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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산업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국가와 중앙은행

by 지식과 지혜의 나무 2025.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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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전 세계에서 다섯 개 중앙은행(유럽중앙은행, 일본은행, 영국은행, 스위스국립은행, 캐나다은행)과만 상설적인 무제한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 이는 양자 간에 사전에 한도를 정해두지 않고 필요한 만큼 상대국 통화를 교환할 수 있는 swap line으로, 금융위기 등 비상시 해당 중앙은행들이 미 달러화를 무제한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유동성 백스톱(liquidity backstop) 역할을 합니다  . 이러한 스와프 네트워크는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처음 도입되었고, 2013년에 이들 중앙은행 간 상설 협정으로 전환되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 아래에서는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맺은 각 국가별로 협정의 역사적 배경, 목적, 조건, 현황 및 해당국 경제와 통화의 위상, 대미 관계를 정리합니다.

유로존 – 유럽중앙은행(ECB)


협정 체결 시점 및 배경: 미국과 유럽중앙은행(ECB)의 달러 통화스와프 협정은 2007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최초로 맺어졌습니다 . 당시 유럽 금융기관들의 달러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Fed가 ECB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2008년 10월 리먼 사태 이후 시장 경색이 극심해지자, Fed는 ECB와의 스와프 한도를 완전히 제거하여 사실상 무제한으로 달러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 이는 ECB가 담보만 제공하면 필요한 만큼 달러를 조달할 수 있게 한 조치로, 유럽 은행들의 달러 자금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임시 스와프 협정은 이후 2013년 10월에 상설 무제한 협정으로 전환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

협정의 목적: 한마디로 국제 달러 유동성 공급과 금융시장 안정이 목적입니다. 유럽중앙은행은 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달러를 유로존 내 금융기관에 재대출함으로써, 위기 시 해외 달러자금 조달시장 경색이 유럽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 2008년 말 ECB는 스와프를 통해 최대 2,910억 달러를 조달하여 유럽 은행들에 공급했고 ,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달러 경색 완화를 위해 이 협정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유동성 공급자(last resort)로서 중앙은행의 역할을 수행하며, 달러화 자금 부족으로 인한 신용경색과 시장 혼란을 완화하였습니다 .

스와프 조건: 미 연준과 ECB 간 스와프는 한도가 없는(open-ended)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금리는 시장기반 금리를 적용하는데, 평시에는 미국 오버나이트지수스와프(OIS) 금리에 일정 스프레드를 더한 수준이고, 위기 시인 2020년 3월에는 그 스프레드를 0.25%포인트로 인하하였습니다 . 스와프 자금의 만기는 1주일물부터 3개월물(84일)까지 운영되어, 단기 자금시장의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합니다 . 이러한 조건 하에 ECB는 필요한 만큼 달러를 가져가고 동시에 등価의 유로화를 Fed에 담보로 제공하며, 만기 시 동일 환율로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

협정의 지속 여부 및 현재 상태: 한도와 만기 제한이 없는 상설 계약인 만큼, 해당 스와프 라인은 현재도 유지되고 있고 특별한 종료 시점 없이 계속 유효합니다 . ECB는 정기적으로 달러 자금 경매를 실시하여 필요 시 금융기관에 달러를 공급할 수 있는 창구를 상시 열어두고 있습니다. 최근 평시에는 이용 규모가 미미하지만, 유럽 금융시장에 스트레스가 발생할 경우 이 스와프 라인이 즉각 가동되어 안전판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해당국의 경제 규모: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20개국)의 경제 규모는 2023년 현재 GDP 약 15.8조 달러로 추산되며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최대 경제권 중 하나입니다 .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로존 핵심국들이 모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만큼, 유로존 전체로 보면 세계 3위 안에 드는 거대한 단일 통화 경제권입니다.

통화의 국제 신뢰도와 특성: 유로화(EUR)는 미 달러에 이어 세계 2위의 국제 기축통화입니다.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약 20~25%가 유로화 자산으로 유지될 정도로 국제 신뢰도가 높습니다 . 유로화는 유럽연합의 통합경제를 반영하여 널리 거래 통화로 쓰이고 있으며, 유로존의 건전한 통화정책과 규모를 배경으로 안정적 가치저장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다만 2010년대 초 일부 회원국들의 재정위기로 유로화 신뢰가 시험받은 적도 있으나, ECB의 역할로 위기를 극복하며 통화 통합이 유지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유로화는 달러 대비 가치안정성이 높고 국제결제, 투자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통화입니다.

