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희토류의 정의 및 분류 (경희토류/중희토류)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REE)는 주기율표상 란타넘(La, 원자번호 57)부터 루테튬(Lu, 71)까지의 15개 란타넘족 원소에 이트륨(Y, 39)과 스칸듐(Sc, 21)을 포함한 17개 원소를 통칭한다 . 화학적으로 서로 비슷한 성질을 지니며 지각 내 널리 분포하지만 경제적으로 채굴할 만한 농도로 존재하지 않아 “희토”라는 이름과 달리 흔히 얻기 어려운 금속 자원이다. 희토류는 원자량(또는 원자번호)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원자번호가 상대적으로 낮은 란타넘사마륨(LaSm) 등 7개 원소는 “경(輕)희토류”로 분류되며, 원자번호가 높은 디스프로슘루테튬(DyLu)과 이트륨, 스칸듐 등 10개 원소는 “중(重)희토류”로 구분된다 . 일반적으로 경희토류는 매장량이 비교적 많고 채굴이 쉬우며, 전자기기, 배터리, 자석 제조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반면 중희토류는 상대적으로 희귀해 가격이 훨씬 높고 첨단 자석, 촉매, 조명 등 특수 분야에 주로 사용된다 . 예를 들어 네오디뮴(Nd)·프라세오디뮴(Pr) 등 경희토류 원소들은 전기차 모터용 영구자석의 주원료로 널리 쓰이지만 비교적 흔한 편인 반면, 디스프로슘(Dy)·테르븀(Tb) 같은 중희토류 원소들은 소량이지만 첨단 모터가 고온에서도 성능을 유지하도록 첨가되어 군사 무기나 전기차 구동계 등에 필수적이다 .
2. 희토류 공급망 구조와 주요 생산국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은 중국을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량의 약 6070%를 생산하고, 정제·분리 등 가공 능력은 8590%를 차지하여 사실상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 미국지질조사국(USGS)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 약 1억1,582만 톤 중 중국 매장량이 4,400만 톤(38%)이며, 같은 해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24만 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68%에 달한다  . 그 결과 중국은 희토류 원광 채굴부터 화합물 제조, 산화물 분리, 금속 제련, 자석 제조, 재활용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갖춘 유일한 국가로서 공급망 전 단계에 걸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
중국 외 주요 생산국은 미국, 미얀마, 호주 등이 있으나 규모가 제한적이다. 미국은 2023년 약 4만 2천 톤(약 12%)의 희토류를 생산하여 중국 다음으로 큰 생산국이지만 , 미국 내 유일한 희토류 광산인 마운틴패스(Mountain Pass)가 생산한 광산물 대부분을 한때 중국으로 보내 정제해야 할 정도로 가공 분야에서는 중국 의존이 심각했다 . 미얀마는 약 3만 8천 톤(11%)으로 중희토류의 주요 공급원인데, 중국 남부와 접한 국경지대에서 비공식적으로 채굴된 이온흡착광(주로 중희토류 함유)을 중국이 들여와 정제하는 구조다  . 호주는 약 1만 7천 톤(5%)으로, 라이너스(Lynas)사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의 마운트웰드(Mt. Weld) 광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정제를 담당한다 . 그 밖에 태국, 베트남, 인도 등이 소규모 생산을 하고 있으나 각각 전 세계의 수 퍼센트 미만 수준이다 . 아래 표는 2023년 기준 주요 희토류 생산국 현황을 요약한다.
국가 2023년 생산량 (톤) 세계 점유율(%)
중국 240,000 68% 
미국 42,000 12% 
미얀마 38,000 11% 
호주 17,000 5% 
기타 (태국 등) ~15,000 ~4% 
전 세계 합계 ≈352,000 100%
중국의 희토류 생산지로는 내몽골 바오터우(包头)의 바이윤오보 광산(세계 최대 경희토류 매장지)과 장시성 등 남부 7개 성의 이온점토광상(중·중희토류 산지)이 유명하다 . 이렇듯 중국은 17개 모든 희토류를 생산하는 유일한 나라로서 1990년대 이후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는 덩샤오핑의 말처럼 전략적 육성을 거듭해왔다 . 반면 미국은 한때 세계 생산 1위였으나 환경오염 우려로 광산이 폐쇄되면서 2010년대 초까지 생산 공백을 겪었고, 호주·인도 등 다른 생산지들도 제련 과정의 방사능 폐기물 등 환경 문제로 적극적 개발을 주저하는 사이 중국이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석권하였다  . 이러한 공급망 편중은 희토류를 전략물자로 부각시켰고, 특히 중국이 2010년 일본과의 분쟁 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여 글로벌 제조업계에 큰 충격을 준 사건 이후 각국은 공급망 취약성을 재인식하게 되었다 . 현재도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각국이 부품 설계나 조달선을 다변화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희토류 공급망 구조는 중국에 집중된 상태다  .
