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ple 연구진이 2025년 7월에 발표한 “Your LLM Knows the Future: Uncovering Its Multi-Token Prediction Potential” 연구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추론 속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기술적 돌파구를 제시했습니다 . 이 접근법을 통해 수학과 코딩 작업에서 최대 5배 빠른 토큰 생성을 달성하고, 일반 대화 작업에서도 2.5배 이상의 속도 향상을 이루면서도 출력 품질 저하가 전혀 없었습니다 . 본 보고서는 이 혁신적 기술의 심층 분석을 통해, AI 추론 가속화 분야에 촉발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조명합니다.
기존 언어모델 추론의 근본적 한계점
순차적 토큰 생성의 병목 현상
전통적인 대규모 언어모델은 자기회귀적(autoregressive) 방식으로 작동하여 한 번에 하나의 토큰만 순차적으로 생성합니다 . 예를 들어 “고양이는 검정색이다”라는 문장을 생성할 때, 모델은 “고양이는” 다음에 올 수 있는 “검정색”, “털복숭이”, “잠자는” 등 모든 가능한 후보의 확률을 계산한 후 가장 적절한 토큰을 한 개 선택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토큰을 다시 이전까지 생성된 토큰들에 기반하여 계산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토큰-단위 시계열 생성은 여러 심각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우선 이전 토큰들에 대한 종속성 때문에 병렬화가 불가능하여 근본적인 속도 한계가 발생합니다  . GPU와 같은 병렬 처리 하드웨어를 사용하더라도 한 번에 하나의 토큰만 처리하므로 대부분의 연산 장치가 대기 상태가 되고, GPU 자원의 활용 비율이 매우 낮아지는 병목이 생깁니다 . 또한 긴 시퀀스를 생성할 때 누적되는 레이턴시(latency)는 대화형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자 경험을 크게 저해합니다. 한 토큰을 생성하고 나서 다음 토큰을 생성하기까지 순차적으로 기다려야 하므로, 문장이 길어질수록 응답 시간이 선형적으로 늘어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메모리 대역폭과 계산 자원의 불균형
언어모델 추론에서 또 다른 중대한 병목은 메모리 대역폭 제약입니다. 특히 디코딩 단계에서는 모델 가중치 외에도 Key-Value(KV) 캐시와 같은 중간 상태를 GPU 메모리에 저장하고 반복 활용합니다  . 예를 들어 파라미터 5400억 개 규모의 PaLM 모델에서 배치 크기 512, 컨텍스트 길이 2048로 추론할 경우, KV 캐시만 3TB에 달하는 메모리가 필요하며 이는 모델 파라미터 메모리의 3배에 해당합니다 . 이렇듯 대용량 컨텍스트를 처리하기 위한 캐시 메모리 요구량이 폭증하면서, 실제 추론 과정은 메모리 바운드(memory-bound) 양상을 띠게 됩니다 . 즉, 연산 자체보다도 GPU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불러오고 쓰는 속도가 전체 지연 시간을 결정짓는 주된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GPU의 막강한 부동소수점 연산 성능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채 대부분 시간을 데이터 대기에 소비합니다 . 실제로 배치 크기가 작은 디코딩 작업에서는 연산 코어보다는 메모리 대역폭이 병목이 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 요컨대, 현행 LLM 추론 아키텍처에서는 계산 자원과 메모리 대역폭 간의 불균형으로 인해 속도 향상에 본질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한계는 고성능 GPU를 추가로 투입하거나 모델을 축소하는 등의 일반 해법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Apple의 Multi-Token Prediction 기술 혁신
핵심 아이디어: 언어모델이 이미 알고 있는 미래
Apple 연구진은 기존 자기회귀 언어모델이 비록 다음 토큰만 예측하도록 훈련되었지만, 사실은 여러 미래 토큰에 대한 정보를 내재적으로 알고 있다는 놀라운 통찰을 발견했습니다  . 예를 들어 “2 더하기 2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GPT 계열 모델이 차례로 “2 더하기 2는 4이다”를 정확히 생성해내는 현상에 주목했습니다. 실험적으로 프롬프트 끝에 특수한 플레이스홀더 토큰 (<->와 유사한 표식)을 임의로 추가한 뒤 해당 위치의 출력 로짓들을 분석했는데, 놀랍게도 모델 내부 상위 확률 로짓들 속에 올바른 미래 토큰 시퀀스 (“4이다”)가 잠재적으로 나타난 것을 확인했습니다 .
이는 언어모델이 겉으로는 다음 토큰 하나만 예측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먼 미래 토큰들에 대한 잠재적 지식(latent knowledge)을 은닉 형태로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 이러한 관찰은 다른 연구진들의 분석과도 맥을 같이 합니다. Mehra 등(2025)은 사전훈련된 GPT 계열 모델들을 수학적으로 분석하여, 모델이 내재적으로 다중 토큰 예측(MTP)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규명하였습니다 . 비록 그 성능은 데이터 분포와 모델 크기에 의존하지만, 명시적 훈련 없이도 기존 모델이 여러 토큰을 앞질러 예측할 잠재력을 지닌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입니다 .
Apple 연구진은 이처럼 LLM이 이미 알고 있는 미래를 활용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고안하였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방법이 기존 모델의 아키텍처나 파라미터를 근본적으로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별도의 재훈련 없이 다중 토큰 예측 기능을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거대한 언어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학습시키지 않고도 잠재된 능력을 끌어내는 매우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접근입니다.
기술적 구현: 마스크 토큰과 게이트 LoRA
Apple의 접근법은 마스크 토큰(mask token)이라는 특수 토큰을 도입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 원본 입력 시퀀스 X = [x₁, …, xₙ]에 k개의 고유한 마스크 토큰 M = [m₁, …, m_k]을 이어붙여 확장된 시퀀스 Xₘ = [x₁, …, xₙ, m₁, …, m_k]를 구성합니다 . 이때 마스크 토큰들은 일반 토크나이저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심벌로서, 임베딩 테이블에 무작위 초기값 벡터로 추가됩니다. 모델은 학습 과정에서 이들 마스크 토큰 위치에 다중 미래 토큰을 한꺼번에 예측하도록 유도됩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동시에 발표된 다른 연구들의 방법론과 개념적으로 유사합니다. 예를 들어 2025년 Gerontopoulos 등은 MuToR라는 기법을 통해, 입력 시퀀스 사이에 여러 개의 **레지스터 토큰(register tokens)**을 삽입하여 각자 미래의 특정 토큰을 예측하도록 하는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 MuToR는 아주 적은 수의 추가 파라미터로 다중 토큰 예측을 실현하고, 기존 사전훈련 언어모델과 아키텍처 변경 없이 호환되도록 설계되었는데 , Apple의 마스크 토큰 전략 역시 이러한 철학과 맥을 같이 합니다.
마스크 토큰을 활용해 다중 토큰 예측(head)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난제는, 기존 모델의 다음 토큰 예측(NTP) 성능을 훼손하지 않는 것입니다. Apple은 이를 위해 게이트 LoRA(Gated Low-Rank Adaptation) 기법을 고안했습니다 . LoRA는 사전훈련된 모델의 큰 가중치 행렬에 대해 학습가능한 저랭크 행렬(예: 랭크 16)을 곱하여 미세조정하는 방법으로, 파라미터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LoRA를 모든 토큰에 일괄 적용하면, 모델이 생성 과정에서 기존 NTP 능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즉, 다중 토큰 출력을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원래의 다음 토큰 예측 성능이 망각(catastrophic forgetting)되는 위험이 있는 것입니다.
