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티의 정의 및 유래
‘영포티(Young Forty)’는 젊게 살고자 하는 40대를 가리키는 신조어로, 2015년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소장이 처음 제안한 개념이다  . 1990년대에 20대를 보낸 X세대가 40대에 접어들면서도 20~30대처럼 트렌드에 민감하고 변화와 도전을 즐기는 중년층이 등장했고, 이를 긍정적으로 묘사한 것이 영포티였다  . 과거에는 40대 남성이라 하면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 자기개발이나 취미를 포기하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X세대가 중년이 되면서 40대도 충분히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 기업들도 이들을 새로운 소비층으로 주목하여 40대 모델을 기용하고 전용 제품군을 늘리는 등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영포티라는 단어는 본래 의미와는 다르게 젊어 보이려고 애쓰는 40대를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멸칭으로 변질되었다  . 즉 멋진 중년을 칭찬하던 용어가 이제는 젊은 척하는 꼰대를 뜻하게 된 셈이다 . 실제로 최근 1년간 온라인상의 ‘영포티’ 언급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부정적 키워드 연관 비율이 55.9%로 절반을 넘었으며, 연관 검색어 상위에는 “욕하다”, “늙다”, “역겹다” 같은 부정적 반응이 다수를 차지했다  . 이처럼 ‘영포티’라는 40대의 이름이 칭찬에서 조롱으로 변색되면서, 세대 간 갈등의 상징어로까지 자리잡고 있다 .

영포티 스타일과 소비 패턴
영포티로 불리는 40대들은 패션, IT기기, 라이프스타일 등 여러 측면에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따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패션 분야에서 이러한 특성이 두드러진다. 온라인상에는 **“영포티 브랜드”**라 불리는 전형적 스타일 목록이 밈(meme)으로 떠돌고 있는데, 예를 들면 뉴에라 볼캡, 큼직한 로고가 박힌 슈프림·스투시 티셔츠, 나이키 농구화 등에 명품 운동화를 갖춰 신은 40대 아저씨 이미지가 대표적이다 .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이거 영포티 브랜드인가요?”라는 농담 섞인 질문이 유행할 정도로, 특정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영포티의 상징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 실제로 2030 세대 사이에서 힙하고 쿨하다고 여겨지던 브랜드들이 40대까지 유행이 확장되면 이제 올드해졌다는 평가를 받곤 하는데, 한 애널리스트는 “요즘 러닝화(운동화) 주가가 부진한 건 아저씨들이 신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 이는 영포티들의 패션 소비가 젊은 층의 트렌드와 충돌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영포티 남녀 패션의 예시 이미지. 40대 남성은 볼캡에 로고 티셔츠, 크로스백과 농구화 등 스트리트 패션으로 한껏 젊은 분위기를 내고 있다. 여성의 경우도 명품 스카프나 키치한 액세서리로 동안(童顔) 스타일을 연출한다. 이러한 모습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영포티의 전형적인 차림새로 회자된다 (AI 이미지)  .
IT 기기 및 디지털 취향에서도 영포티들은 20~30대 못지않게 최신 유행을 좇는다. 특히 최신형 아이폰에 집착하는 모습이 두드러져, 일각에서는 아이폰을 영포티들의 전유물이라고 풍자하기도 했다 . 예컨대 아이폰17 출시 직후 온라인에 공유된 한 풍자 그림에서는, 볼캡을 쓰고 청반바지를 입은 40대 남성이 주황색 아이폰17 프로맥스를 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는데, 이를 두고 아이폰은 영포티 아재폰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퍼졌다 . 이처럼 영포티들은 새로 나온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 등 신기술 제품을 남들보다 빠르게 구매하여 사용하고, SNS에 인증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Z세대 일부가 실용성과 가성비를 이유로 갤럭시 등으로 이동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영포티 세대는 여전히 애플 제품을 고집하는 모습도 관찰되는데 , 애플의 “쿨함”에 집착함으로써 트렌디함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 이는 아이폰이 더 이상 젊음의 상징이 아니라 중년들의 상징으로 이미지가 바뀌는 역전 현상까지 불러왔다.