3. 주요 희토류 광산 및 글로벌 생산 기업 현황
희토류 공급망의 upstream부터 downstream까지 중국이 주도하고 있으나, 주요 광산과 생산기업을 살펴보면 중국 내 국유기업들이 절대적이고 일부 서방 기업이 대안을 구축하는 정도다.
• 중국 북방희토그룹(北方稀土集团) – 내몽골 바오터우 소재의 희토류 기업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윤어보(白云鄂博) 광산을 운영한다. 이 광산은 풍부한 경희토류(특히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등) 매장량으로 유명하며 북방희토그룹은 중국 내 경희토류 생산의 중심이다. 2021~2022년 중국 정부의 산업 재편으로 북방희토는 경희토 생산을 주관하는 핵심 기업으로 자리잡았고, 2024년 현재 중국 희토류 채굴 쿼터의 약 70%를 담당하여 중국 내 최대 생산업체로 군림한다 .
• 중국희토그룹(中国稀土集团) – 2021년 말 여러 국유기업들을 통합해 신설된 거대 기업으로, 장시성 등 중국 남부 이온점토 광산의 중(重)희토류 생산을 주도한다 . 중국희토그룹은 광둥성, 쓰촨성 등의 광산도 아우르며, 디스프로슘, 테르븀 등 중희토류 정제에 특화되어 있다. 2024년부터 북방희토와 함께 중국 내 두 개의 희토류 거인으로 양분되어, 중희토류 채굴 쿼터는 전량 중국희토그룹에 배정될 만큼 전략적 역할을 맡고 있다 . 이로써 중국은 북방(경희토)과 남방(중희토) 두 기업 체제로 희토류 생산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 MP 머티리얼스(MP Materials) – 미국의 희토류 기업으로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 광산을 운영한다. 이 광산은 한때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지였으나 2002년 환경 문제로 폐쇄되었다가, MP머티리얼스가 2017년 재가동하여 현재 미국 유일의 상업적 희토류 생산원으로 자리잡았다 . 마운틴패스는 주로 경희토류가 산출되며, 2020년경 세계 생산의 약 15%를 공급했다 . 그러나 채굴된 원료의 정제를 대부분 중국에 의존하던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미국 국방부 지원으로 2023년 자체 정제시설을 구축했고, 2025년부터는 네바다주에 자석 공장도 가동할 계획이다 . 다만 업계 평가는 “MP머티리얼스의 새로운 자석 공장이 최대 풀가동하더라도 중국의 하루 생산량에 불과”할 것이라고 할 정도로 중국과 격차가 큰 상황이다 .
• 라이너스(Lynas) 레어어스 – 호주의 희토류 전문 기업으로 중국 외에서는 최대 생산업체이다. 서호주 Mt. Weld 광산에서 채굴한 희토류 원료를 말레이시아 쿠안탄의 LAMP 정제공장에서 처리하여,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산화물 등을 연 2만 톤 이상 생산한다. 라이너스는 2010년대 초 일본 정부(JOGMEC)의 투자로 성장하여 한때 세계 희토류 분리산업의 12% 내외를 담당했고 , 일본 업체들의 핵심 공급원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미국 텍사스에 경희토류 정제공장을 건설하는 등 미·일 공급망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했다 .
• 그 밖의 기업 및 프로젝트 – 중국 기업 셩허자원(盛和资源, Shenghe)은 글로벌 희토류 광산 투자에 활발하여, 미 MP머티리얼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그린란드·아프리카 등 신규 광산 개발에도 관여한다 . 인도의 IREL, 러시아의 솔리카м스크 등이 자국 내 자원을 소규모 생산하지만 세계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한편 미얀마 광산들은 공식 기업이라기보다 중국과 연계된 소규모 채굴상들이 많아 환경파괴와 밀수를 통해 공급되는 문제가 있다 . 선진국들도 캐나다, 유럽 등에 희토류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지만, 탐사부터 제련 인프라 구축까지 수년이 소요되어 향후 몇 년간은 중국·호주·미국이 주요 공급원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4. 주요 수출입 정책 및 무역 제한 사례
희토류는 지정학적 갈등에서 교역 제한 수단으로 자주 거론되어 왔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2010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이다. 2010년 중국은 희토류 연간 수출쿼터를 전년 대비 40% 삭감하고 수출관세를 인상했는데, 마침 센카쿠 열도 분쟁으로 중국 어선 선장이 일본에 체포되자 중국 정부는 일본으로의 희토류 선적을 일시 중단했다 . 이로 인해 당시 일본 첨단 제조업이 큰 혼란에 빠졌고, 일본 정부가 단 2주 만에 선장을 석방할 정도로 압박을 받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희토류 비축 확대와 공급선 다변화에 착수했으며, 미국·EU는 중국을 WTO에 제소하여 2014년 희토류 수출쿼터 정책을 철회시키기도 했다 . 2015년부터 중국은 공식 쿼터제를 폐지하고 대신 내부 생산총량 규제로 전환했으나 , 여전히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통제하면서 대외 영향력을 유지해왔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2018~2019년경 중국은 희토류를 “대미 보복 카드”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 2019년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이 중국산 희토류 없이는 첨단무기를 만들 수 없다”*며 수출 제한 가능성을 시사했고, 미국 국방부는 자국 국방산업이 중국 희토류 의존에 취약함을 인정하기도 했다. 