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 Tech 정보

Sergey Brin의 AI 전략 실패 인정과 구글의 혁신 딜레마 분석, 제미나이 부활

by 지식과 지혜의 나무 2025. 12. 19.
반응형


1. 구글의 기술 리더십 약화와 조직 문화 문제


2017년 구글 연구진이 획기적인 Transformer 모델 논문을 발표하며 현대 생성형 AI 시대의 토대를 놓았지만, 정작 구글은 이 기술을 제품화하여 시장을 선도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최근 인터뷰에서 “8년 전 트랜스포머 논문을 공개하고도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규모 컴퓨팅 자원 투자도 소홀했다”면서 AI 분야에 대한 저투자와 실행 지연을 인정했습니다 . 특히 그는 “챗봇이 엉뚱한 말을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반 사용자에게) 내놓기를 너무 두려워했다”고 밝히며, 내부의 위험 회피적 문화가 신기술 상용화를 가로막았음을 시사했습니다 . 이처럼 구글은 자사의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도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우려한 나머지 선뜻 제품화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한 전(前) 구글 제품관리자는 “구글은 무언가가 자사 평판을 망칠 가능성을 늘 고민하며, 보수적인 선택을 한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

구글 조직 문화의 “안전 제일” 경향은 완벽한 제품이 나오기 전에는 공개를 주저하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 예를 들어, 구글은 자체 개발한 대화형 AI LaMDA가 있었음에도 품질 기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한동안 외부 공개를 미뤘습니다.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 CEO도 내부에서 “왜 ChatGPT 같은 제품을 우리도 먼저 내놓지 못했나”라는 질문을 받자, “구글은 스타트업과 달리 평판 리스크가 크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 이러한 위험회피적 의사결정 때문에 구글은 실행 속도에서 뒤처지기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로 구글 경영진은 AI 챗봇이 완벽하지 않아 발생할 실언이나 오류가 회사 브랜드에 타격을 줄까 염려했는데, 브린은 이러한 태도가 창의적 도전 기회를 빼앗았다고 지적했습니다 . 다시 말해 불완전한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혁신을 제약한 것입니다. 브린은 이제 구글이 “망신을 감수할 정도의 위험”도 받아들여야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안전함만을 고집하던 기존 문화를 비판했습니다 .

이러한 조직 문화적 문제는 구글의 기술 리더십 약화로 이어졌습니다. 세계적 AI 연구 역량과 딥러닝 알고리즘,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 강점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과감한 제품 출시에는 실패한 것입니다 . 업계에서는 구글의 지나친 안정 지향이 실행력 부재로 이어졌고, 그 사이 경쟁자들이 앞서 나갔다고 평가합니다. 결국 2022년 말 OpenAI의 ChatGPT 등장 시점에 이르러서는, 많은 사람들이 “구글이 AI 주도권을 잃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구글 내부에서도 우리가 갖고 있던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8년을 허비했다는 뼈아픈 자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

2. OpenAI와의 전략적 격차: 실행 속도와 문화의 대비ㄴ


OpenAI의 등장은 구글과 극명한 전략적 대비를 보여줍니다. 브린은 “우리가 두려워하며 머뭇대는 사이 OpenAI가 재빠르게 실행에 옮겼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OpenAI의 기민한 접근법을 높이 평가한 대목입니다 . 실제로 OpenAI는 완벽하지 않은 초기 모델을 실험적 제품으로 빠르게 공개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개선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2022년 말 출시된 ChatGPT는 공개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출시 5일 만에 백만 사용자, 두 달 만에 1억 사용자를 달성했는데, 이러한 빠른 공개는 모델의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참여를 통한 학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OpenAI는 RLHF(인간 피드백 강화학습) 등을 활용해 사용자들이 알려준 오류를 지속 보완하며 모델 성능과 안전성을 높여갔습니다. 이처럼 일단 내놓고 고친다는 방식은 구글과 크게 대조되는 부분입니다.