게이트 LoRA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큰 종류에 따라 LoRA 경로를 선택적으로 적용합니다 . 구체적으로, 출력 계산식을 기존 Transformer의 경우 $y_t = W \cdot h_t$ (여기서 $W$는 출력 가중치, $h_t$는 은닉상태)라고 하면, 일반 LoRA 적용 시에는 $y_t = W \cdot h_t + (B \cdot A) \cdot h_t$ 형태로 모든 토큰에 저랭크 보정항이 추가됩니다. 반면 Apple의 게이트 LoRA에서는 지시 함수 $I(t)$를 도입하여 $y_t = W \cdot h_t + I(t) \cdot (B \cdot A \cdot h_t)$로 수정합니다. 여기서 $I(t)=1$은 $t$번째 위치가 마스크 토큰일 때만 참이고, 일반 토큰일 때는 0입니다. 결과적으로 마스크 토큰에 대해서만 LoRA 보정이 적용되고, 평소 다음 토큰을 예측하는 부분에는 원본 가중치 $W$만 작동하므로 NTP 성능이 보존됩니다 . 이러한 게이팅 전략은 파라미터 효율적 미세조정 분야에서 유사 개념이 활용된 바 있으며, 다양한 작업 간 간섭을 줄이고 기존 지식을 보존하는 데 효과적임이 보고되었습니다  . 실제 Apple 연구에서도 게이트 LoRA를 통해 원본 모델의 자기회귀 성능을 완전히 유지하면서 필요한 위치에만 다중 예측 능력을 주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샘플러 모듈과 일관성 손실
여러 개의 미래 토큰을 한 번에 생성할 경우, 이들 토큰 사이의 일관성(coherence)을 유지하는 것이 큰 과제입니다. 예를 들어 모델이 “The cat is <mask><mask>“에서 <mask> 두 개를 병렬 예측한다고 할 때, 첫 번째 <mask>에서 “black”, 두 번째 <mask>에서 “sleeps”를 생성했다면, 결합하면 “The cat is black sleeps”처럼 부자연스러운 문장이 될 수 있습니다. Apple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량의 샘플러 헤드(sampler head) 모듈을 도입했습니다 . 샘플러 헤드는 각 예측된 토큰을 조정하여 보다 자연스러운 최종 출력을 생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구체적으로, 2층의 얕은 MLP(Multi-Layer Perceptron)로 구성된 샘플러는 현재 생성 중인 토큰의 Transformer 은닉표현 $z_n$과 직전 예측 토큰의 임베딩 $E_{y_{n-1}}$를 함께 입력으로 받아 출력 확률분포를 산출합니다 . 기존의 표준 디코더가 $p(y_n|y_{<n}) = \mathrm{Softmax}(W \cdot z_n)$로 다음 토큰 분포를 계산하는 데 비해, 샘플러는 $p(y_n|y_{<n}) = \mathrm{Softmax}(W \cdot \text{MLP}([z_n; E_{y_{n-1}}]))$의 형태로 동작합니다. 여기서 $[a; b]$는 벡터 연결(concatenation)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각 토큰을 생성할 때 직전의 예측값까지 고려함으로써, 일련의 다중 예측 토큰들이 보다 자연스럽고 문맥에 맞게 연결되도록 유도합니다.
또한 Apple은 잠재 일관성 매칭(Latent Consistency Matching, LCM) 손실이라는 보조 손실 함수를 도입하여, 다중 토큰 예측 출력이 언제나 해당 위치를 한 토큰씩 생성했을 때의 결과와 통계적으로 일치하도록 훈련했습니다 . 이는 일종의 지식 증류(knowledge distillation) 방식으로, 다중 토큰 생성 경로의 은닉표현들이 표준 자기회귀 경로의 표현을 따라가도록 제약을 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마스크 토큰에서 MTP 모드로 “black”을 예측했다면, 동일한 위치를 NTP 모드로 하나씩 생성했을 때의 은닉표현과 최대한 유사하도록 손실을 부여합니다. 이러한 LCM 손실을 통해 다중 토큰 예측 과정에서도 분포적 일관성이 유지되어, 최종 출력이 마치 일반 방식으로 생성된 것처럼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됩니다 .
투기적 디코딩: 정확성 보장 메커니즘
선형 vs. 이차 디코딩 전략
다중 토큰을 한꺼번에 생성한다고 해서, 검증 없이 바로 최종 출력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잘못 예측된 토큰이 중간에 하나라도 끼어들 경우 전체 문장이 어색해지거나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Apple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기적 디코딩(speculative decoding) 기법을 결합했습니다 . 투기적 디코딩이란, 미리 생성한 여러 토큰들이 실제로 맞는지 대조하며 채택하는 과정으로, 생성 속도를 높이면서도 기존 자기회귀 생성의 정확성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Apple 연구에서는 두 가지 투기적 디코딩 방식을 실험했습니다. 첫째는 선형 투기적 디코딩으로, 일련의 k개 투기적 토큰을 미리 생성한 다음, 순차적으로 큰 모델(혹은 표준 생성 경로)로 검증하는 방법입니다 . 예를 들어 8개의 마스크 토큰으로 “추측”된 시퀀스가 있으면, 큰 모델의 자기회귀 생성으로 같은 위치까지 생성해보면서 한 토큰씩 비교합니다. 앞에서부터 차례로 비교하여 모두 일치하면 전체 시퀀스를 채택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며, 도중에 불일치가 발생하면 해당 지점 이후의 투기적 토큰들은 폐기하고 거기서부터는 표준 경로로 생성합니다. 이 방식은 구현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부분적인 실패 시 성능 손실이 큽니다. 예컨대 8개를 미리 만들었는데 3번째에서 틀렸다면, 나머지 5개는 전부 무용지물이 되어버립니다.
이를 개선한 것이 이차 디코딩(quadratic decoding) 전략입니다 . 이차 디코딩에서는 k개의 투기 토큰 사이사이에 다시 새로운 마스크 토큰들을 끼워넣어, 투기 과정 자체를 여러 단계로 계층화합니다. 직관적으로는 트리 형태로 분기하며 검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기 토큰들을 한 번에 생성하는 대신, 절반은 투기 토큰, 나머지 절반은 검증용 마스크로 남겨둔 채 진행하여, 일부 실패해도 남은 마스크에서 다시 투기적 생성으로 이어갈 수 있게 합니다. 이렇게 하면 최악의 경우 복잡도가 k²로 증가하지만, 현실적으로 k(예: 8)값이 작기 때문에 추가 비용은 크지 않습니다 . 이차 디코딩의 장점은, 부분적인 투기 실패가 발생해도 전체 시퀀스를 처음부터 다시 생성할 필요 없이, 실패 지점부터 다시 투기 과정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Apple의 논문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선형 방법에 비해 현실적으로 더 높은 속도 향상을 얻었다고 보고했습니다 .
트리 어텐션과 효율적 검증
이차 디코딩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Apple은 트리 어텐션(tree attention)이라 불리는 어텐션 패턴을 적용했습니다 . 트리 어텐션이란 투기적으로 생성된 토큰들이 자신이 파생된 이전 단계 투기 토큰에만 어텐션하도록 제한하는 메커니즘입니다. 이를 위해 특수한 어텐션 마스크나 바이어스를 사용하여, 투기 토큰 간 부적절한 상호참조를 방지합니다. 쉽게 말해, 투기 과정에서 생성된 임시 토큰들은 검증이 끝나기 전까지 서로를 참고하지 않고, 오로지 검증된 토큰들과 원본 프롬프트에만 의존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만에 하나 투기 토큰에 오류가 있어도 그 영향이 다음 단계 투기 생성에 전파되지 않아, 잘못된 예측의 연쇄 효과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 트리 어텐션 및 관련 제약 조건들은 이미 Google의 2단계 투기적 디코딩 연구 등에서 검증된 기법으로, Apple은 이를 단일 모델 맥락에 맞게 응용한 것입니다.