실제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이러한 언급만으로도 시장에 가격 불안과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촉발시켰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 2023년 8월 중국 정부는 갈륨·저마늄 등 반도체용 희소금속에 대한 수출통제를 시행한 데 이어  2025년 4월 4일부터 중희토류 7종과 관련 자석제품에 대해 수출허가제를 도입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 이 조치로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등의 원소와 이들을 함유한 자석의 대외 공급이 엄격히 통제되었다 . 중국은 국가안보를 위한 정상적 수출규제”라고 주장했으나 , 사실상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 등에 맞선 대응으로 해석된다. 이로 인해 2025년 4~5월 중국산 자석의 대외 출하가 급감하여, 전 세계 희토류 자석 수출량이 전년 대비 43% 감소했고 한국향 수출은 76%나 급락하는 등 파장이 현실화되었다 . 가격도 단기간에 급등하여 디스프로슘 금속 가격이 두 달 새 6배 폭등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
이처럼 희토류 무역제한 사례들은 가격 폭등과 시장 교란을 초래해왔다. 아래 그림은 2009~2011년 중국의 수출규제가 디스프로슘 산화물 가격을 31개월 간 26배 폭등시킨 사례를 보여준다. 2009년 톤당 9만 달러 수준이던 디스프로슘 산화물(Dy₂O₃) 가격은 중국의 수출쿼터 축소 및 일본향 봉쇄조치 등이 겹치며 2011년 8월 톤당 237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 이후 WTO 판정으로 중국이 쿼터를 해제하고 신규 생산이 늘어나면서 2015년경 안정세를 찾았지만, 이 기간 산업계는 희토류 공급망의 위험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희토류는 중국이 국제 무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렛대로 인식되고 있다. 수출관세 부과, 수출허가제 도입 등 중국의 정책 변화가 곧바로 글로벌 희토류 가격과 수급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 이를 계기로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은 희토류 공급망을 국가안보 사안으로 격상시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반대로 중국 입장에서는 희토류가 전략적 자원무기인 만큼, 향후에도 첨단기술 분야의 갈등 시 수출통제 강화나 비공식적 공급제한 조치가 반복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5. 희토류 가격 동향 및 시장 규모 추이 (2010년대 이후)
희토류 가격은 2010년대 초반 극심한 변동을 겪은 후 한동안 안정되었다가, 최근 전기차 등 신수요 확대에 따라 다시 상승세와 변동성을 보이는 추세다. 2010년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로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주요 희토류 산화물 가격은 불과 1~2년 만에 약 10배 급등했고 , 2011년 중반에는 디스프로슘 산화물이 연초 대비 8배 이상 폭등하는 등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중국이 수출쿼터를 완화하고 호주 라이너스 등의 신규 공급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가격 거품이 빠르게 꺼져 2015년경에는 2010년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 예를 들어 톤당 200만 달러를 넘었던 디스프로슘 산화물 가격은 2015년경 18만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
2010년대 중반 이후 희토류 시장은 비교적 안정기에 접어들었으나, 2017년 이후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다시 상승 압력이 나타났다. 2018년 초와 2021년 초를 비교하면 네오디뮴 산화물 가격이 $65/kg에서 $114/kg으로, 디스프로슘 산화물은 $280/kg에서 $470/kg으로 거의 2배씩 상승하여 2011년만큼은 아니지만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 이는 전기차 모터용 NdFeB 자석 수요 폭발과 중국의 희토류 생산 총량 통제 정책(특히 환경오염을 이유로 한 중희토 생산 제한)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 2022년경에는 코로나 이후 경기회복과 중국 내 코로나 봉쇄 완화 기대 등으로 한때 가격이 급등했다가, 2023년 중국 경기둔화로 수요가 주춤하며 일부 희토류 가격이 하락하는 등 변동성도 나타났다. 네오디뮴 자석 가격지수는 2022년 초 정점을 찍은 후 2023년에 30~40% 하락하는 등 단기 조정이 발생했고 , 2025년 중반 들어서는 다시 중국의 수출규제 이슈로 반등 조짐을 보이는 등 희토류 시장은 정책·수요 요인에 민감한 추이를 보여준다.
