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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정치

[닐의 통찰] 평택 미 아파치 부대 비활성화의 의미와 한반도에 미칠 파급효과

by 지식과 지혜의 나무 2026.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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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주한미군의 주요 전력이 일부 조정되면서 한반도 정세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주둔하던 미 육군 아파치 공격헬기 부대(5-17 항공기병대대)가 비활성화(deactivate) 조치되어 운용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는 향후 주한미군 병력의 순감(순수 감축) 가능성과 전략적 역할 변화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습니다 . 이러한 조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추진되는 글로벌 군사태세 재편과 미 육군 변혁 이니셔티브(ATI)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한반도 안보, 한국의 국내 정치·경제·사회, 그리고 북한·중국·일본 등 주변국과의 관계 전반에 걸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의 아파치 부대 비활성화 조치: 배경과 의도


캠프 험프리스 기지에 정박해 있는 AH-64E 아파치 공격헬기들. 이들은 5-17 항공기병대대 소속으로, 약 500명의 병력과 함께 RQ-7B 무인정찰기 등을 운용하며 2022년 창설 이후 한반도에 고정배치된 전력이다 . 해당 부대는 기존에 순환배치되던 아파치 헬기 부대를 대체하여 상시 주둔함으로써 주한미군의 즉응성과 전투력을 크게 보강한 것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 5-17 항공기병대대가 2025년 12월 15일부로 비활성화되어 사실상 해체 or 운용중단 되었고, 다음 날인 12월 16일에는 같은 2사단 항공여단(CAB) 소속의 의무후송항공대(MEDEVAC)가 재편성되는 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 통상 군사적으로 부대 비활성화는 해당 부대의 임무 수행 중단이나 해체를 의미하는데, 현재로선 이 조치가 해당 병력과 장비의 완전 철수를 뜻하는지, 다른 부대로의 통합/대체를 수반하는지 불확실합니다.

이번 부대 비활성화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추진된 미 육군 변혁 이니셔티브(Army Transformation Initiative, ATI)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ATI의 군 구조 개편 계획에는 현역 육군 전투항공여단(CAB)마다 1개의 항공기병대대(공중정찰/공격 대대)를 감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실제로 2025년 말 미 육군은 한국의 5-17대대를 비롯해 여러 곳의 항공기병대대를 일괄 비활성화했는데 , 이는 육군 항공전력의 구조를 슬림화하고 운영유지 비용을 절감하려는 목적입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감축은 각 사단당 운용하던 아파치 공격헬기의 절반을 줄이는 셈이어서, “사단별 AH-64E 공격헬기의 48대 중 절반을 없애는 대폭적인 전투력 감소“라는 우려도 제기되었습니다 . 그럼에도 미 육군은 미래전에 대비한 무인기·장사정미사일 등 새로운 전력 투자를 위해 노후화된 일부 부대를 정리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

한편 이러한 군 구조 조정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글로벌 군사전략 재편 구상과 맥을 같이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복귀 이후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안보 부담 분담을 증대하라고 요구하면서, 해외 주둔 미군의 역할을 재검토해왔습니다 . 특히 중국을 미국 안보의 최우선 위협(pacing threat)으로 규정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군사역량을 집중하려는 전략에 따라, 주한미군의 임무도 전통적인 대북 억제에 한정하지 않고 역내 분쟁 대응까지 확대 활용하려는 방향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이번 아파치 부대의 비활성화 조치도 그러한 맥락에서, 상대적으로 대중국 작전에 기여도가 낮은 한반도 주둔 전력을 축소·재편하고 필요한 자원을 다른 지역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실제로 미국은 주일미군 등 일본 내 전력을 강화하면서, 필요 시 연합작전을 펼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입장에선 대중국 전략에 크게 기여하기 어려운 주한미군보다는,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 가능한 주일미군 전력을 강화하는 게 당연하다”며, 최근 주한미군 일부 전력이 축소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고 있습니다 . 요컨대, 이번 부대 비활성화는 단순한 전력 감축 이상의 전략적 포석으로서, 미군의 전진배치 패러다임 변화와 동맹 조정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 병력 ‘순감’ 가능성과 한미 동맹의 새로운 국면