검증 과정은 각 단계의 생성 완료 후 수행됩니다. 구체적으로, 한 단계에서 투기적으로 생성된 k개의 토큰에 대해, 동일한 조건 하에서 표준 자기회귀 모델이 k번의 토큰을 순차 생성해봅니다 . 그리고 두 결과 시퀀스를 처음부터 비교하여 일치하는 구간까지는 확정하고, 불일치가 발견되는 즉시 투기 생성 단계를 중단합니다 . 불일치 난 위치의 토큰부터는 다시 표준 방식으로 한 토큰씩 생성하고, 그 다음 위치에 다시 마스크를 넣어 새로운 투기 예측을 시도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최종적으로 완전 자기회귀 방식과 동일한 출력을 얻게 됩니다. 다시 말해, 투기적 디코딩은 출력의 확률분포를 본질적으로 바꾸지 않으면서(정확성 보장), 다중 토큰 병렬 생성을 통해 속도만 높이는 안전장치 역할을 합니다 .
Google 연구팀이 제안한 초기 투기적 디코딩 방식에서는 작은 보조 모델이 초안을 생성하고 큰 모델로 검증하는 접근을 썼는데, Apple의 방법은 한 모델 내에서 자체적으로 이 과정을 수행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기존 기법과의 비교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실험 결과와 성능 분석
도메인별 성능 향상
Apple 연구진은 오픈소스 Llama 3.1 Tülu-3 8B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마스크 토큰 개수 $k=8$인 실험용 모델을 구축하여 광범위한 벤치마크 테스트를 수행했습니다 . 실험 결과, 작업 도메인에 따라 서로 다른 배속 향상이 나타났으며, 이는 각 작업의 다음 토큰 예측 용이성(predictability)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 수학 문제 영역: GSM8K 벤치마크에서 평균 5.22배의 디코딩 가속을 달성했습니다 . 수학 문제 풀이에서는 답이 비교적 확정적인 경향이 있고, 문제 맥락상 정해진 계산 절차가 있어 모델이 미래 토큰(답안)을 비교적 쉽게 내다볼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예를 들어 산술 문제에서는 “정답은 42”와 같은 패턴이 많으므로, 모델이 미리 “42”를 예측해놓고 한 번에 출력하는 식입니다.
• 프로그래밍 코드 영역: HumanEval 벤치마크에서 5.35배의 속도 향상을 보였습니다 . 코드 생성 작업은 문법과 구조가 엄격하기 때문에, 모델이 다음에 올 토큰들을 여러 개 한꺼번에 정확히 맞출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함수 정의나 반복문과 같이 패턴화된 구조에서는 몇 토큰 앞까지 예측이 비교적 쉽습니다. Apple의 실험 결과, 이런 성질 덕분에 코드 생성에서 가장 큰 가속 이득이 나타났습니다.
• 지식 질의응답/상식 영역: MMLU (상식 및 학문지식 평가)에서 2.38배, TruthfulQA (사실성 검증)에서 2.19배, PopQA (대중문화 Q&A)에서 1.91배의 가속을 기록했습니다 . 이처럼 지식 기반 질의응답 작업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배속 향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답변이 다양하고 열린 형태일수록 모델이 미래 토큰을 미리 알아맞히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일반상식 질문은 답이 한두 단어로 딱 정해져 있지 않을 수 있어, 모델이 섣불리 여러 토큰을 내놓기보다 한 토큰씩 신중히 생성하게 됩니다.
• 일반 대화 및 창의적 문장 생성: OpenAI의 ChatGPT 평가 프로필에 대응하는 멀티턴 대화나 스토리 생성 등에서는 약 2배 내외의 속도 향상이 보고되었습니다 . 이 경우도 앞선 지식 영역과 마찬가지로, 모델이 다음에 올 문장을 자유롭게 상상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미래 토큰 예측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배 정도의 가속을 얻었다는 것은, 문장 단위 표현에서도 모델이 일정 부분 앞으로의 전개를 짐작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도메인별 차이는 미래 토큰의 예측 가능성에 따라 MTP의 효용이 달라짐을 보여줍니다. 구조화되고 규칙이 뚜렷한 작업(수학, 코딩)에서는 모델이 여러 토큰을 미리 내다보기 쉬워서 큰 폭의 가속이 가능했고, 열린 도메인 작업(상식 QA, 창작)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이득이 적었습니다. 이는 MTP 기술을 어떤 분야에 우선 적용할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며, 또한 향후 이 기술을 개선할 때 도메인 특화 최적화의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마스크 토큰 수에 따른 성능 변화
Apple 연구는 마스크 토큰의 개수 $k$가 성능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했습니다 . 일반적으로 $k$를 늘리면 이상적으로는 더 많은 토큰을 병렬 예측하니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결과는 체감 수익 감소(diminishing returns) 형태를 보였습니다 . 즉, $k$를 늘릴수록 속도 향상률의 추가 증가는 점차 줄어드는 양상입니다.
예를 들어 수학 문제의 경우, $k=1$ (2개 토큰 동시 예측)일 때 약 1.8배 가속이었고, $k=4$일 때 3.7배로 증가했지만, $k=8$로 두 배 늘려도 5.2배 정도로 증분 상승폭이 제한적이었습니다. 코딩의 경우도 $k=4$일 때 이미 4배 이상의 향상을 보였고, 이후 $k=8$에서 5.35배로 조금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상식 QA처럼 향상폭이 작았던 도메인도 $k=4$까지는 꾸준히 개선되다가, 그 이후로는 증가가 미미했습니다 .
이러한 현상은 토큰 간 의존성과 예측 불확실성이 거리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즉, 바로 다음 오는 1-2개 토큰은 현재 문맥으로 상당 부분 예측 가능하지만, 5-6토큰 이후까지 가면 변수들이 많아져 정확한 예측 확률이 급감합니다.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 마스크 토큰을 늘려도 모델이 활용할 수 있는 유효 정보가 줄어들어 추가 이득이 제한적인 것입니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k$가 너무 크면 투기적 디코딩 단계에서 검증해야 할 토큰 수도 늘어나기 때문에 오버헤드가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Apple 연구는 이러한 트레이드오프를 감안하여 일반적으로 $k=4$~$8$ 정도에서 실용적 최적점이 나온다고 제안했습니다.
기술적 구현 세부사항과 최적화
훈련 과정과 하이퍼파라미터
Apple의 다중 토큰 예측 모델은 지도 학습 기반 미세조정(supervised fine-tuning) 방식으로 구현되었습니다 . 구체적으로, 사전훈련된 언어모델의 모든 원본 가중치는 동결시키고, 앞서 설명한 게이트 LoRA 레이어와 샘플러 모듈만 학습합니다. 이렇게 하면 전체 학습 파라미터 수가 극도로 줄어들어, 일반적인 거대 모델 파인튜닝에 비해 매우 효율적입니다. Apple 연구진은 랭크 128의 LoRA와 2층 MLP 샘플러를 사용하여, 8개의 NVIDIA A100 GPU 상에서 모델을 미세조정했습니다. 학습 설정은 GPU 8대, 배치 크기 1 (GPU당), AdamW 옵티마이저, 학습률 $2 \times 10^{-4}$, 5,000 스텝의 워밍업, 총 50,000 스텝 훈련 등의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스케줄을 따랐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설정만으로도 충분한 성능 향상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는 다시 말해 모델이 이미 갖고 있던 MTP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큰 노력이나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Apple의 방법이 사전훈련된 LLM의 활용을 극대화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학습은 NTP 태스크 데이터셋 (예: 일반 언어모델링 코퍼스)으로 진행되고, 다중 토큰 예측에 해당하는 마스크 토큰 부분에 대해서는 정답 토큰들을 한꺼번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지도 신호를 주었습니다. 이를 위해 Apple은 OpenAI에서 공개한 HumanEval, GSM8K 등의 데이터셋에서 문제-해답 쌍을 활용했습니다 . 각 정답 문장을 모델에게 여러 토큰으로 미리 예측하도록 훈련시키는 식입니다. 이런 접근은 모델의 지식과 능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출력 양식을 학습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결과적으로 Apple의 MTP 훈련은 수 시간 내에 완료될 수 있었으며, 이는 사후 미세조정으로 적용하기에 현실적인 수준입니다.
