 필요인력을 조기에 확보하여 *“취업 보장형 교육”*을 구현하므로, 실질적으로 청년실업률 완화에 기여한다. SK하이닉스는 계약학과 운영으로 *“청년실업 문제 해결과 국가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즉 정부 입장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한 해 300~400명의 우수 청년들이 안정된 일자리에 바로 진입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반면, 일반 취준생들 입장에선 대기업 일자리 일부가 내부트랙으로 채워지는 셈이라 공정성 논란 여지가 있지만, 현재는 워낙 첨단인력 수요가 많아 전체 취업 케이크를 키우는 효과가 더 크다는 평가다.

지역 산업전략 연계: 정부의 지역균형 뉴딜 전략과도 연결된다. 계약학과 중 KAIST(대전), 포스텍(포항)은 수도권 밖에 위치하여 지역 혁신거점 역할을 한다. 특히 포스텍의 학과 신설은 경북도의 “영일만 권역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과 맞물려 있다. 평택·이천 등 수도권에 편중된 반도체 산업을 충청·경상으로 확대하려면, 그 지역에 인재가 있어야 한다. 포스텍 출신 인재들이 향후 삼성 평택캠퍼스뿐 아니라 구미 등 경북권 첨단산업단지에도 투입될 수 있다. 이러한 인적 인프라 분산은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환영하는 부분이다.

타 산업으로의 전략 확산: 반도체 외에도 배터리, 바이오, AI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비슷한 산학연계 인재양성 모델이 장려되고 있다. 산업부와 교육부는 2023년 “국가전략산업 계약학과 확충” 계획을 발표, 2024년부터 5년간 첨단분야 계약학과 30개 이상 신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차전지(배터리) 학과, 바이오의약 학과, 인공지능 학과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미 현대차그룹이 고려대에 모빌리티 계약학과를 세우고(미래차 분야) , LG에너지솔루션이 충북대 등에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운영하는 등 움직임이 있다. 이러한 흐름은 곧 산학연계 프로그램 = 국가 산업전략의 실행도구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요약: 삼성전자 STP와 반도체 계약학과들은 민관 협력의 산물이다. 기업이 주도하지만 정부 전략과 지원이 뒷받침되며, 결국 국가인재 양성과 기술경쟁력 강화라는 공동목표를 향해 움직인다. 정부는 정책 브리핑에서 “계약학과를 통한 석·박사 후 취업보장” 모델도 새롭게 추진 중이라 밝혔는데 , 이는 출연연과 기업이 연계한 대학원 계약학과 얘기다. 종합하면, 산학연계 인재양성은 이제 개별 기업의 HR전략을 넘어 국가 산업정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 교육 콘텐츠와 채용 연계 프로세스 상세


특화된 교육 콘텐츠: 삼성 STP와 계약학과의 커리큘럼은 일반 학과와 다르게 기업 맞춤형 과목들을 다수 포함한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고려대 반도체공학과의 커리큘럼을 보면, 1학년 때 ‘반도체리더십과 사회적 역할’ 같은 과목으로 산업에 대한 거시적 이해를 높이고 , 23학년 때는 반도체 기초이론 (전자기학, 반도체소자, 회로이론 등)을 배우며, 3학년 후반부터는 ‘메모리기술이해’, ‘반도체 공정 실습’ 등 회사 실무 노하우가 담긴 과목을 이수한다 . 4학년 2학기에는 아예 현장 인턴십이 교과목으로 편성되어, SK하이닉스 fab이나 연구소에서 한 학기 동안 근무하며 학점을 받는다 . 삼성 연계 학과들도 유사하게, 34학년 전문과목에 삼성의 최신 기술동향을 반영한 수업을 넣고, 졸업직전 캡스톤 프로젝트를 통해 산업계 문제 해결형 과제를 수행하게 한다.

이론+실습 병행: 모든 계약학과는 **“폭넓은 기초 + 심화 실무”**의 2단계 교육을 강조한다 . 1~2학년 동안 수학, 물리, 화학, 전자회로 기초, 프로그래밍 등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게 한다. KAIST 반도체과의 경우 “반도체의 기초가 되는 수학, 물리, 화학 등에서 우수성”이 중요하다고 FAQ에 안내하여, 기초과목의 엄격한 교육을 시사했다 . 그런 다음 3학년부터는 회사 요구에 맞춘 전문트랙으로 들어간다. 예컨대 설계트랙을 선택하면 아날로그·디지털 회로설계, SoC설계, 검증 등을 배우고, 공정트랙을 선택하면 반도체 소자공학, 나노공정, 재료특성 등을 배우는 식이다. 이론 강의와 함께 실험실습 과목이 필수로 따라온다. SK하이닉스 학부들은 “이론과 실습을 겸비한 인재”를 키우겠다 밝혔는데 , 실제로 SK 협약 학과들은 학년별로 반도체 실험실습 I,II 과목을 개설하고 클린룸 실습, 설계 SW 실습 등을 진행한다. 삼성 측 학과들도 반도체 칩 설계 프로젝트, 반도체 공정 Lab 등을 운영하며, 심지어 학부생들도 테이프아웃(칩 설계 후 출판) 경험을 해보도록 지원한다.