2025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악수하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사진공동취재단). 이 회의 직후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과거 포함되었던 주한미군의 현재 전력 수준을 지속 유지한다는 문구가 빠져 있었습니다 . 대신 주한미군의 전력 및 태세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다소 완곡한 표현으로 대체되었는데, 현재의(current)라는 단어가 삭제된 점이 주목됩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미국이 주한미군 규모를 필요에 따라 조정할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 실제 한미 당국은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을 재확인하면서도 현 수준 유지라는 보장을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향후 병력 감축이나 전략적 유연성 확대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기류는 2025년 들어 더욱 뚜렷이 감지되었습니다. 같은 해 8월, 제이비어 브런슨 신임 주한미군사령관은 언론 간담회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numbers)가 아니라 능력(capabilities)이라고 언급하며 주한미군 구성 조정에 관한 결정을 시사했습니다 . 이는 단순한 수치상의 병력보다 전력의 질과 임무 수행 능력을 중시하겠다는 발언으로, 일각에서는 이미 주한미군 감축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 실제로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은 한국군과 협의하에 주한미군을 유연하게 운용(타 지역 투입 등)하는 방향을 모색해왔고, 한국 정부는 “숫자보다 능력이 중요하다”는 미측 설명을 공유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주한미군 규모와 관련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한 보도도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2025년 5월 WSJ은 미 국방부가 약 4,500명의 주한미군을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른 기지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 이는 현재 약 28,500명인 주한미군의 약 15~16%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로, 사실상 유의미한 감축 시나리오입니다. 이 보도가 나오자 한국 국방부는 즉각 그러한 논의는 한미간 전혀 이루어진 바 없다고 부인했고,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주한미군 감축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하였습니다  . 미군 측은 동맹국과 협의 없는 일방적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공식 선을 그었지만, 연합군 최고위층 내부에서 검토가 오갔다는 정황만으로도 한미 동맹 내 긴장과 한국 사회의 우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미국 의회는 주한미군 감축을 제한하는 법적 안전장치를 재가동했습니다. 2025년 말 미 의회가 통과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2026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는 미 국방예산으로 주한미군 병력을 현재 약 28,500명 이하로 줄이는 데 사용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명시되었습니다  . 이 조항은 트럼프 1기 때 사라졌다가 5년 만에 부활한 것으로,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주한미군을 대폭 감축하지 못하도록 억지장치를 둔 것입니다 . 그러나 완전한 감축 금지 조항은 아니어서, 만약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며, 한국 등 동맹과 충분히 협의했다고 의회에 인증할 경우, 그 이후에는 예산 사용 제한이 해제될 수 있는 단서 조항도 달려 있습니다 . 즉, 법률이 주한미군 규모의 최저선을 표면적으로 그어놓긴 했지만, 60일 사전 통보 및 협의 등의 절차를 거치면 감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백악관은 해당 제한 규정을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 이는 대통령의 군 통수권 행사를 제약하고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맞춘 유연한 병력 운용을 어렵게 만든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 그만큼 행정부 측에서는 주한미군 병력 수보다는 임무와 태세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며, 필요시 일정 수준 감축이나 재배치를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종합하면, 이번 아파치 부대 비활성화로 촉발된 주한미군 순감 이슈는 단지 한 개 대대 규모 500명의 감소에 그치는 문제가 아닙니다. 한미 간 공식 입장으로는 “현재로선 감축 계획이 없다”고 하더라도, 최근 일련의 움직임 – SCM 공동성명 문구 변화 , 미군 지휘부의 발언 , 언론 보도 및 의회 대응 – 은 동맹의 전략적 설정값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국은 동맹의 방위공약 철회까지 고려하고 있지는 않으나, 주한미군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재량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인 전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한편, 동맹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한 외교적·정치적 노력에 나설 필요가 있는 국면입니다.