시장 규모 측면에서 보면, 희토류 원자재의 연간 글로벌 거래 규모는 약 3~5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며 , 완제품 가치로 따져도 2021년 약 53억 달러에서 2026년 96억 달러로 연평균 12% 성장이 예상될 만큼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 세계 총생산량은 2010년 약 13만 톤에서 2020년 21만 톤, 2023년 35만 톤으로 10여 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하여 시장 저변이 크게 넓어졌다  . 이는 전기차, 풍력발전 등 첨단산업 수요 증가에 따른 구조적 성장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기차 모터와 풍력터빈용 희토류 수요가 2040년까지 최소 3배, 기후목표 시나리오에서는 7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다시 말해 향후 수요 확대가 지속되는 한 희토류 가격은 중장기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시장의 크기도 2030년대에는 현재의 몇 배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경기 상황, 무역정책 변화 등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가격 변동성이 큰 특징을 보일 전망이다.
6. 희토류의 핵심 활용 분야
희토류는 다양한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며, 특히 영구자석, 촉매, 광학, 전자부품 분야에서 필수적 역할을 한다. 주요 활용 분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전기차 모터 및 하이브리드 차량: 희토류의 가장 주목받는 용도는 네오디뮴-철-보론(NdFeB) 영구자석으로, 전기자동차(EV) 구동 모터의 핵심부품이다. NdFeB자석에는 네오디뮴(Nd)과 프라세오디뮴(Pr) 등 경희토류가 주성분으로 들어가고, 모터의 내열 성능을 높이기 위해 디스프로슘(Dy), 테르븀(Tb) 같은 중희토류가 소량 첨가된다 . 전기차 1대당 2~3kg가량의 희토류 자석이 사용되며, 높은 출력과 고효율을 위해 희토류 자석 모터가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2020년대 들어 EV 생산이 급증함에 따라 이 분야 희토류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가령 테슬라, 폭스바겐 등은 신차에 희토류 자석 모터를 채택하고 있으며, IEA는 전기차 모터용 희토류 수요가 2040년까지 7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
• 풍력발전 터빈: 대형 풍력터빈, 특히 직구동식(gearless) 풍력발전기에는 고성능 영구자석이 필요하여 발전기 1MW당 약 200kg 안팎의 NdFeB자석이 들어간다. 해상풍력은 대형 터빈이 주류여서 터빈당 수백 kg 이상의 희토류 자석이 사용되므로, 풍력산업의 성장 역시 희토류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영국 등 풍력 선진국의 통계를 보면 풍력 1GW 증설 시 수백 톤의 네오디뮴이 필요하며, 2040년까지 풍력부문의 희토류 수요가 3~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일부 제조사는 희토류가 필요없는 발전기 설계(예: 기어박스식)를 채택하기도 하지만, 직구동 방식의 효율과 유지비용 이점으로 인해 희토류 자석 채용이 늘고 있다.
• 전자제품 (스마트폰 등):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는 희토류 자석과 부품이 다수 들어간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스피커와 진동모터, 카메라의 초점구동 장치 등에 소형 네오디뮴 자석이 쓰이며, 디스플레이의 형광체에도 유로퓸(Eu), 테르븀(Tb) 등의 희토류가 사용된다 . 또한 하드디스크 구동장치, 이어폰, 마이크로폰 등에도 Nd 자석이 필수다. 한 대의 스마트폰에는 몇십 mg의 희토류가 포함되지만, 전 세계 수십억 대의 스마트 기기를 합치면 상당한 수요가 된다. 이 밖에 가전제품(냉장고, 에어컨 컴프레서 모터 등), 사운드 시스템, LED 조명(인광 물질)에도 희토류 소재가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 군수 및 항공우주: 전투기, 미사일, 레이더, 위성 등 현대 군사기술에는 희토류가 다방면으로 쓰인다. 예컨대 F-35 스텔스 전투기 한 대에는 약 417~440kg의 희토류 소재가 각종 전자장비와 합금에 사용되고,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한 척에는 무려 4.2톤 이상의 희토류가 들어간다고 알려져 있다  . 전투기 엔진의 고온부 코팅에는 이트륨(Y)이 들어가고, 유도 미사일의 조향모터에는 희토류 자석이 필수적이며, 야간투시경과 레이저거리측정기에는 네오디뮴, 세륨 등의 희토류가 쓰이는 등 없으면 안 될 역할을 한다 . 미 국방부는 “희토류 없이는 미군의 무기 기술도 무용지물”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희토류 공급은 안보와 직결되는 요소다.