미국과의 외교·경제 관계: 미국과 유럽연합(EU) 및 유로존은 경제적으로 가장 긴밀한 파트너 중 하나로, 상호 간 거대한 무역·투자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양측은 NATO 등 안보동맹을 공유하고 있으며, G7과 G20, IMF 등 국제경제 협력체제에서 공조하는 관계입니다. 미 연준과 ECB의 통화스와프 협정은 이러한 탄탄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맺어진 것으로, 양 대륙의 금융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특히 달러-유로화 스와프 라인은 양측 금융시장에 충격이 올 때 서로 유동성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서,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팬데믹 같은 글로벌 위기 시 공동대응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이 경제적으로 상호의존적이며, 국제 금융질서 안정에 공동의 이해를 가지고 있음을 잘 나타냅니다.

일본 – 일본은행(BOJ)


협정 체결 시점 및 배경: 미국-일본 통화스와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도입되었습니다. Fed는 2008년 9월 일본은행(BOJ)을 자국 달러스와프 네트워크에 포함시켰고, 같은 해 10월에 이르러 한도를 완전히 없앤 무제한 공급체계로 전환하였습니다 . 이는 리먼 사태 이후 일본계 금융기관들의 달러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영국·유럽 등 다른 주요국과 함께 일본에도 필요한 만큼 달러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당시 승인된 스와프 한도는 처음엔 수백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10월 13일을 기해 BOJ와의 스와프도 “풀-얼로트먼트(full allotment)”, 즉 수요만큼 제한 없이 제공되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 이후 이 스와프 협정은 글로벌 금융위기 진정과 함께 일시 종료됐다가 2010년 재개되었고, 2013년 10월부터는 상설 협정으로 전환되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

협정의 목적: 일본은행과 Fed의 스와프 라인은 일본 금융시장의 달러 유동성 보강이 주목적입니다. 일본은 평소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 유동성이 비교적 양호한 편이나, 글로벌 위기 시에는 일본 은행들도 해외 달러 조달에 애로를 겪게 됩니다. 2008년 말 BOJ는 Fed로부터 최대 1,220억 달러를 스와프로 조달하여 자국 은행들에 공급했고 , 이를 통해 금융시장의 패닉을 완화시켰습니다. 이처럼 스와프 협정은 유사시 일본 내 달러 자금경색을 막고 시장안정을 도모하는 안전판 역할을 합니다. 2020년 코로나 위기 때에도 한때 엔화 가치 급등과 해외달러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BOJ가 해당 스와프 라인을 통해 대규모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여 기업금융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결국 이 협정은 일본과 미국 양국 경제에 모두 이익이 되는 장치로, 일본 측에서는 달러 조달 불안을 해소하고 미국 측에서는 글로벌 달러 신용경로 붕괴를 막는 효과가 있습니다 .

스와프 조건: BOJ와 맺은 스와프의 조건 역시 한도 무제한으로, 필요 시 제한 없는 달러 액세스가 가능합니다 . 금리 측면에서는 다른 중앙은행과 동일하게 OIS 대비 약간의 가산금리를 적용하며, 2020년 이후로는 그 가산폭이 0.25%p 수준으로 낮춰진 상태입니다 . 달러 자금의 공급 기간은 통상 1주일 단위 단기자금이 기본이나, 시장안정이 필요할 경우 84일짜리(3개월) 달러 대출도 제공됩니다 . BOJ는 이러한 조건 하에 정기적으로 달러 자금 입찰을 실시할 수 있는 틀을 갖추고 있고, 실제로 평상시에도 테스트 차원에서 소규모 입찰을 진행하며 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스와프는 상설인 만큼 만기나 종료시한 없이 계속 유효한 상태입니다 .