외식 및 취미 소비에서도 영포티들의 젊은 감성 따라하기는 이어진다. 40대임에도 홍대나 성수동 같은 젊은이들의 거리나 카페를 주말마다 찾아다니며, 새로운 맛집이나 유행 카페를 인스타그램에 인증하는 사례가 흔하다 . 이들은 최신 미식 트렌드나 “핫플” 정보를 놓치지 않으려 하고, 여가 시간에는 2030이 선호하는 취미 활동 – 예컨대 헬스/피트니스, 러닝 모임, 최신 음악 공연 관람, 게임이나 OTT 콘텐츠 소비 등 – 에 적극 참여한다. 한 41세 회사원은 젊은 시절부터 패션에 진심이어서 지금도 주말마다 옷을 보러 다니고 온라인 카페에 구매 인증샷을 올리는데,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그만 좀 입어라”라는 말을 듣는 것 같아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 이처럼 패션부터 IT, 음식, 취미생활에 이르기까지 영포티 세대는 자신을 젊게 유지하기 위한 소비에 열심이지만, 그 행태가 과할 경우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영포티에 대한 온라인 조롱 문화
최근 온라인상에서 영포티를 희화화하는 밈(Meme)들이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40대 남성들의 옷차림이나 행동을 과장되게 묘사한 이미지, 일러스트, 짤방, 영상 등이 공유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포티 스타터팩이라 불리는 이미지에는 4050대 영포티들의 특징을 모아놨는데, 거기에는 인기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로고 모음, “노재팬(일본 불매)” 캠페인 배지, 진보 성향의 언론 로고(MBC, JTBC 등)와 특정 커뮤니티(클리앙, 보배드림 등) 로고, 그리고 애플 제품 일색의 IT기기 아이콘까지 한데 섞여 있다 . 이미지 속 문구들은 “나는 깨어있는 사람입니다”라거나 “요즘 2030 놈들은 말이야”처럼 영포티들이 젊은 층에 훈계하면서도 스스로는 진보적인 척한다는 내용을 풍자한다. 심지어 앞에서는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척하지만 뒤에서는 젊은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는 이중성을 꼬집는 “서윗영포티”(‘스윗(sweet)’을 일부러 굴려 발음한 말)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 이는 겉으로 세련되고 매너 좋은 중년인 척하지만 속은 다르다는 의미로, 젊은 세대가 보는 영포티의 위선을 풍자한다. 이러한 서윗영포티는 영어의 “슈가대디”와 비슷해 보이지만, 금전관계보다는 세대 갈등 속 위선자를 조롱하는 한국적 밈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영포티 관련 밈과 조롱의 양상을 몇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패션 조롱: 영포티들의 패션 취향을 놀리는 밈이 가장 흔하다. “아재 힙합룩”, “나이키 대디” 등의 별명이 붙으며, 앞서 언급한 볼캡+명품운동화+브랜드 티 조합을 두고 *“영포티 룩의 완성”*이라고 비아냥거린다. 한 디시인사이드 유저는 *“나이키 콜라보 신발들은 이제 아재 쉰내 난다. 모자에 스투시, 피오브갓 에센셜 같은 거 착장하면 그야말로 영포티룩 카니발의 완성”*이라며 꼬집었다. 또한 “이거 영포티 전용 브랜드인가요?” 식의 댓글로 특정 브랜드의 유행을 김새게 만드는 경우도 흔하다 . 결국 영포티 입장에선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한 패션조차 조롱거리가 된다”는 불만이 나온다  .