인적성 선발과정: STP 시절에는 3학년 장학생 선발 시 **SSAT(삼성 직무적성검사)**를 STP 이수자 대상 특별전형으로 보게 했다 . STP 지원 학생들은 삼성 공채와 별도로 STP 전용 필기시험 및 면접을 거쳤는데, 이때 삼성 고유의 적성검사 문항들이 활용되었다. 예컨대 GSAT 유사 문제(언어, 수리, 추리 등)를 풀이하고 인성검사를 치렀다. 이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본 역량을 갖췄는지 미리 검증하기 위함이었다. 계약학과에 와서는, 입학단계에서는 주로 수능/내신 성적으로 선발하지만 일부 대학은 면접에서 적성 요소를 평가한다. 포스텍의 경우 반도체학과 수시전형에서 수학·과학 심층면접 외에 *“전공적성 면접”*을 추가하여 지원자의 반도체 분야 관심과 논리적 사고를 평가했다 (교육부 인가 자료). 또한 삼성과 KAIST 협약 시 삼성 측 인사가 학생선발 면접에 옵저버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연계 프로세스: 계약학과의 핵심은 학사→인턴→채용이 매끄럽게 연결되는 점이다. ① 진로 가이드: 학생이 입학하면 1학년 때부터 어떤 직무로 성장할지 가이드가 제공된다. 삼성 계약학과생들은 희망 직무(설계/소프트웨어/공정 등)를 일찍부터 고려하여 맞춤 멘토링을 받는다 . ② 인턴십: 3학년 말4학년 사이에 현장 인턴을 거치며 실질적으로 해당 회사의 팀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 인턴 평가가 곧 채용 평가로 이어진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인턴을 통해 실제 연구에 참여, 졸업 후 인턴 활동을 기반으로 입사 혜택 부여”*라고 명시하는데 , 이는 인턴 성과가 곧 입사 확정에 결정적임을 의미한다. ③ 최종평가: 삼성의 경우 4학년 때 삼성 대여장학생 시험을 응시한다 . 여기에는 직무적성검사와 전공지식 테스트, 임원 면접 등이 포함된다. STP 시절에는 이 시험에 합격하면 “삼성 장학생” 자격이 부여되었는데, 계약학과에서는 애초에 전원 장학생이므로 사실상 최종 품질검증 단계라 할 수 있다. KAIST의 경우 2학년 때 이 시험을 합격하면 34학년 장학혜택을 받고, 졸업시 입사 확정, 불합격하면 장학혜택 없이 일반 KAIST생처럼 다른 취업길을 찾는 구조다 . SK하이닉스는 별도 시험 없이 4학년 인턴십 후 내부심의를 거쳐 입사를 확정짓는다.

입사 및 초기 커리어: 졸업과 동시에 채용된 학생들은 초급 엔지니어로서 입사하지만, 일반 공채 신입과는 조금 다른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계약학과 출신을 “특별채용” 형식으로 뽑기에, 신입사원 연수 때부터 별도 트랙으로 관리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처럼 관련 부서로 바로 배치하여 OJT(On-the-Job Training) 기간을 단축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학생 시절 실험실 인턴을 통해 社內 프로젝트 경험을 쌓게 했으므로, 입사 후에도 멘토였던 선임 연구원과 같은 팀에 두어 빠르게 전력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다.

사후 피드백: 이 채용연계 과정에는 기업-대학 간의 지속적 피드백이 내재되어 있다. 만약 학생들이 특정 기술에서 부족함을 보이면, 기업은 대학에 커리큘럼 보완을 요청하고 다음 학년 교육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1기 졸업생 인턴십 평가에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지식이 더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해당 과목을 3학년 필수로 격상시키는 식이다. 이렇게 실시간 커리큘럼 개선이 이뤄지기 때문에, 교육 콘텐츠와 채용 프로세스가 해마다 최적화된다.

채용 연계의 신뢰성: 계약학과 제도는 본질적으로 “입학 = 취업확정”과 유사하여, 사회 신뢰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삼성·SK는 그 약속을 지켜왔고, 정부도 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혹여나 경기 침체 등으로 채용인원을 줄이는 상황이 오더라도, 재학 중인 계약학과 학생들은 정원 외 특별채용으로 반드시 신입사원 TO를 보장받게 된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강조되고 있어, 학생들은 안정적으로 학업에 임할 수 있다.