한반도 안보 정세에 미치는 영향


주한미군 아파치 부대의 철수와 이를 둘러싼 움직임은 한반도 안보 지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미국이 주한미군을 바라보는 전략적 시각입니다. 미군은 이제 주한미군을 더 이상 고정된 한반도 방위군으로 한정하지 않고, 인도·태평양 전체를 기동하는 유연한 전력으로 재定位하려 하고 있습니다 . 이른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 강화인데, 이는 미군 전반의 새로운 작전 개념 – 동적 병력 운용(Dynamic Force Employment, DFE), 기동형 전투운용(ACE), 원정기지 작전(EABO) 등 – 과 궤를 같이하며, 한반도에 주둔한 병력도 필요한 경우 신속히 역외로 투입하거나 재배치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 이러한 변화는 한편으로 억제력 구조의 재편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수반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우선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미군 전력의 분산·기동화는 유사시 미 증원전력이 타격받을 위험을 줄이고 전구 간 연계 작전을 원활히 해줄 수 있습니다. 예컨대 한국에 있는 미군이 대만해협이나 괌 등 인접 전구와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움직일 수 있다면,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언제든 어떤 지역에도 개입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어 적에게 심리적 억제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 실제 주한미군이 인태 지역 전체 미군 전력망의 한 축으로 통합되면, 미국 입장에선 전략적 주도권과 상황대응력이 커져 전반적인 억지력의 질적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그러나 부정적 측면, 즉 불확실성의 증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과거 주한미군이 늘 한반도에 항시적 주둔함으로써 북한에 주었던 분명한 시그널 – 미군이 곧 한국 방위선에 서 있다는 인식 – 이 약화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 만약 미군 전력이 수시로 순환·분산되고 한반도 밖으로 이동하는 빈도가 높아진다면, 북한은 오판을 일으킬 위험이 있습니다. “미군의 개입 의지가 이전만 못하다”, 한국 방위에 즉각 대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과소평가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 이는 곧 북한이 도발을 결심하는 억제 실패(deterrence failure)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세종연구소 보고서는 전략적 유연성은 억제력의 질적 고도화와 동시에 상징적 불확실성의 확대를 불러와, 한반도 안보환경을 이전보다 복합적이고 불확실한 상태로 만든다고 평가했습니다 .

더욱이 전략적 유연성 강화에 따른 구체적 시나리오를 들여다보면, 한반도 안보의 딜레마가 분명해집니다. 만약 중국과의 충돌 등으로 인해 주한미군 일부가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 분쟁에 투입된다면, 그 기간 동안 한반도에 남는 즉시 대응 전력은 일시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 이는 북한에게 군사적 기회의 창을 제공할 위험이 있고, 그 틈을 타 국지적 도발이나 미사일 발사 위협을 감행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 실제로 북한은 미국이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남측을 향한 도발 수위를 올려볼 유인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한미군이 한국 내 기지·영공·항만을 활용해 역외 작전에 참여하게 되면 한국은 그 분쟁에 간접적으로 연루되는 부담을 안게 됩니다 . 예컨대 한국 영토가 미군의 대중 군사작전의 전진기지로 사용된다면, 중국이나 북한 입장에서 한국을 사실상 적대행위에 동참한 것으로 간주하여 반발할 수 있고, 이는 한국이 안보 딜레마에 빠지는 결과를 낳습니다 .

결국 현재 한반도 안보 정세는 두 가지 리스크가 공존하는 이중 구조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 하나는 방위 공백의 리스크이고, 다른 하나는 역외 연루의 리스크입니다 .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국군의 역할과 능력 보강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 주한미군의 유연성 확대를 전제로 한국군이 자체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특히 장사정포 대응 체계, 미사일 방어망, 정찰·감시 및 지휘통제 능력 등에서 한국군의 독자 대응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주한미군 일부가 공백이 생겨도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 한국 정부도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하여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추가 배치나 정찰자산 확충, 현무 탄도미사일 증강 등 다각적인 대비책을 추진 중입니다. 미국 역시 한국군의 대응능력 제고를 독려하며, 필요시 한반도에 순환 배치하는 전략자산(예: 폭격기, 항모전단)을 통해 공중전력 공백을 메우겠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관건은 한미 간 조율입니다. 양국이 전략적 유연성 확대에 따른 오해와 허점을 최소화하도록 긴밀히 협의하고, 동맹의 맞춤형 억제전략을 재설계함으로써 북한에 빈틈을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한국의 정치·경제·사회적 파급 효과