메모리 효율성과 확장성
게이트 LoRA의 큰 장점 중 하나는 극도로 낮은 메모리 오버헤드입니다. Apple 연구는 랭크 16, 4, 심지어 1의 아주 작은 LoRA로도 MTP 성능 향상이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 이는 추가되는 파라미터 수가 미미함을 의미합니다. 특히 랭크 1의 LoRA라면 전체 모델 파라미터 대비 거의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작은 메모리 추가만으로 동작합니다.
Apple 논문에 따르면, 샘플러 헤드까지 제거한 최소 설정에서도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 샘플러 없이 순수 게이트 LoRA와 마스크 토큰만 도입한 경우, 랭크 14의 LoRA로도 23배의 속도 향상을 일부 벤치마크에서 확인했습니다. 물론 이 경우 출력 일관성이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이는 Apple이 제시한 LCM 손실 등을 통해 보완 가능한 부분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결과가 Apple의 핵심 가설을 뒷받침한다는 것입니다. 즉, 사전훈련된 거대 언어모델 자체에 이미 여러 토큰을 예측할 수 있는 지식이 내재되어 있으며, 약간의 스위치(LoRA 게이트)만 켜주면 그 능력이 발현된다는 것입니다 .
또한 메모리 관점에서, Apple의 접근은 대규모 서비스에 손쉽게 확장 가능합니다. LoRA는 여러 연구를 통해 하나의 모델에 서로 다른 기능을 추가하거나 사용자별 맞춤 미세조정을 할 때 효율적으로 병합 가능한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Apple이 게이트 LoRA로 부가한 다중 토큰 예측 능력도 필요에 따라 기존 모델과 통합하거나 분리하여 사용할 수 있는 부속 모듈 형태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서비스 운영 중 특정 응답 지연시간 임계치에서 MTP 모드를 켜고 끄는 식의 동적 적용도 가능합니다. 메모리 사용이 워낙 작기 때문에 이러한 온디맨드 기능 토글이 현실성 있게 다가옵니다.
품질 보존 메커니즘
Apple MTP 기술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품질 저하 없는 속도 향상이라는 목표를 완벽히 달성한 것입니다 . 일반적으로 모델을 미세조정하거나 속도를 높이면 어느 정도 정확도 하락이나 생성 품질 저하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Apple의 게이트 LoRA 도입 후 모델은 ARC-Challenge, MMLU 같은 다양한 벤치마크에서 기존 성능을 거의 100% 유지했습니다 .
훈련 과정 동안 NTP 토큰에 대한 손실 곡선을 모니터링한 결과, 게이트 LoRA가 적용된 모델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본 모델과 동일한 손실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 이는 앞서 설명한 대로 LoRA 업데이트가 마스크 토큰에만 국한되어 원래 경로를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동일한 설정에서 게이팅 없이 LoRA를 적용했을 때는 NTP 손실이 급등하고 원래 작업 정확도가 떨어지는 파국적 망각이 발생했습니다. Apple의 접근법은 이 문제를 원천 봉쇄한 셈입니다.
품질 보존의 또 다른 측면은 출력 분포의 유지입니다. 투기적 디코딩을 사용하여 최종 결과를 검증함으로써, MTP 경로에서 잘못된 토큰이 나와도 최종 출력에 반영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 이는 속도와 품질을 모두 잡기 위한 트레이드오프 없는 설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Google 등에서 제안한 투 모델 speculative decoding도 이론상 출력 분포는 동일하게 보장되지만, Apple의 한 모델 접근은 훨씬 단순한 방식으로 이 특성을 구현했습니다. 결국 Apple 모델의 출력은 (확률적으로) 기존 모델과 완전히 동일하므로, 유저 입장에서 답변의 신뢰도나 정확도 면에서 아무런 손실이 없음이 입증되었습니다.
기존 기술들과의 비교 분석
선행 투기적 디코딩 기법들과의 비교
Apple의 접근법은 Self-Speculative Decoding이라 불릴 수 있는 영역의 최신 진전입니다. 기존의 투기적 디코딩 연구들은 주로 두 개의 모델을 활용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 작은 드래프트(draft) 모델이 여러 토큰을 빨리 생성하고, 큰 모델이 이를 한 번에 확인하는 구조입니다 . 예를 들어 Google은 T5-small 모델로 k개 토큰을 먼저 만든 뒤, T5-XXL 모델로 검증하여 최종 출력만 취하는 방법으로 약 2배의 속도 향상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
그러나 이런 투-모델 방식은 추가 모델에 따른 메모리 오버헤드와 토크나이저 호환성 문제가 있습니다  . 드래프트 모델과 본 모델이 어휘집합을 완전히 공유해야 하므로, 서로 다른 계열의 모델을 조합하기 어렵고 시스템 복잡성이 증가합니다. 또한 작은 모델과 큰 모델을 모두 유지해야 하므로 GPU 메모리에 이중 부담을 줍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된 것이 Medusa와 같은 단일 모델 내 다중 헤드 방법입니다 . Medusa는 하나의 LLM에 최대 4개까지 병렬 토큰을 내놓을 수 있는 출력 헤드들을 추가로 붙인 구조인데, 헤드 개수만큼의 파라미터 증가가 단점이었습니다 . 반면 Apple의 방법은 기존 모델 파라미터의 0.01% 미만 수준만 추가하면서도 Medusa에 맞먹는 속도 향상을 달성했습니다 . 실제로 Apple의 기술은 Medusa류 아키텍처 대비 10,000배 적은 추가 파라미터만으로 동등 이상의 가속 성능을 보였다고 보고되었습니다 .
또 다른 방향의 연구로, **Early-Exit Speculative Decoding (EESD)**이 제안되었습니다. 이는 대형 모델의 초기 레이어를 신속 예측에 활용하고 후기 레이어로 검증하는 아이디어입니다 . 일종의 한 모델 안에 초안과 검증 기능을 층으로 분리한 형태입니다. Liu 등(2024)의 연구에 따르면 EESD는 13B~70B 모델에서 상당한 가속을 이루면서도 출력 분포가 표준 생성과 정확히 동일함을 보였습니다 . Apple의 접근과 유사하게 별도 모델을 쓰지 않으면서도, 모델 내부 자원을 효율화한 사례입니다. 다만 EESD는 아키텍처 변경(레이어별 토큰 패스 분리)이 필요하므로, Apple처럼 모듈 방식으로 기존 모델에 플러그인하기에는 다소 복잡합니다.
정리하면, Apple의 self-speculative 기법은 투 모델 방식의 복잡성과 메모리 부담을 없애고, Medusa의 같은 모델 내 병렬 예측 아이디어는 극소 파라미터 증가로 구현했으며, 투기적 디코딩의 정확성 보장 개념은 모델 내부적으로 효율화한 형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균형 잡힌 접근 덕분에 Apple은 간결성, 효율성, 정확성을 모두 갖춘 혁신을 이뤄냈습니다.