정리하면, 교육 콘텐츠는 산업 맞춤형 교과목과 실습으로 구성되고, 인적성 및 채용 연계 프로세스는 시험/인턴/평가를 통한 단계별 검증 후 자동입사의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 시스템은 폐쇄적이기보다는 오히려 대학-기업 간 긴밀한 피드백 루프를 형성함으로써 시간이 지날수록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7. 지역균형발전, 중소기업 연계 및 산업 생태계 확장 효과

지역균형발전 측면: 삼성전자 STP는 초기에 지방 거점대학들을 다수 포함했다는 점에서 지역 발전에 기여했다. 가령 14개 협약대학 중 강원대,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등 지역 국립대들이 포함되어, 삼성의 선진 교육 프로그램과 자금이 지방에도 투입되었다 . 강원대 STP를 이수한 학생이 졸업 후 삼성에 입사하면, 강원 지역 학생들에게도 대기업 진출 통로가 열린 것이며, 이는 지역 인재 육성에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물론 이공계 최우수 학생 상당수는 서울로 유출되지만, 최소한 학부 4년은 해당 지역에서 공부하며 지역 연구실 발전에 기여한다. 또한 STP 운영을 계기로 각 지방 대학들은 커리큘럼 현대화, 장비 투자 등을 이끌어내 지역 학과 경쟁력 강화 효과를 보았다. 예를 들어 전남대는 삼성 STP로 반도체 소자과목을 신설한 후 이를 기반으로 지역기업(광주광산업 등)과 협력연구를 확대했다는 평가가 있다.

현행 계약학과와 지역 안배: 2023년 현재 7개 계약학과 중 수도권(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이 5곳이고, 비수도권이 2곳(KAIST 대전, 포스텍 포항)이다. 상대적으로 수도권 집중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KAIST와 포스텍이 포함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대전과 포항은 각각 충청권·영남권 과학기술 중심지로서 이 계약학과를 통해 지역 혁신을 선도할 수 있다. 예컨대 KAIST 반도체학과 학생들이 대전에서 생활하며 지역 중소 반도체 설계회사 인턴도 병행하거나, 포스텍 학생들이 포항 인근의 재료연구소 등과 교류하게 되면 지역 산학연 생태계 활성화로 이어진다. 향후 정부는 계약학과를 타 지역 거점대(예: 광주과기원 GIST, 울산과기원 UNIST 등)으로도 늘려 전국적 균형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역 산업 수요와 맞물려 추진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인재가 서울로만 몰리지 않고 지역에서도 양성·정착되는 효과를 노린다.

중소기업과의 연계: 현재의 반도체 계약학과들은 삼성·SK 대기업 위주여서 중소기업과 직접 연결고리는 약하다. 이는 중소·중견 반도체 기업들이 개별 학과를 계약하여 운영할만한 자원은 없기 때문이다. 대신 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 계약학과”**라는 별도 프레임으로 접근하고 있다. 2022년 중기부는 17개 대학을 선정해 중소기업 계약학과를 개설·운영하도록 지원했는데, 이 계약학과는 재직자 대상 석사과정 형태가 많다 . 즉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원이 대학원에 입학해 학비를 정부·기업이 대주고, 졸업 후 계속 해당 기업에 복무하는 모델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 장비업체 직원 5명이 모 대학원 계약학과에 입학해 2년간 공부하면, 최신 지식을 습득해 회사 기술력을 높이는 식이다. 이러한 재교육형 계약학과는 이미 다수 운영 중인데, SK하이닉스도 고려대에 반도체데이터사이언스 석사과정을 만들어 자사 직원 재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 이처럼 **대기업 주도 학부 계약학과 ↔ 정부 지원 중소기업 계약학과(대학원)**로 분화되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계약학과 출신 인재들이 중소협력사로 이동하거나 창업함으로써 중소기업 생태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생태계 인력풀 확대: 계약학과의 최대 효과는 국내 반도체 전문인력 풀(pool) 확장이다 . 과거엔 한 해 반도체 관련 학과 졸업생이 제한적이어서, 대기업이 인원을 채용하고 나면 중소 팹리스나 장비사는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는 매년 300~400명의 추가 인력이 양성되므로 , 대기업 수요를 충당하고도 일부 인력이 남아 산업 전반으로 유입될 수 있다. 예컨대 삼성 계약학과 졸업 후 몇 년 일하다 나와 창업하면, 그 스타트업은 생태계의 일원이 된다. 혹은 의무근무 마친 인재가 중견 장비회사로 이직할 수도 있다. SK하이닉스도 *“우수 인재들을 반도체 산업으로 유입”*시키는 역할을 계약학과에 기대한다고 밝혔다 . 이는 결국 국내 반도체 산업 저변 확대로 이어진다.

