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이란? – AI 시대의 핵심 메모리 기술

HBM(High Bandwidth Memory)은 2013년 처음 등장한 고대역폭 메모리 기술로,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면적을 절약하고 전력 소모를 낮춘 것이 특징입니다 . 이렇게 적층된 메모리는 일반 메모리보다 한 번에 전달할 수 있는 데이터량(대역폭)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인공지능(AI)이나 고성능 컴퓨팅(HPC)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반도체 칩에 최적화된 솔루션입니다 . 예를 들어 거대한 AI 모델을 학습시키거나 초고화질 그래픽을 실시간 렌더링할 때, HBM은 빠르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 AI 붐으로 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 메모리는 반도체 업계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
현재 전 세계 HBM 시장은 소위 빅3라 불리는 소수 업체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SK하이닉스가 이 분야를 선도해왔고(엔비디아와 같은 AI 칩 기업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을 정도입니다), 미국 마이크론이 그 뒤를 잇는 구조입니다 . 이 기업 모두 가장 최신 세대인 HBM3(4세대) 제품을 제조 중이며, 차세대인 HBM3E(5세대)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율 조절에 실패한 삼성은 논외이지만, 이러한 독과점 체제 덕분에 그동안 HBM 시장에서는 한국 업체들의 기술력과 공급력이 경쟁자 대비 몇 년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CXMT, 화웨이에 HBM3 샘플 공급 시작 – 중국의 본격 도전장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중국 메모리 기업 CXMT(ChangXin Memory Technologies)가 HBM 시장에 본격 뛰어들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 2025년 8월,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CXMT는 자체 개발한 HBM3 제품을 샘플 형태로 일부 고객사에 전달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그 중에는 중국 최대 ICT 기업인 화웨이(Huawei)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당초 업계에서는 CXMT가 올해 말쯤에야 고객사들에게 HBM3 시험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측보다 이른 여름 무렵에 샘플 공급이 시작된 것입니다 . 이는 CXMT의 개발 속도가 기대 이상으로 빨랐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CXMT가 화웨이에 공급한 HBM3 샘플은 현재 양산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단계로 전해졌습니다 . 화웨이는 이 메모리 칩을 받아 자사에서 개발 중인 AI 반도체를 완성할 계획인데, 이는 곧 화웨이가 국산 HBM을 탑재한 AI 칩을 대량 생산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화웨이는 자사 AI 프로세서인 ‘Ascend 910’ 시리즈 등에 HBM2 메모리를 활용해왔으며, 최근 차세대 모델인 Ascend 910C 칩도 공개한 바 있습니다 . 화웨이는 그동안 AI 칩 개발에서 초고속 메모리 확보가 관건이었는데, CXMT로부터 HBM3을 조달함으로써 메모리 부분의 자급화를 이루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화웨이는 이번 AI 칩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도 중국 내 팹리스 업체로부터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전체적으로 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 이는 미국의 수출 규제로 첨단 반도체 입수가 어려워진 화웨이가 찾아낸 돌파구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미국 정부는 메모리 칩 자체를 수출 금지 품목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최신 HBM3 제조에는 미국 기술이 사용되기 때문에 화웨이 등 제재 대상 기업은 기존 공급망을 통해 HBM3을 얻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CXMT와 화웨이의 협력은 이러한 제재의 빈틈을 메꾸는 중요한 시도로 평가됩니다.
메모리 시장 지각변동 – ‘빅3’에서 ‘빅4’로?
CXMT의 HBM3 진입으로, 그동안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주도해온 HBM 시장의 ‘빅3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HBM은 AI 붐에 힘입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분야라 신규 경쟁자의 등장은 시장 판도를 바꿀 직접적인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 이번 CXMT의 샘플 공급으로 중국 업체가 HBM 시장에 가세하면서 향후 글로벌 HBM 시장이 ‘빅4’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 실제로 CXMT가 화웨이를 비롯한 여러 고객사에 HBM3 시험 공급을 마쳤고, 연내 양산에 성공하게 되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 HBM 공급업체로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HBM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빠르게 4세대 HBM 제품을 따라잡는 모습에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CXMT가 곧바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등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강자들에게 HBM3는 이미 익숙한 기술이라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을지 모르나,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빨라진 점은 분명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즉 당장 CXMT의 HBM3이 기술 성숙도나 신뢰성 면에서 선두 업체들을 단숨에 따라잡았다고 보긴 어려워도, 추격의 속도만큼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에 한국과 미국 기업들이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CXMT의 발전 속도는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CXMT의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올해 약 7%로, 미미하던 2010년대에 비해 크게 성장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2027년에는 점유율이 두 자릿수(1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불과 10여 년 만에 CXMT가 글로벌 메모리 강자로 부상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 CXMT는 2016년 창립된 신생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2020년 미국의 대중국 제재 이후 정부 지원을 발판삼아 공격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장해왔습니다 . 그 결과 일반 PC·모바일용 범용 D램부터 최신 DDR5 메모리까지 잇따라 출시하며 기술 격차를 급속히 좁히고 있습니다 . 한 연구 분석은 “범용 D램 시장에서 중국 CXMT의 무서운 추격이 진행되고 있고, HBM 분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이는 메모리 시장의 지형도가 재편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 – 긴장의 속도계가 빨라졌다