반면 구글은 같은 시기 Bard(초기 LaMDA 기반 챗봇)을 가지고 있었지만, “구글 수준의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개를 미루고 있었습니다 . 피차이 CEO는 ChatGPT 출시 후 “사실 우리도 몇 달 뒤엔 챗봇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OpenAI가 먼저 출시한 점은 인정한다”고 언급했습니다 . 이처럼 완벽주의적 검토 과정은 구글의 출시 시점을 늦추었고, 결과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OpenAI에 빼앗기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스타트업인 OpenAI는 실패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브랜드 이미지보다는 혁신 속도를 중시했기에 과감한 공개가 가능했습니다 . 구글 고위 관계자조차 “작은 스타트업은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지만, 구글 같은 거대 기업은 함부로 실험적인 기술을 선보일 수 없다”는 딜레마를 토로했을 정도입니다 .

OpenAI의 실험적이고 민첩한 문화는 ChatGPT 성공의 핵심 요인이었습니다.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모델을 개선하는 제품 중심 전략으로, OpenAI는 빠르게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시장의 피드백을 선점했습니다. 예컨대 ChatGPT는 출시 초기에 종종 부정확한 답변이나 “헛소리”를 내놓았지만, OpenAI는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용자들이 보고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오히려 데이터를 축적했습니다. 반대로 구글은 이러한 AI의 시행착오가 대중에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꺼렸고, 내부 테스트를 거듭하며 완벽에 가까운 상태가 될 때까지 외부 공개를 주저했습니다  . 결과적으로 OpenAI는 선공, 구글은 후발 대응의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브린은 OpenAI의 접근을 두고 “그들의 재빠른 실행(ran with it)은 대단히 영리한 통찰이었다”고까지 평가하며, OpenAI가 구글 출신 인재(Ilya Sutskever 등)까지 영입해 구글의 연구 성과를 활용해버린 현실을 안타깝게 인정했습니다  .

두 회사의 전략적 격차는 조직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OpenAI는 작고 민첩한 팀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배포를 중시한 반면, 구글은 거대 조직 특유의 계층적 의사결정과 위험관리 프로세스로 인해 속도가 느렸습니다. 또한 OpenAI는 사용자 경험을 우선시하여 베타 제품이라도 시장에 내놓고 개선했지만, 구글은 완벽한 제품만을 출시하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 이러한 대비는 실행력의 차이로 이어져, AI 혁신 주도권을 놓치게 된 핵심 원인이 되었습니다.

3. 세르게이 브린의 복귀: 의미와 역할


ChatGPT 충격 이후 구글 내부에 큰 변화의 조짐이 있었는데, 그 상징이 바로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복귀입니다. 브린은 2019년 일선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2023년부터 다시 구글 AI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 순다 피차이 CEO에 따르면 브린은 주 몇 회씩 사무실에 출근하여 연구진과 머신러닝 모델의 “러닝 커브(손실 곡선)를 함께 지켜보고 직접 코딩에도 참여했다고 합니다 . 실제로 두 사람이 대형 스크린으로 모델 훈련 손실 함수 그래프를 보며 토의하는 모습은, 외부에 공개될 정도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브린의 이러한 현장 복귀는 구글이 AI 경쟁에 얼마나 절박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브린의 복귀가 가지는 의미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상징적 측면에서 창업자가 다시 나섰다는 사실 그 자체가 사내외에 위기의식과 변화의 의지를 강하게 각인시켰습니다. 그의 존재는 직원들에게 “창업자도 뛰어들 만큼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메시지를 주어 사기를 진작시키고, 외부에는 “구글이 본격 반격을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둘째, 실질적 측면에서 브린은 직접 기술 토론에 참여하고 코드를 검토함으로써, 의사결정 속도와 기술적 통찰을 제공했습니다  . 그는 공식 직함은 없지만 파운더-테크놀로지스트로서 팀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 예컨대 Gemini 모델의 개발 과정에서 브린은 연구진과 모델 구조 및 훈련 세부사항을 직접 점검하며, 보다 공격적인 성능 개선 전략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그의 이러한 참여는 엔지니어 문화 회복과 조직 내 긴장감 제고에 도움을 주었는데, 한편으로 구글에 만연했던 과도한 신중함을 줄이고 실험적 시도를 장려하는 분위기 변화도 가져왔습니다 .