대학 교육 전반의 상향 평준화: 한편, 이러한 프로그램 존재만으로도 전체 대학 교육의 질적 향상을 촉진한다. 각 대학은 계약학과 운영을 위해 커리큘럼을 최신화하고, 타 공대 학과들도 그 영향을 받아 과목 개편에 나선다. 교수들은 산업 트렌드를 강의에 반영하게 되고, 일반 학생들도 간접적으로 혜택을 본다. 또 계약학과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도 산학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있다. (예: 연세대는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외에 일반 전기전자공학과 학생들도 삼성 현장실습에 지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따라서 일부 핵심인재만을 위한 트랙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역량 업그레이드로 파급된다.

지역 산업생태계 효과: 지역별로 보면, 대전은 KAIST 프로그램으로 향후 삼성의 R&D 거점 일부를 유치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삼성은 2023년 KAIST와 함께 로보틱스 채용연계 석사과정을 신설했는데, 이 과정 학생들이 대전에서 공부하며 졸업 후 삼성 로봇사업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 이는 삼성전자가 서울·수원 외 지역 (대전)의 우수인력을 채용하는 루트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대전 지역은 연구소 도시이지만 대기업 사업장은 적었는데, 이런 인재 흐름이 있으면 장차 대전에도 삼성 연구시설 유치 가능성이 커진다. 포항의 경우, 포스텍 출신 인재들이 삼성에 많이 가게 되면 포항에도 간접적 이득이 온다. 삼성 협력으로 포스텍 내 반도체 공동연구센터가 들어설 수 있고, 포항 철강 일변도 산업구조의 다변화에도 도움이 된다.

균형과 경쟁력: 다만 한편으로, 소수 대기업에 인재가 몰린다는 우려도 있다. 국가 전체로 보면 다양한 기업군에 인재가 배분되는 게 생태계 건강성에 좋다. 계약학과는 기본적으로 한 회사에 묶이는 구조라, 인재 유동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하려면, 정부 차원의 공통 교육과정 개발이나 인재 순환 프로그램 등이 고려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계약학과 학생들이 학기 중 타사 견학도 해보고 시야를 넓힐 기회(실리콘밸리 견학처럼)를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학생들을 애플, 구글 등도 견학시켜 글로벌 관점을 심어주었다 . 이런 노력을 통해 폐쇄성을 줄이고, *“한 회사 인재”*가 아닌 *“국가 인재”*로 성장시키는 균형이 필요하다.

요약하면, 산학연계 트랙과 계약학과는 지역 인재 유출을 일부 완화하고, 산업 전체 인력풀을 크게 늘리며, 생태계에 신선한 피를 공급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제 막 1기 졸업생을 앞둔 시점이므로 그 효과는 앞으로 수년 내 더욱 가시화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반도체 생태계의 저변 확대와 경쟁력 강화로 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8. 제도적 도전과제와 향후 개선 방안

최상위 인재 유치의 어려움: 계약학과는 최고의 공대 인재들을 국내산업에 붙잡아두려는 의도로 도입됐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의대 선호 현상과 겹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4학년도 대입에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정시모집 25명 중 최초 합격자 상당수가 등록을 포기하여 추가합격 65명이나 돌렸다 .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도 정시 10명 모집에 추가합격 36명이 발생할 정도로 *등록 포기율 300%+*를 기록했다 .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2024 정시에서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 등 5개 계약학과의 정시 등록포기자가 모집인원의 1.8배에 이르렀다 . 이는 중복합격자 대부분이 다른 선택을 했다는 뜻이며, 의대 정원 확대의 영향으로 *“삼성·SK보다 의사 되겠다”*는 분위기가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 이처럼 최상위권 수험생들에게 계약학과의 매력이 아직 부족한 점은 큰 도전과제다.
• 개선 방안: 우선 인식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 *“반도체=국가기간산업, 엔지니어 전망 좋다”*는 메시지를 청소년기에 충분히 심어주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고교 대상 진로설명회, 첨단분야 체험 프로그램 등을 강화하면 좋다. 또한 의대 대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계약학과 학생들에게 더 큰 보상과 명예를 부여하는 것도 고려된다. 이를테면 졸업 후 군면제 혜택(전문연구요원 TO 확대)이나, 사회적으로 ‘국가 장학생’과 같은 이미지 제고 등이 있다. 실제로 국방부와 과기부는 반도체 등 첨단분야 이공계에 대해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확대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혜택이 주어지면 우수 학생들이 *“의대 대신 반도체”*를 선택할 유인이 커질 것이다.

