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전체 유물 수 및 보존 현황 개요
• 소장 유물 규모: 일본 나라 동대사 쇼소인(正倉院)에는 약 9,000점에 달하는 7~9세기 고대 유물이 소장되어 있다 . 이는 일본뿐 아니라 백제·신라, 당나라, 인도, 사산조 페르시아 등지에서 온 희귀 유물들을 망라하며, 오늘날까지 온전한 상태로 보존 관리되고 있다 . 유물의 종류도 불경과 문서부터 공예품・악기・직물까지 매우 다양하다.
• 유물 봉헌과 관리: 쇼소인은 원래 8세기 중엽 쇼무 천황의 유품을 그의 배우자 고묘 황후가 동대사 대불전에 봉헌하면서 황실 보물창고가 되었다 . 이후 황실과 귀족들이 기증한 보물과 문서들이 더해져 막대한 유물이 축적되었으며, 고대부터 칙봉(勅封)으로 봉인되어 천황의 명령 없이 개봉할 수 없는 공간으로 관리되었다 . 현재 쇼소인 보물들은 오래된 목조 창고(쇼소인 정창) 옆의 현대식 수장고에 보관되며, 일본 궁내청(宮内庁)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 . 이 때문에 여타 국보와 달리 쇼소인 유물 자체에는 공식 문화재 지정이 되어 있지 않으나, 쇼소인 정창 건물은 예외적으로 세계유산의 일부이자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 엄격한 보존 하에 대부분 유물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직물 유물 등은 산포(散布)를 막기 위한 특별 처리도 이루어졌다.
• 공개 현황: 쇼소인 유물은 평소 비공개로 내부 연구자들만 점검할 수 있고, 매년 가을 1회에 한하여 약 50~60점 가량이 나라국립박물관의 “쇼소인전(正倉院展)” 특별전 형식으로 일반 공개된다 . 전시는 1946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으로, 전문 학예사가 수십일에 걸쳐 신중히 점검·진열하며 약 2주간 열리고 있다  . 이처럼 극히 일부 유물만 제한적으로 공개되어 왔기에 쇼소인 보물의 전모는 아직까지도 연구자들에게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비밀의 보물창고”로 불린다 .
2. 국보급 주요 유물 리스트 (이름・종류・시대・설명)
쇼소인에는 비록 공식 지정은 없지만 국보 또는 중요문화재급 가치를 지닌 대표 유물들이 다수 전한다 . 아래 표에 그러한 대표 보물들을 시대별・분야별로 정리하였다:
유물명 (한글 / 원어) 종류 시대 주요 특징 및 설명
나전 자단 5현비파 (螺鈿紫檀五絃琵琶) 현악기 (비파) 8세기 나라시대 자개와 보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5현 비파. 성무 천황의 애용품으로 756년 봉헌됨. 현존하는 유일한 5현비파로 희소성과 예술성이 높아 쇼소인 보물을 대표하는 국보급 악기이다  . 길이 108cm, 몸체는 남양산 자단목으로 제작됨.
조모립녀병풍 (鳥毛立女屏風) 회화 공예 (병풍) 8세기 나라시대 당나라 풍의 의상을 입은 궁정 여성들을 그린 6폭 병풍. 각 패널의 여성 옷과 장식에 실제 꿩 깃털을 입혀 화려함을 더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탈락되고 일부 흔적만 남았다 . *조모립녀(鳥毛立女)*란 새 깃털로 장식한 당풍의 여인 그림이라는 뜻으로, 황후 고묘가 헌납한 성무 천황의 유품 목록(국가진보장)에 기록된 유명한 작품이다.
적칠문관목주자 (赤漆文欟木御厨子) 목공예 (장식장) 7세기 아스카시대 아름다운 느티나무 목질이 드러나는 붉은 옻칠의 소형 장식장(높이 102cm). 천무~지토 천황 시대의 궁중 공예품으로, 쇼소인 보물 중 제작 연대가 가장 오래된 편에 속한다 . 6대에 걸쳐 황실에 전승되다가 고켄 천황(고묘 황후의 딸)이 봉납하였으며, 내부에 성무 천황 친필의 서적과 옥책, 광명황후(고묘)의 글씨 등 황실 문물이 함께 보관되어 특별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 일본에는 현존 유사가 없고, 제작 기법상 백제 계통의 목칠공예 영향이 주목되는 국보적 유물이다 .