• 밈/일러스트: 앞서 소개한 아이폰17 풍자 그림이나 각종 영포티 풍속도 그림들이 커뮤니티를 도배한다. 예컨대 어떤 짤툰은 40대 회사 부장이 온몸에 명품 캐주얼을 걸치고 젊은 직원들에게 “요즘 이런 거 몰라?” 으스대는 장면을 그려 폭소를 자아냈다. 또 다른 인기 일러스트에는 그래, 나 영포티야라고 스스로 외치는 중년 남성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는데, 누리꾼들은 찰떡같이 영포티의 실상을 그렸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 이렇게 이미지 한 장으로 40대의 모습을 납작하게 일반화하는 밈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세대에 대한 편견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
• 커뮤니티 유행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을 보면, 영포티를 놀릴 때 쓰이는 특유의 키워드와 유행어가 있다. 대표적으로 꼰대와 결합해영포티 = 젊은 꼰대라는 인식이 퍼져 있고, XXX충처럼 혐오적 표현으로 불리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40대 남성이 젊은 여성 직원에게 보인 실례를 두고 *“안 봐도 영포티”*라고 손쉽게 낙인찍거나 , 사회부적응자 영포티처럼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식이다. 심지어 영포티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유튜브 채널, 정치 성향, 소비습관 등을 하나로 엮어 조롱하는 글도 인기다 . 이러한 조롱 콘텐츠는 대체로 2030 남성들이 주로 모인 온라인 공간에서 생산·유통되며  , 때로는 정치적 풍자와 결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영포티들이 이렇게 조롱의 대상이 되었을까? 표면적으로는 나이 들었으면 나이값 하라는 세태, 즉 연령에 맞지 않는 젊은 행세에 대한 반감으로 보인다 . 20~30대 입장에서는 40대 아저씨들이 자기들 문화를 따라하고 끼어드는 모습이 어설프고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단순한 외모 지적을 넘어, 세대·정치적 감정의 충돌이 깔려 있다는 지적도 많다 . 영포티 조롱 밈을 많이 소비하는 층이 보수화된 2030 남성들이고, 그들이 조롱하는 대상인 40대 남성들은 진보 성향이 뚜렷한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 실제로 영포티 밈에서는 40대들의 페미니즘 지지나 진보 언론 애청 등을 비꼬는 요소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젊은 남성들이 느끼는 정치적 반감이 투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 요컨대 영포티에 대한 조롱 문화는 단순한 *“패션 테러리스트 놀리기”*를 넘어, 세대 간 문화 우월감 다툼과 이념 갈등이 복합된 사회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젠더 관점에서 본 영포티 논란
영포티 담론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 하나는, 조롱의 화살이 주로 남성에게 향해 있다는 것이다. 40대 여성들도 젊어 보이려는 노력이나 유행 추구에서 남성 못지않은 모습을 보이지만, 이들을 향한 조롱이나 밈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된다. 이는 성별에 따른 이중잣대 혹은 온라인 담론 형성 집단의 차이와 관련이 있다.
우선, 4050 여성들은 영포티라는 이름으로 묶여 호명되지는 않는다. 중년 여성들이 아무리 어려 보이게 입어도 “영포티”라는 말로 부르지는 않는 분위기다 . 다만 젊음에 대한 욕망이라는 측면에서는 여성 영포티도 남성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SNS상에서는 중년 여성들이 **숏폼 영상(릴스 등)**을 통해 *“20대로 보인다”*고 자기 PR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아줌마 릴스” 영상에는 *“억지 젊어 보이기 같아 어색하다”*는 댓글이 달리며 냉소적인 반응을 얻기도 한다 .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젊은 외모를 지나치게 어필하는 중년 여성을 가리켜 “동안 호소인”(동안임을 호소하는 사람) 같은 별칭으로 부정적으로 부르기도 한다. 