학생들의 진로 유연성 부족: 계약학과 학생들은 일찍부터 진로가 결정되지만, 18~19세에 한 선택이 평생을 결정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회의도 있다. *“너무 일찍 한 우물만 파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KAIST의 FAQ에서도 해당 학과로 입학 후 타 학과로 전과 불가라는 점이 명시되어 있고 , 전과 시 장학금 반환 등 페널티가 있다 . 이는 학생 입장에서 상당한 압박이다.
• 개선 방안: 대학과 기업이 복수전공·부전공 허용 등으로 학업 폭을 넓혀주는 시도를 하고 있다 . KAIST는 반도체학과 학생들에게 *“다른 모든 학과를 넘나들며 부/복수전공 가능”*하다고 안내하여, 반도체 전공을 유지하면서도 AI든 경영이든 공부할 수 있게 했다 . 이러한 유연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학생들의 학습만족도를 높일 것이다. 또한 3학년 진입 전에 다른 진로로 바꾸고 싶어하는 학생에게 출구전략을 마련해주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예를 들어 1,2학년 마치고 의치한 등 타 전공으로 빠지고 싶다면, 이미 받은 1~2학년 등록금은 반환 면제해주는 식이다 (KAIST는 실제로 1,2학년 지원금은 반환 면제 조항을 뒀다) . 이러한 *“試行적 참여”*의 여지를 인정하면 학생들이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교육 품질과 학문적 깊이: 기업 맞춤 교육이 자칫 직업훈련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학은 학문의 전당인데 특정 기업 기술만 가르치면 학생들이 폭넓은 사고를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학들은 “커리큘럼의 70%는 기존 학과와 동일한 기초·공통과목이며, 30%만 특화과목”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계약학과 학생들도 미적분학, 확률통계, 양자역학 등 이론과목을 모두 이수한다. 다만 학과 편제가 반도체에 집중돼 있어 인문사회 교양이 부족해질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도 있다. 삼성 연세대 학과의 경우 학과생들을 위해 인문사회 선택교과 학점 이수를 독려하고, 리더십 특강 등을 배치하고 있다.
• 개선 방안: 교육 품질 확보를 위해 최고의 교수진 확보가 필수다. 다행히 KAIST, 포스텍 등에는 해당 분야 세계적 교수들이 다수 있고, 성균관대·연세대도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등을 통해 교수 연구역량을 키워왔다. 기업은 교수충원 시 겸직교수 파견 등으로 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미래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을 대학 겸임교수로 보내 최첨단 내용을 강의하게 하면 교육 질이 올라간다. 또한 외부 평가를 도입해 커리큘럼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학점 분포)나 대학원 진학률 등을 지표로 학과 운영을 진단하고, 기업 요구와 균형을 맞춰 조정해야 한다.

기업 인력계획 변화에 따른 리스크: 반도체 경기는 주기적 부침이 있다. 혹여 향후 불황으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채용을 축소하면 계약학과 졸업생들의 고용안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지금은 채용보장이라 해도, 경영 여건이 급변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사실상 계약학과 선발은 4~5년 후 인력을 미리 뽑는 셈인데, 미래 수요예측이 틀릴 가능성도 있다.
• 대응 방안: 이를 대비해 정부가 법적으로 계약학과 학생의 고용을 보장하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에는 기업이 계약학과로 확보한 인재의 활용을 책임지도록 하는 선언적 조항이 담겨 있다. 또한 기업들도 만약 해당 인원을 모두 흡수 못할 경우, 타 기업과 인력교류를 추진할 수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에 다 못 태우면 삼성전기나 삼성SDI 등 계열사 혹은 협력사에 취업을 알선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건 최후의 수단일 뿐, 근본적으로는 적정 규모 선발이 중요하다. 현재 7개 대학 360명 체제도 업계 수요를 보수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향후 혹여 인력 과잉 징후가 보이면 신입생 정원을 줄이거나 휴지기를 가질 수도 있다.

학생 관점의 정신적 부담: 계약학과 학생들은 보통의 대학생보다 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 방학 때 인턴 필수, 학기 중 기업과제 수행 등으로 여유가 적다. 또 성적 기준을 못 맞추면 탈락 압박이 있다(삼성의 경우 졸업시 GPA 2.7 미만이면 지원금 반환해야 함) . 이러한 스트레스 관리도 과제다.
• 지원책: 대학 차원에서 전담 지도교수 및 심리상담 창구를 두고 있다. 교수 대 학생 비율이 1:2 수준으로 낮은 KAIST는 멘토 교수가 생활 전반을 챙겨준다 . 타 학교들도 학과 담당 직원이 소수 학생들을 밀착 관리하며 고충을 듣는다. 기업도 입사 전이지만 *“미래직원”*으로 여기고 MT 지원이나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도움이 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연세대 학과 재학생들에게 **격려 행사(기말고사 간식차 등)**를 제공하고 , SK하이닉스도 “Hynix Day” 같은 이름으로 학생들을 본사에 초청해 CEO 간담회를 열었다고 한다. 이러한 관심과 격려는 학생들의 사기를 높이고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장기적 경력개발: 마지막으로, 이 제도의 성공은 졸업생들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달렸다. 혹여 회사에서 초창기 몇 년 쓰고 소모품 취급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따라서 기업 내에서도 계약학과 출신들을 대상으로 체계적 경력관리 (예: 핵심인재로 선발해 해외연수 보내기 등)를 해주어야만 학생들의 커리어가 꽃피울 수 있다. 그렇게 되어야 계약학과가 지속적인 인재 선순환 구조로 자리잡을 것이다.