브린의 복귀 이후 구글은 AI 개발 실행력에서 눈에 띄는 가속을 보였습니다. 2023년 구글은 그간 분리되어 있던 Google Brain 팀과 DeepMind를 통합하여 단일 Google DeepMind 조직을 출범시켰는데, 이 결정에도 브린을 비롯한 창업진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 Brain과 DeepMind의 통합은, 각각 연구와 제품화를 따로 진행하던 구조적 비효율을 해소하고 연구 성과의 제품 반영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 이 과정에서 브린은 조직 재편과정에도 의견을 내며 사일로(Silo)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또한 브린은 사내에서 AI 윤리나 기술 전략에 관한 토론에도 적극 참여하여, 과도한 자기검열 대신 도전 장려 쪽으로 무게추를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브린 복귀의 향후 기대 효과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기술 혁신 가속입니다. 브린이 복귀한 후 발표된 Gemini 3 모델은 그의 조언이 많이 반영된 결과물로, 구글은 한층 속도감 있게 대규모 모델을 개선하여 출시했습니다 . 실제로 업계에서는 Gemini 3가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이 이전 세대 대비 단축되었고, 성능 향상 폭도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를 내립니다. 둘째, 전략적 의사결정의 과감함입니다. 브린은 창업자 특유의 장기적 안목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다시 불어넣으며, 경영진이 과감한 투자와 출시를 결단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 예컨데, 과거라면 내놓기 주저했을 법한 시제품 기능들도 브린의 지원 아래 “일단 출시 후 개선” 기조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변화 덕분에 구글은 최근 AI 기능들을 검색, 클라우드, 생산성 도구 등 다양한 제품에 신속히 통합하고 있습니다  .

요약하면, Sergey Brin의 복귀는 단순한 상징을 넘어 구글 AI 전략 전환의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그의 현장 참여로 구글은 창업 초기의 기민함과 기술 중심 문화를 일부 회복했고, 지나친 위험회피에서 벗어나 공격적 혁신 모드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 물론 브린 한 사람의 힘만으로 이 모든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의 존재는 구글 내부 문화 재편과 속도에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 피차이 CEO 역시 “브린과 함께 보낸 지난 1년간의 시간이 가장 즐거운 추억이었다”며 창업자의 현장 복귀가 가져온 활력을 인정했습니다 .

4. 생성형 AI 시대 경쟁 구도의 변화: ChatGPT 이후 구글의 반격


2022년 11월 OpenAI의 ChatGPT 출시 직후, 구글은 내부적으로 “Code Red” 경보를 발령하며 비상 사태를 선언했습니다 . ChatGPT의 뛰어난 대화형 답변 능력이 공개되자, 순다 피차이 CEO는 이를 검색 비즈니스에 대한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전사 대응을 지시한 것입니다 . 구글은 즉각적으로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불러들여 비상 대책 회의를 열었고, 주요 프로젝트 우선순위를 AI로 대폭 전환했습니다 . 수십 개에 달하는 사내 AI 연구 프로젝트가 “상용화 가능한 제품” 중심으로 재편성되었으며, 평소 부서별로 분산돼 있던 인력도 태스크포스 형태로 재배치되었습니다  . 우리의 1,490억 달러짜리 검색 제국이 위협받고 있다는 내부 위기의식이 공유되면서, 조직 전체가 올인(one team)하는 양상이 전개되었습니다 .