협정의 지속 여부 및 현재 상태: 2013년 이후 상설화된 미-일본 통화스와프는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 금융시장이 안정적이어서 해당 스와프를 통한 대규모 달러 차입 사례가 없지만, 코로나19 초기와 같이 국제금융시장이 경색될 경우 BOJ는 즉각 Fed로부터 달러를 조달해 국내 공급이 가능합니다. 이는 일본은행의 위기 대응 능력의 일부로 자리잡았으며, 미 연준도 필요시 엔화를 빌려올 수 있는 상호 스와프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연준은 아직 외화 스와프를 실제 사용한 적은 없습니다)  . 양국 중앙은행은 정기적으로 이 협정을 재확인하며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당국의 경제 규모: 일본은 2020년대 현재 명목 GDP 약 4조 2천억 달러 규모로, 세계 3위권의 경제대국입니다 . 제조업 및 기술 분야의 강국으로서 오랜 기간 글로벌 경제에서 비중이 컸고, 1인당 소득 수준도 높은 편입니다. 다만 장기 저성장과 인구 고령화로 성장률은 낮은 편이지만, 여전히 일본 경제 규모는 독일과 함께 미국·중국 다음가는 수준입니다.

통화의 국제 신뢰도와 특성: 일본 엔화(JPY)는 세계에서 미국 달러, 유로, 영국 파운드에 이어 국제적으로 중요한 통화입니다. 글로벌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서 엔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 내외로, 주요 5대 기축통화之一입니다 . 엔화는 특히 안전자산 통화로서의 특성이 강합니다. 일본의 낮은 인플레이션과 대외흑자 기조로 엔화는 위기 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금융시장 스트레스 시 엔화가치가 상승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역전 현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또한 일본은 정부부채가 많고 금리가 매우 낮지만, 대다수 부채가 국내에서 소화되고 통화신인도가 높아 엔화에 대한 기본 신뢰는 견고합니다. 이러한 안정성 덕분에 엔화는 국제무역 결제와 투자통화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런던·도쿄 등의 금융시장에서도 유동성이 풍부한 핵심 통화로 기능합니다.

미국과의 외교·경제 관계: 미일 관계는 안보 동맹을 기반으로 한 매우 긴밀한 파트너십으로 유명합니다. 경제적으로도 일본은 미국의 주요 교역상대국이자 투자대상국으로, 수십 년간 기술·자동차·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밀접히 연계되어 있습니다. 양국은 모두 G7 회원국으로서 세계 경제정책을 함께 조율하고 있으며, 1980년대 이후 환율·무역 현안을 놓고 협의해온 역사도 있습니다. 통화스와프 협정은 이러한 신뢰 관계의 연장선에서 체결된 것으로, 금융위기 시 서로 돕는 공조체제를 공식화한 것입니다 . 특히 2020년 코로나 위기 시 미일 중앙은행이 공조하여 시장안정을 도모한 사례에서 보듯, 양국은 글로벌 금융안정이라는 공동목표 하에 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요컨대, 미국과 일본은 정치·경제적으로 깊이 유대된 동맹으로서, 이번 상설 통화스와프는 양국 간 굳건한 신뢰와 상호 의존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영국 – 영국은행(BOE)


협정 체결 시점 및 배경: **영란은행(BOE)**과 미 연준 간 통화스와프는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심화 국면에서 처음 맺어졌습니다. 런던은 뉴욕과 함께 세계 달러자금의 중심지여서, 위기 발생 시 영국계 은행들의 달러 조달 불안이 크게 부각되었습니다. 이에 미 연준은 2008년 910월 사이 영란은행과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신속히 한도를 확대, 10월 13일부터 무제한 달러공급 체제로 전환하였습니다 . 이로써 BOE는 Fed로부터 담보만 있으면 원하는 만큼 달러를 공급받아 영국 내 금융기관에 대출해줄 수 있게 되었고, 실제 2008년 1012월 사이 BOE는 최고 740억 달러 상당을 인출하여 시장에 공급하였습니다 . 이런 일련의 협정은 2009년 중반 일단 종료되었다가, 2010년 재가동되고 2013년부터는 다른 선진국들과 함께 상설 무제한 스와프라인으로 정착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

협정의 목적: 런던 금융시장 안정과 달러 유동성 지원이 핵심 목적입니다. 영국은 자체 통화인 파운드화가 있지만, 런던 시티의 국제은행들은 대규모로 달러 표시 자산·부채를 운용하기 때문에 위기 시 달러 자금경색에 매우 취약합니다. 2008년 리먼 사태 때 영국계 은행들이 달러 부족을 겪으며 외환시장 혼란이 발생했고,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Fed-BOE 스와프가 가동되어 달러를 긴급 공급하였습니다 . 이 협정은 양국 중앙은행의 공조를 통해 파운드화 시장과 달러화 시장을 동시에 안정시키는 효과를 노립니다. 결국 영란은행은 Fed로부터 받은 달러를 영국 은행들에 빌려주어 국제 결제가 원활히 돌아가게 하고, 미국도 런던발 금융불안이 자국시장에 파급되는 것을 차단하는 상호이익을 얻습니다. 2020년 코로나 충격 시에도 런던 금융시장의 달러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 스와프라인이 활용되었으며, 결과적으로 미국과 영국 모두의 시장 안정을 도모했습니다.