9. 글로벌 경쟁 프로그램과의 비교 및 벤치마킹

미국의 경우: 미국은 전통적으로 대학이 인력양성, 기업은 채용이라는 식으로 분리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일부 한국식 요소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예컨대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가 애리조나에 공장을 지으면서 **애리조나주립대(ASU)**와 인력 양성 파트너십을 맺었다 . 2023년 발표된 이 협약에서 ASU는 반도체 과정의 신규 개설, 학부 연구 프로그램, 인턴십 확대, 석사 펠로우십 등을 약속했고, TSMC는 이를 통해 현지에서 2030년까지 수천 명의 기술인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 중요한 차이는 미국은 개별 학생에게 취업보장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교육과정 → 인턴십 → TSMC 채용”*으로 이어지는 루트를 만들고 있을 뿐, 합격 보장까지는 아니다. 대신 장학금(펠로우십) 제공과 현장 맞춤교육으로 학생들의 TSMC 입사율을 높이는 전략이다 . 또한 인텔은 오하이오 신규 공장 건설에 맞춰 퍼듀대학 등과 협력, 반도체 공정 전문 학위과정을 만들었다. 퍼듀대는 2022년 반도체 학부 전공을 신설하고, 인텔·미국정부 지원을 받아 최신 클린룸 실습설비를 구축했다 . 이것은 사실상 계약학과는 아니지만, 정부+대학+기업 협력으로 반도체 트랙을 만든 사례다. 미 정부는 CHIPS법을 통해 예산을 대학 프로그램에 투입하며, “기업이 원하는 커리큘럼으로 바꾸라” 압력을 넣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직접 채용 연계까지 나선 기업은 거의 없고, 어디까지나 인턴십-장학금 수준이다. 미국의 학생들은 대학 진학 시 전공과 직업을 구분해서 생각하고, 특별한 경우 아니면 한 회사에 매이는 것을 꺼린다는 문화도 작용한다.

대만과 일본: 대만은 반도체 교육에서 세계적 선두다. 칭화대, 교통대 등 유수 대학들이 있고, TSMC 등 기업들이 연구센터를 지원하지만 학부 계약학과 형태는 없다. 대신 TSMC, 미디어텍 등은 대학 졸업 예정자 중 우수자를 뽑아 TSMC 대학원 프로그램에 지원하거나 사내 석사과정을 운영한다. 즉 대학 단계부터 채용 확정은 아니지만, 4학년 때 기업장학생으로 선발해 졸업 후 의무근무를 시키는 방식은 존재한다. 이 점은 STP 장학생 모델과 유사하다. 1980~90년대에도 대만 정부는 미디어텍(聯發科) 등과 연계해 VLSI 설계 인력을 키우는 특훈반을 운영했는데, 한국의 계약학과는 이를 학위과정으로 공식화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은 한때 대기업이 특정 대학과 협약하여 맞춤형 강좌를 개설한 사례가 있었다. 예를 들어 도요타는 도쿄공업대에 “자동차 공학 특별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졸업생 채용을 우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일본은 종신고용 문화 탓에 입사 후 교육을 중요시하여, 대학을 특정기업에 묶는 시도를 꺼렸다. 대신 현재 일본 정부는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세계대학과 연계 대학원 설립(벨기에 IMEC와 협력 등)**을 추진 중이고, 소니·키옥시아 등이 참여한다. 이 또한 취업보장형은 아니다. 따라서 일본에는 아직 한국식 계약학과에 해당하는 제도는 없다.

유럽과 기타: 독일 등 유럽국가는 듀얼 시스템(이론+실습 병행)이 발달했다. 대학과 기업이 학생을 함께 키우는 *“양손잡이 대학”*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바덴뷔르템베르크 듀얼대학(DHBW)은 학생이 입학과 동시에 보쉬, 지멘스 등 기업에 고용되어 급여를 받으며 공부하고, 졸업 후 그 기업에 정식 근무하는 제도다. 이건 엄밀히 말하면 계약학과와 유사하며, 중소기업까지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최상위 이공계 학사과정에서 적용되진 않고, 응용공학/실습대학 위주로 운영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벨기에의 IMEC가 글로벌 팹리스 기업들과 협력하여, KU루벤 등에서 반도체 IC설계 교육프로그램을 공동운영한다. 우수 학생들에게 인턴십과 장학금을 주고 졸업 후 회원사(인텔, 삼성, 퀄컴 등)에 취업을 알선한다. 이것도 국제 컨소시엄 차원의 느슨한 계약학과라 볼 수 있다.