이 Code Red 대응의 결과 구글은 2023년 3월 자사 챗봇 Bard를 서둘러 공개했습니다 . Bard는 이후 2023년 하반기에 더욱 발전된 Gemini 프로젝트로 통합/브랜딩되었는데, 이는 구글이 기존 검색과 AI 챗봇 기술을 아우르는 차세대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입니다 . 구글은 또한 2023년 중에 앞서 언급한 Google Brain-DeepMind 조직 통합을 단행하여 연구-제품 간 속도를 높였고, 클라우드 부문 등 회사 전체의 리소스를 총동원해 AI 경쟁력 제고에 나섰습니다 . 이러한 전사적 반격의 핵심은 한 마디로 속도였습니다. 브린은 이를 두고 “그동안 AI를 선보이는 데 머뭇거리던 구글이 이제는 너무 빨리 움직이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을 정도로, 사내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 실제로 구글 검색은 2023~2024년에 걸쳐 생성형 AI 답변(SGE)을 도입하면서 결과 표시 형태를 빠르게 바꾸었고, 지메일이나 문서도구 등에도 생성 AI 기능을 연이어 추가했습니다  . 그 결과 사용자들은 구글이 갑자기 변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제품 변화 주기가 빨라졌는데, 이는 그만큼 구글이 추격 모드로 속도를 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

한편 2023년 3월 OpenAI가 GPT-4를 발표하며 다시 한번 기술 격차를 벌리자, 구글은 이에 대응해 자사의 Gemini 모델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2025년 말, 마침내 구글은 최신 거대언어모델 Gemini 3를 공개했는데, 이 모델은 텍스트, 코드, 이미지까지 한꺼번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능력과 긴 문맥 처리, 고도화된 추론 성능을 갖춘 구글의 야심작입니다  . Gemini 3 Pro는 출시와 함께 여러 벤치마크에서 OpenAI의 GPT-4를 능가하거나 대등한 성능을 보였고, 특히 코드 생성과 복잡한 문제 해결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 이어서 구글은 Gemini 3의 경량/고속 버전인 Gemini 3 Flash도 선보였는데, 이는 응답 지연을 크게 줄이면서도 Pro급 추론 능력을 유지한 모델로, 몇몇 벤치마크에서는 OpenAI의 GPT-5.2 모델보다도 뛰어난 성과를 냈습니다 . 예컨대 구글은 Gemini 3 Flash가 이전 세대 대비 3배 빠른 속도로 동등 이상의 성능을 내면서도 운영 비용은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 이 모델은 2025년 12월 현재 구글 검색의 기본 AI 모드 엔진으로 채택되어, 사용자들에게 실시간 대화형 답변을 제공하는 핵심에 자리 잡았습니다  .

이처럼 2025년 현재 구글과 OpenAI는 AI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ChatGPT로 한때 시장을 선도한 OpenAI도 구글의 맹추격에 대응해 2024~2025년에 걸쳐 GPT-5 및 그 개선 버전들을 출시하며 우위를 지키려 하고 있습니다. 예컨데 OpenAI는 GPT-5에서 추론 안정성과 사실성을 대폭 개선하고, 코딩 특화 모델(Codex 계열)도 버전 5.1, 5.2로 신속히 업그레이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 한 외신은 “3년 전 구글이 ChatGPT에 Code Red를 걸었는데, 이제 3년 후 OpenAI CEO가 구글 Gemini의 약진에 위기감을 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2023년 말 OpenAI 내부 경영 혼란이 있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 속에 OpenAI는 재정비를 거쳐 더욱 강력한 차세대 모델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는 곧 GPT-5를 넘어서는 GPT-6 혹은 초거대 멀티모달 AI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생성형 AI 시대의 기업 경쟁 구도는 과거 IT 산업의 그것보다 속도와 과감성 면에서 훨씬 역동적입니다. 구글과 OpenAI 사례에서 보듯, 선도 기업의 위치가 영구히 보장되지 않으며, 기술 주도권은 혁신의 연속적인 릴레이 경주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구글은 오랜 연구 자산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빠르게 만회하여 현재 최상위 AI 경쟁자로 다시 자리매김했고 , OpenAI 역시 지속적인 모델 향상으로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메타(Meta)나 마이크로소프트(OpenAI 후원 및 Bing 통합), Anthropic(구글 투자) 등 여러 플레이어들이 가세하면서, 2025년 현재 다자간 AI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은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AI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한다는 긍정적 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성과 과시를 위한 무리한 속도전과 검증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 실제로 브린도 구글이 이제 “너무 빨리 움직이는 건 아닌지” 자문할 정도로 변화가 급격하다고 언급했는데 , 이는 그만큼 AI 경쟁 압박감이 심하다는 반증입니다.