미군 전력조정은 군사 분야뿐 아니라 한국의 국내 정치, 사회 여론, 경제에도 파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각 측면에서 예상되는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정치적 측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은 한국 내에서 민감한 정치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보수 진영은 한미동맹을 안보의 근간으로 삼아 주한미군 유지에 무게를 싣는 반면, 진보 진영 일부는 자주국방을 강조하며 미군 의존 축소를 희구해왔습니다. 이번 아파치 부대 중단이 가시화하고 미 행정부가 동맹비용 증대를 요구할 경우, 정치권에서는 동맹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공세와 우리 군사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동시에 나올 것입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비용 분담 압박이 재현될 경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증대를 한국에 대한 동맹 조건부 유지로 해석하는 시각도 커질 수 있습니다 . 이는 곧 국내에서 “자주국방 강화” 대 동맹중심 안보라는 이념적 대립을 재점화시켜, 안보 이슈가 향후 선거 국면에서 뜨거운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따라서 정부로서는 동맹 균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국민 설득과 야당과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사회적 측면: 주한미군 규모 변동은 한국 국민들의 안보 인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동안 미군이 한국에 상주한다는 사실 자체가 북한에 대한 억제이자 국민에 대한 심리적 안전판 역할을 해왔는데 , 만약 가시적인 주둔 병력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일부 국민들은 이를 “미군 이탈”, 동맹 약화로 받아들여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이러한 인식 변화는 곧장 여론 분열과 안보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이럴 바엔 우리도 핵무장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 주장부터 한미동맹이 있으니 걱정 없다는 의견까지, 국민적 토론이 분출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군 운용방식의 변화(기지의 임시적 재배치나 작전 활용 증대 등)는 주둔지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에게 소음·안전 문제나 환경 이슈로도 연결될 수 있어 사회적 갈등 요인으로 부상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변화를 투명하게 알리고 소통하여 불필요한 불안 확산을 막는 한편, 지역사회와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 경제적 측면: 주한미군 관련 조치는 경제 분야에도 미묘한 영향을 끼칩니다. 우선 주한미군 감축이 현실화될 경우, 평택 등 미군기지 주변 지역경제는 미군 및 가족들의 소비 감소로 일부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천 명 규모 감축까지는 아니더라도, 예를 들어 500명 병력이 줄면 해당 인구가 쓰던 주거·식당·상점 등의 수요가 줄어들어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체감될 수 있습니다. 거시적으로는, 안보 불확실성 증가가 한국의 국가신용도나 투자환경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개입 의지가 약해진다고 국제사회가 인식할 경우, 국가리스크 프리미엄이 올라가 외국인 투자나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한국은 미국이 줄인 역할을 자체적으로 메우기 위해 국방비 지출을 늘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미군의 억지력을 대체할 정찰위성, 미사일방어, 첨단전투기 등 전략자산 확보를 위해 추가 예산이 투입되면, 이는 곧 다른 분야 예산을 잠식하거나 국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다만 방위산업 측면에서는 한국군 전력증강 수요 증가가 국내 방산기업의 성장 기회로도 작용할 것입니다. 예컨대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배치하려는 중거리 지대지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프로젝트는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결국 경제적으로는 안보 투자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한반도 정세 안정 여부에 따라 대외신인도도 영향을 받는 구조입니다. 안정적인 동맹 유지로 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낮추는 것이 경제에 이득인지, 아니면 자주국방을 강화하더라도 동맹이 흔들려 불안정성이 커지는 것이 더 손실인지를 두고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질 것입니다.

북한의 반응과 한반도 남북관계에의 영향


미군 아파치 부대 철수와 주한미군 축소 가능성에 대해 북한은 자신들의 선전에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군사전략 계산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선 선전 매체를 통해 북한은 이를 조선의 핵억제력 앞에 미제침략군이 움츠러들고 있다는 식으로 자화자찬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북한은 미군의 어떠한 전력 이동도 자신들의 승리로 포장해 내부 결속을 도모해왔습니다. “미국이 남조선을 버리기 시작했다”, 남조선 당국이 미군을 붙잡지 못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으로 남한 내 반미 여론이나 동맹 이간을 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북한 지도부의 안보 계산은 한층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미 육군 아파치 헬기대대는 주한미군 지상전력의 중요한 일부로, 북한 입장에서는 기갑부대 운용 시 아파치의 대전차 공격력을 경계해왔습니다. 주한미군 아파치 24대가 사라진다면 북한군 입장에선 남측의 전차 저지 수단 하나가 줄어드는 셈이어서, 전시 초기 기갑 돌파를 시도할 때 조금 더 유리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물론 한국군도 AH-64E 아파치 수십 대를 자체 보유 중이므로 완전한 공백은 아니지만, 미군의 최첨단 공격헬기가 상시 대기하지 않는다는 점은 북한이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나아가 미군이 한반도 방어에 내던 병력 숫자를 줄이고 전략자산 위주로 전환할 경우, 북한은 이를 미국의 한국 방위 의지 약화로 잘못 해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즉, 주한미군이 줄어드니 미국이 쉽게 개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오판하고 도발 수위를 높일 위험이 존재합니다 . 예컨대, 미군 일부가 대만 문제 등으로 분산된다면 북한은 그 틈을 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나 서해상 국지 도발을 감행해도 미국이 적극 대응하지 못할 거라고 잘못 계산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 이는 한반도에서 억제의 균형을 깨뜨려 위기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략적 유연성 확대는 북한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역외로 수시로 이동시킬 경우, 앞서 언급한 대로 북한이 남한방어 공백을 틈타 도발할 위험이 높아집니다 . 실제 세종연구소는 주한미군이 대만해협 등에 투입되면 북한은 기회의 창을 얻어 국지 도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반면에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견제하기 위해 언제든지 다른 지역 주둔군을 한반도로 신속 전개할 수 있는 탄력도 갖추게 됩니다. 가령 일본이나 괌 등에 주둔한 미군 폭격기·전투기 전력을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하는 등 불규칙한 억제 활동을 전개하면, 북한으로서도 미국의 실제 대응 의지를 함부로 시험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은 오히려 북한에 심리적 부담을 주어 억제 효과를 높이는 측면도 있습니다 .