란자타이 (蘭奢待, 난자대) 향재 (침향 목재) 8세기 이전 쇼소인에 소장된 길이 약 1.56m, 무게 11.6kg의 거대한 침향나무 덩어리로, 천하제일의 명향이라 불린다 . 고대 황숙향(黃熟香)으로 기록된 이 향목은 실내에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최고급 향료로서, 역대 권력자들이 탐냈던 보물이다. 무로마치시대에 足利義政(아시카가 요시마사)・센고쿠시대에 오다 노부나가 등이 이 향목을 특별히 꺼내 일부 잘라서 감향한 기록이 있으며, 현재 대부분이 쇼소인에 남아 엄격히 보관된다. 원산지는 동남아시아로 추정되며(현대 과학분석 결과 라오스~베트남 지역 가능성) 일본 향문화와 교역사를 상징하는 전설적 유물이다 .
나전팔각거울 (平螺鈿背八角鏡) 금속공예 (동경) 8세기 나라시대 등면에 자개와 보석으로 화려하게 무늬를 넣은 팔각형 청동거울. 쇼소인에는 이런 나전 장식 거울이 여러 점 있는데, 제작에 동원된 재료가 각국에서 온 것이 특징이다. 밤빛처럼 빛나는 야광조개(나전)와 거북 등딱지는 동남아산, 호박은 미얀마 또는 중국산, 터키석은 이란산, 청금석(라피스 라줄리)은 아프가니스탄산으로 구성되어 있어 쇼소인 보물의 국제성을 보여준다 . 거울 외곽에는 한시(五言律詩)가 새겨져 있는데, 외로이 이국에 와 있는 신하가 거울 속 봉황과 용을 보며 임금을 그리워한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 정교한 세공과 당대 세계 각지의 재료가 집약된 걸작으로 평가된다.
https://valuable12.com/entry/나라-시대710794-서민-문화-조사
3. 불교 관련 유물
쇼소인에는 8세기 나라 불교문화를 반영하는 다수의 불교 유물이 전한다. 불상이나 불구(佛具), 경전류, 의식구 등 주요 불교계 유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불경 및 사경(寫經) 유물: 불교 경전과 관련 문헌을 비롯한 성물(聖語)이 다수 보존되어 있다. 예를 들어 쇼소인 중창에는 신라에서 전래된 화엄경 주석서의 책 겉덮개 ‘화엄경론질(華嚴經論帙)’이 완품으로 소장되어 있다 . 1933년 이 화엄경론질을 해체 수리하는 과정에서 내부에서 통일신라 3개 촌락의 호구기록 문서가 나온 일이 있어, 해당 사경의 제작・봉입 시기가 8세기 초반(경덕왕 14년, 755년경)임이 확인되었다 . 이밖에 정창원 성어장(聖語蔵)에는 다양한 불경과 논서(예: 대방광불화엄경, 대지도론, 십지경론 등)의 필사본이 엄격히 봉안되어 있으며, 일부는 현존 최고(最古)의 사경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  .
• 향로와 공양구(供養具): 불교 의례에 사용된 각종 향로・공양구도 보물로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백석제 향로(白石火舎)가 유명한데, 순백의 대리석으로 만든 원형 화로에 다섯 개의 금동 사자상 다리가 받치는 형태의 좌등(座燈) 겸 향로이다 . 동일한 규격의 한 쌍으로 존재하며, 불전(佛前)의 좌우에 배치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 그 외에 불상 앞에 올리는 향로대, 촛대, 금은제 바리(鉢) 등도 다양하게 전한다.
• 불교 의식구 및 장엄구: 법회나 불전에 쓰이는 각종 장엄구도 쇼소인 보물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불교식 깃발인 번(幡)류와 불단 장식이 다수인데, 색견직으로 만든 불상화 그림 번(彩絵仏像幡), 금동제 불번(金銅幡) 등이 있다 . 또 불감(佛龕)의 문짝을 장식한 칠기 패널 , 불단을 꾸미는 운문·화문 금속 장식판(금동운화형 재문)과 봉황형 장식판 등 금공예 장엄구도 전해진다 . 이밖에 사찰 건축에 매달았던 작은 금동 풍경(風磬)이나 진탁(鎭鐸)(탑의 네모서리에 다는 방울) 등도 포함되어, 8세기 불교 의례와 건축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준다 .