스와프 조건: BOE와의 스와프 역시 총한도가 없으며(무제한), 미 연준 기준금리에 연동한 시장금리가 적용됩니다 . 7일물 단기 달러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주일 만기의 달러 대출입찰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며, 필요시 84일 만기의 자금도 공급됩니다 . 이러한 조건은 다른 상설 스와프 협정과 동일하며, 현재도 런던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영란은행을 통해 달러 유동성을 지원받을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협정은 상시 유효하며 만기 연장 협의 등이 필요 없는 무기한 계약 형태입니다 .

협정의 지속 여부 및 현재 상태: 2013년 이후 상설화된 미-영국 통화스와프는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평상시 영란은행의 달러 입찰은 수요 부족으로 거의 응찰이 없을 때도 있지만, 이는 시장이 안정적이라는 방증이며 일단 상황이 나빠지면 즉각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2022년 말 영국 금융시장에 일시 혼란이 발생했을 때도, 필요시 Fed와 공조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BOE가 확인한 바 있습니다. 양국 중앙은행은 분기별 정례 협의를 통해 스와프라인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특별한 이견 없이 협정은 원활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해당국의 경제 규모: 영국은 2023년 기준 GDP 약 3조 4천억 달러 내외로 추정되는 세계 6위권 경제대국입니다 . 제조업 비중은 예전보다 줄었지만 서비스업, 특히 국제금융 서비스 부문이 발달하여 런던이 글로벌 금융허브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도 약 5만 달러 수준으로 선진국이며, 경제규모 면에서 EU 탈퇴 이후에도 독일·프랑스에 이어 유럽 지역에서 세 번째로 큰 단일 국가경제입니다.

통화의 국제 신뢰도와 특성: 영국 파운드화(GBP)는 한때 세계 기축통화의 지위에 있었고, 현재도 미달러·유로·엔에 이은 제4의 국제통화로 꼽힙니다.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약 5% 정도가 파운드화로 유지되며 , 영연방 국가들을 비롯한 국제거래에서 꾸준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파운드화는 오랜 역사 덕분에 신뢰도가 높으나,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한때 큰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영국의 통화제도는 투명하고 영란은행의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으며, 런던 외환시장의 깊은 유동성을 배경으로 파운드는 자유롭게 교환 가능하고 거래량이 많은 주요 통화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 대비 국제결제 비중은 낮아졌고,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의 보유비중도 예전보다 줄었지만, 파운드는 여전히 안정적이고 신뢰할 만한 경화(hard currency)로 간주됩니다.

미국과의 외교·경제 관계: 미국-영국 관계는 소위 “특별한 관계(special relationship)”로 불릴 만큼 전통적으로 깊고 광범위합니다. 두 나라는 20세기 세계대전과 냉전을 함께하며 군사동맹(NATO)으로 묶여 있고, 정보공유 동맹(파이브 아이즈) 등 안보 협력이 매우 긴밀합니다. 경제적으로도 상호 주요 무역·투자 파트너이며, 뉴욕과 런던은 세계 금융의 양대 중심지로서 금융 규제·정책 면에서도 긴밀히 협조해왔습니다. 통화스와프 협정은 이러한 공고한 신뢰를 배경으로, 양국 중앙은행이 위기 시 공동대응하기 위한 추가 안전망을 구축한 것입니다 . 예컨대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 투자은행들의 문제로 런던 시장이 타격받자 연준이 즉시 영란은행과 공조해 유동성을 투입했고, 반대로 미국이 달러 강세로 어려움을 겪으면 영국이 파운드화를 통한 지원에 동참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렇듯 미·영 양국은 금융위기 예방과 관리에 협력할뿐 아니라, G7·G20 등에서도 정책 공조를 주도하며 자유시장과 안정적 국제금융체제를 지지하는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 스위스국립은행(SNB)