즉 중년 여성도 어려 보이려 애쓰면 비판받기는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럼에도 왜 영포티 조롱은 남성 중심으로 흘러가는가를 보면,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한국 사회에서 외모 젊음 유지에 대한 압박은 원래 여성에게 더 강했다는 점이다. 중년 여성이 자기관리를 통해 젊어 보이려는 노력은 비교적 사회적으로 용인되거나 *“자기 개발”*로 칭찬받는 측면이 있다. 반면 중년 남성이 패션이나 미용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모습은 오랫동안 드물었기 때문에, 이를 보는 시선이 호기심 반 조롱 반으로 나타나기 쉽다. 다시 말해 중년 남성의 *‘어려 보이려는 애씀’*은 그 자체로 새롭게 부각되는 현상이기에 더 큰 화젯거리가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영포티 담론을 소비·생산하는 주체가 주로 남성 커뮤니티들이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 2030 남성들이 많은 온라인 공간에서 4050 남성들(상사나 선배 세대)에 대한 불만과 냉소가 영포티 조롱의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  . 이들은 중년 여성보다는 **중년 남성 (자신들과 같은 남성 세대)**에 대한 경쟁심이나 반감이 크기 때문에, 자연히 놀림감도 남성 위주로 삼는 것이다. 실제로 한 중년 여성 역도선수가 SNS에 운동으로 다져진 복근 사진을 올렸다가 일부 보수적인 40대 남성들에게 항의성 민원을 받자, 해당 여성은 *“안 봐도 영포티들이 문제”*라며 공개 저격한 사례가 있었다 . 이처럼 영포티라는 말은 남성이 남성을 공격하거나, 때로는 여성이 보수적 남성을 비꼴 때 쓰이는 등 성별에 따라 다른 맥락으로 활용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40대 남성만 조롱하고 여성은 그렇지 않다는 단순 이분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조롱의 양상과 강도에 있어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년 여성들이 젊은 패션을 즐기는 모습은 “멋지다”는 응원과 “무리한다”는 냉소가 교차하는 반면, 중년 남성들의 영 포티 패션은 비교적 일방적으로 희화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남성중심 커뮤니티 문화의 영향과 더불어, 중년 남성에 대한 젊은층의 기대치 혹은 요구사항이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즉 *“나이들면 품위 있게 행동하라”*는 암묵적 기준이 남성에게 적용되면서, 이를 어기는 영포티들이 가혹한 놀림을 받는 측면이 있다. 성별 이중잣대인지, 세대간 관계차이인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영포티 현상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체험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대 갈등과 문화 충돌
‘영포티’ 현상은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한국 사회의 세대 갈등과 문화 충돌을 드러내는 거울로 여겨진다. 20~30대 젊은 세대와 40대 중년 세대 사이의 취향 차이와 반목이 이 단어에 응축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 젊은층은 영포티들을 기성세대로 여기며 꼰대문화의 연장선상에 놓지만, 영포티들은 자신들을 아직 청년성 갖춘 중간세대로 인식하는 미묘한 간극이 존재한다. 이 간극이 온라인에서 풍자와 조롱의 형태로 표출되면서, 세대 간 문화 충돌이 가시화되었다.
우선 문화 취향의 차이부터 보자. 20대와 40대는 자란 환경과 유행이 달랐기에 음악, 패션, 미디어 소비 등에서 다른 경향을 보인다. 40대 영포티들은 90년대 X세대 시절에 힙합, 락, 스트리트 패션 등 당시의 신문화를 주도했던 세대다. 이들은 “요즘 MZ(밀레니얼·Z세대)들이 열광하는 문화 상당수를 우리가 먼저 즐겼다”며 자신들이 원조 힙스터였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 실제로 몇몇 40대들은 “우리가 한때 클럽 문화를 열었고, 힙합을 국내에 유행시켰으며, PC통신 시절부터 온라인 놀이문화를 만들었다”는 식으로 문화적 선배임을 강조하며, 자신들이 늙어서 시대에 뒤처진 존재가 아니라고 항변한다 .