• 석유화학 촉매 및 산업: 희토류는 석유 정제 촉매와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용 촉매변환기에도 핵심적으로 활용된다. 세륨(Ce)과 란타넘(La)은 석유 정유공정의 크래킹 촉매에 첨가되어 연료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자동차의 삼원촉매에도 산소저장재로 쓰여 일산화탄소 등을 제거한다 . 이러한 촉매용 수요는 희토류 전체 수요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전통적인 용도로, 특히 Ce, La 등 경희토류 수요의 상당 부분을 구성한다. 이밖에 니켈-수소 전기차 배터리(La-Ni 합금), 광섬유 도핑재(Er븀), X-ray 영상 증강스크린(Tb), 광학유리 착색제(Nd) 등 과학기술 전반에 희토류가 폭넓게 쓰이고 있어, *“희토류 없이는 스마트폰·전기차·전투기·원자력잠수함을 만들 수 없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다 .
7. 한국의 희토류 수입 구조 및 주요 공급국
한국은 대부분의 희토류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며, 그 공급국 구조가 매우 편중되어 있다. 2020년대 현재 한국의 희토류 원료 수입은 중국산 비중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역시 국내 수요 희토류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며 , 이는 중국 외 국가로부터의 대체 조달선이 거의 마땅치 않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중국은 한국의 희토류 금속·산화물 최대 공급원으로, 관세청 무역통계상 HS2805.30(희토류 금속) 수입액의 7080% 이상이 중국산이다. 일본, 프랑스, 에스토니아 등 일부 국가가 나머지 물량을 차지하지만, 이들은 중국산 원료를 재가공하거나 특정 품목만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출처도 중국에 묶여 있는 셈이다.
품목별로 보면 한국은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등 경희토류 산화물과 영구자석 완제품을 주로 중국에서 들여온다. 디스프로슘, 테르븀 등의 중희토 산화물도 대부분 중국 혹은 중국 경유 물량이 차지한다. 2019년 기준 한국이 수입한 희토류 산화물 중 중국 비중은 88%였고, 일본산 7% (일본에서 재정제한 Ce계통 등), 프랑스산 3% (솔베이사의 유럽 생산분) 등이 뒤를 이었다는 분석이 있다. 한국이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는 희토류 자석의 경우도 닛산화학, 신에츠 등 일본기업 제품이 있으나, 이들 역시 중국에서 가공한 소재를 사용하는 탓에 근본적 공급원은 중국인 상황이다.
이러한 대중 의존 수입구조는 최근 중국의 수출허가제 실시 때 한국 수급에 직접 타격을 주었다. 2025년 4월 중국의 통제로 한국 향 희토류 자석 수출이 76% 급감하며 국내 기업들이 단기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었다 . 한국 정부와 업계는 그간 희토류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수입선 다변화 노력을 기울였으나 성과가 미미했다 . 2010년 일본의 경험 이후 한국도 중국 외 대체 공급원으로 중앙아시아, 동남아를 물색했으나, 기술 및 상업 여건상 실현되지 못했다.
한국은 희토류 자원빈국이지만 예외적으로 국내 미이용 광석으로부터 희토류 추출 시도도 있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충북 충주 등지의 광산 폐석에서 희토류를 포집하는 연구를 진행했고, 한때 강원 홍천에서 희토류 광체 발견 보도가 나왔으나 경제성 있는 매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 따라서 한국의 희토류 조달은 앞으로도 해외 의존이 불가피하며, 특히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에 공급망 리스크가 집중되어 있는 구조다. 이에 대응해 한국 정부는 희토류를 공급망 핵심품목으로 지정하고 재고 비축 및 국산화 시도 등에 나서고 있다 .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는 희토류 영구자석 등을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8대 산업분야로 분류하여 공급망 안정화 대책을 수립했고, 희토류 비축 목표량을 기존 6개월분에서 18개월분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 또한 호주, 베트남 등 우호국과의 희소광물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 주도의 광물안보파트너십(MSP)’에 참여하여 공동 조달방안도 모색 중이다. 그럼에도 단기간에 중국 의존도를 크게 낮추기는 쉽지 않아, 한국의 희토류 수급구조는 당분간 중국 중심에 머물 전망이다.
8. 미래 수요 전망 및 기술 대체·재활용 가능성
앞으로 희토류 수요는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지속적인 증가세가 예상되며, 이에 따라 대체 기술 개발과 재활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우선 수요 전망을 보면, 국제기구와 연구기관들은 희토류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향후 수십 년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IEA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2040년까지 희토류 수요는 현재의 3배에서 최대 7배로 증가하며, 특히 전기차 모터와 풍력터빈용 수요가 그 성장을 견인한다 . 글로벌 전기차 보급이 가속화되면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의 연간 수요가 수백 %씩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 한 연구는 2030년 자동차 부문 희토류 수요가 최대 31만 5천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 이처럼 수요 측면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희토류(예: Eu, La 등 촉매용)는 기존 수요(내연기관 등)가 줄며 감소할 수 있으나 영구자석 원소(Nd, Pr, Dy 등)는 대체재 부재로 지속적 초과수요가 우려된다 .