이 신규 경쟁 구도에서 중요한 점은, 사용자 행태와 시장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절대적 우위를 누리던 구글 검색 점유율은 2024년 이후 처음으로 전 세계 90% 아래로 하락했습니다 . 2025년 통계에 따르면 구글 검색 점유율은 약 89%대를 기록하며 10년만에 처음으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물론 이 수치에는 Bing이나 야ндекс 등의 전통 검색엔진 상승도 일부 반영되었지만, ChatGPT 등의 AI 도구를 통한 정보 탐색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미국에서는 한 조사에서 77%의 응답자가 ChatGPT를 일종의 검색엔진으로 사용해봤으며, 24%는 구글보다 먼저 ChatGPT를 찾는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틱톡,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와 AI 챗봇을 조합하여 정보를 찾는 경향이 강해져, 검색의 탈구글화 현상이 서서히 진행 중입니다  . 구글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용자 행동 변화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결국 생성형 AI 시대의 경쟁은 기술 그 자체의 우열뿐만 아니라, 플랫폼 생태계 주도권과 사용자 습관의 쟁탈전이기도 합니다. 구글이 거대 언어모델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검색”이라는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한다면 미래 주도권 장담은 어렵습니다. 따라서 구글은 Gemini 모델을 자체 서비스에 통합하는 한편, 개발자들에게 API와 툴을 제공하여 AI 생태계를 선점하려 하고 있으며, OpenAI도 ChatGPT 플러그인, 멀티모달 기능 확대 등으로 사용자 락인(lock-in)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간은 이들 간 혁신 레이스와 전략 싸움이 계속되며, 기술기업들의 협업과 경쟁, 그리고 규제 이슈까지 복잡하게 얽힌 AI 패권 다툼이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5. 혁신기업의 딜레마 관점에서 본 구글: 기존 사업 vs 기술혁신의 균형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의 저서 혁신가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는 성공한 기업일수록 기존 사업의 안녕과 수익성에 집착한 나머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에 적기에 대응하지 못하는 현상을 지적합니다 . 구글이 AI 분야에서 직면한 상황은 이 이론의 전형적인 사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검색엔진으로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었고, AI 연구에도 선도적 투자자로서 수많은 성과(Transformer, BERT 등)를 내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기 잠식적(self-disruptive) 혁신을 실행하는 데는 주저했습니다. 챗봇형 검색은 구글의 전통적 키워드 검색 광고 모델을 위협할 수 있는 기술인데, 구글 입장에서는 “스스로 자기 비즈니스를 깨뜨리는” 모험이었던 셈입니다  . 실제로 구글 내부에서는 ChatGPT류의 AI 답변이 검색 트래픽을 잠식하고, 나아가 검색광고 수익을 감소시킬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기존 사업의 즉각적 이익과 미래 기술의 잠재력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피차이 CEO는 사내에서 ChatGPT에 대한 대응을 묻는 질문에 **“구글은 스타트업과 달리 신뢰성과 명성을 지켜야 하기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 그는 대화형 AI 챗봇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잘못된 정보, 편향, 부적절한 응답 등이 구글 같은 대기업에게는 치명적인 평판 리스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 이러한 인식 자체는 합리적이지만, 혁신가의 딜레마 이론에서는 바로 이러한 합리적 판단이 장기적으로는 실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 구글은 기술의 방향 전환점이 왔을 때, 이를 선도하면 기존 수익을 잠식할 위험이 있고, 선도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쳐 도태될 위험이 있다는 딜레마에 직면했습니다 . 구글의 선택은 초기에 보수적 대응이었고, 그 결과 ChatGPT라는 새로운 시장 창출자에게 초기 주도권을 내주게 됐습니다.