• 불상 및 불화 관련: 쇼소인 자체에는 대형 불상은 없으나, 불상 도안이나 작은 모형, 불화 등이 남아 있다. 예를 들어 墨画仏像(먹으로 그린 불상 초안도)이나 仏像型 목제 조각 등이 보이며 , 이는 나라 시대 불상의 조성 과정과 양식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또한 천개(天蓋)에 달았던 직물 장식조각들이나 탱화의 일부도 직물 파편 형태로 발견되어 불교 미술사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
4. 직물・의류・보자기 유물
나라 시대 왕실과 사원의 직물문화를 보여주는 다채로운 직물류 유물이 쇼소인에 보존되어 있다. 비단, 마직물 등의 옷감뿐만 아니라 제사용 천, 보자기, 덮개류 등이 남아 있으며 상당수는 색상이 바래거나 단편만 전한다.
• 직물 조각(正倉院裂): 가장 유명한 것은 쇼소인에 봉납되었다가 훼손된 옛 직물의 단편들이다. 메이지 시대 정부는 1000년 이상 지난 쇼소인 직물 유물 중 학술적 가치가 높은 직물 약 400점을 선별하여 연구와 보존을 위해 각각 유리판에 끼운 표본첩(見本帳) 형태로 제작, 국립박물관 등에 배포하였다 . 이를 가리켜 오늘날 쇼소인 열(裂)”이라 부른다. 이 직물들은 8세기 천평문화(天平文化)의 화려한 문양과 고도의 염색·직조 기법을 간직하고 있어, 작은 조각들이지만 당시 동대사 대불 개안회 전후의 찬란한 불교미술 세계를 짐작케 한다 . 예컨대 녹색 바탕에 꽃무늬를 홀치염색한 비단, 붉은 비단에 나무와 천인을 염색한 천개(天蓋) 조각, 황금실로 수놓은 비단 등 다채로운 직물이 전한다 .
• 의류 및 복식: 쇼소인에는 천황 및 황후의 의복이나 궁중 복식 일부도 전해 내려온다. 성무 천황과 광명황후가 사용한 팔꿈치받이 쿠션(御肘枕)이나 족좌(御座席)에 씌웠던 비단 커버, 광명황후의 당의(唐衣) 조각 등이 대표적이다 . 또한 가사(袈裟)나 승복의 일부, 궁중에서 사용된 견직 양탄자 등 직물 제품이 남아 있으며, 그 문양과 기법이 당시 서역(페르시아)과 당의 비단문화 영향을 보여준다.
• 보자기・장막류: 각종 보자기와 휘장도 다수이다. 쇼소인에 봉납된 유물들은 하나같이 정교한 비단 보자기로 포장되어 있었는데, 이 보자기들 역시 함께 전해져 중요 자료가 된다. 아울러 휘장(幔)이나 커튼으로 쓰인 직물들도 발견되며, 일부는 절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포장용 직물에는 길상무늬, 연꽃당초무늬 등이 즐겨 사용되었으며, 황실 의례와 공양구를 쌌던 나염 보자기 등도 전한다.
5. 공예품 (목공・칠기・금속・유리・보석 장신구 등)
쇼소인 보물은 고대 동아시아 공예 기술의 집대성이라 할 만큼 목공, 칠기, 금속, 유리, 보석 공예품을 폭넓게 포함한다 . 몇 가지 부류별 대표 예시는 다음과 같다.
7세기 백제 양식의 붉은 옻칠 목제 장식장 ‘적칠문관목주자’. 쇼소인 목공예 중 가장 오래되고 격조 높은 궁정 목칠공예품이다 .
• 목공 및 칠기 공예: 목재와 옻칠로 만든 공예품들이 다수이다. 위 사진의 적칠문관목주자처럼 황실 가구류가 대표적이며, 그밖에 나전 칠기 상자나 목제 그릇, 칠공예 그릇(漆器)들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쇼소인에는 옻칠한 나무 합(盒), 칠기 쟁반, 붓함 등 일상 용품부터 악기와 반주(盤柱) 등까지 다양하다. 특히 옻칠 거울상자나 옥충(玉筒) 같은 공예품에는 자개, 금은, 보석으로 정교하게 상감·채색되어 나라시대 공예의 절정을 보여준다 . 목공품 중에는 바둑판함이나 악기 케이스처럼 신라나 백제에서 전해진 것으로 보이는 작품도 있어 흥미롭다.