LLM 추론 최적화의 다른 흐름들
현재 LLM 추론 최적화 분야에는 Apple의 MTP 외에도 다양한 접근법들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양자화(quantization)는 그 대표적 예로, 모델 가중치와 활성값을 낮은 비트 정밀도로 표현하여 메모리 사용과 연산량을 줄이는 기법입니다. 8비트 양자화만 적용해도 일반적으로 2~4배의 속도 향상을 얻으면서 정확도 손실은 미미하게 억제할 수 있음이 알려져 있습니다  . 최근에는 4비트, 2비트 양자화 연구도 활발하며, 2024년 Hu 등은 4비트 정수만 사용하는 완전 양자화 추론을 통해 거의 손실 없이 GPT-3급 모델을 구동하기도 했습니다 . 양자화는 Apple MTP와 병행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두 기술을 함께 쓰면 곱연산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모델 압축 및 증류(distillation)도 중요한 최적화 흐름입니다. 거대한 모델의 지식을 작은 모델에 주입하여 추론 속도를 높이는 지식 증류는 BERT 계열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바 있으며, LLM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 예를 들어 DistilGPT 같은 학생 모델은 원본 대비 60% 빠르게 동작하면서도 90% 이상의 성능을 유지합니다. 다만 증류는 성능 손실이 완전히 0가 될 수는 없고, 또 별도의 대규모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Apple의 접근과 차이가 있습니다. Apple MTP는 동일 모델의 잠재력 활용이지 모델 자체를 작게 만드는 게 아니므로, 증류와는 목표와 방식이 다릅니다.
희소화(sparsification) 역시 연구되고 있습니다. 모델 파라미터 중 기여도가 낮은 것들을 0으로 만들어 연산을 줄이는 기법인데, Transformer 구조에서는 임베딩 차원 등의 단위로 희소하게 만들면 GPU 연산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가령 50% 정도 가중치를 0으로 만든 구조적 희소 모델은 이론상 2배 빠르게 동작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메모리 접근 패턴 등으로 인해 1.3~1.5배 정도 개선되는 데 그칩니다 . 또한 희소화는 모델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기 쉽습니다.
캐시 최적화와 동적 배칭도 실무에서 중요한 영역입니다. vLLM 등의 시스템은 PagedAttention이라는 가상 메모리 기법으로 KV 캐시를 효율 관리하여 동시 처리 성능을 크게 높였습니다 . 이는 모델 자체 최적화는 아니지만, LLM 서비스를 위한 서버 레벨 최적화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Apple의 기술은 이러한 시스템 최적화와도 호환적입니다. 예를 들어 Apple MTP 모델을 vLLM 같은 서버에 얹으면, 한층 빠른 모델을 한층 효율적인 시스템에서 돌리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LLM 추론 최적화에는 모델 차원(MTP, 양자화, 희소화, 증류 등)과 시스템 차원(배칭, 캐시, 병렬화 등)의 접근이 모두 중요합니다  . Apple의 MTP 기술은 모델 차원의 새로운 돌파구로서, 기존 방법들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하여 훨씬 큰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산업적 영향과 실용적 함의
Apple의 AI 전략과 경쟁 우위
이번 연구는 Apple의 AI 전략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그동안 Apple은 대규모 언어모델과 AI 서비스 통합에 있어 다소 보수적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Siri의 발전 속도가 경쟁사 대비 느리고, Google이나 OpenAI에 비해 LLM 연구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도 받아왔습니다  . 그러나 Multi-Token Prediction 기술의 발표로 Apple은 업계 최전선의 문제에 혁신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 이는 단순히 경쟁사가 해온 것을 따라잡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여 리드하는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특히 Apple이 일관되게 강조해온 온-디바이스(on-device) AI 및 프라이버시 우선 기조와 MTP 기술의 만남은 강력한 시너지를 예고합니다. Apple의 2025년 AI 전략은 30억개 규모의 온디바이스 모델과 Private Cloud Compute(PCC)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핵심으로 합니다 . 여기서 추론 속도는 매우 중요한데, 기기 내 제한된 자원으로 복잡한 AI 작업을 처리하려면 가능한 한 효율이 높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Apple의 MTP 기술은 동일 하드웨어에서 5배 더 빠른 추론을 가능케 하므로, 이는 곧 사용자 경험의 획기적 개선으로 이어집니다. 예컨대 아이폰에서 음성 비서가 질문에 답할 때 2초 걸리던 것이 0.5초로 단축된다면, 체감 성능은 전혀 다른 수준이 될 것입니다.
또한, 경쟁사 대비 차별화 요소로서도 중요합니다. Google과 Microsoft는 주로 대형 클라우드 서버에서 LLM을 돌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Apple은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많은 기능을 디바이스 상에서 실행합니다  . 이 접근은 보안 측면에서는 이점이 있지만, 성능 면에서는 기기 한계로 불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MTP로 추론이 빨라지면, Apple은 프라이버시와 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됩니다. 즉, 사용자 데이터는 기기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면서도 응답은 경쟁사의 클라우드 AI만큼 빠르게 해줄 수 있습니다. 이는 Apple이 강조해온 사용자 신뢰와 경험 가치를 유지하면서 기술 격차를 좁히거나 앞설 수 있는 수단입니다  .
궁극적으로, Apple의 이번 성과는 자사 생태계의 AI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WWDC 2025 등에서 공개된 바에 따르면 Apple은 iOS, macOS 전반에 걸쳐 Apple Intelligence라는 통합 AI 프레임워크를 추진 중인데, 여기에도 대규모 언어모델 추론이 핵심 요소로 들어갑니다 . MTP 기술이 이러한 플랫폼 레벨에 적용된다면, 개발자들과 최종 사용자들은 더 빠르고 똑똑한 Siri, 텍스트 자동완성, 번역, 증강현실 내러티브 등의 기능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Apple이 AI 시대의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기여하고, 나아가 하드웨어 판매와 서비스 구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선순환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엣지 컴퓨팅에 미치는 영향
대규모 언어모델을 활용한 클라우드 서비스 산업에서 **추론 비용(inference cost)**은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로 꼽힙니다. 모델 학습은 1회성이지만, 추론은 사용자 요청마다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인기 서비스일수록 추론을 위한 GPU 팜 운영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실제로 OpenAI, Anthropic 등의 주요 LLM API 제공 기업들의 추론 관련 수익은 매년 3배 이상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 이는 곧 추론에 지출하는 비용도 비슷한 속도로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Apple의 5배 추론 가속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들은 동일한 하드웨어로 5배 많은 요청을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넘어 운영 비용의 혁신적 절감으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하루 1000만 쿼리를 처리하던 챗봇 서비스를 생각해보면, 기존에는 이를 위해 100대의 GPU 서버가 필요했다면, 이제 20대만으로도 동일한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이렇게 되면 서비스 유지비가 크게 낮아지므로, 기업들은 가격 인하나 서비스 규모 확장을 더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AI 서비스의 접근성 향상과 보편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분야에서 MTP 기술의 파급효과가 기대됩니다  . 엣지 디바이스란 스마트폰, IoT 기기, 자율주행 차량 등 중앙 서버가 아닌 현장에 있는 컴퓨팅 장치를 말합니다. 이들은 실시간 응답이 중요하지만 자원은 한정적이어서, 고성능 AI모델을 온전히 돌리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5배 가속이라면, 기존엔 초당 2토큰 생성이 겨우였던 모바일 칩에서 10토큰/초 이상을 뽑아낼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는 실시간 음성 비서, 증강현실 상호작용, 자동주행 차량의 상황 설명 AI 등 로컬 AI 애플리케이션의 범위를 크게 넓혀줄 것입니다.