벤치마킹 시사점: 한국의 삼성·SK 계약학과 모델은 “빠른 실행력, 전폭적 지원” 면에서 독보적이다. 불과 2~3년 만에 학과들을 신설하고, 커리큘럼을 짜고,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 이는 한국 대학과 기업, 정부 간 조율이 그만큼 빠르고 산업의 위기감에 대한 인식이 공유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들도 반도체 인력부족을 겪고 있으나, 이처럼 채용까지 묶는 파격 모델은 선뜻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 사례는 전례 없는 인재양성 실험으로서 글로벌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미국 반도체 업계에선 한국 계약학과 출신들이 실제 성과를 내는지 주목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뛰어난 엔지니어로 성장한다면, 미국 기업들도 대학과 리크루팅 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우리가 해외 사례에서 배울 점도 있다. 미국 ASU-TSMC 협력은 지역사회(피닉스시)와 연계한 반도체 직업훈련센터 설립을 추진하는데 , 이는 한국에서도 고려할 만하다. 대학에 들어오지 않은 인력에게 단기 교육 후 채용하는 “아카데미” 형식이다. 현재 계약학과가 정규 학위과정에 국한되어 있는데, 추가로 비학위 단기과정을 병행하면 중도탈락자나 타전공자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다. 이러한 융통성은 미국 모델에서 시사받을 부분이다.

또, 유럽처럼 다수 기업이 협력하는 모델도 고려해볼 만하다. 가령 AI 분야에서는 특정 기업 하나가 아니라 여러 AI기업 컨소시엄과 대학이 함께 학과를 만들 수도 있다. 이는 한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학생 입장에서도 한 군데 얽매이지 않는 장점이 있다. 사실 반도체 계약학과도 향후 삼성과 SK 외에 팹리스, 장비 회사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장비 계약학과”*를 AMK(반도체협회)와 정부 지원으로 만들어 여러 장비기업에 인력 공급하면, 생태계 전반에 도움될 것이다.

정리하면, 한국의 산학 계약학과 모델은 세계적으로도 선진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아직 실행 초창기지만, 글로벌 반도체 인력난 속에서 하나의 해결책으로 부상했고, 해외에서도 부분적으로 유사한 시도를 시작하고 있다  . 한국은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며 얻은 경험치를 바탕으로, 추후 AI, 배터리 등 여타 분야에서도 글로벌 인재전쟁에서 앞서갈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 AI·바이오·배터리 등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

AI 분야 확장: 인공지능은 반도체 못지않게 각국이 사활을 거는 분야다. 이미 일부 움직임이 있는데, 삼성전자는 2023년 KAIST와 손잡고 **로봇 특화 인재양성 프로그램(채용연계형 석사과정)**을 시작했다 . 이는 로봇+AI 융합분야로, 매년 10명 석사과정 학생을 뽑아 졸업과 동시에 삼성 로봇사업부에 입사시키는 형태다  . 로봇은 AI와 맞닿아 있으므로, 사실상 AI인재 육성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AI 그랜드 스케일로 보면, 국내 빅테크(NAVER, 카카오 등)도 AI 인재확보 경쟁 중인데, 이들이 대학 AI학과 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네이버가 KAIST에 *“네이버 AI 계약학과”*를 세워 4년 장학금 후 NAVER 입사보장 식으로 하면, 우수 학생들이 해외로 빠지지 않고 국내 IT기업으로 올 것이다. 현재는 KAIST AI대학원에 네이버가 연구비를 대는 수준이지만, 추후 학부 단계 협약도 추진될 수 있다. 정부 역시 “AI대학원” 프로그램으로 석박사 인력 양성에 투자 중이며, 학부생들에겐 “SW중심대학” 지원사업으로 AI·SW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토대 위에 AI응용 분야 계약학과 (예: 자율주행AI학과 – 현대차 협약, 클라우드AI학과 – 삼성SDS 협약 등)가 생길 수 있다. 특히 AI는 창의력과 연구력이 중요하므로, 학부보다는 석사급 계약과정이 먼저 등장할 수도 있다.

바이오/의료 분야: 바이오는 이미 대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셀트리온 등)들이 글로벌 경쟁을 하고 있고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과거 제약업계는 학부 채용 후 회사내 연수를 거치는 패턴이었지만, 이제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신기술은 학교 교육과 병행된 인재양성이 요구된다. 2022년 정부는 *“바이오헬스 인재양성 방안”*을 발표하며, 바이오 분야에 계약학과 도입을 검토했다. 이미 움직임도 있는데, 연세대는 시스템생물학과를 신설(정원외)하며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고려대는 바이오의약 데이터학과 등을 기업출연으로 구상 중이다. 만약 삼성바이오로직스나 SK바이오팜이 주도한다면 바이오공정학과 또는 신약개발학과 같은 형태로 계약학과가 가능하다. 다만 바이오 분야는 석박사 수준 지식이 많이 필요해, 5년제 통합과정이나 학사+1년 인턴 같은 변형이 필요할 수 있다.