• 금속 공예: 청동기부터 귀금속 공예까지 폭넓다. 청동경(동경), 동제 완함(팔찌), 금은제 용기 등이 포함되며, 많은 금속 공예품은 앞서 언급한 팔각 거울처럼 정교한 세공과 국제적 소재 사용이 특징이다. 무구류로는 장식큰칼(飾太刀), 철제 갑옷 부품, 작은 동종 등도 남아 있다. 쇼소인 금속공예는 동시대 당나라나 신라의 공예 기법과 교류를 잘 보여주는데, 한 예로 쇼소인 소장의 은제 그릇 받침이 백제 미륵사탑 사리기의 금속 공예와 흡사하여 백제 장인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도 있다 . 또한 일부 금속 장식 문양은 부여 능산리 고분 출토품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어, 8세기 이전 한반도와의 공예 기술 교류를 뒷받침한다 .
• 유리 공예: 쇼소인에는 동서무역을 통해 전해진 고대 유리기가 잘 보존되어 있다. 유리잔과 병들이 대표적이며, 그 중에는 투명도를 띤 얇은 컷글라스 백유리완(白琉璃碗), 깊은 코발트색의 청유리배(瑠璃坏) 등이 있다. 이러한 유리그릇들은 알칼리 함유 석회유리로 만들어졌는데, 학자들은 사산조 페르시아에서 제작된 것으로 본다 . 파란 유리잔(瑠璃坏)은 은으로 만든 굽다리가 달려 있으며, 빛에 비추면 마치 포도주잔 같은 형태미를 자랑한다 . 이처럼 쇼소인 유물 중 다수 유리 공예품은 제작 기법이나 양식 면에서 중앙아시아~이란 지역의 영향을 보여주며, 당시 실크로드를 통한 교류의 증거로 평가된다 .
• 보석 및 장신구: 각종 보석류와 장신구도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쇼소인에는 마노, 비취, 호박, 유리 등으로 만든 곡옥과 구슬들이 상당수 있으며, 이는 장신구나 불교 의식장식에 사용된 것이다. 또한 칠보 공예(七宝) 기법으로 제작된 귀한 장신구도 현존한다. 특히 쇼소인 귀걸이와 목걸이 일부는 금과 각종 보석, 유리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당시 귀족들의 공예 수준을 보여준다. 앞서 소개한 나전팔각경 같은 경우도 표면에 여러 보석을 박아 꾸민 일종의 장신구적 성격을 띠는데 , 이러한 유물들은 8세기 이전 동아시아의 금속공예와 보석세공 기술을 오늘날에 전하는 귀중한 자료이다.
6. 도자기・유리・외래품 (페르시아・당・신라 등 교역품)
쇼소인 보물의 구성은 일본 국내물뿐 아니라 당대 국제 교류의 산물들을 그대로 간직한 점에서 세계적인 의의를 지닌다  . 페르시아, 중앙아시아, 중국 당, 한반도 신라・백제 등지에서 전해진 무역품과 외래품이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다. 그 주요 예시는 아래와 같다.