또한 네트워크가 닿지 않는 환경이나 프라이버시가 극도로 중요한 상황(예: 의료 현장, 국방)에서도, 빠른 온디바이스 LLM이 가능해지면 새로운 활용 사례가 열립니다. 가령 군사 작전 현장에서 인터넷 연결 없이도 장비 내장 AI가 실시간 상황 설명이나 번역을 해주는 식입니다. 이처럼 Apple의 MTP 기술은 클라우드와 엣지를 아우르는 AI 서비스 지형 자체를 바꿀 잠재력이 있습니다.
기술적 한계와 향후 연구 방향
현재 기술의 제약 사항
Apple의 Multi-Token Prediction 기술이 인상적 성과를 보였지만, 여전히 몇 가지 한계점과 도전과제가 존재합니다. 우선, 게이트 LoRA 기법으로 인해 LoRA 파라미터를 기본 모델에 융합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습니다. 일반 LoRA의 경우 추론시 원본 가중치에 병합해 하나의 모델로 사용할 수 있지만, 게이트 LoRA는 마스크 토큰에만 적용되는 조건부 경로이므로, 이것을 사전에 합쳐버리면 NTP 경로와 분리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추론 시에도 LoRA 모듈을 따로 유지해야 하고 약간의 추가 연산이 필요합니다. 비록 그 비용이 미미하지만, 극한의 최적화를 추구하는 환경에서는 고려할 요소입니다.
또한 성능 향상이 작업 도메인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수학이나 코딩에는 5배지만, 일반 상식문답에는 2배 미만이었습니다. 이는 본질적으로 미래 토큰의 예측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인데, 이러한 작업 특이성은 결국 사용자에게 일관된 가속 체감 경험을 주는 데 장애가 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코딩 질문을 던질 때는 답이 빨리 오다가, 일상 대화를 할 때는 다시 느려진다면 일관성 문제가 있겠지요. 물론 전반적으로는 빨라지겠지만, Apple로서는 모든 도메인에서 고른 향상을 이끌어내는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투기적 디코딩의 복잡성도 실무 구현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차 디코딩을 사용하면서, 모델은 사실상 최대 $k + k^2$개의 토큰까지 한꺼번에 다뤄야 합니다. $k=8$인 경우 72개의 위치를 고려해야 하므로, 일반 디코딩보다 메모리 사용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긴 문장을 한 번에 생성하려 할 때 이러한 메모리 부하가 커질 수 있어, $k$나 단계 수를 적절히 조절해야 할 수 있습니다. Apple 논문에서도 이론상 $k^2$ 복잡도가 붙지만 현실적 $k$값에서는 문제없다고 했지만, 엣지 디바이스 같이 타이트한 메모리 환경에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또 하나는, Apple이 사용한 Tülu-3 8B 모델 자체의 한계입니다. 8억 ~ 수십억 규모 모델에서의 5배 가속이 더 큰 모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모델 크기가 커지면 내재된 MTP 능력도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 동시에 큰 모델은 메모리와 연산 부담이 늘어나 MTP 적용이 까다로울 수도 있습니다. Apple 내부에서도 더 거대한 모델(예: 65B, 175B)에 대한 실험 결과는 공유하지 않았는데, 이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속도 향상이 모델의 편향(bias)이나 추론 거동에 미치는 영향도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양자화 같은 추론 가속 기법이 모델 출력의 민감한 편향성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 Apple의 투기적 MTP 방식은 출력 확률분포를 보존한다고는 하지만, 미세한 부자연스러움이나 논리 비약이 생기지 않는지 지속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실제 Apple도 별도 연구에서 LLM의 논리 추론 착각 현상을 “생각의 착각(illusion of thinking)“이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 속도를 높이는 와중에 이러한 문제를 간과하지 않도록 주의가 요구됩니다.
미래 연구 방향
Apple 연구진은 이번 논문의 결론 부분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후속 연구 방향을 제안했습니다 . 우선, 모델 사전훈련 단계에서 다중 토큰 예측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본 연구는 사전훈련된 모델을 사후 미세조정하는 방식을 썼지만, 처음부터 MTP 능력을 학습목표에 넣으면 더욱 자연스럽고 강력한 모델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GPT 사전훈련 시 일정 확률로 연속 토큰 예측 작업을 섞어주는 것입니다. 최근 한 해커눈 기사에서도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MTP 훈련의 이점이 커진다는 실험을 소개했는데  , 이를 뒷받침하듯 대규모 사전훈련과 MTP의 결합은 잠재력이 큰 방향입니다. 다만 여러 토큰 동시에 맞추는 것이 단일 토큰 맞추기보다 어려워 작은 모델에서는 효과가 미미하고, 충분히 큰 모델에서야 비로소 효용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으므로  , 모델 크기와 MTP 훈련의 상관관계도 연구해야 합니다.
둘째, Apple 연구진은 MTP 접근과 확산(Diffusion) 기반 생성 기법의 접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 확산 모델은 비자기회귀적으로 전체 시퀀스를 한 번에 생성(혹은 점진 보완)하는 방식인데, MTP는 자기회귀와 비자기회귀의 중간점에 위치합니다. 따라서 확산 모델의 장점(평행 생성)을 일부 취하면서, 언어모델의 장점(문맥 제어)을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상해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MTP로 10개 토큰을 초안으로 뱉고, 이를 다시 확산 모델이 미세 수정해 자연스럽게 만드는 하이브리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 방향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영역으로, Apple이 선도할 수 있는 주제입니다.
셋째, 샘플러 모듈의 고도화입니다. 현재의 2층 MLP 샘플러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이었지만, 더 복잡한 상위 모듈을 붙이면 성능이 향상될 여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Transformer 디코더를 한 층 추가하여, 여러 투기적 토큰들의 관계를 한꺼번에 재조정하는 미니 디코더를 둘 수도 있습니다. 다중 토큰 간 일관성을 더 멀리까지 고려하려면 이런 접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파라미터 증가로 이어지므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디자인하느냐가 과제가 될 것입니다.
넷째, 다중 언어 및 멀티모달 확장입니다. 현재 연구는 주로 영어 텍스트에 대해 이뤄졌지만, 한국어를 포함한 다국어 환경이나 코드, 수식, 이미지 캡션 등 다양한 모달리티에 MTP를 적용하는 연구도 가치가 있습니다. 언어마다 토큰화 방식이 다르고 예측 용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예컨대 한국어처럼 교착어에서는 어미 변형 등이 많아 MTP 적용 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언어학적 과제도 흥미로운 연구 거리입니다.
마지막으로, LLM 추론 속도 향상이 윤리적·사회적 영향을 어떻게 미칠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속도 향상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AI의 판단에 인간이 개입할 시간 여유가 줄어드는 등 새로운 이슈가 생길 수 있습니다. AI 모델이 점점 실시간에 가까워지면 오남용도 실시간으로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안전장치 연구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학술적 기여와 이론적 의미
언어모델 이해에 대한 새로운 관점
Apple의 연구는 거대 언어모델의 내부 이해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그동안 LLM 연구는 주로 더 큰 모델, 더 많은 데이터, 더 복잡한 아키텍처에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모델이 실제로 알고 있는 것에 주목하여, 학습 목표가 아닌 능력까지도 모델이 습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표현학습 관점에서 보면, 모델의 은닉표현이 단순히 다음 한 토큰만이 아니라 미래 여러 토큰의 정보를 분산적으로 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
최근 He & Su (2024)가 발표한 다음-토큰 예측 법칙(Law of Equi-Learning)에 따르면, LLM의 각 계층은 동등하게 다음 토큰 예측 성능에 기여한다고 합니다 . 이는 모든 레이어에 걸쳐 예측과 관련된 정보가 축적된다는 의미입니다. Apple의 발견은 이러한 법칙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 모델의 모든 계층에 축적된 미래 토큰에 대한 단서들을 표면화하면, 여러 토큰을 동시에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죠. 달리 말해, Apple의 MTP는 LLM 내부 표현에 대한 새로운 활용법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학술적으로 LLM의 지식 표현 구조와 정보 흐름을 재조명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성과입니다.