구글 검색 광고 비즈니스의 수익성은 혁신가의 딜레마를 더욱 가중시킨 요인이었습니다. 검색 광고는 구글 매출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였고 , 이를 지키는 것이 경영진의 최우선 고려사항이었습니다. 반면 ChatGPT와 같은 챗봇 검색은 당장 어떻게 수익화할지 불투명하고, 한 쿼리에 더 많은 연산자원을 쓰기에 비용 구조도 나빴습니다 . 다시 말해,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낮고 비용이 높은 신기술에 자원을 투입하는 결정은 주주나 경영진 입장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 크리스텐슨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 기존 기업은 대개 현재 고객과 수익에 집중하며, 새로운 시장(혹은 비전)은 후순위로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 구글도 당시 핵심 검색 이용자들이 당장 원하는 것은 신뢰성 있는 결과와 빠른 속도이지, 실험적 챗봇의 장황한 답변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 실제로 ChatGPT 초기 버전은 흔히 환각(hallucination)**이라 불리는 사실 오류를 일으켰고, 이 때문에 아직 검색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 이러한 신기술 초기의 미흡함은 구글로 하여금 좀 더 성숙할 때까지 기다리자는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을 것입니다 . 그러나 혁신가의 딜레마에서 강조하듯, 파괴적 혁신은 처음엔 기존 기술보다 성능이 떨어져도 새로운 가치로 시장을 개척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행위 자체가 기회 상실이 될 수 있습니다  .

또 하나의 고려사항은 평판 리스크였습니다. 구글 경영진은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챗봇 Tay가 몇 시간 만에 사용자 학습을 통해 인종차별 발언을 내뱉고 서비스 중단된 사건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 구글이 유사한 실패를 겪는다면 훨씬 더 큰 후폭풍이 따를 수 있기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 스타트업은 용인돼도 구글은 용납되지 않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점도 딜레마였습니다 . 예컨대, 작은 신생기업의 AI가 실수하면 “역시 초기 기술이니까”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구글 AI가 크게 실수하면 언론과 사용자들이 가차없이 비판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 이런 이중잣대 속에서 구글은 더욱 보수적으로 행동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합리적인 우려들이 모여, 결과적으로 구글이 가지고 있던 혁신의 씨앗을 다른 이가 꽃피우도록 내버려둔 격이 되었습니다 . 크리스텐슨은 이를 두고 성공한 기업이 옳은 결정을 내렸는데도 틀린 결과를 얻는 비극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Right decisions, wrong results” – 이것이 혁신가의 딜레마의 본질입니다).

OpenAI는 구글에 비해 세 가지 측면에서 딜레마가 적었습니다 : (1) 보호해야 할 기존 사업이 없었고, (2) 초기의 다소 미흡한 기술이어도 출시하여 학습시킴으로써 성과를 낼 수 있었으며, (3) 실패해도 명성에 큰 타격이 적은 스타트업이었습니다 . 이 새로운 플레이어의 이점 덕분에 OpenAI는 구글보다 공격적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구글이 놓친 부분을 채우며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혁신의 저해 요소가 역설적으로 기존의 성공에서 비롯됨을 보여줍니다. 구글처럼 앞서가는 기업조차 자기파괴적 혁신을 스스로 실행하기란 어렵다는 교훈이 여기서 도출됩니다  . 실제로 구글은 주요 혁신을 외부에서 사들이는 전략(M&A)으로 대응해왔는데, 유튜브나 안드로이드를 인수해 성공시킨 전례가 있습니다 . 그러나 AI 챗봇 분야에서는 OpenAI가 독립적으로 성장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적 지원을 받으면서 구글이 인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었습니다. 결국 자체 혁신으로 돌파하는 수밖에 없었고, 다소 늦었지만 구글은 이제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 수정에 나선 것입니다.