협정 체결 시점 및 배경: 스위스국립은행(SNB)과 Fed의 통화스와프 협정은 2007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될 때 맨 처음 체결된 사례 중 하나입니다 . Fed는 2007년 말 ECB와 SNB에 각각 200억 달러, 40억 달러 한도의 달러스와프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미국 금융위기의 파급으로 유럽 은행들뿐만 아니라 스위스계 은행들의 달러 자금 조달도 경색되었기 때문입니다 . 특히 UBS 등 대형 스위스 은행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로 어려움에 처하자, 스위스 당국은 미 연준과 협의하여 달러 유동성 지원창구를 열었습니다. 초기 한도는 제한적이었으나 2008년 사태 악화로 여러 차례 증액되었고, 2008년 10월 중순에는 스와프 한도가 아예 폐지되어 무제한 공급체계로 이행되었습니다 . 이로써 SNB도 ECB, BOJ, BOE와 함께 필요한 만큼 달러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 2008년 12월경 SNB가 인출한 달러잔액은 약 270억 달러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스위스 은행들은 일부 ECB 경매를 통해서도 달러를 조달) . 2010년 일단 종료되었던 이 협정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시 재개되었고, 2013년부터 상설 무제한 협정으로 자리잡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

협정의 목적: 작은 경제국인 스위스가 미 연준과 무제한 스와프를 맺은 것은 스위스 금융시스템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스위스는 GDP 대비 초대형 은행부문을 보유하고 있고, 자국 통화인 스위스프랑화(CHF)가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위기 시 통화가치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008년 위기 시 스위스 은행들의 달러조달 경로가 막히자, SNB는 Fed로부터 달러를 조달해 국내은행에 공급함으로써 해외자금 경색이 국내 신용경색으로 번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 또한 스위스프랑 강세 억제를 위해서도 달러 공급은 간접적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 협정의 존재로 투자자들은 위기에도 스위스에 필요한 달러 유동성이 확보되리라는 신뢰를 갖게 되었고, 이는 스위스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합니다. 정리하면, 미-스위스 스와프라인은 스위스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국이 국제달러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자국 통화 및 금융 안정을 뒷받침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

스와프 조건: SNB와의 스와프 조건도 다른 주요국과 동일합니다. 한도는 제한이 없고, 금리는 연준 정책금리에 기반한 시장금리(변동 금리)가 적용됩니다 . 달러 공급기간은 7일 또는 84일 등으로 단기 유동성 수요에 대응하며 , 스위스프랑을 담보로 달러화를 빌리고 만기에 동일환율로 상환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이 협정은 상설로 유지되어 만기 연장 절차 없이 자동 연장되고 있으며, SNB는 분기마다 소규모 테스트 입찰을 시행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SNB는 과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도 이 스와프를 통해 달러 공급을 재개한 바 있고, 2020년 코로나 위기 시에도 유럽계 달러자금 수요 대응에 참여했습니다.

협정의 지속 여부 및 현재 상태: 미국-스위스 통화스와프는 현재 계속 유효하며, 종료 시한 없이 열려 있습니다 . 스위스 국립은행은 자체 외환보유액이 매우 큰 편(2023년 약 8천억 달러 이상)이라 웬만한 상황에는 대응 여력이 있지만, 글로벌 달러 신용경색 같은 극단적 상황에 대비하여 이 스와프라인을 보험처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SNB는 필요시 미 연준과 협의 없이도 상설 계약에 따라 달러 자금을 활용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연준도 필요시 스위스프랑을 조달할 수 있는 상호협정 형태입니다  . 현재 스위스 국내 금융시장은 안정적이어서 이 스와프라인에 의존할 상황은 아니지만, 유로존 등 주변 금융불안 발생 시 간접 영향에 대비한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해당국의 경제 규모: 스위스는 2023년 명목 GDP 약 9,000억 달러 규모로, 절대적 경제규모는 중견국 수준이나 1인당 소득은 세계 최고 수준인 국가입니다.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초대형 은행(UBS, CS 등 합병 전 기준)을 보유하고 제조업(정밀기계, 제약) 및 금융업이 발달한 고소득 경제입니다. 작은 내수시장으로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고, 안정적인 통화와 정치적 중립성 덕에 해외 자본이 많이 유입되어 경제 규모 대비 금융부문의 비중이 큽니다.