또한, 본 연구는 언어모델 평가 방식에도 시사점을 줍니다. 기존에는 Perplexity(난이도)나 단일 토큰 예측 정확도로 모델을 평가했다면, 이제는 n-그램 예측 정확도나 투기적 토큰 수용도 등의 새로운 지표를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 Mehra 등의 논문에서는 n-그램 정확도를 측정하여 모델의 MTP 능력을 계량화하기도 했습니다 . 이런 관점의 전환은 향후 LLM 연구자들이 모델을 이해하고 개선하는 데 새로운 도구가 될 것입니다.
자기회귀 모델링의 새로운 패러다임
Apple의 접근법은 언어모델의 자기회귀 모델링 패러다임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전통적인 자기회귀 언어모델은 인과적 순서에 따라 다음 토큰만 예측하도록 엄격히 제약됩니다 . 이는 이론적으로 모델이 미래를 볼 수 없도록 하여, 순방향으로만 예측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Apple은 필요할 때 제한적으로 미래를 엿보고 활용하는 창의적인 전략을 썼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모델이 마치 BERT처럼 빈칸 메우기를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기존 GPT의 연장선상에서 동작합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접근은 자기회귀(Autoregressive)와 비자기회귀(Non-autoregressive) 모델의 장점을 절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비자기회귀 모델 (예: BERT나 MASS)은 문장 중간중간의 마스크를 한 번에 채워넣을 수 있어 병렬성이 높지만, 생성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반면 GPT류 자기회귀 모델은 품질은 좋지만 병렬화가 안 되었지요. Apple의 MTP는 GPT 모델에 BERT 스타일 마스크를 부가하되, 원래 GPT의 능력은 그대로 유지한 채 제한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둘 사이의 간극을 메웠습니다. 이는 학술적으로 “부분 비자기회귀 (partially non-AR)“라는 새로운 모델 부류를 정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Apple 연구는 모델 적응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사전훈련된 모델을 추가 훈련 없이 바로 활용하는 언어모델계의 관성에 도전하여, 작은 모듈 추가로 모델 거동을 바꾸는 방법을 증명했습니다. 이는 미래에 거대 모델을 일일이 다 미세조정하지 않고, 플러그인 형태의 모듈을 붙여 여러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하나의 LLM에 요약 모듈, 번역 모듈, 다중 토큰 예측 모듈 등을 필요에 따라 붙이는 식입니다. Apple의 이번 업적은 이러한 모듈형 LLM 비전의 첫 걸음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경제적 파급효과와 시장 전망
AI 서비스 산업의 비용 구조 변화
앞서 언급했듯, AI 업계에서 추론 비용은 모델 서비스의 경제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대형 LLM을 실시간 서비스에 활용할 때는 막대한 양의 GPU 자원이 필요하며, 이는 곧 금전적 비용으로 직결됩니다. 일례로 ChatGPT의 경우 사용자가 프롬프트 하나 보낼 때마다 몇 센트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수억 건이 쌓이면 연 수억 달러에 이르는 운영비가 들어갑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론 효율을 높이는 기술은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바꾸는 전략적 기술로 평가됩니다 .
Apple의 MTP 기술이 실용화된다면, 단위 요청당 비용을 최대 80%까지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서비스 제공사 입장에서 이익률 향상 혹은 가격 인하 여력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가격 인하가 이루어지면, AI 서비스의 수요는 탄력적으로 더욱 증가할 수 있고, 시장 전체 파이는 커질 것입니다. 또한 높은 비용 때문에 망설였던 신규 플레이어들도 AI 서비스에 뛰어들기 쉬워져 경쟁과 혁신이 촉진될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비용 절감은 개발도상국 및 신흥 시장에서 AI 보급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거대 모델 API 호출이 비싸서 영어권 대기업 서비스 위주로만 활용되지만, 가격이 내려가면 지역 중소기업이나 공공 분야에서도 활용을 검토할 수 있게 됩니다. 예컨대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스타트업들도 영어 외 언어에 특화된 LLM 서비스를 저렴하게 운영할 수 있다면, 글로벌 디지털 격차 해소에도 일정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기업 내부적으로 LLM을 활용하는 사내 도입이 활발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높은 추론비 때문에 사내 문서 요약, 고객 응대 챗봇 등을 제한적으로 쓰던 기업들이, 비용 장벽이 낮아지면 광범위하게 LLM을 업무 프로세스에 통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생산성 향상과 업무 프로세스 혁신으로 이어져, AI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입니다.
하드웨어 산업에 미치는 영향
LLM 추론 가속 기술의 발전은 AI 가속기 하드웨어 시장에도 흥미로운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몇 년간 NVIDIA, AMD, 구글 TPU, 그리고 여러 AI 스타트업들이 앞다투어 더 빠른 AI 전용 하드웨어를 개발해 왔습니다 . 일반적으로 하드웨어 세대 교체를 통해 2~3배 성능 향상을 기대하는데, Apple의 소프트웨어 최적화만으로 5배 향상이 가능하다면, 하드웨어 수요와 업그레이드 주기가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은 새로운 GPU를 구매하는 대신, 기존 시스템에 최적화 소프트웨어를 적용하여 성능을 올리는 방안을 더 선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협업이 중요합니다. MTP 같은 기술을 하드웨어 차원에서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도록 설계할 여지도 있습니다. 가령 어텐션 연산을 트리 어텐션 형태로 최적화하거나, 마스크 토큰 처리를 가속하는 전용 회로가 포함된 차세대 AI 칩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Apple의 기법과 AI 칩의 혁신이 결합하여 5배보다 훨씬 큰, 예컨대 10배 이상의 성능 점프도 실현 가능할 것입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 모바일/엣지 AI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Apple은 이미 A17 Pro 등의 칩에 Neural Engine을 내장해온 바 있는데, MTP로 속도가 빨라지면 더 복잡한 모델도 폰에서 돌릴 수 있게 되어 칩의 AI 연산 용량 활용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 이는 Apple이 차세대 칩 설계에서 Neural Engine을 더욱 강화하거나, GPU를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갈 동기가 됩니다. 결국 소비자용 기기에서 AI 성능 경쟁이 가속되고, 이는 Qualcomm, 삼성, 구글 등 다른 모바일 칩 제조사에도 파급되어, 전반적인 엣지 AI 반도체 기술 발전을 자극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면, Apple의 MTP 혁신은 단순히 소프트웨어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AI 하드웨어 산업의 지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폭넓은 기술입니다.
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측면
온디바이스 AI 능력의 극적 향상
Apple MTP 기술의 가장 큰 의의 중 하나는 온디바이스 AI 성능을 극적으로 끌어올린다는 점입니다 . Apple은 일찍부터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사용자 데이터 처리를 디바이스 자체에서 하는 전략을 취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키보드 자동완성, 얼굴인식, 음성인식 일부 등을 아이폰 내 Neural Engine에서 수행하고, 민감한 데이터가 서버로 가지 않도록 합니다. 그러나 대규모 LLM 같은 복잡한 작업은 기기 내에서 돌리기에 너무 느리고 무거웠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많은 AI 기능들이 클라우드에 의존해왔습니다 .