하지만 젊은 세대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현재 2030대에게 40대는 결국 부모 세대 혹은 상사 세대로서 기득권을 누린 꼰대에 가깝다는 인식이 강하다  . 이들은 40대 영포티들을 보며 “경제력도 사회적 지위도 우리보다 높으면서, 이제는 우리 세대의 젊음마저 흉내내려고 든다”는 박탈감과 반발심을 드러낸다  . 실제로 586 세대(50대 중후반 이상)에 대한 반감이 한창이던 젊은층의 불만이, 이제 그 화살이 40대로까지 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 2030대 입장에서 40대는 자신들보다 기회와 경제적 혜택을 더 누렸는데(예컨대 비교적 안정된 취업 환경과 부동산 상승 혜택 등), 정작 세대 책임은 회피하면서 겉으로만 젊은 척하는 모습이 얄밉게 보이는 것이다  . 한마디로, **“꼰대 주제에 젊은이 코스프레한다”**는 조롱이다.
이러한 정서적 충돌은 정치·사회적 갈등과도 연결된다. 앞서 언급했듯 많은 영포티들이 86세대에 이어 진보 성향을 띠는 경우가 많고, 젊은 남성층은 최근 몇 년간 보수화·반페미니즘 정서가 커진 상황이다 . 그 결과 젊은층은 영포티들을 *“내로남불 진보 중년”*으로 낙인찍으며, 조롱의 연료로 삼는다 . 실제로 영포티 스타터팩 밈에는 앞서 본 대로 노재팬 운동, 김어준 등 진보 인사, 남성 페미니스트(남페미) 이미지 등이 들어가 있고 , *“586 꼰대랑 다를 바 없는 주제에 페미 코스프레만 한다”*는 냉소가 담겨 있다. 2030 보수 남성 입장에서는 4050 진보 남성들이 과거 조국 사태 등에서 내로남불 행동을 보였다고 여기고, 그 분노를 희화화된 밈으로 승화시켰다는 견해도 있다 . 요컨대 영포티 조롱에는 세대 갈등+젠더/이념 갈등이 뒤엉켜 있는 셈이다.
영포티 현상을 둘러싼 이러한 갈등은 온라인에서 특히 첨예하게 드러난다. 익명성 속에서 젊은 네티즌들은 노골적으로 “영포티들 제발 꼰대짓 그만하고 조용히 좀 나이 먹어라”라고 쏘아붙이고, 이에 대해 40대 당사자들은 “MZ는 예의도 없다. 우리가 너희 나이 땐 안 그랬다”라고 받아치며 언쟁을 벌이기도 한다  . 즉 이는 쌍방향 조롱과 반발의 양상으로, 한쪽이 일방적으로 혐오받는 노인혐오와는 다르게 상호 비꼼이 오가는 점이 특징이다 . 하지만 이런 세대간 설전은 결국 생산적 대화로 이어지기보다는 상대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만 강화시키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 . 영포티라는 단어 자체에 세대를 규정짓고 배척하는 뉘앙스가 담겨 있어, 이 낙인찍기가 지속되는 한 세대 갈등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
‘영포티’ 현상이 시사하는 점
한국 사회의 영포티 현상과 그에 대한 조롱 문화는 여러 방면에서 시사점을 남긴다. 우선 소비문화 측면에서, 세대 구분 없이 동일한 트렌드를 즐기는 현상이 뚜렷해졌음을 보여준다. 40대 중년이 20대 젊은이들과 똑같이 스트릿 패션을 입고, 최신 아이템을 구매하는 모습은 연령에 기반한 소비 세분화가 허물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 이는 긍정적으로 보면 신세대적인 마인드를 지닌 액티브 시니어의 등장이고, 부정적으로 보면 **“철없는 어른”**의 등장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기업과 브랜드 입장에서는 연령 타깃 마케팅의 재고가 필요하게 되었다. 예컨대 과거 10~20대 전유물로 여겨지던 상품이 40대 이상의 구매층에서 인기를 끌면, 그 상품의 이미지가 바뀌고 시장 전략도 달라진다. 앞서 언급한 운동화 사례처럼, 2030 인기 브랜드가 4050에 유행하면 젊은층이 떠나버리는 “쿨(cool)한 브랜드의 노년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 따라서 브랜드 트렌드의 수명주기가 세대 이동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영포티 현상이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 vs. 삼성 스마트폰 선호도 역시 세대 역전 현상이 나타나, 애플이 “영포티폰” 이미지가 되고 삼성이 *“MZ폰”*으로 부상하는 등 , 브랜드 충성도 지형이 달라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두번째로, 영포티 논란은 중년 남성의 정체성 변화를 상징한다. 