이런 맥락에서 기술적 대체품 개발이 각광받고 있다. 희토류 사용을 줄이거나 아예 쓰지 않는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들인데, 대표적으로 희토류 없는 모터와 저(低)중희토 자석을 들 수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테슬라가 2023년 차세대 구동모터에 희토류 미사용 설계를 발표하는 등 (기존 유도모터의 효율 향상 등을 통해) 영구자석 모터를 대체하려는 시도가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희토류 자석 모터의 출력 밀도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워 일부 하이브리드차나 대형 EV를 제외하면 완전 대체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대신 중희토류 투입량을 줄이는 소재기술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다이도강업(大同特殊鋼)은 디스프로슘을 쓰지 않고도 고성능을 내는 자석을 개발해 혼다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 중국도 Terbium-free 자석 합금을 출시하는 등 “Heavy REE Free” 기술이 진전되고 있다. 또한 세륨(Ce) 대체 촉매, 란타넘 대체 배터리 합금 등 일부 용도에서는 상대적으로 흔한 원소로 치환 연구가 진행 중이다. 다만 희토류 없는 녹색기술”은 아직 연구개발 단계로, 당분간 네오디뮴 자석 등에 대한 근본 대체재는 등장하지 않을 전망이다.
재활용은 잠재적으로 중요한 희토류 공급원 대안이다. 지금까지 희토류 재활용률은 1% 미만으로 매우 낮았는데, 이는 회수 비용이 높고 기술이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 하지만 미래에는 폐전기차, 풍력터빈 폐기 등 폐자석 자원이 크게 늘어나 2030년대 이후 본격적인 재활용 공급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IEA는 2030년대에은퇴한 풍력터빈과 EV모터에서 나온 자석이 재활용 시장에 진입”하여 2040년에는 재활용이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 이미 일본, 유럽을 중심으로 영구자석 회수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일본 산교쇼(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マグネットtoマグネット” 기술로 폐자석에서 희토류를 추출해 신자석을 제작했고, EU는 가전제품 모터에서 네오디뮴 회수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 MP머티리얼스는 애플과 제휴하여 폐전자기기 자석을 회수·처리하는 시설을 마운틴패스에 건설 중이다 . 최근 영국 업체 HyProMag는 수소를 활용해 폐자석을 분말화하는 기술을 상업화하고 있고, 캐나다 Cyclic Materials는 연 500톤 규모 희토류 자석 재활용 공장을 2026년 가동할 계획이다  . 이러한 재활용 기술의 진전은 장기적으로 희토류 공급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 특히 폐자석으로부터 Nd, Dy 등을 추출하면 광산 채굴 대비 환경 피해도 적고, 공급망 다변화 효과도 기대된다 . 다만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경제성이 낮아 상용화 초기 단계이며, 대량의 재활용 원료가 시장에 나오려면 EV 퇴출 등이 본격화되는 2030년대 중후반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향후 희토류 수급은 수요 급증과 기존 공급망 제약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경쟁이 될 전망이다. 대체 기술 개발과 재활용이 그 간극을 줄이는 핵심 열쇠로 기대되지만,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희토류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각국은 기술 혁신과 함께 공급망 자체를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며, 이는 다음 장에서 살펴볼 주요국들의 대응에서 잘 드러난다.
9. 주요 국가들의 공급망 전략 및 안보 대응 방안 (미국, EU, 일본 등)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을 틀어쥔 상황에서, 미국과 EU, 일본 등 주요국들은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광물 확보를 국가안보 전략으로 격상하여 다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 미국의 전략: 미국은 2018년 국방수권법 등을 통해 희토류를 국가안보상 필수 자원으로 규정하고 공급망 복원을 추진해왔다. 핵심은 국내 생산·정제 역량 확충과 동맹국 협력이다. 우선 앞서 언급한 마운틴패스 광산 재가동과 정제시설 건설을 미 정부가 지원했고 , 2022년에는 호주 라이너스사와 텍사스에 중희토류 분리 정제공장 건설 계약을 체결하여 미국 내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 또한 국방물자생산법(DPA) 등을 활용해 희토류 개발 기업에 자금 지원, 저리 대출을 제공했으며, 국방부가 MP머티리얼스 지분을 확보하는 등 직접 개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 가장 최근인 2025년 7월, 미국 정부는 자국 희토류 생산업체에 시장가격의 2배를 보장하는 독자적 가격지원제도를 도입하기로 발표했다 . 이는 중국이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지배해온 만큼, 국내 생산에는 프리미엄 가격을 쳐줘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이 조치로 미국 내 업체들은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되어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며, 시장에서는 “중국에 맞선 미국의 희토류 반격”으로 평가하고 있다  . 이외에도 동맹국과의 공조가 중요한 축인데, 2022년 출범한 광물안보 파트너십(MSP)에는 미국, 유럽, 일본, 한국, 호주, 캐나다 등이 참여해 희소광물 개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과 희토류 정제 기술 공유를 논의하고 호주, 캐나다의 광산 개발에 공동 투자하는 등 다자간 공급망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 중이다  . 전반적으로 미국의 전략은 탈(脫)중국화에 방점이 찍혀 있으며, 자국-동맹국 블록 내에서 광산→정제→자석 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공급망을 마련하려고 한다.