배터리(이차전지) 분야: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이 인재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K-배터리 인재 1만 명 양성”*이 정부 구호일 정도다. 이미 서울대·고려대 등에서 배터리소재 트랙을 신설하고 LG 등이 장학생을 뽑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배터리 계약학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2023년 충남대가 정부 예산 지원으로 이차전지공학과를 설립했고, 이는 SK온 및 배터리 중견기업들과 협력하여 운영된다. 아직 채용조건형은 아니지만, 거의 모든 졸업생이 협약 기업들에 취업하도록 연계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공장 인근 대학들과 채용연계형 맞춤반 운영을 논의 중이다. 삼성SDI도 마찬가지로 울산과기원(UNIST) 등에 장학금 지원을 늘리고 있다. 배터리 기업들은 반도체만큼 인력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조만간 정식 계약학과 설립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화학공학과나 신소재공학과 내 *“이차전지트랙”*을 계약학과로 격상하는 식이 될 것이다.

미래차/모빌리티: 이 분야에서는 이미 현대자동차그룹이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2023년 고려대에 스마트모빌리티학부를 신설하여 현대차 채용연계로 운영 중이고 , 연세대에도 모빌리티시스템 협동과정 대학원을 개설했다. 현대차 계약학과 학부생들은 미래 전기차, 자율주행차 핵심인력으로 키워져 현대차에 입사하게 된다. 이는 반도체 계약학과 모델을 자동차 쪽에 구현한 것이다. 향후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미래에너지 차량공학 등 분야도 확장이 예상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AI, 차량용 반도체 등 융합기술 인재가 필요하므로, 현대차가 KAIST와 자율주행 계약석사과정을 만들거나, 기아차가 부산대 등 영남권 대학과 친환경차 계약학과를 만드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기타 첨단분야: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정부와 함께 우주인재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올해 UNIST에 스페이스공학 트랙이 생겼고, 서울대·KAIST 등도 우주특화 대학원을 신설했다. 머지않아 *“스페이스 시스템 계약학과”*가 등장해 SpaceX에 대응하는 국내 인재풀을 키울 수 있다. 사이버보안, 양자기술 등도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데, 이 역시 계약학과 모델 적용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 반도체 계약학과를 통해 법·제도적 선례가 마련되었기에, 다른 분야 학과 신설도 비교적 수월할 것이다.

확장의 조건: 다만 아무 분야나 계약학과가 통하는 건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 5년 후까지 지속 채용을 자신할 수 있고, 투자 여력이 있는 산업이어야 한다. 현재로선 AI, 배터리, 바이오, 미래차, 로봇 등이 이에 부합한다. 또한 대학 측에도 관련 학과 기반이 있어야 한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라서 가르칠 교수진이 없으면 계약학과가 성립하기 어렵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기존 전기전자공학 → AI반도체, 기존 화학공학 → 배터리공학, 기존 기계공학 → 로봇·모빌리티 이런 식으로 기존 학과의 변형/확장판으로 계약학과가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역할: 정부는 이미 2023년에 “AI대학원 확대, 바이오첨단분야 학과 증설” 등을 발표했다. 특히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에 반도체 외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백신, 미래차, 로봇, AI를 포함시켜, 이들 분야 학과 신설 때 규제 특례를 적용한다. 가령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수도권 대학 정원 증원이 어렵지만, 첨단분야 계약학과는 예외로 인가해주는 것이다. 또한 재정적으로도 반도체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계약학과(예: 고려대-삼성디스플레이 협약 추진)나 수소에너지 계약학과(예: POSTECH-포스코 협력 가능성) 등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활용해, 향후 5~10년 내에 여러 첨단산업으로 산학 연계 학과 모델이 확산될 전망이다.

마무리: 삼성전자 STP로 시작된 산학트랙은 이제 반도체 계약학과로 결실을 맺었고, 이는 산업계 수요-교육계 공급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혁신적 사례가 되고 있다 . 우리나라는 이 모델을 다른 산업으로도 적극 수용하여, “필요한 인재를 신속히 길러내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현재 진행 중인 반도체 계약학과의 성과와 교훈을 잘 분석해 AI, 바이오, 배터리 등에서도 적용한다면, 첨단기술 인재 확보 경쟁에서 한국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핵심은 속도와 협력인데, STP→계약학과로 이어진 경험은 산학협력의 속도전을 보여주었다. 이를 토대로 미래 신성장동력 분야의 인재들도 적시에 양성한다면, 한국은 “인재 기근” 없이 지속적인 산업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以上의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전자 STP와 반도체 계약학과는 기업·대학·정부가 협력하여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 즉시 산업에 투입하는 혁신 모델이며, 초기 성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모델은 국가 전략산업 육성에 긴밀히 연계되어 있으며, 일부 개선과제가 존재하지만 충분히 보완 가능해 보인다. 나아가 동일한 패러다임이 AI, 바이오, 배터리 등 첨단 분야로 확대됨으로써, 한국의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 Samsung Newsroom, 대학 공지, Veritas알파 등 자료   를 토대로 함.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