결국 북한에 미칠 영향은 두 가지 시나리오로 요약됩니다. 하나, 미국이 한반도 방위에 소홀해졌다고 여긴 북한이 그 틈을 노려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한반도 정세가 긴장 국면으로 치닫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북한의 오판은 미국과 한국의 강력한 대응(예컨대 전략자산 전개나 대북 선제조치 검토)을 불러와 북한이 더 큰 군사적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 북한이 미군 전략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당분간는 섣불리 도발하지 못하고 관망하는 경우입니다. 특히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미국 내 제약(NDAA 법규 등)과 한국의 강경 대응 의지를 감안하여, 북한이 도발 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판단하면 직접 충돌은 피하려 할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북한은 외교 전술로서 미군만 나가면 우리가 비핵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주한미군 문제가 자신들의 협상 카드인 양 활용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을 통해 주변국 위협에도 대응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는 한, 북한의 이러한 시도는 큰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 보입니다.

요컨대, 주한미군 일부의 후퇴 조짐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mis-signal)를 줄 우려가 있지만, 동시에 북한 정권이 함부로 도발했다간 미국의 “상시적이지는 않지만 치명적인” 대응에 직면할 수도 있는 새로운 억제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북한의 선택은 쉽지 않을 것이며,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판단 오류를 막기 위해 한층 치밀한 억제 메시지 관리와 대비태세 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의 반응과 역내 정세 변화


미국의 주한미군 운용 변화는 중국의 전략계산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한반도 주둔 미군을 동북아 세력균형 차원에서 견제해왔지만, 동시에 주한미군이 한반도 밖에서 대만 문제 등에 개입하는 상황을 크게 우려해왔습니다. 이번에 미 육군이 주한미군 일부를 축소·재편하려는 움직임은 중국 입장에서 양면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한편으로, 만약 주한미군 규모가 향후 눈에 띄게 감소한다면 중국은 이를 환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베이징은 꾸준히 미국에 한국 내 미군을 줄이고 지역 안정을 도모하라고 주장해왔고, 주한미군 철수가 이뤄진다면 자국 안보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북한-중국 혈맹관계 측면에서도, 미군이 줄어들수록 북한의 안보 부담이 덜어져 결과적으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주한미군 감축이 중국에 직접적 위협 감소로 이어진다는 전제가 있을 때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전략은 주한미군을 단순 감축하기보다는 재배치와 역할 변경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즉 한국에 있는 병력을 빼서 괌이나 일본 등지로 옮겨 대중국 포위망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중국은 받아들일 공산이 큽니다 .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미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국이 동맹국을 앞세워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고 비판해왔습니다. 이번 주한미군 재편도 그 일환이라며,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군사전략에 말려들고 있다고 경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세종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주한미군을 인도·태평양 역동적 전력풀의 일부로 간주할 경우 한국은 더 이상 방위 혜택만 누리는 위치에 머물기 어렵고, 대신 미국의 대중 작전에 일정 부분 협력과 기여를 요구받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 이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이 사실상 반중 전선에 동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한국에 대해 외교 채널을 통해 강력히 견제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컨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안 되는 미군의 역내 움직임에 반대한다”, 한국은 대만 문제 등에 개입하지 말라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한국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행사할 수 있는 레버리지는 경제 및 외교 분야가 될 것입니다. 이미 중국은 사드(THAAD) 배치 때 경제보복을 단행한 전례가 있고, 한국이 미국 편향적인 안보 조치를 취할 때 민감하게 반응해왔습니다. 향후 주한미군이 대만 유사시에 개입한다는 징후가 보이거나, 한국이 미국·일본과 안보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면, 중국은 한국 기업에 대한 비공식 제재, 관광 규제, 한중 교류 제한 등 경제적 압박을 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한반도 불안정은 미국의 군사전략 때문이라며 여론전을 펼치고, 북한을 두둔할 수도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중국은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가 자국을 겨냥해 확대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한중 관계는 더욱 경색될 우려가 있습니다. 최근까지 이어진 한중 간 갈등(시진핑 주석의 방한 불발, 중국의 노골적 미국 견제 발언 등)은 이러한 추세를 잘 보여줍니다.