8세기경 쇼소인에 전해진 신라산 바둑판. 소나무 재질의 판 위에 상아로 바둑선을 긋고 금박으로 화점(花點)을 표시했으며, 바둑돌을 보관하는 서랍이 달린 정교한 작품이다 . 일본 학계에서는 이 바둑판이 신라에서 제작되어 헌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 한반도 계통 유물: 쇼소인에는 삼국시대 한반도에서 건너온 보물이 다수 있다. 대표적으로 백제 또는 신라의 바둑판과 바둑알, 백제 의자왕 관련 목제 가구, 신라 금(琴)(가야금 계통 현악기) 등이 확인된다  . 특히 목제 바둑판(목화자단기국으로 불림)과 바둑돌 세트는 상아와 나전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한반도에 현존례가 없는 진귀한 유물이다 . 또한 통일신라의 촌락 호구조사 문서, 신라산 먹(墨), 신라 금 주화 등도 발견되어, 일본과 신라의 교역 관계를 보여준다  . 이들 유물은 백제·신라를 비롯한 한일 간 무역과 선물 교류의 실물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 당나라 및 중국 유물: 쇼소인 보물에는 당(唐) 문화권의 물품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당나라에서 전해진 비단류나 악기, 은제 식기 등이 기록에 나타난다 . 실제로 쇼소인 악기 중에는 당비파로 불리는 형태의 것이 있고, 당에서 사용된 악곡 악보(당나라 음악 관련 목간 기록)도 발견되었다. 또한 당삼채(唐三彩)와 같이 당대 유행한 도자 소형품이 포함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쇼소인에 보존된 약물(藥物) 중에는 당나라 약재와 향료가 많아, 나라시대 일본이 당과 활발히 교역했음을 보여준다 .
• 서역(페르시아 등) 물품: 8세기 쇼소인에는 서역의 진귀한 보물들도 다수 도달해 있었다. 앞서 언급한 페르시아 유리잔(瑠璃杯)과 백유리완이 대표적이며 , 그 밖에 페르시아 직물이나 중앙아시아 양탄자, 향료 등이 황실에 헌납되었다. 특히 쇼소인에 보관된 비단 염료나 향신료 가운데는 서아시아・인도産도 있어, 당시 광범위한 무역 네트워크를 짐작케 한다 . 이슬람 지역에서 전해진 유리구슬 목걸이, 보석류도 있으며, 이는 일본에는 없는 형태와 기법으로 제작되어 연구되고 있다.
• 남아시아・기타 지역: 기록에 따르면 인도나 동남아에서 전해진 보물도 있다. 예컨대 유리그릇 중 일부는 인도산이라는 설이 있고, 불교 성물 관련으로 인도산 재료(보리수 잎, 불사리 등)가 쇼소인에 봉납된 바 있다. 또한 향목(蘭奢待)의 원산지가 동남아로 추정되듯, 동남아시아 교역품(진주, 코뿔소 뿔 등)도 쇼소인 목록에 나타난다  . 이처럼 쇼소인 보물은 당시 일본이 동아시아동남아서아시아에 이르는 광역 교역망의 중심에 있었음을 증언하는 일종의 타임캡슐이라 할 수 있다 .
7. 정창원 특별전시 및 디지털 아카이브
• 쇼소인 특별전시: 앞서 언급했듯 쇼소인 유물은 매년 가을 나라국립박물관의 “쇼소인전”을 통해 일부가 공개된다. 올해(2025년)까지 제77회를 맞이한 이 전시는 쇼소인 보물의 다양한 면모를 국민에게 선보이는 자리로, 해마다 50~70점 내외의 유물이 출품된다 . 전시품은 북창・중창・남창 각 부소별로 엄선되며, 황실 관련품, 불교미술품, 공예품, 직물 등 테마별로 구성된다. 예컨대 제77회 전시에서는 비단으로 만든 어골(御軺), 페르시아산 청유리잔, 광명황후 친필 경전 등 화제가 된 보물이 출품되었다. 쇼소인전은 매회 수십만 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전시로, 이를 통해 그간 봉인되었던 보물을 국민이 직접 접하고 감상할 수 있다.
• 디지털 아카이브: 최근 궁내청은 “쇼소인 보물 검색”이라는 공식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쇼소인 유물의 공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5년 7월 시점으로 이 디지털 아카이브에는 북창 464점, 중창 465점, 남창 505점 등 총 1,434점의 보물 정보가 공개되어 있으며, 관련 사진 약 4,872장도 열람할 수 있다 . 웹사이트에서는 유물 하나하나에 대한 상세 설명과 고해상도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어 연구자와 일반인 모두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 또한 쇼소인 연보(紀要)와 자료도 PDF로 공개되어 학술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도 디지털 아카이브에 더 많은 유물이 추가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정창원 보물을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이 확충되고 있다.
참고 자료: 일본 궁내청 쇼소인 사무소 공식 사이트 , 나라국립박물관 쇼소인전 도록  , 경향신문·불교저널 등 언론 보도  , 쇼소인 디지털 아카이브 검색 자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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