• 유럽연합(EU)의 전략: EU는 2023년 발표한 핵심원자재법(CRMA)을 통해 2030년까지 EU 역내 핵심광물 소비의 10% 이상을 자체 채굴, 40% 이상을 자체 정제, 15% 이상을 재활용으로 충당하고 어떤 특정국으로부터의 수입 의존도를 65%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희토류는 핵심원자재로 분류되어 이에 해당하는데, 이를 위해 EU 집행위는 회원국들의 광물 프로젝트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 실제로 에스토니아에 네오 성능소재(Neo Performance Materials)사의 희토류 분리공장이 건설 중이고, 노르웨이·스웨덴에서는 희토류 탐사 및 광산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프랑스는 기존 Solvay 공정을 개선한 고순도 희토 분리 기술을 개발 중이며, 독일, 벨기에 등도 소재 기업을 통해 중국 외 공급선 확보를 나서고 있다. EU 또한 동맹국과 협력을 강조하여, 일본, 호주, 캐나다와 양자 간 핵심광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 연구 및 상호 공급을 약속했다. 예컨대 프랑스-호주 간 희토류 협력, 독일-캐나다 간 자원협정 등이 체결되었다. EU의 전략은 시장다변화와 순환경제로 요약되는데, 중국에 지나치게 쏠린 공급망을 완화하기 위해 회원국 내 잠재자원 개발, 리사이클링 확대, 친환경 공법 연구 등을 패키지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워, EU는 2020년대 중반까지 일시적으로 일본 등 중국 외 생산자의 공급분을 확보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 일본의 전략: 일본은 2010년 중국의 희토류 금수 조치를 직접 겪은 이후 가장 선도적으로 공급망 대책을 실행해온 국가다. 일본의 대응은 해외 투자, 재활용, 대체기술, 비축의 종합전략으로 특징지어지며,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 모범 사례로 거론된다  . 핵심은 해외 자원개발 투자로, 2011년 일본정부 산하 JOGMEC과 상사기업 소지츠는 호주 라이너스에 2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하여 말레이시아 정제소 완공을 도왔다 . 그 대가로 라이너스 생산품의 70%까지 일본이 우선 구매할 권리를 확보해, 일본 자석회사들이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산이 아닌 호주산 희토류로 조달선 다변화를 이룰 수 있었다  . 또한 인도,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과 장기 공급계약을 맺어 중국 이외 원료를 꾸준히 도입했고, 최근 중국과 갈등이 깊어진 인도가 대일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자 미국과의 정제협력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 기술면에서는 희토류 절약형 자석 개발을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여, 혼다자동차와 다이도강업이 Dy·Tb 프리(Free) 자석 양산에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 재활용 인프라도 비교적 잘 갖춰져서, 사용후 전기모터·배터리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시스템이 확립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전략비축 측면에서 일본은 2010년 위기 이후 정부 비축과 민간 공동비축을 실시, 희토류 산화물 약 6개월치 분량을 확보해 두었다. 일본의 희토류 대응은 전반적으로 민관협력이 밀접한데, 산업계 컨소시엄과 정부 지원이 일체가 되어 움직인다 . 이러한 일본 모델은 서방 국가들의 벤치마크가 되고 있으며 , 미국도 일본과 기술협력을 모색하는 등 그 노하우를 공유받고 있다 .
이 밖에도 한국, 캐나다, 호주 등의 전략도 전개되고 있다. 한국은 앞서 언급한 대로 비축 확대와 해외자원 개발 협력을 추진 중이고, 캐나다는 희토류 매장국으로서 미국·EU 기업 투자를 유치해 자국 내 정제허브 건설을 노리고 있다. 호주는 자국 희토류 생산을 늘리는 동시에 동맹국의 정제 거점 역할(예: 미국, 일본의 공장 유치)을 담당한다. 인도는 최근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며 국내 부가가치 활용을 선언했고 , 러시아도 극동 지역에 희토류 매장지를 개발해 향후 중국 견제를 노리는 중이다.