다만, 중국도 현실적으로 한미동맹의 균열을 과대평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NDAA 등의 장치로 미국의 완전 철수는 어렵고, 한국 또한 중국과의 경제관계는 유지하더라도 안보에서는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는 방향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그러한 한국의 입장 변화를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북한을 통해 군사적 시위를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예컨대 중국이 대놓고 움직이기 어렵다면, 북한을 지렛대로 활용해 극동 지역의 긴장을 높이는 식입니다. 지난 수년간 북한의 ICBM·위성발사 도발에 중국이 소극적으로 대처한 모습에서 이런 전략적 교감의 흔적이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재조정은 미중간 패권 경쟁의 한 단면으로, 한국은 그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감각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중국의 반발과 한반도 정세 불안을 최소화하려면, 한국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중국과는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이중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공식적으로는 “주한미군의 역외 사용은 한국과 충분히 협의하여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방향이 아니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중국의 최악의 우려(주한미군의 대만 전투 개입)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동시에 중국에도 북한의 도발 억제에 건설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하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외교적 관리를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일본과의 관계 및 지역 안보 협력에의 함의


일본은 주한미군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또 다른 핵심 당사자입니다. 미국의 동아시아 주요 동맹인 일본은 한반도 정세와 직결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 변화가 자국 안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고려하고 있습니다.

우선, 일본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이 북한의 군사적 모험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식합니다. 일본 본토가 북한 중장거리미사일 사정권에 들어와 있고, 북핵 위협 역시 직접적이므로, 한반도에서 미군이 축소되면 억지력 약화로 이어져 자신들에게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특히 2025년 5월 WSJ의 주한미군 4,500명 재배치 보도 당시, 일본 언론들과 안보 전문가는 “한미동맹의 빈틈이 생기면 그 부담이 일본과 주일미군에 전가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일본으로서는 한반도의 방위공백이 일본 자위대나 주일미군의 추가 부담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일본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속에서 자신들의 역할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주한미군 조정이 가져올 기회 요인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한국에서 일부 전력을 빼내 일본이나 괌 쪽에 증강 배치한다면, 이는 곧 일본이 중국 대응의 전초기지로서 더 부각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일본은 자국 내 미군기지(오키나와, 요코스카 등)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협력하고 방위비도 대폭 증액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말 새로운 안보전략 문서에서 한국, 호주 등과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미·일 동맹을 축으로 역내 안보망을 견고히 하겠다고 천명했고, 한일 정상도 2023년과 2024년 연쇄 회담을 통해 한미일 안보 공조의 중요성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주한미군 일부를 조정하더라도, 일본은 미국의 지역개입 의지 자체가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동맹 전체의 효과적 재배치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컨대, 미 해병대의 오키나와 주둔 일부를 한반도 유사시 지원 전력으로 유연하게 활용하는 등의 계획은 이미 한미일 간 논의되고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다만, 일본 내에는 한국에 대한 역사적 불신과 안보 우려도 공존합니다. 만약 주한미군 감축으로 한국 내 반미여론이 고조되거나, 향후 한국 정권 교체 등으로 대미·대일 노선이 달라질 경우, 일본은 동북아 안보 공백이 현실화할까 염려할 것입니다. 2010년대 중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논란 등에서 보듯, 한국이 미일과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일본은 독자적으로라도 미국과 공조해 대응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2023년 이후 한일관계가 개선되고 윤석열 정부가 과거사 문제를 봉합하면서, 적어도 현 시점에서 한일 안보협력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진전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라든가, 한미일 연합훈련의 정례화 등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협력 기조 하에서 일본은 주한미군 변화를 한미일 삼각안보체제 안에서 다루려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주한미군이 줄더라도 일본이 주일미군 및 자위대를 통해 일정 부분 공백을 커버하고, 한국도 일본과 상호 보완적 역할분담을 도모하는 방안이 모색될 수 있습니다. 실제 월간중앙 등의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제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통합 운용하는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면서,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분리되지 않는 하나의 체제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이 말은 곧 일본도 한반도 유사시 개입을 검토하고, 한국도 역내 분쟁시 일본 및 미일동맹의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이러한 구상은 한국 국내정치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방위력을 증강하고 적기지공격능력을 갖추려는 움직임에 경계심을 드러냅니다. 특히 일본이 미국과 함께 한반도 사태에 개입하는 시나리오는 한국 국민감정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주한미군이 축소될수록 일본의 역할 증대를 피하기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동맹 네트워크 상호보완은 자연스러운 수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일본과의 안보협력을 현실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북한 위협에 대해서는 한일이 함께 미국과 공조하되, 한국의 작전주권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협력이 이뤄지도록 선을 긋는 것입니다. 또한 역사 문제가 안보협력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정치적 소통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미국이 조정자로 나서 삼국 간 이견을 좁히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주한미군의 변화는 일본에는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옵니다. 위기란, 한반도 안보 불안정이 곧 일본 안보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고, 기회란, 일본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 안보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이 기회를 살리려 할 가능성이 크며, 한국도 이러한 판도 변화를 인식하고 능동적인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한일 양국은 미래지향적 안보협력을 통해 북한과 중국에 대해 공동의 억제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입니다.