5배 추론 가속은 이 판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서버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작업들 – 예를 들어 고급 대화형 질문응답, 긴 문서 요약, 실시간 다국어 번역 등 – 을 사용자의 핸드폰에서 직접 처리하는 것이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이미 Apple은 iOS17의 온디바이스 시리 음성 인식 등을 선보이며 한 발짝 내디뎠는데, 여기에 더해 LLM 기반 자연어 이해/생성까지 디바이스에서 감당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이는 곧 사용자의 프라이버시가 더욱 강화된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처리가 로컬에서 이루어지므로, 대화 내용이나 개인 정보가 원격 서버로 전송되지 않게 됩니다.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가 자기 기기 안에서 안전하게 처리됨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온디바이스 AI는 오프라인 동작이라는 장점을 가집니다.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거나 아예 없는 환경 (예: 비행기 모드, 오지)에서도 스마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사용자 경험의 연속성과 신뢰성을 높여줄 것입니다.
Apple은 늘 개인정보보호를 마케팅 포인트로 강조해왔는데, MTP 기술은 이를 더욱 공고히 해주는 기술적 기반이 됩니다. 예컨대 의료 관련 질문응답 앱이 있다고 할 때, 지금까지는 클라우드에서 민감한 건강정보를 처리해야 했지만, MTP 덕에 아이폰에서 바로 복잡한 의학 지식응답을 해줄 수 있다면 의사와 환자 모두 안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성능을 확보한 온디바이스 AI는 Apple 생태계에 대한 사용자 락인 효과를 강화할 것입니다. 사용자 데이터가 기기 안에 머무르므로 플랫폼 이탈이 어려워지고, Apple만의 독자적 AI 기능들이 다른 곳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워 경쟁우위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MTP 기술은 Apple이 “Privacy + AI”라는 차별화를 지속하는 데 핵심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분산 AI 아키텍처의 진화
MTP 기술은 클라우드-엣지 하이브리드 AI 아키텍처의 진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기업들은 중앙 클라우드에서 거대 모델을 돌리고, 일부 간단한 것은 엣지에서 처리하는 이원화 구조를 택하고 있습니다 . MTP가 보편화되면 더 많은 작업을 엣지로 이전할 수 있게 되지만, 그렇다고 클라우드가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보다 지능적인 작업 분담이 가능해집니다. 즉, 작고 예측 가능한 응답은 디바이스에서 처리하고, 매우 복잡하거나 대용량 연산이 필요한 경우만 클라우드로 위임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동적 분산은 네트워크 부하를 줄이고 지연시간을 최적화하며, 동시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이상적인 시나리오입니다 .
예를 들어 사용자가 Siri에게 “내 주변 맛집 알려줘”라고 하면, 기본적인 검색과 정리 정도는 폰의 LLM이 빠르게 하고, 세부적인 평점이나 리뷰 분석 등은 클라우드에서 받아오는 식입니다. MTP로 속도가 빨라졌기에 폰이 간단한 질문은 충분히 처리할 수 있고, 네트워크 트래픽도 절약됩니다. 이런 온디바이스 AI 에이전트가 1차 관문 역할을 하고, 필요시에만 서버를 호출하는 구조는 분산 AI 시스템의 미래상으로도 거론되어 왔습니다. Apple의 기술은 이를 현실화하는 데 한 걸음 다가서게 합니다.
또한, 네트워크 환경이 좋아질수록 이 하이브리드 접근은 더 유연해집니다. 5G/6G 시대에는 기기간 초고속 통신이 가능하므로, 여러 기기와 서버 간에 AI 연산을 실시간 분산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MTP로 각 노드의 처리 속도가 올라가면, 전체적으로 딜레이 없이 협업 AI 연산이 가능해지겠지요. 이는 IoT 환경에서 여러 센서 장치들이 하나의 AI 모델처럼 동작하는 협업 추론 같은 새로운 아키텍처도 촉진할 수 있습니다.
결국 MTP 기술은 AI 인프라 구조의 패러다임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빠르고 똑똑한 엣지 + 효율적인 클라우드라는 구도가 형성되면, 기업들의 AI 서비스 설계 철학도 바뀔 것입니다. Apple은 자사 생태계에서 이를 선도적으로 실현하고, 타사들도 이러한 방향으로 따라오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언어모델 추론의 새로운 시대
Apple의 다중 토큰 예측(Multi-Token Prediction, MTP) 기술은 단순한 속도 개선을 넘어 언어모델 추론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는 혁신입니다. 기존에는 토큰별 순차 생성이라는 자기회귀 모델의 원칙이 불가침의 제약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Apple은 모델이 스스로 “알고 있는 미래”를 활용함으로써 이 제약을 우회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 그 결과, 수학과 코딩 영역에서는 최대 5배, 일반적인 대화 작업에서도 2~3배의 비약적 속도 향상을 실현했습니다 .
이 기술의 핵심 혁신은 기존 모델의 잠재력에 주목했다는 점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모델 구조를 발명하거나 엄청난 추가 학습 없이도, 모델 안에 이미 존재하는 능력을 끌어낸 것입니다. 마스크 토큰과 게이트 LoRA라는 영리한 도구를 통해, 사전훈련된 LLM에 최소한의 추가 훈련만 함으로써 다중 토큰 예측 기능을 부여했습니다. 이는 실용적인 배포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장점입니다. 현재 운용 중인 모델에 작은 패치만 적용하면 속도를 수배로 높일 수 있으니, 기존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게이트 LoRA 기법을 통한 품질 보존은 주목할 만한 성취입니다. Apple은 추가 모듈 도입으로 인한 성능 저하라는 미세조정의 전통적 리스크를 말끔히 해소했습니다 . 원본 모델의 NTP 정확도를 전혀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능력을 더한 것은, 파라미터 효율적 튜닝의 정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접근은 앞으로 다른 지속학습, 모달 통합 등의 과제에도 응용되어, 기존 지식 보존과 새로운 기능 획득의 조화라는 난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투기적 디코딩과 트리 어텐션을 통한 정확성 보장 메커니즘 역시 본 기술의 완성도를 뒷받침합니다. MTP 단독으로 끝났다면 속도는 빨라져도 품질에 의문부호가 남았겠지만, Apple은 검증 단계를 체계화하여 출력의 신뢰도를 기존과 동등하게 유지했습니다 . 특히 이차 디코딩 전략은 부분 실패에도 견고하게 복구하는 창의적 방법으로, 실서비스에 적용하기에도 충분한 안정성을 제공합니다.
산업적 관점에서, Apple의 MTP 기술은 AI 서비스의 비용 구조와 제공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동일한 하드웨어로 5배 많은 추론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면, 이는 AI 서비스의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합니다. 기업들은 더 저렴하게 혹은 더 많은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이는 AI의 대중화를 앞당길 것입니다. 특히 Apple이 강조하는 프라이버시 보호 맥락에서, 온디바이스 AI의 실현은 사용자 신뢰와 편의성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입니다. 경쟁사들이 클라우드 중심으로 갈 때 Apple은 엣지에서 답을 찾음으로써 차별화에 성공한 모습입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와 추가 연구거리도 남아 있습니다. 더 큰 모델에의 적용, 도메인 일반화, 편향 및 안전성 이슈 등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Apple 연구는 학계와 업계를 통틀어 LLM 추론 최적화의 새로운 장을 연 것만은 분명합니다. 향후 사전훈련 단계에서의 MTP 도입, 멀티모달 확장, 기타 최적화 기법과의 조합 등을 통해 이 아이디어는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강조할 점은, Apple의 MTP 사례가 거대 언어모델 시대에 혁신은 더 남아있다”는 희망을 줬다는 것입니다. 모델 크기 경쟁이 한풀 꺾이고 모두가 응용에 집중할 때쯤, Apple은 기발한 착상으로 기존 모델의 숨은 능력을 끌어내어 성능을 크게 높였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LLM 분야에서 창의적 최적화의 여지가 많음을 시사합니다. 언어모델 추론의 새로운 시대는 이제 막 열렸으며, Apple의 한 걸음이 촉발한 이 변화의 흐름은 업계 전체를 더 빠르고 똑똑한 AI 세상으로 이끌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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