통화의 국제 신뢰도와 특성: 스위스 프랑화(CHF)는 대표적인 안전자산 통화로 명성이 높습니다. 전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고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아 (1% 미만 수준 ) 공식 기축통화라고 하긴 어렵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기 때마다 가치가 상승하는 통화로 투자자 신뢰가 두터운 편입니다. 스위스는 인플레이션을 역사적으로 매우 잘 통제해 왔고, 프랑화의 가치안정성이 뛰어나며, 금과 함께 피난처 자산으로 선호됩니다 . 이로 인해 국제 외환시장에서 프랑화의 일일 거래비중은 세계 6~7위권으로 통화 자체의 유동성도 충분히 확보되어 있습니다. 다만 프랑화가 지나치게 강세가 되면 수출경쟁력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SNB는 마이너스 금리나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통화가치를 관리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스위스 프랑화는 국제금융계에서 신뢰도가 가장 높은 통화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미국과의 외교·경제 관계: 스위스는 전통적 중립국으로, 미국과 안보동맹 관계는 없지만 경제·금융 면에서는 긴밀한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미국은 스위스의 2위 수출시장이고, 스위스도 미국의 주요 투자국 중 하나입니다. 특히 스위스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소재한 금융허브로서 미국과 금융규제 협력을 많이 하고 있으며, 2008년 위기 시에는 Fed가 스위스 은행들을 지원하는 의미에서 통화스와프를 제공한 바 있습니다. 이후로도 양국 중앙은행은 긴밀히 소통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2010년대 미 정부와 스위스 은행 간 조세정보 교환 문제 등 마찰도 있었지만 큰 틀에서 양국 관계는 원만합니다.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은 양국의 돈독한 금융 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스위스가 미국·유럽 등과 함께 세계 금융안정에 기여하는 책임있는 국가임을 드러냅니다. 스위스 프랑화도 미국 달러화와 함께 6대 통화 스와프망에 포함되어 있어, 금융위기 시 미 연준이 신뢰하는 파트너 중앙은행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캐나다 – 캐나다은행(BOC)


협정 체결 시점 및 배경: 캐나다은행(BOC)과 미 연준은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장 밀접한 중앙은행 간 관계 중 하나입니다. 사실 캐나다와 미국 간 통화스와프 협력은 역사도 오래되어, 1960년대부터 비공식 협력이 있었고 1994년에는 북미금융협력의 틀 아래 NAFA 통화스와프(한도 20억 달러)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 다만 이 NAFA 스와프는 발동된 적 없이 예방적 성격으로만 유지되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 Fed가 다른 국가들과 통화스와프를 확대할 때 캐나다도 동참하여 한도를 대폭 높였습니다. 2008년 9월 Fed는 캐나다은행과 100억 달러 규모 스와프라인을 설정했고 이후 300억 달러까지 증액했으나, 정작 캐나다 측은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되어 실사용이 많지 않았습니다. 2010년 5월에는 미국·캐나다 간 스와프가 다른 4개국과 함께 재개되어 (필요시 상한선 없이) 운영되기로 합의되었고, 2013년 10월부터는 아예 상설 무제한 통화스와프 협정으로 전환되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 이는 캐나다 달러가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통화이고, 캐나다 금융시스템이 미국과 밀접히 통합되었기에 가능했던 결정입니다 .

협정의 목적: 캐나다와 미국의 통화스와프는 북미 경제권의 금융안정을 위한 장치입니다. 캐나다는 미국과 거대한 무역·투자 교류를 하고 있어, 미국발 금융충격이 캐나다로 곧바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실제 2008년 위기 시 캐나다 은행들도 달러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했지만, Fed-BOC 스와프라인 존재는 시장에 달러 유동성 공급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주어 캐나다 금융시장이 비교적 빨리 안정을 되찾는 데 일조했습니다. 이 협정의 목적은 위기 시 캐나다은행이 연준으로부터 신속히 달러를 공급받아 국내 은행들의 달러 수요를 충당하고, 나아가 미국 시장에도 여파가 번지지 않도록 막는 것입니다 . 한편 연준 입장에서도 캐나다를 통해 간접적으로 다른 글로벌 달러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양국 금융체제의 상호 보호막인 셈입니다. 2020년 코로나 위기 시에도 캐나다은행은 미 연준과 공조해 자국 통화스와프를 재확인하였고, 캐나다 달러화 급변동 없이 시장안정을 유지했습니다.