이전 세대의 40대 남성상과 현세대의 40대 남성상은 많이 다르다. 과거에는 “마흔 줄에 접어들면 다 같은 아저씨”로 치부됐지만, 이제는 40대라도 자기만의 개성과 젊음을 유지하려는 사람이 늘었다. 이는 *“어른다움”*의 정의가 변하고 있음을 뜻한다. 한편으로는 중년층의 **자기애(narcissism)**와 자기중심적 태도가 강해졌다는 비판도 있다 . 젊은 세대 눈에는 40~50대가 이미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되었으면서 자기 만족적인 소비에만 몰두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고, 이것이 과시적이고 미성숙하게 느껴진다는 지적이다 . 결국 영포티에 대한 조롱은 *“나이만 먹고 정신은 어른답지 못하다”*는 꾸지즘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중년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개인의 욕구 사이의 충돌이기도 하다. 영포티 현상은 중년 남성들에게 *“당신들의 태도는 과연 나이에 걸맞은가?”*라는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동시에 *“나이가 들면 반드시 중후함만 추구해야 하는가?”*라는 도전을 제기한다.
세번째로, 이 현상은 브랜드/마케팅 트렌드 측면에서 세대 이미지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기업들은 자사 브랜드가 특정 연령층에 과도하게 치우치면 다른 층에게 외면받을 수 있음을 깨닫고 있다. 예를 들어 “아재폰” 꼬리표가 붙었던 삼성은 Z세대 공략을 강화하여 이미지를 쇄신하고 있고 , 반대로 *“젊음의 아이콘”*이던 애플은 예상치 못하게 중년팬덤이 늘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변화를 겪고 있다 . 패션 업계에서도 4050 모델을 내세운 캠페인이 젊은층에 반감을 살 위험과, 동시에 중장년층 시장 확대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 중이다  . 요컨대 영포티 현상은 세대 간 소비 트렌드의 역동적 변화와 그에 따른 마케팅 딜레마를 보여준다.
끝으로, 세대 공존과 소통의 과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영포티 논란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세대 프레이밍의 한 단면이다 . 우리는 586, X세대, MZ세대 등으로 서로를 규정짓고, *“그 나이대는 다 저렇다”*며 획일적 잣대를 들이대기 일쑤다 . 영포티에 대한 조롱도 그 연장선상에서, 40대를 하나의 웃음거리 캐릭터로 단순화하고 있다 . 그러나 이러한 세대 낙인은 서로를 이해할 기회를 빼앗고 편견만 남길 위험이 있다 . 실제로 40대 당사자들은 “취향대로 옷 입는 것조차 비난받으니 속상하다”고 토로하고  , 조롱을 보는 다른 이들은 세대 간 벽을 더 높이 쌓을 뿐이다. 서강대 전상진 교수는 “밈으로 만들면 사람의 복잡한 특성이 납작해지고, 직접 대화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생략된 채 자극적 재미와 부정적 편견만 남는다”고 지적했다 . 또한 영포티 개념을 처음 제안했던 김용섭 소장도 “특정 나이대에 이래라저래라 규정짓는 사회 풍토가 더 위험하다”며, 세대 간 획일적 기준에 경계심을 표했다 . 결국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닌 태도와 품격일 것이다 . 세대가 다르더라도 서로에 대한 관용과 열린 마음을 갖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영포티든 꼰대든 어떤 꼬리표도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다. 나이를 불문하고 자신만의 성숙함과 품위를 쌓아가는 것,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노련함이 아닐까 .
참고자료: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한국경제, 조선일보 등 언론 보도 및 온라인 커뮤니티 내용 종합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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