이번 CXMT의 HBM3 도전은 한국의 메모리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중요한 함의를 지닙니다. 두 기업은 HBM 기술에서 세계 최정상을 지켜왔고, 특히 SK하이닉스는 AI 분야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며 큰 실적을 거둔 바 있습니다. HBM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라 메모리 가격 하락 압박이 있는 일반 D램과 달리 수익성도 높아, 삼성과 하이닉스 모두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해온 분야입니다. 그런데 CXMT처럼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해 공급을 늘리기 시작하면, 중장기적으로 가격 경쟁 심화나 점유율 잠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는 CXMT의 생산량이 미미하겠지만, AI 수요 증가로 시장 파이가 커지는 상황에서 CXMT가 치고 올라오면 한국 업체들의 독점적 지위가 약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그동안 중국의 AI 칩 제조사들은 HBM 메모리를 주로 한국과 미국 업체에 의존해왔지만, 미·중 갈등 속에 안정적 공급이 불투명했습니다. 이제 CXMT-Huawei 협력을 통해 중국 자체 공급망이 갖춰지면, 중국 기업들은 굳이 해외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도 필요한 HBM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제재로 막혀있던 화웨이 같은 큰 고객을 잃는 것은 물론, 앞으로 중국발 수요 증가의 과실을 공유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중국 시장은 중국산으로” 흐름이 강화되면,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이 차지하던 몫이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기술적으로도 한국 업체들은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스퍼트가 요구됩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2024년 초부터, 삼성전자는 2024년 하반기부터 각각 5세대 HBM3E 양산에 돌입하며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반면 CXMT는 이제 4세대 HBM3을 막 개발해 내년(2026년) 초 양산을 목표로 하는 수준으로, 아직 2년 정도의 기술 격차는 있습니다 . 그러나 불과 3년 전만 해도 HBM을 전혀 만들지 못했던 중국이 이제 2년 차이로 따라붙었다는 점에서, 그 속도는 이례적입니다 . 한국 업체들은 HBM4 등 차차세대 기술 개발을 앞당기고, 제품 신뢰성과 수율 면에서의 격차를 확실히 벌려놓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은 오랜 기간 축적한 메모리 설계, 제조 노하우와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초격차 유지를 위해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향후 가격 경쟁이나 기술 추격전에 휘말렸을 때에도 비교우위를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사업 환경의 차이입니다. CXMT의 경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움직이고 있어, 당장 수익성이나 효율성보다 ‘속도전’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 예컨대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CXMT의 HBM 초기 제품은 수율(전체 생산 중 정상품 비율)이 높지 않고 전력 효율도 선두 기업 대비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뒷받침하는 CXMT는 이러한 단점을 감수하고도 일단 국내 공급부터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 반면 삼성과 하이닉스는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품질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입장이라, 함부로 낮은 수율의 제품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이는 중국 업체의 공격적인 추격에 대응하면서도 자칫 수익성 악화를 피해야 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딜레마를 안겨줄 수 있습니다. 요컨대 중국은 정부 지원을 무기로 “일단 만들고 보자” 식의 속전속결 전략을 구사하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기술 완성도와 사업 성과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환경인 것입니다.
향후 전망과 시사점 – 경쟁 심화, 그리고 남은 과제들
전문가들은 CXMT의 HBM3 도전이 장기적으로 메모리 시장 판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의 등장은 공급사 확대를 통해 전 세계 HBM 수요를 더 원활히 충족시켜 줄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기존 강자들에게는 시장의 파이 나눠먹기가 한층 치열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다음은 이번 사건이 시사하는 주요 포인트입니다:
• HBM 시장 구조 변화: CXMT의 합류로 HBM 분야에 사실상의 ‘빅4’ 체제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오랫동안 3개 기업이 독점해온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함에 따라, 향후 가격 협상력과 고객 확보 경쟁 구도가 새롭게 짜여질 것입니다. 메모리 업계는 이미 공급과잉 시기에 가격 급락을 겪어온 전례가 있어, 4개사의 경쟁이 지속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 중국의 기술 자립 가속: CXMT-Huawei 협력은 중국이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입니다. 첨단 메모리까지 국산화함으로써 미국 수출 규제의 충격을 완화하고, 자국 AI 산업을 외부 제약 없이 성장시키려는 포석인 것이죠 . 이는 향후에도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메모리뿐 아니라 다른 반도체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와 단기간 성과 창출을 시도할 것임을 시사합니다.
• 한국 기업들의 대응 과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 리더십을 지키기 위해 한층 발빠른 혁신이 요구됩니다. 특히 HBM4 및 그 이후 세대 개발 로드맵을 앞당겨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고대역폭 메모리의 전력 효율 개선, 열 관리, 패키징 등 부가 기술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합니다. 또한 제품 신뢰성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 측면에서 CXMT보다 앞선 가치를 지속 제공함으로써, 중국산 저가 공세에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도: 일각에서는 CXMT의 HBM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단기간 내에 삼성·하이닉스의 시장 지위를 크게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기술 격차가 아직 존재하고, 글로벌 최고 수준의 고객들은 검증된 공급업체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I 시대의 가파른 성장세를 감안하면, 2~3년 후를 내다보고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방심하면 따라잡히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메모리 업계 경쟁의 교훈입니다.
결론적으로, 중국 CXMT의 HBM3 샘플 공급 개시는 메모리 업계에 새로운 경쟁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한국 기업들이 일본·미국 기업들을 추월하며 메모리 강국이 되었듯, 이제는 중국이 한국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CXMT의 기술과 양산 능력이 선두주자 대비 부족할지라도, 국가적 지원과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특유의 추진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냉철한 시각으로 이 변화를 직시하고, 한 발 앞선 기술 개발과 철저한 품질 관리로 응전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향후에도 메모리 초강국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길임을 업계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도전 앞에 HBM 강자의 자리を 지켜낼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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