요약하면, 주요국들은 ①국내 생산·가공 역량 확충, ②동맹/파트너십 통한 다변화, ③신기술과 재활용 투자, ④전략비축이라는 공통된 방향성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  . 이는 모두 중국의 희토류 패권에 대응하여 안정적이고 탈취약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10. 투자 및 정책적 시사점 (산업 전략 및 광물 확보 전략)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희토류는 첨단산업과 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중요도가 매우 높으며 공급망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투자 방향과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 공급원 다변화 투자: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 중국 이외의 희토류 공급원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 해외 유망 희토류 광산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하거나, 희토류 생산국과 장기 계약을 맺어 안정적 물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 예컨대 호주, 캐나다, 베트남, 브라질 등의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 컨소시엄 또는 펀드를 통해 참여함으로써 오프테이크(off-take) 권리를 얻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는 중국 일변도의 조달선을 다변화하여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 국내 정제 및 자석 산업 육성: 원료 채굴은 해외에 의존하더라도, 국내에서 희토류를 정제·가공하고 자석 등 부품을 제조하는 밸류체인 일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희토류 분리정제 기술개발 및 공장 건설에 대한 지원이 요구된다. 현재 한국은 정제시설이 없고 자석 제조도 일본·중국산 소재에 의존하므로, 소재 자립도를 높이는 설비 투자가 시급하다. 정부는 라이너스의 미국 공장 사례처럼 해외 기업과 합작으로 국내 희토류 가공 허브를 유치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국내에서 창출하고 공급망 통제력을 제고할 수 있다.
• 전략 비축 강화: 희토류는 수급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정부 비축 및 민간 재고 확보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 한국도 최근 비축 목표를 18개월로 늘렸지만 , 실제 적정 비축량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 유사시 중국 수출중단 등의 상황에 최소 1년 이상의 산업수요를 버틸 수 있는 비축을 확보하면 단기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비축한 희토류의 효율적 방출 메커니즘(예: 가격안정화 용도 사용)도 마련해야 한다.
• 희토류 대체 소재 및 기술 R&D: 장기적으로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거나 대체하는 기술에 대한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희토류-free 모터 기술, 저중희토 자석 개발, 효율적 촉매 대체물 등의 분야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산학 협력을 장려해야 한다. 현재 일본·미국 등이 관련 R&D를 선도하고 있으므로 국제공동 연구에 참여하거나 해당 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첨단 소재 분야 혁신을 통해 희토류 의존도를 완화하면 공급망 안정성과 함께 향후 산업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 재활용 인프라 및 회수 기술: 도시광산으로 불리는 폐전자제품, 폐전기차로부터 희토류를 회수하는 재활용 인프라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폐자석 회수 기술, 용매추출 및 제련 공정을 효율화하는 연구를 지원하고, 경제성이 나오도록 정책 인센티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재활용 희토류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로 폐모터 회수를 촉진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재활용이 공급의 의미있는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 자원 순환경제와 안보 양 측면에서 이익이 크다 .
• 국제 공조 및 표준화 주도: 희토류 공급망 안정을 위해서는 동맹국 및 자원부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미국의 MSP, 일본과의 기술협력, EU와의 파트너십 등에 적극 참여하여 정보 공유와 공동 비축, 공동 투자 등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희토류의 거래, 재활용 등에 관한 국제표준 마련에 기여함으로써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시장을 형성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 . 다자간 협력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상호보완적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환경 및 사회적 책무 고려: 마지막으로 희토류 확보 전략 시 환경 보호와 지역사회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희토류 채굴·정제는 방사능 폐기물 등 환경악영향이 큰 산업이므로, 해외 광산 투자 시에도 환경·사회적 책임(ESG)을 준수하도록 하고 국내 도입 시 친환경 공정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 이는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 중요하다.
요약하면, 희토류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산업 트렌드를 고려할 때 정부는 정책적 지원과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기업은 선제적 투자와 기술축적에 나서야 한다. 희토류 공급망은 곧 첨단산업 경쟁력의 근간이자 안보의 문제이므로, 선제적인 전략 수립과 실행이 요구된다.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이 유지되는 한편으로 수요는 급증하는 시대에서, 위와 같은 다각도의 노력만이 한국 산업의 안정과 성장, 나아가 국가안보를 담보해줄 것이다.  
'경제와 산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조선 개요 주가 현황 주력 제품 전망 주가 미국 조선업 수혜 (0) | 2025.08.07 |
---|---|
미국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현황: 메모리 vs 파운드리 (0) | 2025.08.07 |
미국 100% 반도체 관세 조치의 글로벌 반도체 업계 영향 분석 (0) | 2025.08.07 |
2025년 세제개편안 상세 분석 이재명 정부 주가 영향 (0) | 2025.08.02 |
DDR5 메모리 시장 경쟁과 한·중 반도체 기술 격차 분석 튜 (0) | 2025.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