혁신기업의 딜레마 관점에서 볼 때, 구글 사례는 기업 전략에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 기술 트렌드에 대한 선제 대응: 기존 주력사업을 보호하려는 심리는 이해되지만,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기에는 *“스스로를 혁신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구글은 초기에는 주저했으나, 뒤늦게라도 Code Red를 선포하고 창업자를 투입하는 극약처방으로 대응해 추격자에서 다시 선도자로 복귀할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 시장의 판이 바뀔 땐 과감한 움직임이 생존을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 고객 경험 중심의 판단: 혁신가의 딜레마 상황에서는 현재 고객의 요구와 잠재적 새로운 가치 사이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구글은 당장의 완성도에 집착했지만, OpenAI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신속히 제공하며 시장의 피드백을 얻었습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가치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면밀히 살펴 미래 고객 요구에 대비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특히 AI 같은 급변 분야에서는 완벽함”보다 “빠른 학습이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 조직 문화와 인센티브: 구글 사례에서 보듯, 내부 문화가 안전을 중시하도록 형성되면 혁신 속도가 느려집니다. 이를 깨기 위해서는 브린의 복귀와 같은 문화적 충격 요법이나, 별도 조직으로의 혁신 프로젝트 분리(예: X문샷 프로젝트)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알파벳 지주회사 체제(2015)를 만들어 각종 혁신을 핵심 사업과 분리 운영해왔는데 , 이번 AI 건에서는 그런 장치마저 역부족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앞으로는 조직 내 혁신 인센티브를 어떻게 설계하고 위험을 포용하는 문화를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구글의 지난 8년간 AI 전략 실패와 최근의 각성은 대기업이 직면한 혁신가의 딜레마를 생생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구글은 고수익의 기존 비즈니스(검색)를 갖고 있었기에 새로운 혁신을 선도하는 데 자기 제약이 있었고, 그 사이 작은 플레이어가 기회를 포착해 시장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구글은 풍부한 기술 자산과 인재 풀을 지렛대 삼아 빠른 추격과 만회에 나섰고, 현재 다시 AI 주도권 경쟁의 중심으로 돌아왔습니다 . 이 과정에서 위험 회피 문화의 한계를 절감한 구글은 이제 “완벽함보다 속도”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쪽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 이는 혁신가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성공 공식도 기꺼이 버릴 수 있어야 함을 말해줍니다. 향후 AI 경쟁 구도에서 구글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지만, 확실한 것은 과거와 같은 둔감함이나 안일함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 환경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AI 세대의 승자는 최고의 기술만이 아니라 最快(최쾌) – 가장 빠르고 과감한 실행을 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 Sergey Brin의 Stanford 대담 및 관련 보도: 구글의 AI 투자 부족과 출시 지연 언급   
• Times of India 등: ChatGPT 이후 구글의 Code Red 대응 및 창업자 복귀 보도  
• Stan Ventures 등: OpenAI와 구글의 실행 문화 차이 분석  
• Philippe Silberzahn 블로그: 구글 사례를 통한 혁신가의 딜레마 해설  
• Times of AI: 구글 조직 문화의 안전지향 문제와 브린의 발언  
• ContentGrip 뉴스: 검색 시장 점유율 변화와 AI 검색 부상  
• The Verge 등: Gemini 3 출시와 성능에 대한 평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