스와프 조건: 상설 무제한 계약답게, BOC와의 스와프에는 달러 공급한도가 설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 금리는 다른 중앙은행들과 동일하게 미 달러 OIS 금리에 0.25%p 가산한 수준(현재 기준)으로 적용되며 , 달러 대출 기간도 1주일 및 최대 3개월까지 제공 가능합니다 . 다만 캐나다은행의 경우 과거 위기 시에도 실제 대규모 달러자금을 인출한 적은 없었는데, 이는 캐나다 금융시장이 안정적이고 미국계 은행과의 직접 거래로 상당부분 달러 유동성이 공급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스와프라인은 항상 열려 있는 안전판으로서 기능하며, 필요시 언제든 Fed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법률·기술적 준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현재까지 캐나다은행은 정기 테스트 외에 본격적 인출 사례가 없지만, 이는 캐나다 금융이 그만큼 견조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보이지 않는 안전망으로서 스와프의 역할이 있었다는 평가입니다.

협정의 지속 여부 및 현재 상태: 미-캐나다 통화스와프 협정은 2013년 이후 상설화된 이래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양국 모두 서로를 신뢰하기에 만기 연장에 대한 별도 논의 없이 “until further notice(추후 통보시까지)” 방식으로 무기한 유효합니다 . 사실 캐나다는 G7 국가 중 유일하게 2008년 금융위기 때 은행 구제금융이 필요 없었던 나라로 꼽히지만, 이는 미 연준과의 긴밀한 공조로 시장 심리가 안정될 수 있었던 측면도 있습니다. 현재 미 연준은 캐나다은행 외에도 영국·유럽 등 5개 중앙은행과만 무제한 스와프를 유지하고 있는데, 캐나다가 이 그룹에 포함된 것은 그만큼 미국이 신뢰하는 통화·경제 운용국임을 보여줍니다 .

해당국의 경제 규모: 캐나다는 명목 GDP 약 2조 2천억 달러 규모로 세계 9~10위권의 경제대국입니다 . 광대한 국토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에너지·광업부터 제조업, 서비스업까지 균형있게 발전하였고, 1인당 GDP는 약 5만 달러 수준의 선진국입니다. 미국과 인접해 있고 경제구조도 비슷하여, 북미경제권으로 묶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구는 약 3,900만 명으로 미국의 1/9 수준이지만, 무역의 70% 이상을 미국과 할 정도로 경제 연계도가 높습니다.

통화의 국제 신뢰도와 특성: 캐나다 달러화(CAD)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안정통화로 간주됩니다 .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 중 약 23%**를 차지하고 있고 , 이는 미국 달러·유로·엔·파운드에 이어 **제56위권의 보유통화 비중에 해당합니다. 캐나다 달러는 원자재 통화로 분류되어 유가 등 상품가격에 영향을 받지만, 캐나다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하여 비교적 변동성이 크지 않고 신뢰도가 높은 편입니다. 또 완전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어 국제금융시장에서 유동성도 충분합니다. 캐나다는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최상위 국가신용등급(AAA)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국가이고 , 물가안정 및 재정건전성 면에서 글로벌 모범사례로 꼽힙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되어 CAD는 비록 미국 달러만큼 광범위하게 쓰이지는 않지만, 국제결제에서 6대 통화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외교·경제 관계: 미국과 캐나다는 지리적으로 국경을 맞댄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문화적·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된 국가입니다. 양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발전시킨 USMCA 협정을 통해 자유무역을 실현하고 있고, 에너지·자동차·농산물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발한 교역을 합니다. 또한 안보 동맹으로서 NATO 회원국이며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공동운영하는 등 군사 협력도 공고합니다. 이러한 특수한 관계는 경제위기 대응에서도 서로를 최우선 파트너로 신뢰하게 만드는 기반입니다. 통화스와프 상설 협정 역시 캐나다가 미국과 경제 운명을 함께 함을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로, 2008년 합의 당시 양국 정부는 이를 두고 북미 금융안전망이 한층 강화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즉, 미국은 캐나다를 자기와 같은 “기축통화 클럽”의 일원으로 간주하여 금융위기 시 무제한 지원을 약속한 것이고 , 캐나다는 이에 상응하는 책임으로 금융안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캐나다 통화스와프는 세계에서 가장 긴밀한 경제관계를 맺은 두 나라가 공동의 통화방어선을 구축했다는 의미를 가지며, 이는 북미 지역의 금융안정은 물론 글로벌 안정에도 중요한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 및 뉴욕연준의 공식 보도자료와 FAQ  ,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 그리고 주요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여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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