맺음말: 새로운 안보 환경과 대응 전략


미 육군 아파치 부대의 한반도 비활성화는 단일 사건으로 그치지 않고, 격변하는 동북아 안보 지형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한미군 병력은 수적으로 약간 줄어들 수 있으나, 그 임무와 역할은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전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미동맹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겨주었습니다. 동맹은 이제 숫자의 동맹에서 능력과 의지의 동맹”으로 업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한국은 전략적 자율성을 일부 확대하면서도 동맹 결속을 유지해야 하는, 일견 모순되어 보이는 과제를 떠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정부와 군은 몇 가지 핵심 전략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억제 공백 방지입니다. 주한미군의 전진배치 감소가 곧바로 억제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국군의 정밀타격 자산 확충과 한미 연합감시체계의 긴밀한 공조로 빈틈을 메워야 합니다. 동시에 미군의 전략자산 순환전개를 정례화하여 북한에 미국 개입의지를 지속적으로 주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동맹 커뮤니케이션 강화입니다. 미국과 주한미군 운용 변화를 사전에 긴밀히 협의하고 한국의 우려를 적극 개진함으로써, 동맹 내 오해와 불신을 방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SCM 등 고위급 대화에서 한국 방어공약의 구체적 이행 방안(감축 시 보충전력 제공 등)을 문서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합니다. 셋째, 다자 안보협력 병행입니다. 한미동맹을 한미일 안보협력으로 확장하고, 나아가 쿼드(Quad) 국가 등과의 협력에도 문을 열어놓음으로써, 지역 차원의 공동 억제망 구축에 기여해야 합니다. 이는 중국과 북한에 동맹은 건재하며 오히려 더 큰 연대로 대응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입니다.

끝으로, 국민적 합의와 대비도 중요합니다. 안보환경이 변하는 만큼 담론의 성숙이 필요합니다. 감정적 찬반을 넘어서, 실리와 국익의 관점에서 동맹과 자주를 조화시키는 전략적 사고가 요구됩니다. 정부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소통으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야당을 포함한 초당적 안보 협력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국제정세의 파고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기 위해서는, 변화를 읽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능동적 외교·안보 전략이 절실합니다. 주한미군 아파치 부대의 철수가 던진 화두는 곧, 한미동맹의 새로운 70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한국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동맹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미래 안보의 청사진을 다시 그려나가야 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미 의회조사국 CRS 보고서 (2025)  ; 동아일보 (2025.11.07)  ; Korea JoongAng Daily (2025.05.23)  ; Korea JoongAng Daily (2025.12.19) ; 세종연구소 정책브리프 (2025.10.31)   ; Stars and Stripes (2022.05.17) ; 동아일보 (2025.05.05)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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